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든 산이든 동물이든 간에 그 모두가 법이며, 모든 존재가 법입니다. 법은 어디에 있습니까? 한마디로 말해, 법이 아닌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법은 본성(nature)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성스러운 법(sacca-Dhamma)’, 참다운 법이라 이릅니다. 본성을 보게 되면 법을 보는 것이고, 법을 보게 되면 본성을 보는 것입니다. 본성을 보는 이는 법을 깨달은 이입니다.
이처럼 삶의 매 순간, 모든 행위의 궁극적 실체가 생사의 끝없는 순환일진대, 세간공부를 많이 한다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우리가 (앉아 있거나, 걷거나, 서 있거나, 누워 있거나 간에) 어떤 상황에서든 명확하게 마음을 챙겨 주시하고 알아차린다면, 깨달음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즉 법의 진리를 깨닫는 자리는 현존하는 ‘지금 바로 여기’인 것입니다.
오늘날에도 진정한 의미에서의 붓다는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붓다는 성스러운 법,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범부(凡夫)도 붓다가 될 수 있게 하는 성스러운 법은 지금 여기에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그 법은 어디로도 사라지지 않고, 몸과 마음 바로 두 곳에서 붓다가 나투시게 합니다.
붓다께서는 아난다에게 “진정한 법은 오직 수행을 통해서만 깨달을 수 있다”고 설하셨습니다. 법을 보는 이는 누구든 붓다를 볼 수 있으며, 붓다를 보는 이는 누구든 법을 볼 수 있습니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할까요? 싯달타 고타마(Siddhartha Gotama)가 붓다가 된 것은 법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법을 깨닫기 전에는 붓다가 아니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싯달타도 우리와 다를 바 없습니다. 우리 역시 법을 깨닫게만 된다면 붓다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을 마음 안에 있는 붓다, 즉 마음의 법(nāma-Dhamma)이라 이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