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돈을 번다는 말의 진실
"돈이 돈을 번다."
경제를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듣는 말 가운데 하나다. 사람은 하루 여덟 시간 잠을 자고, 휴일이면 쉬기도 한다.
그러나 돈은 잠들지 않는다. 은행에 맡겨진 돈에는 이자가 붙고, 기업에 투자된 자금은 이윤을 창출하며, 그 수익
은 다시 새로운 수익을 낳는다. 이것이 복리의 힘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돈은 쉬지 않고 일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한 가지 전제가 있다. 바로 시드머니(Seed Money)이다. 아무리 훌륭한 투자 전략도 투자할
자본이 없다면 시작할 수 없다. 그래서 현실에서는 가진 사람과 가지지 못한 사람의 격차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커지는 모습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최근 한 경제 기사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국내 대형 증권사 세 곳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예탁자산 100억 원
이상의 초고액 투자자가 불과 1년 사이 두 배 이상 늘어났으며, 평균 자산도 20%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시장이
상승하면서 거액의 자산은 더욱 빠르게 불어났다.
하지만 이 기사에서 진정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은 따로 있다.
'급락장에서도 팔지 않고 오히려 저가 매수에 나섰다.'
이 한 문장이 성공한 투자자들의 차이를 설명해 준다.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는 주가가 오르면 뒤늦게 뛰어들고, 주가
가 떨어지면 불안감에 매도한다. 이른바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현상에 휩쓸려 군중의 심리를 따라가는
것이다. 그러나 큰 자산가들은 시장이 흔들릴 때 공포에 휩쓸리기보다 기업의 가치를 믿고 추가 매수했다. 결국 시간이
지나 시장이 회복되면서 복리의 효과는 더욱 크게 나타났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없는 사람이 가진 사람을 그대로 따라 할 수는 없다. 투자 규모도 다르고 감당할 수 있는 위험도
다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급락장에서 매수할 수 있는 여유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개인투자자에게 가장 중요한 자산은 돈보다 공부이다.
기업이 무엇으로 돈을 버는지, 주가는 왜 오르고 내리는지, 경제는 어떤 원리로 움직이는지를 이해하지 못한 채 남들이
좋다고 하는 종목만 따라다닌다면 결국 수익은 남에게 돌아가고 손실만 자신이 떠안게 된다. 우리 속담에 "죽 쑤어 개
준다."는 말이 있다. 투자에서도 마찬가지다. 준비 없이 뛰어든 시장은 결국 자신의 노력보다 남의 이익만 키워주는 결과
를 낳기 쉽다.
오늘날 우리나라에는 약 1,500만 명의 주식투자자가 있다고 한다. 어디를 가도 주식 이야기이고, 들로 가나 산으로 가나
투자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주식을 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처지는 것 같은 분위기마저 느껴진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이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달려갈 때일수록 냉정하게 자신의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 마지막에 웃는다.
투자는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다. 시드머니는 출발선의 위치를 결정하지만,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은 꾸준한 공부
와 절제, 그리고 원칙이다. 큰돈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작은 돈이라도 올바른 습관과 지식을 바탕으로 투자한다
면 시간이 복리라는 마법을 만들어 준다.
'돈이 돈을 번다'는 말은 틀리지 않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말은 '아는 사람이 돈을 지킨다'는 사실이다. 돈은 공부한
사람에게 기회를 주고, 원칙을 지키는 사람에게 복리를 선물한다. 그래서 진정한 시드머니는 통장 속의 돈만이 아니라,
머릿속에 쌓인 지식과 흔들리지 않는 투자 원칙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