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어젯밤으로 잠시 거슬러 갔다고 온다.</P>
<P>겨울 구채구는 따뜻한 물이 귀한 것 같다.</P>
<P> </P>
<P>내가 묵고 있는 숙소는 구채구 입장 게이트에서 약 800m 정도 떨어진</P>
<P>이번 23일간 여행의 숙소는 모두 인터넷 호스텔 예약 사이트에서 예약을 하였다.</P>
<P>전 세계의 이름난 호스텔을 마음대로 고를 수 있어 유용하다.</P>
<P>예약과 숙소 찾아가는 길 등에서 영어의 압박이 다소 있지만 그것 또한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일 것이다.</P>
<P>이 사이트에서 공자를 통해 많이 찾는 세븐데이즈도 좋지만 </P>
<P>나의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익사이팅한 게스트하우스나 호스텔이 훨씬 더 매력적이다. </P>
<P>교통편이나 위치는 일부 고려하고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게스트들의 평점을 위주로 별 많은 놈을 우대했다.</P>
<P>우리 엄마 말에 의하면 모르면 돈 더주라고 했고 </P>
<P>맛있는 것 찾을 때는 줄 길게 늘어선데 따라서면 된다고 했다.</P>
<P>고로 별 많은 놈이 장땡이다.</P>
<P>우리나라는 이 놈의 별을 스스로 조작하는 용의주도함이 번져...사실 믿을 것이 못되더라만... </P>
<P>아무튼 날이 너무 추워 호스텔의 따뜻한 물 공급은 저녁 8시부터 11시까지 공급된다.</P>
<P>그리고 화장실 변기 물도 얼어버리기 때문에 겨울에는 볼 일 보고 물 셀프로 쏟아부으라고 당부한다...</P>
<P>미안하다며...겨울에는 어쩔 수 없다고...큰 호텔이 아닌 대부분의 호스텔의 사정은 비슷한 것 같다.</P>
<P>그리고 최근에 한파가 몰아닥쳐 더 상황이 더 악화된 듯 하다.</P>
<P>하지만 이 근처 호스텔 중에 그래도 여기가 가장 손님이 붐비는 듯 하다.</P>
<P>코쟁이 서양 처녀들...멍하게 생겨 어두운 구석에서 만화만 보는 일본 손님...</P>
<P>그리고 내게 저장된 언어의 분석상 정체 불명 국가의 동양인들...</P>
<P>매니저가 일본인이라 일본 사람들이 많이 찾는 듯하고</P>
<P>방명록을 살펴보니 얼마 전 북한이 연평도 공격할 때 북한 욕 제대로 써놓고 간 한국인들도 있었다.</P>
<P>아래 사진에서 왼쪽 편에 팬더곰이 나무 한그루와 끌어안고 애정 행각을 벌이는 그림이 있다.</P>
<P>그 방 옆에 난 창이 내가 묵고 있는 방이다.</P>
<P><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154E573A4D2885DD02" class="txc-image" style="CLEAR: none; FLOAT: none" actualwidth="771" hspace="1" width="771" vspace="1" border="0" id="A_154E573A4D2885DD02634D"/></P>
<P> </P>
<P>방에는 스팀 달랑 하나...훈기를 느끼기엔 다소 역부족...</P>
<P>이불도 싸늘하다...이불에 여자로 추정되는 긴 머리카락이 여러 개 보인다...안빨았다...</P>
<P>이불 하나, 두꺼운 담요도 하나...그렇게 하루를 버티라고 한다.</P>
<P>청두의 호스텔은 전기 장판도 깔려 있었는데...</P>
