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관크
공연이나 상영 중 타인의 관람을 방해하는 행위를 관크라 하며 그 행태는 다양하다.
이제까지 내가 알고 있는 관크행위는 다분히 개인행동이나 행위였다.
애정남녀들의 고온 스킨십이나 음식물냄새 또는 음식물 씹는 소리를 내는 것을 비롯해 공연 중 박수치는 행위도 관크다. 엄밀히 말하면 큰 모자를 쓰고 관람하는 것도 뒷사람에겐 관람가해행위다.
그러나 이런 관크행위는 연주회를 제외하고는 관람에 크게 방해가 되지 않았다. 허지만 요즘의 스마트폰관크는 관람방해나 가해행위가 아니고 관람폭력에 해당된다.
관크(관객크리티컬 Critical)란 확인되지 않은 경로의 신조유행어라 은어는 존재하지만 정확한 단어는 없다. 비상식적 관람불량매너를 일컫는 총칭이다.
어제 아들이 준 티켓을 들고 모처럼 극장공연을 감상하러 갔다.
불이 꺼지고 막이 오르자마자 관객이 참여하는 거대한 3D파노라마가 객석에서 펼쳐졌다.
나는 새로운 특수효과에 감탄했지만 왠지 공연내용과 맞지 않아 어리둥절했다. 이해할 수 없는 시뮬레이션효과라고 생각했다.
객석효과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은 아내와 나, 단 둘뿐인 것 같아 미안한 마음마저 일어났지만 차츰 공연을 해독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객석에서 펼치는 스마트폰파노라마는 특수효과가 아니고 관크라고 깨닫자 공연에 집중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제껏 내가 알고 있는 관크는 대개 개인행위였지만, 당일 내가 체험한 관크는 단체행위여서 도가 지나친 행위라고 제재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어서 그냥 멍청히 관람 방해받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공연물관람이란 물리적기록을 남겨서는 안 되는 것이 원칙이고, 공연장면을 기록하고 싶다면 자신의 기억 속에 스크랩해야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나는 행성에서 온 유성 같은 기분이었다.
셀카봉에 부착한 스마트폰을 가능한 높이 쳐들고 무대장면을 헌팅 하느라 여념 없는 관객들은 공연을 감상하려는 사람들이 아닌 것 같았다.
수백 수천 개의 스마트폰이 무대를 가리는 것은 참을 수 있었지만 들고 있는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LED 또는 LCD 불빛에 눈이 부셔, 무대에서 연기하고 있는 배우들의 상황은 제대로 시청할 수 없었다. 따라서 공연내용은 이해불가 상황이었다.
외국의 어느 콘서트에서 관객이 낸 의자소리에 지휘봉을 내던지고 퇴장해 버렸다는 지휘자의 말이 떠올랐다.
“나의 연주를 들을 자격이 없는 관객 앞에서 연주한다는 것은 나의 수치다.”
우리와 가까운 동남아 국가 중에 일본, 싱가폴, 말레이시아, 태국의 극장에서는 이런 관크행위가 허용되지도 않을뿐더러 찾아 볼 수 없는 반면, 베트남이나 미얀마,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의 극장에서는 관크에 아예 익숙해져 있고 그 중에 제일 심한 곳은 중국이었다.
이제 우리 대한민국이 중국다음 관크순위로 진입하는 것 같아 마음이 씁쓰레해져 계단을 내려오는데, 나의 잡친 기분을 위로하려는 것인지 자위하라는 뜻인지 언뜻 이해되지 않았지만 아내가 불쑥 말했다.
“요즈음 세대가 이런 걸 어떡해요.”
문득, 아내의 말이 어쩌면 맞는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왜냐면 나는 구석기사고를 가진 낡은 세대인지 모르니까.
허지만 아무리 세대가 변하고 또 세상이 변해 가더라도 수많은 사람이 동시에 관람하는 극장공연장에서는 나를 위해 타인에 대한 예의를 지켜야 한다.
스마트폰은 윤택한 삶을 위한 첨단이기다. 또 현대정보를 취득하기 위한 필수이기다.
허지만 관람매너를 지키지 않은 스마트폰은 관람방해행위를 넘은 도덕적 범죄다.
인격은 인간에게만 부여된 신의 선물이고, 인격이 증발한 인간은 사이보그나 생명체에 지나지 않는다.
