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7일 토요일 묵주 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16세기 중엽 오스만 제국(현재의 튀르키예를 중심으로 한 이슬람 제국)이 지중해로 세력을 뻗치자, 1571년 10월 7일 그리스도교 연합군은 그리스의 레판토 항구 앞바다에서 벌인 ‘레판토 해전’에서 오스만 제국을 무찔렀다. 성 비오 5세 교황은 이 전투에서 크게 승리한 것이 묵주 기도를 통한 성모님의 간구로 하느님께서 함께하신 덕분이라 여기고, 이를 기억하고자 ‘승리의 성모 축일’을 제정하였다. 1960년 성 요한 23세 교황이 ‘묵주 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로 이름을 바꾸었다.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0,17-24
그때에 17 일흔두 제자가 기뻐하며 돌아와 말하였다. “주님, 주님의 이름 때문에 마귀들까지 저희에게 복종합니다.”
18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나는 사탄이 번개처럼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19 보라, 내가 너희에게 뱀과 전갈을 밟고 원수의 모든 힘을 억누르는 권한을 주었다.
이제 아무것도 너희를 해치지 못할 것이다.
20 그러나 영들이 너희에게 복종하는 것을 기뻐하지 말고,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
21 그때에 예수님께서 성령 안에서 즐거워하며 말씀하셨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22 “나의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을 나에게 넘겨주셨다. 그래서 아버지 외에는 아들이 누구인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또 아들 외에는, 그리고 그가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 주려는 사람 외에는 아버지께서 누구이신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23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돌아서서 제자들에게 따로 이르셨다.
“너희가 보는 것을 보는 눈은 행복하다. 24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예언자와 임금이 너희가 보는 것을 보려고 하였지만 보지 못하였고,
너희가 듣는 것을 들으려고 하였지만 듣지 못하였다.”
너는 누구냐?
어떤 부인이 혼수상태에 빠져 사경을 헤매고 있을 때 불현듯 하늘로 들어 올려져 재판석 앞에 서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너는 누구냐?” 갑자기 큰 음성이 들렸습니다. “저는 시장의 부인입니다.” 하고 대답하자 “ 누구의 부인이냐고 묻지 않고 네가 누구냐고 물었다.” “네 자녀의 어머니입니다.” “누구의 어머니냐고 묻지 않고 누구냐고 물었다?” “교사입니다.” “직업이 무엇이냐고 묻지 않고 누구냐고 물었다.” 그렇게 문답은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부인의 어떤 대답을 하든지, “네가 누구냐?”라는 그 질문에는 만족할 만한 대답을 못하는 것입니다. “저는 그리스도인입니다.” “네 종교가 무엇이냐고 묻지 않고 네가 누구냐고 물었다.” “저는 매일 교회에 나갔고 항상 가난한 이들을 도왔습니다.” “무엇을 했느냐고 묻지 않고 누구냐고 물었다.” 분명히 부인은 그 시험에 떨어져 지상으로 되돌려 보내지게 되었고 병이 호전되자 부인은 자기가 누구인지 찾아내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심은 삶의 모든 것이 달라지게 만들었습니다.
정체성 문제는 아주 오래 전부터 우리 모두의 고민거리입니다. 과연 나는 누구인가? 아무도 자신의 정체성과 자신을 명쾌하게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어느 누구든지 우리의 이름을 세상에 자신 있게 드러낼 수 없습니다. 그런데 오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예수님의 이름으로 악령을 쫓아낸 것을 아주 자랑스럽게 보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그런 일들을 너무 좋아하지 말고 제자들의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가만히 새겨보면 제자들의 이름이 하늘나라에 올려지지 않고 있다가 겨우 지금 이름이 올려진 모양입니다. 그러면 우리의 이름은 하느님 나라에 올려져 있다고 믿습니까?
우리가 세례를 받을 때 이마에 성유를 바르며 기름 부어 축성 받았으니 하느님 나라의 호적부에 우리 이름이 제일 처음으로 올려졌을 것입니다. 부모님은 누구이고, 대부모님은 누구이고, 수호성인은 누구이고, 누구에 의해서 세례를 받았는지 아주 구체적으로 이름이 올려져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이름을 아주 자랑스럽게 여기며 기뻐하실 것입니다.
두 번째로 우리의 신앙생활에 따라서 주민등록이 생성 될 것입니다. 성사생활에 따라서 하늘나라의 부여된 주민등록증의 번호가 있을 것입니다. 견진성사와 혼인성사와 고해성사와 성체성사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기록되는 것입니다. 동거하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구역 반 모임은 잘나가고 있는지? 어느 성당에 다니는지? 어느 단체에 가입하고 있는지?