<P>이 차가운 방안에서의 3박이 약간 걱정이 된다...</P>
<P>샤워를 하고 싶은데 냉기로 인해...십여 분을 씻을까말까 망설인다.</P>
<P>용기를 내어 씻는다...냉기를 줄이기 위해 욕실 환풍기를 끄고 부들부들 떨며 알몸이 된다.</P>
<P>그런데 생각보다 물이 따뜻하다...</P>
<P>따뜻한 물의 훈기에 욕실이 편해진다...</P>
<P>씻고...몸에 봐디로션(^^) 야무지게 발라준다...건조해서 피부가 거친 느낌이기 때문이다.</P>
<P>슈퍼에서 약간 불안한 느낌으로 사 온 쇠고기 육포 뜯으며 카타르와 우즈베키스탄의 축구 생중계를 시청한다. </P>
<P>육포의 첫 맛은 "제길...실패다." 싶었는데 버리기가 아까운 가격이라...두번 째 것도 씹어준다...</P>
<P>신나게 씹으니 부산말로 조디 주위는 안춥다...^^</P>
<P>그런데 두 번째 맛은 내가 예상하고 싶었던 육포의 맛이다...</P>
<P>그래...이거지...첫 번째 육포의 고기 부위가 문제였나보다.</P>
<P>아시안컵 축구 개최국 카타르...우즈베키스탄에게 제대로 깨어지고 계신다...ㅎ</P>
<P> </P>
<P>잠을 청하기 위해 비장의 무기로 배낭에 고이 간직해두었던 수면 양말 등장하신다.</P>
<P>평소에 쓰지 않는 장비인데...아내가 혹시 모르니 가져가 보라고 했던 것이다...</P>
<P>이 분이 나를 오늘밤에 제대로 지켜주실 계획이다.</P>
<P>그리고 늘 속옷만 입고 그동안 자다가 처음으로 트레이닝 바지도 착용한다.</P>
<P>그리고 런닝 위에 반팔 셔츠+상의 트레이닝복...목을 지키기 위해 옷깃은 모두 세우도록 프로그램을 설정한다.</P>
<P>누리끼리한 베개가 다소 찜찜하여 욕실 큰 샤워타올을 접어 벼개에 깐다...</P>
<P>녀석이 훨씬 보기 좋아지면 친근감이 든다...^^</P>
<P>평소에 집에서도 수건을 깔고 자는 습관이 있기 때문이다.</P>
<P>......</P>
<P>아침...상쾌한 알람 소리...스모키의 'I'll meet you at midnight' </P>
<P>옛날에 팝송 좀 들었다는 분은 다 아실 그룹과 노래...</P>
<P>어젯밤의 미세한 두통도 타이레놀과 함께 씻은듯이 사라지고 모처럼 깊은 잠을 잔 듯 몸이 상쾌함 그 자체다.</P>
<P>역시 타이레놀...반드시 챙겨야 할 약이다...게보린 형님도 계시지만 내겐 타이레놀이 잘 맞는 듯...</P>
<P>이번 여행 중 가장 느긋이 아침 일상을 치러낸다.</P>
<P>문제는 화장실이다...아침이 되니 역시 어제 말한 것 처럼 따뜻한 물이 안나온다...</P>
<P>커피 포트에 물을 끓여 세수대야에 붓고 찬물과 적당히 섞어 손맛을 본 다음...얼굴을 씻는다...</P>
<P>아침마다 머리를 감는 습관이 있지만 오늘은 참아주신다. 또 물 데우려니 귀찮기 때문이다...</P>
<P> </P>
<P>구채구 입구까지 800여 미터 걸어가야 한다...가는 중에 자가용 한 대 뽜앙 크락션 한방 날려주시고...</P>
<P>이 추운날 창문까지 살짝 내려주시는 성의를 보이시며 손가락 다섯 개 과감히 펴신다...</P>
<P>5원에 타라는 뜻이다...실은 행님 성의가 고마워 타는 것이 아니라...어제 걸어보니 좀 멀더라 싶어 타준다...^^</P>
<P>요금이 180원이다...이틀간 입장할 수 있는 티켓과 구채구 안에서 1일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버스 요금 포함이다.</P>
