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이를 쳐 먹도록 나이트 함 못 가봤다네...
대학와서도 미팅 소개팅 벙개팅 한번 안해 봤다네...
스스로 늙어지려는 건지..3학년 되니까..
어제 후배님들 덕에 첨으로 나이트 가 봤는데..
어제 그 광란의 도가니 욕망의 수레바퀴 아래서도
왠지 수염 쓸면서 동기들 등이나 긁어줘야 할것 같더만..
저를 대부분 모르실것 같은데..어떻게 설명 해야하나?
졸라 인상 더럽고 머리 삐죽삐죽 세운 놈..인데요..
젊은게 좋긴 좋더라고......아직은 풍파도 덜 타서
순수한 것 같기도 하고..(아냐...무서운 놈도 있었어..)
두살밖에 더 쳐먹지 않은 놈이 이런 애기를 하니
스스로도 낮 간지럽고 우습지만..
시작을 멋지게 하십시요..(공부도 중요하지만
하고 싶으거 다 하고 사세요..1학년때만 가능합니다.)
p.s.3시 쯤에 나이트를 나왔다.쉽게 사는 인생들의
90'인사를 받으며 편의점으로 향했는데 역시나 고3때부터
황금 콤비인 캡틴 메운탕면과 딸기 우유는 이 시대 최고의
소산이라고 만족하며 PC방에서 좀 잤네..역시나 우리
나라 인간들 게임을 즐기지 아니하고 서로 씹쌔끼
개쌔끼하며 기계와 한참을 땀을 빼더라..조금만 젊었고
은팔찌가 객기라는 이름으로 용서되는 나이였다면
좀 닥쳐라~라고 소리쳤을지도 모른다.
5시 쯤 지하철타러 수유역으로 갔는데 왠 아주머니가
옆에서 자꾸 머라고 지껄이는 분위기가 났다.그런 것이
사념인지 중저음의 웅엉거리는 거리가 소리가
pat metheny를 볼륨 10으로 쏟아져 나오는
내 이어폰을 뚫고 들어오는건 ?v게 설명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아냐 아냐 ?I히 봤어.이렇게 재미없을
줄이야.내가 이럴줄 알았으면 이모를 보는건데.."
술 먹었구나...
라고 난 혼자 생각하며 전철을 탔다.
졸다가 졸다가 2호선으로 갈아타고 이대역으로 향하는데
그 여자가 내 맞은 편에서 나를 보면 개속 뭐라고 하는
것이였다.그 여자는 확실히 정상 이라면 정상 이었고
비정상 이라면 비정상적인 모습을 하고 있었다.유난히
작은 키에 철지난 카키색 프록 코트,알록 달록한 양말,
슬리퍼, 두꺼운 돋보기 안경..그리고 그 안의 초점 없는
눈은 글쎄..탈때마다 느끼는 가난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1호선에서라면 그 여인이 이상하지 않았을런지 모르지만
소비문화의 중심지들만을 경유하며 도는 2호선 안에서
그런 그녀를 보는 것은 더욱 이상했다.물론 가진자들의
심적여유를 가만하면 앵벌이들은 2호선을 타야 할 것
같지만 별로 그렇지 않은 점을 미루어 볼때..
난 이어폰을 빼지 않고 그녀를 개속 쳐다 봤다.
그녀의 눈은 머라고 해야하지..분명히 내 쪽을
응시하고는 있지만 나를 본다기보다는 내 뒤에 있는
무언가를 보는 이미 나를 통과하고 나간 시선이었다.
"결혼은 전쟁이야.전쟁.정말 죽을 뻔 했지뭐야.그렇기
그렇지 딸은 처녀일때 시집 보내야지.그러길래 이모를
보러가는거야."
오른쪽 이어폰을 살짝빼자 들려온 그녀의
짧은 멘트였다.가늘지만 낮고 쉰 듯한 페부를 찌르는
그녀의 목소리에 담긴 저 두서없는 말과 비대칭적인 액센트
를 미루어..광인이구나...라고 직감했다.
솔직한 심정으로 더 듣고 싶었지만 참았다.
그건 왠지 다리 없는 장애인을 보면 자신의 호기심을
억제하지 못해 그혹은 그녀의 하반신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함을 가장한 잔인한 행위와 다를바가
없다고 느꼈다..아버지가 신경정신과 의사시다보니..
난 많은 광인을 보았다.그들과 만나면 현실에 균열이
생기며 다른 차원으로 온것 같았다.지금 내 앞에서 앉아
있는 여인도 미친 세상에서 자신이 만들어낸 미친 세계를
혼자 만들어 가는데 단지 흥미본위로 그녀의 세계를
탐한다는건 예의가 아니다라고 생각했다.그녀의 근처에
아저씨는 안 듣는 척하면서 굉장히 집중해서 듣고 있었다.
그녀는 쉴세 없이 무어라 중얼거렸으면 자리를 개속 옮겨
다녔지만 시선을 개속 나에게 고정 시켰다.
이대역에 왔고..난 내렸다..
내려서 보니 아까 내가 앉았던 자리에 그 여인이
앉아서 가만히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그리고 지하철은
세?鳧? 찬바람만 일으키며 그 여인을 태우고 사라졌다.
대학생이란 비생산적인 계층이 밤새도록 놀다가 하루를
마감하기 위해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에서 만난...
새?趺壙? 첫 지하철을 타고 무언가를 찾으러 가는 광인에
대해 "무엇이 그녀를 미치게 했는가?"라고 자문한다면..
너무 건방지고 정서적인 사치 아닐까..
서글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