꼭 공연관람이 아니더라도 위대한 인간의 인격을 스마트폰으로 스스로 짓이겨 매너 없는 인격자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첫댓글 관크라는 다소 신종 단어라서 무슨 말인지 다소 어리둥절 하고
작가 선생님께서 스마트폰 공해로 까지 말씀 하셨지만 손쉽게
스마트 폰으로 검색을 해 봤슴니다.
관크~관객 크리티컬의 준말이더군요.. 관극에 모든 피해를 주는 신종어
모처럼 사모님과 초대권을 들고 극장에 가셨는데 관크족들로인해
많은 피해를 봤다는것이 저도 이해가 되질 안네요..
저는 얼마전에 KBS 교향악단 공연을 보러 갔는데
얼마나 엄숙 했는지 극장 전좌석을 꽉매웠지만
정명훈등 많은 지휘자의 뒤를 이은
윤현진 지휘자의 지휘아래 모든 관현악이 펼처질때
숨소리도 들리지 안도록, 그안에 푹빠지는 모습을 보았을때
과연 우리나라를 대표 하는 큰 연주가 아니
었나 생각 했슴니다.
물론 사회자가 공연 시작될때 스마트 폰을 끄라는 지시는 있었지만
어쨌던 오늘 이작품을 통해 새로운 신종어 관크에 대해 잘배워 갑니다.
감사합니다.
ㅎ. 콘서트에서 그런 행위가 벌어진다면 큰일나겠지요.
허지만 콘서트를 제외한 라이브쇼 같은 곳에선 스마트폰 경쟁하는 것 같았어요.
또 공연이 진행중일 때 치는 박수도 실은 관크라고 봐야겠죠? 박수는 기립박수와 착석박수가 있는데 모두 공연 중엔 아무리 잘하고 공감해도 치면 안되죠. 끝난 후 감사표시하는거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스마트폰은 진짜 문제라는 생각입니다. 오죽하면 사회자가 스마트폰 꺼라 그럴까 싶습니다. 공연 중 벨소리에 지휘자는 집중이 깨진다더군요. 허지만 젠틀맨님이 관람한 콘서트같은 곳에선 거의 관객수준을 지킵니다. 일반 라이브공연과는 차이가 많겠죠.
아무튼 좋은 아침 편한 하루되세요.
극장에서 이런 난동 아닌 스마트폰 관크로 공연을 방해 한다면
그렇지안은 선량한 관람객에게 많은 피해를 준다면
마땅히 손해 배상을 청구해야할 의무가 있을것 같아요..
좀 관람객들도 자성하는 게 필요할것같네요..
새해 복많이 받으셨죠? 나드래님.
허지만 관크로 손해배상까지가면 너무 가혹할것 같네요...ㅋㅋㅋ
관객의 실외라이브공연에서야 누가 뭐라할까요? 다만 실내공연에서는 자제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글 올렸습니다.
요즘 관크는 남녀노소가 따로 없다고 해서 "악질관크"란 말이 나왔다 그럽니다.
오늘도 편하고 행복한 날되십시오
이기주의가 만연 되어가고
에고이스트가 판치는 세상.
다른사람 입장도 생각해 줘야 하지 안을까 생각해 봅니다.
남의 입장만 생각할 순 없겠지만 공연중의 관크는 삼가야 할것 같더군요.
편하고 고운 밤되십시오
몰지각한 관크족들의 행동으로
관람을 제대로 하지못해서.
많은 갈등을 느끼셨군요..
덕분에 좋은글 써주셔서 잘보았슴니다.
저는 어둠 속에서 스마트폰의 불빛이 그렇게 강렬한지 몰랐습니다.
특히 공연 중이라 더 그랬던 같습니다
고운 밤 편히 쉬세요
물론 어린관중들이 관크족이겠지만
당연히 나이드신분들에게는 좋은 인상으로로 보이지 안을듯 하군요..
보지는 안았지만 작가님의 표현대로라면
너무 심한게 아닌가 생각 되여집니다.
만약 스마트폰의 화면이 무대를 향하게 설계되었다면 아무리 훌륭한 배우라도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했을 것 같았습니다. 물론 대다수의 관객이 젊은 층이었지만 그중엔 나이 드신분들도 많더군요. 같은 입장에서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