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씨가 한 달 넘게 노래를 불렀던 물놀이를 하러 여수에 왔다. 아버지께는 전화로 소식을 전했는데 그저 “네.”라고만 하셔서 잘 들리지 않았나 싶기도 했다. 김민정 씨는 예상보다 즐거워하고, 예상대로 무서워하며 물놀이를 마쳤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아버지 선물을 사야하는데 마땅한 것이 없다. 김민정 씨는 또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선물 하자고 연신 이야기 한다. 이것저것 검색하다가 지난번 식사할 때 게장은 잘 드시지 않던 것이 생각나서 갓김치를 사면 어떨까 싶었다. 김민정 씨도 “예, 예.” 하며 좋다고 하셔서 아버지께 전화해 여쭤보기로 했다.
“아빠.”
“어.”
“아빠.”
“와?”
전담 직원을 가리킨다. 인사가 끝난 모양이다.
“아버님, 안녕하세요? 아침 식사는 하셨어요?”
“예.”
“민정 씨랑 여수에 와 있어요. 지난번에 물놀이 간다고 했었잖아요. 바다 가자고 해서 여수에 왔어요.”
“예.”
“아버님, 혹시 갓김치를 좀 보낼까요? 식사하실 때 드시면 좋을 것 같아서요.”
“예.”
“그럼 김민정 씨랑 맛있는 곳 알아보고 택배로 보낼게요. 나중에 가게 가서 반찬 사고 다시 연락드릴게요.”
“네.”
김민정 씨가 “안녕.” 하는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검색해서 광고가 아닌 곳, 택배로 왔을 때 맛있었다는 곳을 찾았다. ‘시온갓김치’라는 가게였는데 갔더니 갓김치를 담고 계셨다.
“안녕하세요? 갓김치 택배로 보내주시나요?”
“네, 어디로 보낼지 주소, 이름, 전화번호 여기 적어주세요.”
사장님께서 공책을 내밀며 말씀하셨다. 들어오지 않고 가게 앞에 서 있는 김민정 씨를 유심히 보던 사장님께서 “어디서 왔어요?” 하고 물으셨다. 김민정 씨가 “네.”라고 대답하고 전담 직원을 보고 있다.
“저희는 거창에서 놀러 왔구요, 택배 보내는 곳은 밀양이에요. 저 분 아버지가 혼자 계셔서요.”
“아, 거창? 대구 사람은 많이 봤는데 거창 사람은 처음이네. 우리 어머니 고향이 거창이에요.”
“아, 정말요?”
“안의 쪽에도 살고, 외갓집에 어릴 때는 자주 갔었지. 와, 거창 사람을 다 보네.”
“저희는 남상에 있어요. 이렇게도 만나네요.”
“거창 사람이라 반갑네. 딸이 효녀니까 아버지 맛있게 드시라고 멸치속젓 하나 서비스로 같이 보내드릴게.”
“와! 감사합니다!”
사장님께서 직원의 뒤에 서 있는 김민정 씨를 보며 말씀하셨다. 김민정 씨가 볼 수 있게 멸치속젓도 높이 들어서 보여주시며…. 계산하려고 카드를 내미는 순간, 사장님께서 말씀하셨다.
“더운데 커피 사 먹게 이천 원 빼줄게요.”
“김치도 많이 주시고, 서비스도 주시고, 할인도요?”
“거창이니까.”
“아이고, 고맙습니다.”
“그래요, 점심 맛있게 먹고 잘 놀다가 가요.”
친절한 사장님을 만나 서비스도 얻고, 맛있는 식당도 추천 받았다. 이렇게 좋은 일이 있으리란 것을 알고 김민정 씨가 여수를 택했을까? 신기한 일이다. 김민정 씨가 좋은 사람을 만나는 복이 있는 듯하다.
2025년 7월 3일 목요일, 구주영
아버님께도 김치를 보냈군요. 잘 하셨습니다. 신아름
'김민정 씨가 좋은 사람을 만나는 복이 있는 듯하다.' 공감합니다. 여수 여행 감사하고, 아버지께 반찬 보내게 주선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시온갓김치 사장님, 고맙습니다. 월평
첫댓글 어떻게 여수에서 갓김치를 사러 갔다가 이렇게 만나게 될까요? 김민정 씨의 복이고 구주영 선생님의 복이라 생각합니다.
김민정 씨가 아버지께 반찬 보내겠다는 뜻을 귀히 여겨 사장님께서 넉넉히 마음까지 주시지 않았을까요.
어디를 가든 누구를 만나든 구주영 선생님의 시선에는 사회사업이 담겨 있습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잘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민정 씨를 세워주신 덕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