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문(門) 닫히자 현장으로 유턴하는 음악가, 귀국 발표회 대신 투자형 콘서트로 현장에서 살아남아야!
정리; 장현식 기자
웰빙코리아뉴스
최근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KBS 교향악단 , 서울시향 사태에 음악가들의 불안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대학이 본격적인 학과 통폐합에 돌입하면서 공연장들의 대관 취소도 늘어나면서 관행처럼 해 오던 귀국 발표회 보다 자생할 수 있는 음악가의 투자형 콘텐츠 만들기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지속적인 아티스트 진로에 큰 관심을 갖고 컨설팅을 해 온 탁계석 평론가와 최영철 지휘자가 만나 대안을 찾아본다. <편집자>
교수직 매력 잃어 현장 문 두드리며 유턴하는 분위기
탁계석 평론가: KBS 교향악단의 직무 전환을 위한 연수원 입소와 서울시향의 전격 압수 수색으로, 공공예술단체에서 20~30년 호황을 누려왔던 당사자들은 물론 이를 보는 음악가들의 불안감이 한층 짙어가는 분위기입니다.
최영철 지휘자: 요즘 들어 전성기 호황을 누렸던 옛 친구들로부터 전화가 자주 옵니다. 대학과 레슨 시장 붕괴에 따른 불안감을 호소합니다.
한 마디로 클래식 시장의 붕괴에 따른 막막함이라고 봅니다. 또한 교향악단원들은 한 치도 내다볼 수 없는 짙은 안개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라고 하고요. 거의 포기하며 하루하루를 지낸다는 말도 합니다.
탁계석: 여기에 지난번 토론에서도 밝혔지만 설상가상 대학 학과의 통폐합으로 대학 강사를 포함한 겸임교수 등의 다양한 무늬만 교수에 회의가 느껴집니다. 사회적으로 그 본질을 다 알아버렸기에 교수가 통용이 되지 않는 그런 환경인데요.
최영철: 중앙에서 시작된 학과 통폐합으로 인한 풍전등화의 교수직은 연구나 연주의 급격한 퇴락 현상에서 바로 확인되고요. 시간 강사 종류의 여러 교수 명함도 과거와 달리 희소가치도 없어졌지요. 이렇게 되자 도리어 음악 현장으로 예술인들이 유턴하는 사태가 시작됩니다.
탁계석: 길은 결국 현장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현직에 있는 대학 교수들도 문의가 왔다고 했는데요. 정말 확연하게 불황이 느껴지는데요.
최영철: 전성기 때에는 여유롭게 보던 현장이었는데, 세월이 하수상하여 도리어 현장의 예술가를 찾는 현상입니다. 호황 때 한번쯤이라도 돌아보았다면 더욱 좋았을 텐데요. 모 대학 교수는 월급도 줄었다고 한탄하더군요.
임준희 작곡가와 한류문화 발전을 위해 의견을 나누고 있는 탁계석 K-클래식조직위원장,
탁계석 위원장은 2008년부터 한류문화산업정책과 2012년 k-클래식, K- 오페라 운동으로
‘문화영토’란 말을 회자시키며 한류문화 발전과 영토확장에 앞장서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기획력 있는 자만 살아 남는다, 콘텐츠 개발 서둘러야
탁계석: 지난 해 기획한 14개 지역 ‘K-클래식 피아노 투어’는 그래도 극장에서 최소한의 교통비라도 주어서 작곡가 100명과 연주가 100명이 참여하는데, 창작으로선 전무했던 새로운 기획이죠. 그래서 용기를 얻어 K- 12 첼로를 전국적으로 프로그램化하려고 합니다.
최영철: 사회에서 통용되는 ‘강한 자만 살아 남는다’의 표어는 음악계에서는 ‘기획력 있는 자만 살아 남는다’로 대입되겠지요. 천편일률적인 과거 방식의 기획이나 서양 음악사 레퍼토리 재현만하는 연주 행태로는 돌파구가 없습니다.
이제는 연주력 위에 탁월한 기획과 홍보 마케팅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또한 음악인들도 직접 투자로 자신의 온몸을 던지는 올인의 자세가 필요하고요.
탁계석: 그렇지요, 지금껏 음악을 공부하느라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는데 펼쳐 보지 못하고 접는다면 인생이 허무하지요.
배워 온 것은 기본이니 이제 새로운 투자를 통해 진정한 프로 음악가의 자생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속담처럼 감나무 아래서 감 떨어지기만 바라다간 존재도 없이 사라지고 맙니다.
엊그제 예술의전당 기획 담당자들도 만나 보니 앞으로 기획, 콘텐츠 창작으로 가면서 공연 을 상품 브랜드화 하는 것이 최선의 방향이란 것을 새삼 확인하였어요.
