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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J3 클럽 중부지부 원문보기 글쓴이: 가니
지난 8월말에 다녀온 6구간 후반부 땜빵 후기입니다.
안녕하세요~ 가니입니다~
이번엔
소백산의 주능선을 걸은 산행 이야기
풀어봅니다~
이번 "[3편]" 에서는
고치령부터 죽령까지
산행기입니다.
[1편] 대전에서 도래기재까지
[2편] 도래기재~고치령
[3편] 고치령~죽령
이번 산행 전체 요약..
# 산행일시 : 2020.8.29(토) 16:43~8.30(일) 14:26
# 산행구간 : 도래기재~옥돌봉~선달산~갈곶산~마구령~고치령~상월봉~국망봉~비로봉~연화봉~죽령
(52km, 21시간 43분)
8/30, 04:50 고치령 출발
고치령 냥이와 작별인사를 하고
소백산 주능선을 향해 출발
05:50 마당치
형제봉 갈림길까지는 살짝 경사가 있고
그 뒤로는 완만한 길로..
고치령에서 한 시간 정도 오면
마당치에 도착하고요
고치령에서 국망봉까지는 11.1km
일단 맘속으로 1차 목적지를
국망봉으로 잡고 걷습니다.
데크 계단 옆에 핀 구절초가
가을이 왔음을 알려주고요~
몇년전 9월에 지리산 주능선을 걸으면서
마주했던 구절초와 느낌이 비슷합니다.
빗속에서, 안개속에서...
물기를 한껏 뒤집어썻다가
비가 그친 후
내비치는 순수하고 깨끗한 자태
마치 저의 20대 시절을 보는듯하네요
ㅎㅎㅎㅎㅎㅎ
나 다시 돌아가까?
20대고 뭐고 지금 상태 안 좋음
뭔가 신발속 느낌이
개구리 놀이터.. ㅡ.ㅡ
비가 오고 있지만..
조용하고 한적하니
이런 길 걷는게 은근 좋드라고요~
중간중간 살짝 거친 길이 나오긴 하지만
말그대로 잠깐씩이고
대부분 구간은 걷기 좋습니다.
국립공원 탐방로라 그런지
우거진 수풀이 길을 막거나 그런 곳도 없고
이정도면 뭐 고속도로 부럽지 않네요
07:18 연화동 갈림길 (연화동 삼거리)
마당치부터 이곳까지
대략 3km 정도는 고도차가 크지 않은 가운데
이제부터 늦은맥이재를 지나 국망봉까지
5km 구간은 고도를 살살 높여갑니다.
코스도 참고하시고요~
08:22 늦은맥이재
어의곡쪽으로 하산할 수 있는 늦은맥이재입니다.
이제 국망봉까지는 2km 정도 남았네요
어의곡 주차장 방향
이곳 늦은맥이재에는 넓다란 쉼터가 마련되어 있어서
쉬었다가 가기 좋습니다.
상월봉 진입부분..
아~ 상월봉...
09:00 상월봉
주탐방로에서 잠시 벗어나
이곳 상월봉으로 올라왔는데
길이 갈래갈래 나있어서
어느곳으로 올라오는게 제일 좋은 것인지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아마도 제가 올라온 길이 제일 그지같은
길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ㅠㅠㅠ
아까 그 주탐방로에서 좌측으로 나 있는 길로 접어들면
바로 길이 두 갈래로 나뉘는데
거기서 우측으로 올라오는게
편한 길입니다.
저는 좌측으로 갔다가
점점 길이 이상해지더니..
미궁속으로 빠져서
억센 철쭉나무 줄기들을 헤치면서
급경사면을 억지로 올라왔네요
..............
이곳 상월봉에 올라오면
사방이 탁~ 트여 있어서 조망이 좋을것 같은데..
제가 갔을 당시엔
사방이 뿌연 상태라
뭐 보이는게 없었고요..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서
느낌이 오길래 일을 보는데..
뭐가 움직이는 느낌이 들어서 자세히 보니
저의 물줄기를 맞아가며 샤워중인
발육상태 좋은 뱀 슨생을 발견..
