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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왜 이리도 빨리 흐르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느새 6월모임을 가졌습니다. 지난 6월 19일 목요일 저녁에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근처에 있는 '쓰부(師傅)'라는 중화요리집에서 6월 정기모임이 있었습니다. 호스트는 지난 14일에 큰 딸 재린이를 시집보낸 혼주 澹愚齋였습니다. 이 집은 잔차를 타면서 우리가 단골로 다니는 맛집입니다. 우리는 주로 단품요리인 쓰부백짬뽕을 시킵니다. 서울에서 이 집 만큼 짬뽕을 맛있게 하는 집을 여태 본 적이 없습니다. 중국요리는 적어도 네 사람 정도는 가야 제대로 된 코스요리를 주문할 수 있습니다. 서울엠비 모임을 지난 3월에 이어 다시 이 집에서 갖는 바람에 맛있는 여의도 六三빌딩의 백리향 요리사 출신인 이 집 사장 Shef(師傅)의 요리를 다시 맛볼 수 있었습니다. 澹愚齋, 多謝~!
▲결원이 좀 있어 이번 모임은 모두 7명이 참석했습니다.
▲이날의 호스트인 친우 澹愚齋가 고이 모셔왔던 명주 '國粹'를 들고 왔습니다. 이 명주이름 '국수' 대해서는 아래에 별도로 풀어 봤습니다.
'쓰부'의 박 사장이 우리를 위해 만들어 준 요리를 차례대로 올려 봅니다. 다시 한번 음미해보세요!
▲양장피(洋張皮) 양장피는 한자로 兩張皮 혹은 洋張皮라고 쓴다. 양장피에 들어가는 녹말물을 얇게 펴 말린 물컹물컹한 분피(粉皮)가 두 장 들어가기 때문에 양장피라 부른다는 설도 있으며, 바닷물(洋)처럼 파도치는 모양으로 넓게 펼쳐진(張) 껍질 형태(皮)이기 때문에 양장피라고 부른다는 말도 있다. 세상 모든 요리가 모여 있다는 홍콩에 살면서 나는 이런 요리를 맛본 적은 없다. 아마도 정작 중국에는 없는 짜장면과 같은 태생의 사연을 가진 중국음식인 줄도 모르겠다. 중국에는 양분피잡채 (洋粉皮雜菜 양펀피짜차이) 라는 비숫한 요리가 있다. 당근, 오이, 지단(계란), 해삼채 등을 곁들인 저칼로리 요리 중에 하나이다. 고기류를 좋아하지 않거나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요리다.
▲유산술(溜三絲) 육류와 해산물을 채로 썰어서 볶은 요리이다. '류산슬' 또는 '류삼사(溜三絲)' 라고 하며 녹말을 얹어 걸쭉하고 가늘게 만든 세 가지 재료로 만든 음식을 뜻한다. 주재료는 표고버섯, 해삼, 죽순, 팽이버섯, 새우, 소고기 및 돼지고기, 부추, 대파, 생강, 마늘, 달걀 등이 들어가며 소스로 육수 및 물, 녹말, 간장, 청주, 굴소스(호유), 식용유, 후추, 참기름 등이 들어간다. 조리할 때 걸쭉하고 가늘게 볶아 만들었기 때문에 겉보기에 음식이 가늘어 보이고 걸쭉한 모습을 띄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의 중화요리점 기준에서는 단품의 식사계가 아닌 요리계에 속하기 때문에 가격이 대개 비싼 편이다.
▲깐소새우(乾燒蝦仁) 깐소새우의 접두어로 쓰이는 깐소는 조리 방법을 나타낸다. 단술과 토마토 케첩으로 맛을 내고 그 국물이 자작자작할 때까지 약한 불로 조린 음식을 말한다. 홍사오(紅燒)’와 ‘간사오(乾燒)’의 사오(燒)는 ‘양념을 넣어 조린다’는 뜻이다. 홍사오는 간장을 넣어 조려서 붉은 빛이 난다는 뜻이고, 간사오는 매콤하고 달콤한 양념을 넣고 국물이 없게 바싹 조려 말랐다(乾)는 뜻이다. 우리가 흔히 ‘깐소새우(乾燒蝦仁)’라고 부르는 요리의 중국 본토 발음은 ‘간사오샤런‘이다. 샤런(蝦仁)은 껍질을 벗긴 새우를 말한다.
