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작곡가포럼 2018 음반녹음 후기]
새로운 곡을 받아서 작곡가(作曲家)와 작사가(作詞家)가 원하는 방향으로
최선으로 해석해서 불러내기 위해서는 참으로 많은 노력이 요구됩니다.
열심히 준비해서 음반 녹음작업에 임하지만,
완료한 이후에는 항상 남는 것이 나름의 아쉬움인가봅니다.
1960년도에 설립하여 우리나라 최고의 역사를 자랑하는 장충레코딩 스튜디오에서
11월에 공연할 신작가곡의 녹음 작업을 했습니다. 2018년 10월 22일
함박눈(이병두 시, 민성숙 곡), 봄 밤(이외수 시, 등소염 곡),
새월따라 물따라(한남명 시, 김설향 곡), 함께 하소서, 꿈꾸는 가을(김현옥 곡) ...
강원의 산하, 그 여백과 공간을 따라서~
강원작곡가포럼(예술감독 김현옥)의 “신작가곡 발표회 2018”,
그 여덟 번째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2018년 11월 6일 공연, KBS 춘천방송총국 공개홀에서 공연을 합니다.
소설가로 유명한 이외수 작곡가도 좋은 곡을 냈고,
중국의 등소염(邓小染)도 봄 밤(春夜)을 작곡해 참여했습니다.
작곡가 등소염의 초청이 있어서 2018년 4월 29일 4박 5일 일정으로
강원 작곡가 포럼의 작곡가와 성악가들을 중국으로 초청해 발표회를 개최한 바 있습니다.
제1회 남태호 갈대꽃 음악축제(第二届 中國 南太湖 芦花 音樂节) 중한 예술가곡의 밤 ...
중국 절강성 호주시 호주사범학원 대강당에서~
그리고 2018년 8월 1일, 등소염(邓小染)이 춘천을 다시 방문했을 때,
한국의 게장요리를 제일 좋아한다고 해서
춘천의 게장맛집 고산가(高山家, 너부래길 7)에 가서 점심을 대접했었습니다.
중국 호주시(湖州市, 후저우시)의 초대 공연도 참으로 훌륭했었는데,
한국말도 많이 늘어서 어느 정도 대화가 가능한 수준이랍니다.
항상 위챗(wechat)을 통해서 대화하며 소통해 왔습니다.
신작가곡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훌륭한 중국교수 작곡가입니다.
한가한 틈을 타 서울도심에 위치한 장충단 공원을 산책했습니다.
장충체육관, 동국대학교, 서울 신라호텔이 주위에 보입니다.
남산에서 흘러 내려왔나?
원류(源流)를 알 수 없는 물줄기가 흘러 개울을 이룹니다.
혜원 신윤복의 심계유목도(深溪遊沐圖, 端午風情)에서나 나올법한 창포(菖蒲)가 즐비합니다.
한식(韓食)을 파는 다담에뜰의 한옥 지붕 옆으로 수확의 계절 가을의 결실을 알리듯
주렁주렁 매달린 감들을 보기만 해도 마음이 풍족해집니다.
정원수로 가꾼 소나무는 열 개의 손가락을 편 모습처럼 하늘을 향해 부채를 펼쳤습니다.
말없이 서 있는 일성(一醒) 이준(李儁) 열사의 동상은
지나치는 이들의 발길을 잡아 그 분의 일대기(一代記)를 읽게 합니다.
독립협회, 대한보안회, 공진회... 애국계몽 운동에 앞장섰고,
광무황제 밀서를 네덜란드 헤이그의 만국평화회의에 전달하려했으나,
을사조약의 부당함을 만방에 알리는 것이 실패하자 자결함으로서
대한독립정신을 알린 애국선열...
다 읽었는데도, 스스로 깨닫기를 바라는 것인지 여전히 말없이 서 있습니다.
노오란 단풍을 화려하게 뽐내는 나무 아래로 노인분이 운동을 합니다.
바닥에 소복히 쌓인 낙엽이 시간을 거스르지 못하는 인생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수려(秀麗)한 단풍도 그대로의 멋을 간직하며 떨어지기 싫겠지만,
다가오는 겨울을 어찌하지는 못하는 것이 이치(理致)이고, 순리(順理)인가봅니다.
유구한 세월을 겪어 낸 거목도 초록이 노랑의 색상으로 변해가는데,
그 아래에 쪼그려 앉아 비닐봉지에 담아 온 무언가를 홀로 드시는 노인네의 일상에서
도심에서의 삶, 그 외로움과 삭막함의 한 단면을 보게 됩니다.
사진을 자세히 잘 보셔야 보입니다. ㅋㅋㅋ.
그나마 공원 단풍나무 아래엔 네 명의 노인 친구분이 좁은 벤치를 꽉 채우고 앉아 있습니다.
만년(晩年)을 어울림으로 함께 할 친구가 있다는 것이 지혜로움이 됩니다.
그 뒤로 애완견을 목줄해서 산책하는 젊은이도 그런 친구가 생기겠지요? ㅋ.
빨갛게 예쁜 산수유(山茱萸) 열매도 공원의 한가로움을 빛내줍니다.
補肝(보간), 補腎(보신) ... 간과 신장에 이로워 정기(精氣)를 모아(收斂. 수렴)준다는 산수유...
흰빛의 산구절초(가는잎 구절초)는 정답게 피어
“어머니의 사랑, 가을 여인”이라는 꽃말에 무슨 사연이 곁들여져있는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교육자, 학자, 독립운동가였던 외솔 최현배 선생의 기념비가 남산자락에 덩그러니 좋였는데,
바로 앞에 무궁화는 고목처럼 자라 하늘을 향해 줄기를 펼치니 그 또한 멋스럽습니다.
그 앞에 단풍든 담쟁이덩굴이 한 폭의 그림처럼 명화가 되어 환영한다는 생명력을 보여줍니다.
심신의 평화로움을 도심 공원에서도 누리고,
열심히 준비해서 강원작곡가 포럼의 신작가곡 발표회를 더욱 빛나게 하렵니다.
소프라노 민은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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