깜짝 놀래서
지릴뻔 했으나..
이미 다 지린 상태였으므로
더 이상 지리지도 못하고
대충 구경하고 상월봉에서 하산~
그 다음부터는
암봉 근처에서는 편히 앉아서 쉬지도 못하겠더라능..
ㅠㅠㅠㅠ
상월봉에서 내려와 국망봉까지 약 600m 구간은
덕유산을 연상케 하는
야생화 전시장이었습니다.
비 온 뒤라 선명하고요~
철쭉 터널도 있고요~
천상의 화원을 걷는 기분입니다.
걷고 싶은 생각이 드는 길이죠?
이것도 엉겅퀴인가요?
요건 투구꽃..
9월에 지리산에서 많이 봤던..
국망봉 100m 전
09:30 국망봉
산행 시작 17시간만에 이곳 국망봉에서
처음 사람 구경 해봅니다.
서로 반대방향에서 진입해서
정확히 국망봉 정상석 앞에서 마주쳤네요
반가운 마음에 가벼운 인사를 건네고..
서로 인증샷 찍어줍니다.
말씀하시기로
비로봉쪽에는 제법 등산객들이 있다고 하네요
국망봉은 신라 말에 경순왕이 신라의 국운이 기울어
고려에 자진하여 항복하자, 이에 반대한 마의태자(麻衣太子)가
속세의 영예를 버리고 은거지를 찾아 금강산으로 가는 도중,
이 산에 당도하여 경주를 바라보며 망국의 눈물을 흘렸다고
한 데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네요
좀만 더 들어가서..
마의태자 얘기를 하면
신라 56대 경순왕의 태자이며
935년(경순왕 9) 10월 신라는 후백제 견훤(甄萱)과
고려 태조 왕건(王建)의 신흥세력에 대항할 길이 없자
군신(君臣)회의를 열고 고려에 항복할 것을 논의하였다.
태자는 천년사직을 하루 아침에 버릴 수 없다고 반대하였으나,
결국 고려에 귀부(歸附)를 청하는 국서(國書)가 전달되었다.
태자는 통곡하며 개골산(皆骨山: 金剛山)에 들어가
베옷[麻衣(마의)]을 입고 초근목피로 여생을 보냈다고 한다.
그래서 마의태자..라고
개골산은 겨울 금강산을 뜻하고요..
개인적으로 처음 와보는 국망봉..
1000년의 시간 전에
누군가는 이곳에 서서
망국의 눈물을 흘렸고
누군가는 대간 완주 해보겠다고 밤새걷고
이곳에 와서 인증샷이나 찍어대고
ㅎㅎㅎㅎ
하지만 전에도 얘기했지만
이런 이야기가 묻어있는 대간길이 좋습니다.
우리나라의 역사, 문화, 지리의 뼈대
백두대간..
이제 국망봉을 떠나 비로봉으로~
이제 여름은 가고~
국망봉 삼거리(초암사 갈림길) 지나
비로봉까지는 2.8km
원추리
노란색이 곱네요~
소백산성
소백산성은 주변의 다른 성곽유적들처럼 소백산지역이
삼국시대부터 군사적 요충지였음을 알려주는 문화재이다.
산성에는 급경사지와 절벽 등 자연지형을 활용하여 쌓은
성벽과 우물지, 군창지 등의 흔적들이 남아있다.
비단 소백산성뿐만 아니라
백두대간 곳곳이 옛날엔 지리적으로
국경의 역할을 했기에
격전지도 많고 그에 따라 산성의 흔적들이 많이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들도 많이 있구요
국망봉에서 비로봉은 대략 3km
완만하게 내려앉았다가 다시 올라가는 형국
촉촉하고
원시림스러운 분위기의 등로도 나오고요
비로봉이 가까워지면서
탁 트인 곳이 나옵니다.
좌측으로는 운무가 빠르게 지나가고
지능선을 덮었다가 이내 걷혔다가...
어의곡 삼거리
여기부터는 와봤던 곳이네요..
겨울에 여기 오면..
ㅋㅋㅋㅋ
아시쥬?