<P>내일도 버스를 타려면 버스 요금은 다시 지불해야 한다...80원...비싸다.</P>
<P>그런데 비싼 값 한다...핵심 관광지에 내려주고 출발할 때 탔던 승객 다 올때까지 기다린다.</P>
<P>혼자 신나게 놀았다간 낭패를 당하니 같은 차를 탄 일행과 대충 비슷하게 움직이면 될 듯 하다...</P>
<P>버스에서 내렸던 곳과 타는 곳이 조금씩 다른 경우가 있었다...</P>
<P>중간에 쇼핑센터도 한 번씩 내려주는데...민속의상 인형 남여 한 쌍이 예쁘게 만들어져 사버렸다.</P>
<P>다른 곳에서도 많이 본 인형인데...여기가 조금 더 정교하고 예쁘게 잘 만들어진 것 같다...</P>
<P> </P>
<P>구채구의 명성은 달리 말하지 않아도...한국에서 패키지로도 많이 찾는 세계문화유산이다.</P>
<P>여름에 많이 찾고 겨울에는 사실 비수기이다...여름에는 엄청난 인파로 예매까지 권장하는...</P>
<P>그러나 지금은 겨울...황룽도 입장이 안되는...비수기...그러다보니 모든게 여유 그 자체이다...</P>
<P>버스를 타고 40분간 산에 오르니 구채구의 전설이 깃든 장해가 펼쳐진다...얼어 계신다...</P>
<P>순간 다 얼어서 제대로 못 보는 것 아닌가 싶어 염려가 되었다...</P>
<P>그러나 다행이도 구채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오채지, 전죽해, 오화해, 진주탄 폭포 등은 자태를 그대로 갖고 계신다.</P>
<P>간단히 한마디만 표현하자면 </P>
<P>정말로 붓에 저 물을 묻혀 하얀 도화지에 그리면 저렇게 푸른 색이 그대로 배여 나올 듯한 느낌이다. </P>
<P>그런 감동에 연신 사진을 찍어본다...</P>
<P>DSLR을 처음 사서 아직 제대로 활용하는 법을 익히지 못하고 있다.</P>
<P>나중에 숙소에서 와보니 인터넷이나 책에서 본 근사한 사진처럼 나온 것이 몇 없다...</P>
<P>대부분 역광과 물에 반사된 빛으로 인해...옥색의 영롱한 구채구 물빛 전부가 제대로 살지 않는다...</P>
<P>누구 아시는 분 계시면 알려주십쇼...물 속이 훤히 비치는 옥색 호수...그 색을 제대로 표현하려면</P>
<P>카메라 설정을 어떻게 해야하는지...</P>
<P>내일은 걸어서 올라가 근처에 있는 작은 연못을 취재할 예정입니다.</P>
<P> </P>
<P>마지막 코스에서 어제 공항에서 숙소까지 함께 온 대만 친구를 만났다...</P>
<P>그런데...캬캬캬^^</P>
<P>어제 올 때는 멀쩡하게 생겼었는데 오늘 만났는데 꼬라지가 말이 아니다...</P>
<P>따뜻한 대만에서 와서 추위를 많이 타는 것 같았는데 오늘 얼마나 떨었는지 코에서 로얄제리 제대로 흐르셨고...</P>
<P>그 흐르신 로얄제리 제대로 겨울 바람에 저온살균 건조시켜 하얗게...크크^^</P>
<P>소위 우리나라 개그맨들이 바보 분장할 때 코에 하얀 선 그어주듯...</P>
<P>반갑게 악수하며 "네 코가 그게 뭐냐?" 했더니 자기도 알고 있다고...</P>
<P>크크...알고는 있겠지...그러나 상태가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그정도로 심각한 줄은 모르겠지...</P>
<P>거울을 보았을리는 없었을테고...얼굴을 보니 씻은 것 같지도 않다...</P>
<P>어깨에는 무거운 삼각대 걸치고 카메라 장비는 제대로 갖춘 상태다...사진 좀 찍는 듯...</P>
