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나오고, 잠깐 쉬고 있던 시기. 이 시기에 뭘 하면 좋을까? 라고 생각하고 있다가 진짜 아무 생각 없이 영단기에 들어갔다. 상담도 잘 해주셨지만 얼마나 뭘 공부해야 어느 수준으로 중국어를 하는지 감도 안왔고, 그냥 에라모르겠다 하면서 등록하고 왔다.
그래도 한번 하면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은 있었고, 마침 영단기에서 0원 수강 미션이 있어 내가 한 달간 열심히 공부해도 중국어를 못할 수는 있지만ㅠㅠ 수강료는 안낼 수 있겠다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HSK라는 시험이름도 모르면서 HSK 3급은 다음달에 따는 것이 목표였다.
첫 수업에 참여하였는데, 회화 34급 반은 선생님이 중국어로 말을 하면 학생들이 그걸 다 알아듣고 대답을 하는 수준이었다. 선생님이 나한테 4가지 질문을 했었는데, 나는 계속 고개만 저으며불쌍한 표정만 지을 수 밖에 없었다. 나중에 보니 그 질문은 “너 몇살이니?” 이런 수준이었다고 한다. 수업에서 선생님이 "나는 학생이다"라는 예문으로 수업을 하면 그 중에 "나" "학생" "이다"를몰랐다. (그냥 다 몰랐다는 거다.) 2번째 수업 정도가 지나고, 선생님은 “너무 어려운 수업을 들으면 학습효과가 적고, 지칠 수 있으니 초급반을 수강하고 HSK 3급을 수강하는 것도 좋다"고 말씀하셨는데 고집을 부려 수강했다.
1주가 지나자 기본적인 대화나 문장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스스로 엄청 노력한 것은 없고, 그냥내주는 숙제
하고, 0원 수강 미션 열심히 참여했는데, 저절로
늘었다. 첫주는 다른 사람들은 엄청 잘하는데 나는 왜 이러지 하는 자괴감과 불안함이 있었는데, 둘째주가 되니깐 다른 학생들과 비슷한 수준이 됐다. 선생님이
실력이 향상되는 것이 눈에 보인다고 칭찬해주셔서 할 맛이 났다.셋째주 부터는 부스터를 달았는지, 단어 외우는 게 1시간이 안 걸리고, 내가 말하고 싶은 긴 문장도 중국어로 말할 수 있었다. ‘일단
열심히 해보자’ 라는 마음으로 했지만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빠르게 늘었다. HSK와 회화반을 같이 수강한 것이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단어나
문법이 중복되어 다양한 방법으로 머리에 넣을 수 있었다. 마지막주에는 나는 우리반에서 에이스였다. 가장 먼저 대답하고, 가장 정확하게 말할 수 있었다. 옆자리에 앉은 친구들이 대단하다는 눈으로 보면 좀 부끄럽긴해도 기분은 좋았다.
1달이 지나고, HSK시험을
봤다. 나는 중국어를 잘한다는 자신감과 선생님들의 예쁨?을
받으며 시험을 봤다. 수업에서 워낙 잘한다 해주셔서 그것보단 시험이 생각보다 어렵게 느껴졌는데, 결과적으로는 고득점을 받았다. 그리고, 나는 지금 회사에 취직해서 중국어 에이스다. 4급을 목표로 짬짬히
공부하는 중. 내가 3급을 따면서 특별하게
열심히 했다는 생각은 안 든다. 수업 참여 열심히 하고, 모르면
모른다는 것을 표정으로 말로 표현하여 선생님이 알려주게 만들고 ㅋㅋ 단어 열심히 외웠다. 중국어
어려울 것 같다, 못할꺼 같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생각보다 별거 아니니 일단 배워보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