세 번째로 하늘나라의 은행계좌에 이름이 올라있을 것입니다. 특히 각종 생명보험과 건강보험, 상해보험에 가입이 될 것이고, 우리의 공과(功過)를 낱낱이 기록하는 계좌에 이름이 올라가듯이 말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사람들에게 복음을 선포하고, 악령을 제어하고, 병든 사람들을 고쳐 주어서 겨우 하늘나라의 계좌에 예금이 된 것처럼 우리의 하느님 사랑과 세상 사람들에 대한 사랑의 공적이 예금되어 누적되는 것처럼 세세하게 기록될 것입니다. 죄를 지으면 적자로 기록될 것이며 죄가 많아질수록 흑자로 기록된 예금계좌에서 가차 없이 차감되어 기록 될 것입니다. 복음을 선포하고, 선행과 사랑의 공적을 쌓으면 흑자로 기록될 것이고 그 잔고는 계속 늘어날 것입니다.
'종신행선 선유부족 일일행악 악자유여'(終身行善 善猶不足 一日行惡 惡自有餘)란 말이 명심보감에 있는데 <죽을 때까지 착한 일을 하여도 오히려 모자라고, 하루만 나쁜 일을 하여도 나쁜 일은 그대로 남아 처진다.>라는 뜻이지요. 복음을 선포하고,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며, 모든 사람들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사랑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며 내가 누구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그렇다면 하늘나라의 내 예금계좌에는 과연 흑자인가? 적자인가?
<너희에게 재앙을 내리신 주님께서 너희에게 기쁨을 안겨 주시리라.>
▥ 바룩서의 말씀입니다. 4,5-12.27-29
5 이스라엘이라 불리는 내 백성아, 용기를 내어라.
6 너희가 이민족들에게 팔린 것은 멸망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너희가 하느님을 진노하시게 하였기에 원수들에게 넘겨진 것이다.
7 사실 너희는, 하느님이 아니라 마귀들에게 제사를 바쳐 너희를 만드신 분을 분노하시게 하였다.
8 너희는 너희를 길러 주신 영원하신 하느님을 잊어버리고 너희를 키워 준 예루살렘을 슬프게 하였다.
9 예루살렘은 너희에게 하느님의 진노가 내리는 것을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들어라, 시온의 이웃들아! 하느님께서 나에게 큰 슬픔을 내리셨다.
10 나는 영원하신 분께서 내 아들딸들에게 지우신 포로살이를 보았다.
11 나는 그들을 기쁨으로 키웠건만 슬픔과 눈물로 그들을 떠나보내야 했다.
12 과부가 되고 많은 사람에게 버림받은 나를 두고 아무도 기뻐하지 말아 다오.
나는 내 자식들의 죄 때문에 황폐해졌다. 그들은 하느님의 율법을 멀리하였다.
27 아이들아, 용기를 내어 하느님께 부르짖어라. 이 재앙을 내리신 주님께서 너희를 기억해 주시리라.
28 너희 마음이 하느님을 떠나 방황하였으나 이제는 돌아서서 열 배로 열심히 그분을 찾아야 한다.
29 그러면 너희에게 재앙을 내리신 그분께서 너희를 구원하시고 너희에게 영원한 기쁨을 안겨 주시리라.”
축일 10월 7일 성녀 로사리아 (Rosaria)
신분 : 예수의 어머니
활동 연도 : +1세기
같은 이름 : 로살리아, 마리아, 메리, 미르얌, 미리암
그리스도인은 세례 성사를 받을 때 새로운 이름(세례명)을 받는데, 이는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태어났음을 의미한다. 세례 때에 성인의 이름을 자신의 수호자로 삼고 성인을 공경하는 풍습은 이미 고대 교회 때부터 시작되었다. 유아 세례 때 성인 순교자뿐만 아니라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을 사용해 그들을 본받고자 하였다. 오늘날 교회법 제855조는 세례명에 대해 간략하게 “부모와 대부모 및 본당 사목구 주임은 그리스도교적 감정에 어울리지 아니하는 이름을 붙이지 아니하도록 보살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세례명은 성인들이나 성경의 인물 또는 그리스도의 구원 신비를 드러내는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이는 성인의 이름뿐만 아니라 지역 문화권에 상응하는 그리스도교적 정서와 의미를 지닌 여러 다른 이름도 사용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예를 들어 우리말의 ‘사랑’, ‘은총’, ‘구원’, ‘슬기’ 등도 가능하다. 다만 이런 경우 특정한 축일을 지정할 수 없기에 보통 11월 1일 모든 성인 대축일을 그 축일로 택해 기념한다.
가톨릭교회 전통은 성모 마리아의 경우 마리아(Maria)라는 이름뿐만 아니라 그 의미상 성모 마리아를 상징하거나 성모와 관련된 여러 명칭과 애칭들 또한 세례명으로 사용해 왔다. 일반적으로 성모 마리아는 8월 15일 성모 승천 대축일을 그 축일로 기념하나 성모와 관련된 다른 축일이나 기념일을 정해 사용할 수도 있다. 묵주 기도(Rosarium, Rosary)의 성모에서 나온 로사리아(Rosaria) 또는 로살리아(Rosalia)는 보통 10월 7일 묵주 기도의 동정 마리아 기념일을 축일로 정해 기념한다.
오늘 축일을 맞은 로사리아 자매님들에게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야고보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