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의 고고한 덕처럼 그윽한 연꽃 향기 보물
[문화재가 있는 풍경]
보물 정읍 피향정(井邑 披香亭)
전라북도 정읍시 태인면 태창리에 있는 피향정은 한여름이면 뜨거운 태양처럼 만개한 연꽃이 가득하다.
‘피향’이란 향국(香國)을 둘로 나누었다는 의미로 본래 이곳에는 상연지제(上蓮池堤)와 하연지제(下蓮池堤) 두 연지(蓮池)가 있었다.
여름이 되면 연꽃이 만발하면서 누정 주위에 그윽한 연꽃 향기가 가득 차 이 이름이 붙여졌다.
‘호남제일정’(湖南第一亭)’이라는 현판처럼 호남에서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피향정은 통일신라 헌안왕(재위 857~861) 때 최치원이 세웠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지은 시기는 확실하게 알 수 없다.
기록에 따르면 조선 광해군 때 현감 이지굉이 다시 짓고 현종 때 현감 박숭고가 건물을 넓혔으며, 숙종 42년(1716) 현감 유근(柳近)이 넓혀 세우며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피향정에는 누정을 거쳐 간 시인과 선비들의 시가(詩歌)가 기록돼 있다.
녹색 잎과 연분홍 꽃봉오리의 어우러짐은 눈을 즐겁게 하고, 바람 끝에 묻어나는 은은한 향이 코끝을 간질이며 여름이 왔음을 느끼게 해 준다.
사진. 김홍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