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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헤치고.. 베어내고.. '제주의 허파' 중산간은 숨이 차다[오늘의 한국 & 한국인] 중산간 생태·경관 파괴 가속화 한국일보 김영헌 입력 2015.07.30. 20:27 수정 2015.07.30. 22:29
여의도 면적 32배 난개발, 개발 허가 건수도 해마다 증가
'개발 제한 동의안' 도의회 통과불구 해발 400m 이하 지역은 제외 "난개발 막기 역부족" 지적 제주 중산간지역은 해발 200∼600m에 분포, 마을이 형성된 해안 저지대와 한라산국립공원을 연결하는 완충지역이다. 빗물이 지하로 흘러 들어가 제주도민의 생명수인 지하수를 만들어낸다. 수많은 동ㆍ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오름과 하천ㆍ곶자왈 등을 포함하고 있어 생태ㆍ경관적으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제주의 허파'로 불리는 중산간 지역이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1990년대 이후 골프장 건설 등 대규모 개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급기야 최근에는 개발방향이 제주도민들이 '개발의 마지노선'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중산간 산록도로(해발 400∼600m) 북쪽의 한라산을 향하고 있어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중산간 일대 개발행위 허가 건수도 2009년 17건, 2010년 18건, 2011년 21건, 2012년 21건, 2013년 27건, 지난해 30건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이 중 한라산국립공원에 인접한 해발 400m 이상 지역 허가 건수도 21건에 이르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자본에 의한 관광개발사업이 잇따라 추진되면서 환경훼손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중국 자본이 투자된 대규모 관광개발 사업은 서귀포시 동홍동 일대 헬스케어타운,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 일대 제주백통신원리조트, 제주시 애월 봉성리 일대 차이나비욘드 힐 관광단지 등이 있다. 대다수 사업이 투자비 회수 및 추가 사업 재원 마련 등을 위해 부동산투자이민제가 적용 가능한 분양형 콘도 등 대규모 숙박시설을 우선적으로 추진, 지역경제에 대한 기여도는 낮은 반면 중산간 환경·경관 파괴는 가속화하고 있다. 국내 자본으로 추진되는 지역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제주시 한림읍 아덴힐리조트 조성사업이 대표적인데, 이 리조트는 중산간 위치해 경관 파괴 논란을 빚고 있다. 제주시 애월읍 상가관광지 조성사업도 산록도로를 넘어 한라산국립공원에 인접하면서 생태계 파괴와 경관 훼손에 대한 우려도 크다. 중산간 난개발을 우려하는 제주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제주도는 한라산 허리를 잇는 도로를 기준으로 대규모 개발사업을 제한하는 '도시지역 외 지역에서의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 제한지역 동의안'을 제주도의회에 제출, 28일 도의회를 통과했다. 이 동의안은 평화로와 산록남로, 서성로, 남조로, 산록북로 등 일부 구간을 연결해 한라산 방면 지역을 지구단위계획 지정 제한지역으로 설정하고 있다. 현행 도시계획조례는 3만㎡ 이상 대규모 개발을 위해서는 지구단위계획으로 지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 제한지역에서는 사실상 대규모 개발을 할 수 없다. 도는 이번 동의안 통과로 중산간 일대에 대규모 개발행위가 엄격히 제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 중산간 지대인 해발 200∼600m 중 400m 이하는 이번 제한지역에서 제외돼 난개발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중산간 일대 개발행위 허가 134건 중 해발 200∼400m 지역 허가 건수가 113건에 이르는 등 대부분 400m 이하 지역에 개발행위가 집중된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이 지역에 대한 개발행위를 막을 장치는 없다는 것이다.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동의안의 취지는 좋았지만 개발 제한지역이 중산간 일부에만 적용돼 한계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해발 400m 이하 중산간 지대 개발행위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꼴이어서 난개발을 부추기는 역효과가 발생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제주=글ㆍ사진 김영헌기자 tamla@hankookilbo.com 한국일보 실시간 주요뉴스해당 언론사로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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