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의 통용
1. 通假와 古今活用
한자는 같은 음이면 서로 통해 쓰는 예가 있다. 통가(通假)의 원리와 고금(古今) 혼용의 원리이다.
通假字는 글자를 쓰려다가 생각나지 않으면 本字를 同音字로 대체한 데서 생겨났다.
'두절(杜絶)'의 '杜'는 '甘棠(감당 : 팥배나무)'의 뜻인 '杜'를 차용하고 본자를 폐기한 예이다.
'前後'의 '前'도 '자른다'는 뜻의 '前'을 차용한 것이다(본래는 歬).
'切齒腐心(절치부심)'의 '腐'도 '拊'(부:두드리다)'의 통가자라고 한다. '拊'는 '친다'는 뜻이므로,
'腐心(부심)'은 곧 '가슴을 친다'는 뜻이니, '마음이 썩는다'고 풀이하는 것은 실제로는 잘못이다.
한문 문헌에서는 옛날 글자와 뒤에 나온 글자를 뒤섞어 쓰기도 한다.
그 둘의 관계를 고금자(古今字)라고 한다. '原'은 샘물이 벼랑 아래로 흘러나옴을 표시하는
글자로, 본의는 '수원(水源)'이다. 그런데 이 글자가 원래(原來)'라는 뜻의 '原'으로 파생되고
평원(平原)의 '原'으로 쓰이게 되었으므로, 본자는 '水' 방(旁)을 더하여 '源'으로 쓰게 되었다.
'竟(경)'은 '악곡(樂曲)의 종료'란 뜻인데, 한 구역의 끝이란 뜻으로 파생되었다.
후자는 뒤에 '境'으로 적게 되었다. '然(연)'은 '불탄다'는 뜻이지만, '그러하다'라는 뜻으로
많이 사용되자, 불탄다는 뜻을 나타내려고 '火'를 하나 더 더하여 '燃'으로 적게 되었다.
2. 한자의 多義性
한자는 한 글자가 서너 개념을 함께 표시하는 일이 많다. 의미를 겸용하거나 의미가 파생되기
때문이다. 그것을 한자의 다의성이라고 한다.
한자는 명사와 동사를 겸하거나, 주는 행위와 받는 행위를 겸하거나, 좋은 의미와
나쁜 의미를 겸하는 예가 있다.
'書'는 손으로 붓을 잡고 있는 모습인 '聿(율)'을 형부(形符)로 하므로, 기록하는 행위를 뜻한다.
그런데 기록은 글자로 이루어지므로 글자도 '書'라고 하게 되었다. 명사와 동사를 겸용하는 예이다.
그리고 '受'는 갑골문에는 한 손으로 주고 한 손으로 받는 형상으로,
'授與(수여)'와 '接受(접수)'의 두 뜻을 포괄하였다.
한편 '祝(축)'은 祝賀(축하)의 뜻만 아니라 詛呪(저주)의 뜻도 지녔다. 또 '臭(취)'는
'냄새맡는다(嗅)'는 뜻인데, 냄새 자체를 가리키기도 하였다.
좋은 냄새인지 악취(惡臭)인지는 가리지 않았다.
또한 한자에는 대개 본래의 의미와 파생된 의미가 있다. 본래 의미를 본의(本義)라 하고
파생하여 나온 의미를 (引伸義:引申義) 혹은 파생의(派生義)라고 한다.
이를테면 '兵(병)'은 본래 병기(兵器)라는 뜻인데, 군대(軍隊)를 가리키거나 병사(兵士)를 가리켰다. 다시 전쟁이나 병법을 가리키게 시켰으며, '쳐서 죽임'과 '상처 입힌다'라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寫(사)'는 본래 '여기 것을 저 쪽에 쏟는다'는 뜻인데, '쏟아낸다(瀉)'는 뜻으로 파생되거나,
복제(複製), 모사(模寫), 초사(抄寫) 등으로 파생되었다.
'사진(寫眞)'은 본래 '참 모습을 그려낸다'는 뜻으로, 초상화를 가리켰다.
이것을 근대에 'photograph'의 번역어로 썼다. 최근 중국의 젊은 여성들은 '누드 사진'을
가리키는 뜻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한자어의 짜임
한자는 단음절어지만 사물과 현상들을 두루 표현하고 음성적인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두 글자 이상의 한자가 결합하는 일이 많다.
1. 한자어의 기본 구조
대부분의 한자어는 그 짜임이 곧 한문 문장의 기본 구조와 유사하다.
주술(主述) 구조 : 주어와 서술어로 짜인 구조.
(예 1) 日出 花開
(예 2) 山高 年老
술빈(述賓) 구조 : 서술어와 빈어(賓語)로 짜인 구조. 빈어는 서술어의 대상을 나타내는 말로,
우리말의 목적어에 해당하거나(예 1), 부사어에 해당한다(예 2, 예 3).
(예 1) 讀書 執筆
(예 2) 登山 歸家
(예 3) 在野
술보(述補) 구조 : 有, 無, 多, 少, 如, 難, 寡, 非 등의 서술어와 보충하는 뜻의 보어(補語)로
이루어진다.
(예) 有識 無禮 多數 少量 如一 難解 寡德 非凡
수식(修飾) 구조 : 꾸미는 말과 꾸밈 받는 말로 짜인 구조. 수식어는 체언(體言)을
수식하거나(예 1) 용언(用言)을 한정한다(예 2).
(예 1) 大器 良書
(예 2) 晩成 精讀 至高
병렬(竝列) 구조 : 대등한 자격들의 말들로 짜인 구조.
(예 1) 유사구조 : 繼承 拙劣
(예 2) 대립구조 : 授受 晝夜
(예 3) 대등구조 : 紙筆硯墨 喜怒哀樂
(예 4) 첩어 : 堂堂 家家戶戶
2. 연면사(連綿詞)
같은 글자가 둘 합하여 이루어진 단어나, 발음이 유사한 두 글자가 합하여 이루어진 단어를
연면사라고 한다.
첩자사(疊字詞) : 두 개의 글자로 이루어진 단어.
(예) 無邊落木蕭蕭下, 不盡長江滾滾來 - 가없는 수풀에 낙엽은 우수수 떨어지고,
끝없는 장강은 넘실넘실 흘러온다. (杜甫 <登高>)
쌍성사(雙聲詞) : 발음의 앞쪽 자음부분인 聲이 같은 두 글자가 어우러진 단어.
(예) 五馬立踟蹰(지주) - 太守가 서서 머뭇거린다. (《古詩源》<陌上桑>)
첩운사(疊韻詞) : 발음의 뒤쪽 부분인 운(韻)이 같은 두 글자가 어우러진 단어.
(예) 방황(彷徨), 소요(逍遙) 등.
<출처>
한학입문/심경호/황소자리


자료-萬折必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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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보았습니다. 위의 술빈구조 가운데 (예1)의 경우를 술목구조로 보고 (예2)와 (예3)은 술보구조로 보는 문법책도 있군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