최영철: 저의 고교 때부터 친한 친구로 난타의 송승환이 있습니다. 난타 브랜드 하나 가지고 국내는 물론 전 세계를 휘어잡았고, 지금도 요지부동의 입지에 있습니다.
클래식 분야에서 본받아야 할 점이지요. ‘새신을 신고 뛰어보자 팔짝’은 초등학교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습니다. 무엇이든 해보았다는 경험과 자랑은 소용이 없어요. 샘이 터지기까지 집중해 한 우물을 파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탁계석: 행사를 해본 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움직이면 돈인데 투자 없이 돈을 벌수는 없잖아요. 자영업의 20% 미만이 창업에 성공하고 나머지는 인태리어 업자와 광고 간판 업자만 살린다고 합니다,
그만큼 기획의 성공 또한 어렵지요. 우리나라에 공연 대행사는 있어도 기획사가 없는 것은 소프트웨어 개발을 못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또한 홍보 마케팅의 중요성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최영철: 홍보 마케팅이란 꾸준히 관객들에게 세뇌시키는 작업의 일종이지요. 이 일이 하루 이틀에 되는 것은 아니고요. 연주자나 음악인 모두 ‘ 공짜란 없다’ 라는 개념을 하루속히 가져야 합니다.
거두려면 심어야 하고 투자를 해야 거둡니다. 자동차도 처음 시동을 걸고 움직이려면 기름이 많이 들어갑니다. 일단 탄력을 받으면 적게 들지요. 전성기에 뽑기만 하고 아무런 투자가 없었다면 바로 개미와 베짱이의 우화가 성립됩니다.
카메라타 서울 오케스트라, 스트링 챔버 오케스트라, 12인의 첼로 앙상블 연주 이어
양평문화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로 취임 후,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최영철 회장
귀국 발표회 대신 투자형 콘서트로 현장에서 살아남아야
탁계석: 그 근본 원인은 그간은 대학이 중심이다 보니 아카데미즘 즉 순수와 클래식이 하나인 듯 했고 학구적인 프로그램의 가치를 더 높게 봤거든요. 상품 콘텐츠 개발은 생각 조차 못했죠.
사실 클래식 연주로 돈을 번다는 것은 엄청 난이도가 높기에 전문성과 이를 뒷받침 하는 투자가 없이는 불가능하죠. 아직도 이걸 못깨닫는다면 아마추어인 셈이죠.
최영철: 대학 줄서기가 끝난 셈이고요 또 통상 사회에서 개념 없이 음악인들에게 재능기부를 요구합니다만, 이는 충분한 수입이 보장된 후의 일입니다.
클래식 연주인들은 아무 것도 먹지 않고 연주만 하지 않지요. 재능기부를 할 수 있을 만한 충분한 위치에 있어야 가능하고요. 이를 위해서는 음악인들이 공세적인 수익 활동이 선행되어야 하고요.
탁계석: 그럼 투자를 어떻게 하고 배당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사회적 룰을 원용해 사용하면 좋겠군요. 여기에 예술의 특성을 좀 가미한 절충형으로 말이죠.
최영철: 퇴출 위기에 놓인 대학교수도, 교향악단원도, 갈 곳 없는 귀국 연주자도, 수십 년 뒷받침하느라 재산을 소진한 부모들도 모두 투자형 콘서트 개념을 세워서, 공동투자의 새로운 패턴을 읽어야 합니다.
불투명한 미래 예술계의 유일한 활로이지요. 최근 일어났던 협동조합의 예술계 모델이라고나 할까요?
서울역 284 에서 임동창 피아니스트가 콘트라베이스와 K- 클래식 행복 콘서트에서 연주하는 모습
탁계석: 투자형 콘서트가 꽉 막힌 클래식 시장에 새로운 출구 전략이 될 수 있도록 많은 연구와 전문가들의 토론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최영철: 이미 큰 틀은 잡혀 있고요. 기존의 오랜 동안 깔아놓은 네트워크와 각 매체의 홍보 활동 경력이 바탕이 되고, 이에 새로운 기획을 얹으면 바로 상품화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국내외 모두 통용될 수 있는 기획 상품이 있어요.
그래서 K-Classic은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졌다고 봅니다. 이제 모든 실패의 결과와 성공 사례가 나왔으니, 직접 투자로 먼저 선점하는 이들만 살아남겠지요. 살벌하지만 바야흐로 서바이벌 세상이 왔습니다.
탁계석: 더 많은 음악가들과의 대화를 통해 서로 생산적인 토양을 만들어가야 할 때입니다.감사합니다.
정리;장현식 기자
웰빙코리아뉴스(www.wbkn.tv)
첫댓글 시사하는바가 크네요. 느낌이 남다르고 상업화는 거스르기 힘든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