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역사] 케이크(Cake)
고대 케이크는 와플 굽듯 만들어… 신대륙 설탕 들어오며 지금 형태로
입력 : 2024.01.02 03:30 조선일보
케이크(Cake)
▲ 기원전 1500년대 이집트 무덤 벽화. /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생일이나 연말연시, 크리스마스 등 각종 기념일에 케이크를 먹곤 하죠. 폭신한 빵 위로 달콤한 크림이 얹혀 있어 인기가 좋은 케이크에는 어떤 역사가 있을까요?
인류가 빵을 만들어 먹기 시작한 것은 신석기 때였어요. 하지만 이때는 말 그대로 밀가루에 물을 섞어 반죽한 뒤 구운 단순한 방식이었죠. 여기에 버터, 꿀, 계란, 우유, 견과류, 말린 과일 등을 첨가하면서 점점 맛이 좋아졌고, 제빵 기술이 발전하면서 더 화려한 케이크를 만들 수 있게 됐습니다.
케이크를 만드는 기초적인 기술과 문화를 확립한 곳은 고대 지중해 세계라고 해요. 이집트인은 기원전 2000년쯤 빵 반죽에 효모(술이나 빵을 만들 때 발효와 부풀리기에 이용하는 균)를 넣어 부드러운 식감을 갖도록 했고, 이것이 그리스와 로마로 전파됐습니다. 꿀을 넣어 달콤한 맛을 내기도 했고, 견과류나 향료를 쓰기도 했다고 합니다. 당시 케이크는 철판 두 장 사이에 반죽을 넣고 고정해 구워 내는 방식으로 만들었어요. 오늘날 와플 가게에서 즉석 와플을 만드는 방법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어요. 또 이 시기 로마에서는 오늘날처럼 생일이나 결혼식에 케이크를 먹었어요. 하지만 이는 소수 권력층 사이에만 있었던 관습이라고 합니다. 고대 케이크는 지금으로 치면 생김새가 빵에 더 가까웠고요. 이후 중세와 르네상스를 거치면서 점점 지금 형태에 가까워졌습니다.
케이크의 어원은 초기 스칸디나비아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돼요. 9세기 무렵 스칸디나비아반도에 살던 노르만인들이 서유럽 세계로 이동하기 시작하는데, 흔히 해적을 뜻하는 '바이킹'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들이에요. 이들이 쓰던 단어 'kaka'에서 현재 우리가 쓰는 '케이크(cake)'가 유래했어요.
신항로 개척은 케이크가 발달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설탕 등 다양한 케이크 재료를 가져올 길이 열렸기 때문이죠. 재료 공급이 원활해지면서 여러 달콤한 재료로 케이크를 장식할 수 있게 됐어요. 또 제빵 기술이 발전해 케이크 반죽의 식감을 높일 수 있었어요. 오늘날 케이크 하면 대부분 스펀지 케이크를 떠올리는데, 이 스펀지 케이크도 당시 신항로 개척을 주도하던 스페인에서 유래했다고 해요. 이후 케이크는 궁정 요리사들을 중심으로 고급 디저트로 발전했습니다.
고급 디저트였던 케이크가 대중화될 수 있었던 것은 누구나 케이크 반죽을 쉽게 할 수 있는 '케이크 믹스'가 등장한 덕분이에요. 케이크 믹스란 밀가루, 베이킹파우더, 설탕 등 케이크를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재료를 미리 섞어둔 것을 말해요. 물이나 우유만 부으면 바로 케이크를 완성할 수 있죠. 케이크 믹스는 1929년 캔에 담은 형태로 처음 등장했는데, 이 믹스에는 말린 계란 분말이 들어 있어 계란도 넣을 필요가 없었다고 해요. 하지만 식감이 떨어지는 등 인기가 없어지자 1933년 건조 계란을 뺀 케이크 믹스를 출시해 특허 등록했다고 합니다.
김현철 서울 영동고 역사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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