여름에 이곳에 오는 건 처음이고
소백산의 이런 이정목의 모습도 낯선 느낌입니다.
항상 하얗고 뾰족한 게 막 붙어있는 모습인데
ㅎㅎㅎ
이제부터는 정말로 걷기에 부담없는 길이라는걸 알고 있죠
운무에 휩싸인 비로봉
그러다 금방 또 걷히고요~
10:50 소백산 비로봉 (1,439m)
이제 죽령까지 11km 남았네요..
근데 좀 지쳐서.. 쉬었다 가야겠어서
잠시 벤치에 앉아서 빵 좀 꺼내 묵고 하는데..
다람쥐님이 등장..
또 먹을걸 요구하길래 ㅋㅋㅋ
고치령에서의 냥이도 그렇고
이녀석도 그렇고..
다들 시력이 안 좋은거 같아유~
ㅋㅋㅋㅋㅋ
비로봉에서 바라본 풍경들 1
비로봉에서 바라본 풍경들 2
요 방향이 앞으로 진행해야 할 연화봉쪽 방향~
천동 삼거리
죽령주차장 방향으로..
천동삼거리에서
제1연화봉~연화봉~제2연화봉~죽령.. 순으로
진행하게 되는데..
이 구간은 겨울에 눈이 소복히 쌓여 있을때만 와봤는데
이 시기에 오니 폭신한 맛이 없고
등로가 돌길이라서
차라리 겨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런 풍경들 만끽하면서 걷고 있는데..
어떤 분이 가벼운 차림으로 빠르게 가시길래
페이스 메이커 삼아
그 분 뒤를 쫓다가
어찌어찌 인사를 나누고..
하다보니
단양에 거주하시는 "청&뫼"님 이셨네요..
중부지부를 잘 알고 계시고
제삼리에 올리신 글들을 보면
소백산 홍보대사(?) 입니다.
체력 유지를 위해
천동~비로봉~연화봉~비로봉~천동 코스로
등력을 유지하신다고 하고요..
이렇게 만나뵌 것도 인연이니
셀카도 한방 같이 찍습니다.
덕분에 연화봉까지 금방 갔습니다.
혼자 걸었다면 지쳐서 천천히 걸었을텐데
얘기 나누며 발맞춰 걸으니까
힘든것도 덜 느껴지고 해서 그런가
암튼..
다음에 함산할 기회가 온다면
매우 반가울 것 같습니다.
12:20 연화봉
청&뫼 선배님과는 이곳 연화봉까지만 함께 발걸음하고
선배님은 다시 빽~ 해서 돌아가시고요..
덕분에 연화봉에서도 전신 인증샷 건집니다
ㅎㅎㅎ
이곳 연화봉에서 죽령까지는 7km
포장길입니다.
죽령방향으로 ㄱㄱㄱ
곧바로 천문대가 나오고
강우레이더관측소와 대피소가 있는 제2연화봉이 멀리 보이네유
아 근데 은근 이 포장길..
발바닥에 불나게 합니다 ㅠㅠㅠ
중간에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단양 방향
걸어온 능선
저 멀리 조그맣게 소백산 천문대가 보이고요
풍광이 너무 좋아서
파노라마도 함 돌려보고요~
13:16 제2연화봉
대피소 올라가는 입구에 세워져 있는
제2연화봉 표지석
호텔급 소백산 대피소에서
등심 궈먹고
풍기, 영주 방향 야경 구경하던
추억도 소환되고...
여기부터 죽령까지 포장길 내리막은..
말로만 들었고 오늘 처음 걸어봅니다.
안그래도 지겨운 길이라고 들었는데..
고도표를 보니
경사도 급하고
게다가 이번엔 많이 걸어온 상태..
그것도 발바닥이 곤이가 된 상태에서 걷자니
한걸음 한걸음이
고통이네유 ㅠㅠㅠㅠ
게다가 날씨도 화창해져서
그늘이 아닌 곳은 내리쬐는 햇볕으로 인해
얼굴이 익을것 같습니다.
