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이사한 집 전세권설정건으로 옥계동에 다녀왔다.
이사까지는 이런저런 양쪽의 마음상하는 일들이 생겼는데
직접 얼굴마주보고 풀어야 겠다는 생각에
도서관 사서교육도 빠지면서 어렵게 시간을 낸거다.
이제와서 생각하면 껄끄러운 이야기를 남을 거쳐 옮기다 보니
오해가 생긴것이고 역시 살면서 상대방의 눈을 보면서
마음을 읽어주며 하는 대화는 어떤 오해도 낳지 않는다는 것을
또한번 뼈저리게 느낀 일이다.
돌아와서 거래하는 부동산의 부부와 함께 점심을 먹는다.
씨앗소식지가 나오면 여기저기 어린이도서관 홍보와 기부자를
연결시켜주겠다고 하신다.
노은동으로 오면서 집을 찾다가 맺어진 관계인데
사람들은 그분들과 우리부부의 이상한 관계(?)를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 애들은 그분께 큰 아버지라고 부른다.^^
점심을 먹고는 새로 우리가 살던 집에 이사온 분을 만나러 갔다.
역시 이집과도 새로운 관계를 맺게 되었는데
알고보니 남편 대학 동기의 중학교 동창생이다.^^
대한민국은 한다리 건너면 다 연결되니
제대로 잘 살아야 한다는 것을 또한번 확인한 셈이다.
역시나 마을 어린이도서관의 광팬(?)이 될 것이다.
집을 나오는데 나대지에 버려진 각목 묶음이 보이길래
얼른 가져왔다.
하루땔감으로 충분하다.
이사오니 버려진 나무는 죄 연료로 보여서 닥치는 대로 줍는다.
아이들이 다니는 피아노학원에 들렀더니
세상에나 이사온 집 근처까지 태워다 주신다고 한다.
추운 겨울이라 방학까지는 통학걱정을 했는데
아침에는 공룡이 출근을 앞당겨서 태우고 가고
오후는 선생님께서 마을입구까지 데려다 주신다니
내차를 몰고 나가 쓸데없이 기름 없애는 큰일(?)을 덜게 되었다.
봄이 되면 아이들과 함께 산책겸 이 길을 걸어서 오고 가겠지...
학교까지는 한 30분정도 걸어야 하는 거리다.
그러다 오후가 다 되어 회오리(김성훈)가 찾아왔다.
노은마을어린이도서관 실사(?)를 나온거냐고 농을 걸었더니
내년 2월에 3개월간 일본에 생협공부를 가게 되었는데
이런저런 당부를 하려고 왔다 한다.
회오리의 첫마디는
"이야~~이거 버들치네 혼자 살기는 공간이 너무 아깝다.
공동육아를 해도 아주 좋겠어~~~" 였다.
"나도 이집 공익(?)을 위한 공간으로 내 놓으려고 온거여.
걱정 말어...혼자 차지하지 않을테니 ㅎㅎㅎ" 그랬다.
회오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집 옆의 밭을 봄이 되면 약간의 도지를 내더라도 빌려서
사람들과 함께 텃밭농사를 지어보려 한다 했더니
나에게 안철환씨(도시텃밭운동가)를 소개시켜 주려고 했다한다.
품앗이 놀이와 어린이도서관이야기를 하다가 저녁이 되어 돌아갔다.
주인댁 회사(육가공 회사를 하신다)에서 사들고온 고기를 삶아
오늘도 저녁을 소박(?)하게 먹는다.
김장을 많이 해놓길 다행이지
이건 늘 반찬 한두가지에 김치가 전부다.
요동네는 마트도 없고 슈퍼도 없으니 추동보다 더하다.
저녁상을 오랜만에 공룡이 설걷이까지 하고 나섰는데
마리가 오셨다.(꽃피는 유치원 선생님)
나에게 누비배자를 배우고 계시는데 둘다 바빠
옷 완성이 더디다.
바느질보다는 세상살이 이야기를 더 즐기신다는 느낌이다.
"와~~~여기 유치원 하면 딱 좋겠어요"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법이다. ^^
주말에 놀다간 둘째친구 녀석들이 학교가서 뭔 자랑을 했는지
요번주는 3명이 7명으로 늘어났다.
아이들이 올 공간이 이렇게 입소문을 타면 따로 홍보도 필요 없겠다.
너희들 놀러오는데 엄마가 차로 데려오고 데려갈 수 없으니
걸어서 올 수 있으면 오라했더니 알았단다.
그정도 노력도 하지 않으려면 이곳에 올 생각도 말라고 전하랬다.
그리고는 지도를 그려달라길래
일주일간 등교하면서 길을 잘 본 후
니가 마을지도를 그려서 친구들과 오라했다.
큰놈이 옆에서
"선사공원에 맨날 놀러오고도 지도를 그리냐?
그냥 길따라 쭉~~오면 되는것을..."이런다.
요즘 아이들은 조금만 걸어도 부모도 아이들도 큰일 나는줄 안다.
어제 학원 선생님도 선병원 건너편에 내려달라 했더니
굳이 그 먼길 어찌 걸어가냐면서 마을 입구에 내려주신걸 보면
요즘 세태를 알 수 있다.
학교근처 학원인데 부모님들이 원해 10단지까지도 태워다 준단다.
참 걱정이다.
단지 5분 거리인데...
매일 근무를 하는것도 아니면서
교육을 받고, 사람을 만나고, 인터넷 서핑을 하고
온통 머리속이 마을 도서관생각이니
어찌보면 야근까지 하는 아주 중노동이다.
믿거나 말거나...ㅎㅎㅎ
카페 게시글
풍경소리.사랑방
스크랩
하루늦은 일기
버들치
추천 0
조회 72
07.12.11 09:58
댓글 8
다음검색
첫댓글 ^^ 지난해 정선 가서 사시는 어떤 분도 그러더군요. 돌아다니다 버려진 땔감 눈에 띠면 무조건 차에 싣는다고... 그나저나 참 행복하게 사십니다. 부럽습니다.
풀씨님 무척 오랜만이시네요.^^
아이들이 하나둘 기웃대듯 들러 놀러간다는것이 참 맘에 듭니다. 아이들 눈에 편하고 재밌게 뛰놀수 있는곳이면 제일이지요. 힘들고 지치지만 여럿의 성원을 모아 모아 멋진 작품이 되어지실겁니다^^
벌써 어느 엄마에게 안티 들어왔습니다. 그집에 놀러가지 말고 학원에 가라고...ㅠ.ㅠ
예전에 본 아이들이 떠오르네요. 얼마나 컸는지 보고 싶네요.
요기 어디 보시면 아이들 사진 있을텐데요. 잘 계시지요?
멋진 인생은 용기있는 사람의 몫이 되겠지요,, 때론 너그럽게 받아들이고, 때론 용기있게 버리기도 하고, 버들치님의 삶은 멋지게 가꾸어질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그리 격려해주시니요. 한해 잘 마감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