<P>아무튼 녀석의 몰골은 예상외로 숙면을 하고 악조건에서도 멀쩡깔끔상태양호하게 나온 나와 비교된다...ㅋ</P>
<P>아무튼 좀 씻거라...인석아...</P>
<P>숙소로 돌아올 때 시간 여유가 있어 천천히 걸어왔다...</P>
<P>어제처럼 슈퍼 들러 호스텔보다 가격이 싼 생수 두개 사고...</P>
<P>사과를 보니 갑자기 먹고 싶어 두 개 들었더니 조막만한 사과 두 개가 50원이란다...</P>
<P>계산하다 화들짝 놀래... 속으로 너나 드세요...하고 다시 반납...</P>
<P>신라면과 햇반 데워서 저녁을 끝낸다...컵라면에 밥 말아먹고 햇반이 1/3 남는다... </P>
<P>꼬추장에 비벼 한 톨 남김없이 긁어 먹었다.</P>
<P>그리고 커피 한 잔 타 먹으려고 하는데...우엥?</P>
<P>1회용 커피 봉지가 터질듯 빵빵하게 부풀어 계신다...</P>
<P>조금만 누르면 "퐝~"하고 터질 듯 힘겨운 임신중이시다...</P>
<P>알고보니 고지대라서 저기압으로 인해 모든 밀봉된 봉지가 빵빵하게 부풀어 있다.</P>
<P>재밌는 현상이다...</P>
<P>구채구 ... 그리고 제대로 겨울...난생 체험해보지 못한 따뜻한 물과의 전쟁...</P>
<P>정겹다...나에게 새로운 내공이 쌓이고 있다.</P>
<P>이 물과의 전쟁에서 난 양말을 속성으로 4켤레 빨았다...</P>
<P>그리고 스팀 스텐 봉 사이에 정겹게 쑤셔넣어 따뜻한 밤을 제공했다...</P>
<P>그리고 이젠 내가 씻을 차례다...</P>
<P>어제 성공적으로 수면을 청한 방식 그대로...</P>
<P>오늘도 냉방에서 난 겨울 구채구를 온 몸으로 만끽한다.</P>
<P>호스텔 카페 마지막 손님을 내가 장식하며 오늘의 일기를 마무리 한다...</P>
<P><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144D543A4D2885D104" class="txc-image" style="CLEAR: none; FLOAT: none" actualwidth="771" hspace="1" width="771" vspace="1" border="0" id="A_144D543A4D2885D1047ED5"/></P>
<P> </P>
<P>내일 다시 방문하여 제대로 사진 한 번 찍어보자...</P>
<P>이젠 어지간한 추위는 가소롭게 느껴진다.</P>
<P>위 사진은 그나마 볼만한 사진이다...ㅋ</P>
<P> </P>
<P> </P>
<!-- -->
첫댓글 건강(감기)조심하세요..
옙...형님...감기는 좀처럼 잘 안걸립니다...집구석 들어오면 손발 깨끗이 씻는 착한 어른입니다...^^
아....글만 봐두 추운...^^;;;; 요새 한국도 겨울이 너무 추워져서 저같이 추위많이 타는 사람들한테는 완전 쥐약이에요. 휴일엔 이불밖에도 나가기 싫다니까요......ㅠㅠ
한국도 한파가 장난 아니란 뉴스 읽었습니다. 수면 양말 신고 장갑끼고 옷 몇 개 껴입고 자니 숙면이 가능해집디다...적응이 빠른 몸인가 봅니다...^^
저는 맨날 머리감아야 하는데, 겨울에 가면 머리로 떡(?)을 만들어서 다녀야겠네요 ㅎㅎ 그래도 여행하기에는 여름보다는 겨울이 나을 것같애요. 더운것보단 추운게 낫다는 ㅎㅎ
오늘은 아침에도 따뜻한 물이 나오네요...뭔가 개선된 듯 합니다.^^ 하긴 여름에는 진이 빠지죠...끈적끈적...
글 재밌네요... 언젠가 가볼곳인데 아직 못 가봤네요
겨울도 운치는 있지만 복잡하더라도 여름에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