대신 화창해진 날씨덕에
중간중간 터지는 요런 조망을 누리고요
사진은 풍기, 영주 방향
지치고 뜨거워서 자주 쉬어갑니다.
아직도 2km ㅠㅠ
오~~~ 드뎌~~
발바닥 불나게 하는
지겨운 7km 포장길이 끝납니다~~~
14:24 죽령
산행종료
하산해서 좀 씻을라고 했더니
휴게소 공사중 ㅠㅠ
차선책으로 날머리 쪽에 배낭 내팽개치고
배수로에 흐르는 물에다가
불난 발도 식히고
구석구석 세척도 하고~
여기저기 물집에
쓸리고 벗겨지고
곤이 되고
에혀~~~
그래도 한번도 안 넘어지고
무탈히 산행을 잘 마무리 해서
다행입니다.
충청도쪽 죽령에서
경상도쪽 죽령으로 넘어가서
죽령 돌댕이 앞에서 인증샷 찍고
죽령주막 앞에서
풍기 콜택시 호출해서
영주 터미널로~~~
ㄱㄱㄱㄱ
(죽령~영주 택시비 : 35,000원)
다시 쫄면이 맛없는 고장
영주로 왔네요..
ㅋㅋㅋㅋㅋ
영주에서 대전가는 버스 막차타고
(17:10 차)
무사히 대전으로 복귀
대간 6구간 땜빵을 완성합니다.
올여름 땜방산행은
비와의 전쟁이네요.
그래도 큰 탈 없이 무사히 걸어서 다행이고요
이제 7구간 땜방만 하면 되는데..
설마..
그때도 비오는 건 아니것지?
7월 말부터 8월까지
땜빵한다고
강릉~임계~태백~봉화~영주 등
강원남부와 경북북부지역
여행 실컨했네요~
왠지 한결 더 친숙해진 느낌입니다
나름 개인적으로
소백산 못가본 코스도 걸어보고
설레임과 반가움을 많이 느꼇던
산행들이었습니다.
이렇게 건강하고 무탈하게 걸을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며
6구간 땜방 후기
이만 줄입니다.
- 가 니 -
아래는 산행써머리
첫댓글 새벽에 일어나 처음부터 끝까지 봤습니다.
참 재미있고
공부도 많이 하시고
노력도 많이 하신 글 이네요.
전 체력이 딸려 사진찍을 여유도 없이 앞만 보고 걸어서
이런글은 엄두도 못 냅니다.
언제 혼자 천천히 대간하면서 한번 해 볼려나?..
글 잘 봤습니다.
체력이 딸려서 사진 찍는척 쉬엄쉬엄 가는겁니다 ㅎㅎㅎ
대간 한구간 다녀오면 되새김질하듯 후기쓰는게 귀찮을때도 있지만 재미있어서 계속 쓰는것 같습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수고했습니다
항상.안산.즐산해요
넵~ 안산이 젤 중요하죠 ^^
우리의 가니님 산행도 산행기도 짱입니다
이제 두번이면 끝이네요
가니님이 젤 바쁘게 움직인것 같네요
고생많으셨고 잘보고 가요~~^^
백복령부터 지리 천왕까지 3개월 안에 끝낼려니.. 그리고 댕겨오면 후기에..
요즘은 삶이 거의 대간하네유 ㅋㅋㅋ
후기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니님 산행기는 홀로대간 하시는분이보면 정말 좋은 자료같네요 서두르지않고 이동하면서 하나하나 사진찍어 기록하시어 편안하게 잘보고갑니다
빠른 중부지부 대간팀 분위기 완 안 어울리는산행기 재미있게봤고요 이제 땜빵아닌 대간팀 산행기 기다려지네요
비맞으며 긴 거리 땜빵산행 수고하셨읍니다
자세 선배님.. 지태국공하실때 밤머리재랑 청이당, 성삼재에서 뵈었던때가 엊그제 같은데 ㅎㅎㅎ
덧글 매우 반갑습니다.
오늘 본진 11구간(빼재~여원재) 다녀왔으니 몇일내 후기로 찾아뵙겠습니다.
제가 중부지부의 평속을 마구 떨어뜨리고 있는 중입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