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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길 (2) 650억달러 규모의 다단계 금융사기를 저지른 혐의를 받은 버니 메이도프가 2008년 법정에 출두하기 위해 뉴욕 맨해튼의 저택을 나서고 있다. 그는 법원에서 11개 혐의에 대한 유죄를 인정한 뒤 150년형을 선고받았다. 버니 메이도프는 1938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러시아 에서 이민 온 유대인이었는데 하는 일마다 실패해 가족 모두가 가난하게 살 았다. 버니는 고등학생 때 만난 아내와 일찍 결혼해 회계사였던 장인의 사 무실 방 한 칸을 빌려 주식 거래 중개업을 했다. 투기성이 높은 주식 거래가 성공에 이르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마침 주식 시장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컴퓨터에 능숙한 버니가 1970년경 최초로 주식 거래 전산화를 이끈 것. 주식 거래 기 간을 3일로 단축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그는 화려한 언변과 그럴 듯한 전 문성을 내세워 증권 회사를 키웠고, 주식 거래소 의장을 맡는 등 월스트리 트의 핵심 인물로 성장했다. 가족 재단을 설립하고 대학교 이사장을 맡았으 며, 거액 기부 등 사회 공헌 활동도 활발히 해 존경을 받았다. 아내와 두 아 들을 끔찍이 아끼는 가정적인 사람으로도 유명했다. 하지만 뒤로는 인가도 받지 않은 주식 투자업을 하고 있었다. 투자자들에 게는 연 9퍼센트의 고금리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의 명성을 믿은 유 력 인사와 퇴직자들이 앞다투어 돈을 맡겼다. 그러나 버니는 투자금을 다른 곳에 쓰고 있었다. 새 투자자에게 받은 돈 을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금으로 지급하는 전형적인 다단계 금융 사기를 저 지르고 있었던 것이다. 누구도 그가 사기를 치리라고 의심하지 못했다. 그를 개인적으로 만나는 것이 엄청난 영광일 정도로 위세가 대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8년 금융 위기가 터져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투자금을 돌려 달 라고 하자 그의 사기 행각도 더 버틸 수 없었다. 수십 년간 쌓아온 범행의 전모가 드러났다. 그의 두 아들이 공범 혐의를 벗기 위해 그의 죄를 고발했 다. 사기를 친 액수는 자그마치 640억 달러, 피해자는 5000명에 달했다. 미국 사회 전체가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다. 많은 이에게 존경받던 금융인 이 사기꾼이라니, 피해자 중에는 전 재산을 맡긴 고령의 은퇴자가 많았고, 충격으로 목숨을 끊은 사람도 여럿 나왔다. 그는 법원에서 징역 150년을 선 고받고 교도소에서 복역하다가 2021년 사망했다. 그의 장남은 "아버지가 저지른 죄를 용서할 수 없다. 피해자들의 인생을 망쳤다."라며 2년 후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그 후 차남도 암으로 숨을 거뒀 다. 그의 아내는 집에서 쫓겨나 차를 타고 떠도는 신세로 전락했다. 자가용 비행기와 호화 별장을 애용하던 가족들의 말로는 비참했다. 그의 삶은 지난 9월 호에서 다룬 엘리 코헨과 정반대다. 엘리가 시리아에 서 사업가로 위장해 군사 정보를 빼낸 덕분에 이스라엘은 제3차 중동 전쟁 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 정보부는 발각될 위험성이 커지자 엘리에 게 복귀를 명령했으나 그는 전쟁이 임박한 상황에서 정보를 하나라도 더 얻 으려다가 체포돼 사형 당했다. 조국을 지키려는 사명감이 자신과 가족에 대 한 사랑보다 앞선 것이다. 하지만 버니는 자신의 성공과 재산만이 삶의 전부였고, 진실이나 타인에 대해서는 털끝만큼도 관심이 없었다. 그의 사건을 맡은 조사관은 버니를 '거 리낌 없이 다른 사람들의 인생을 망친 사악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자기 목숨을 바쳐 수많은 사람을 구한 영웅과 자기 욕심만 채우려고 수많 은 사람을 파멸로 몰고 간 사기꾼이 나란히 서 있다. 같은 시대를 살아간 두 사람의 삶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니. 두 사람이 남긴 삶의 열매가 이렇게 다 르다니. 엘리는 그를 기리는 기념관이 세워지고, 아들의 성년식에 이스라엘 전 각 료가 참석할 정도로 존경받고 있다. 하지만 버니는 금융 사기범의 대명사로 역사에 남았다. 수많은 사람을 끔찍한 고통 속으로 밀어 넣은 버니는 무엇을 위해 살았을 까? 그에게 삶이란 어떤 의미였을까? 언젠가 범죄가 드러날 것이 확실하고, 가족들이 견딜 수 없으리라는 것을 알았을 텐데 왜 그런 짓을 계속했을까? 시간이 흐르면 사람들이 이전에 보인 행동과 그 이유가 상당 부분 드러나 기 마련이고 이는 남은 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나는 엘리와 버니가 걸어간 두 개의 길 사이, 어디쯤을 걸어가고 있을까. 두 사람을 보면 서 내 속에서 어떤 씨앗이 자라고 있는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 가까운 이들 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생각해 본다. 윤재윤 | 변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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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안녕 하세요..망실봉님
두 사람의 길 (2)
감사히 즐감 합니다
고맙습니다^^
반갑습니다
다녀가신 고운 걸음
공감주심 감사합니다~
기쁨과 웃음이 함께하는
행복한 목욜보내세요
핑크하트 님~!
감사합니다
다녀가신 걸음
고운 멘트 감사합니다~
가을향기 느끼며
오늘도 좋은
하루보내세요
초록상록수 님 ~!
좋은글 감사 합니다
다녀가신 걸음
고운 멘트 감사합니다~
가을을 재촉하는 듯
비오는 아침을 맞이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보내세요
동트는아침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