▲유린기(油淋鷄) 유린기(油淋鷄)는 튀김옷을 입힌 닭다리살이나 닭가슴살(鷄)을 기름(油)에 튀긴 후 달콤새콤한 간장 소스를 뿌려(淋) 먹는 요리다. 깐풍기(乾烹鷄), 라조기(辣椒鷄)와 함께 가장 대중적인 중국집 닭 요리다. 이들 모두 중국발음인 기(鷄)자 돌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기자 돌림에는 기스면(鷄絲麵)도 있다. 그런데 유린기(油淋鷄) 글자를 뜯어보면 어느 나라 말인지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유(油)는 한자음, 림(淋)은 한자음 또는 중국어 발음 '린(淋)' 두 가지로 표기한다. 기(鷄)의 발음은 중국어 표준인 보통어 발음이 이닌 산둥지방 사투리 발음이다. 鷄의 중국어 표준음은 '지'다. 유린기는 '한국 한자음 + 산둥지방 사투리'로 구성된 메뉴 이름이다. 중국 음식 중에는 이처럼 완전한 중국어도 아니고 완전한 한자음도 아닌, 어정쩡하게 뒤섞인 이름들이 많다. 이런 사실은 우리나라에 정착한 중국 음식의 역사와 관계가 있다. 인천 개항, 청일전쟁 등을 거치면서1900년을 전후해 우리나라에는 이른 바 청요리라는 외래음식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이 때 청요리를 우리에게 선보인 사람들은 주로 산둥(山東)지방 출신들이다. 산둥반도는 인천과 가장 가까운 중국 땅이다. 인천에서 우는 닭 울음소리가 산둥에서 들린다고 할 정도로 가까운 것이다. 이들 산둥(山東) 지역 사람들에 의해 청요리가 국내에 선보이는 과정에서 산둥 사투리와 우리의 한자음이 혼용된 한국식 중화요리 이름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탕수육(糖醋肉)의 경우도 중국어 발음은 '탕추러우'인데 우리 메뉴판에는 탕수육으로 자리 잡았다. 탕수는 탕추가 변형된 것이고 육은 우리 한자음이다.
▲사천탕수육(四川糖醋肉) 우리가 흔히 먹는 달콤(糖)하고 시큼(醋)한 탕수육(糖醋肉)을 四川風 요리로 바꾼 것이다. 사천요리는 고대에 까지 기원하며 秦, 汉, 两晋시기에는 사천의 맛을 뜻하는 川味라는 말이 이미 보인다. 唐宋에 이르러서는 시문에서 더욱 그 맛을 칭송하였다. 四川은 중원에 자리 잡아 각 지방의 장점을 취해 지방풍미가 가득한 특색 있는 요리계통을 이루었다. 明清 이후에는 해외에 까지 영향을 미쳤다. 사천요리는 또 야생의 특산물을 취하기는 하나, 맛은 사천 특유의 조리방식을 많이 사용한다. 맛이 매우 다양하여 진하고 중후하고 순수하고 두터우면서 깨끗하고 신성하다. 사천요리에는 '一菜一格 百菜百味'라는 말이 있다. ‘한 가지 요리에는 한 가지 품격이 있으며 백 가지 요리에는 백가지 맛이 있다‘는 뜻이다. 지리, 기후 등의 요소로 인해 매운 고추, 산초가 많이 쓰인다. 일반 가정 음식으로는 절인 음식이 많으며, 맵고 향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시아오지엔(小煎), 시아오차오(小炒), 깐비엔(干煸), 깐샤오(干炒) 등의 조리법을 즐겨 쓴다. 사천의 시아오츠(小吃)도 아주 유명하다. 사천요리의 풍미는 장강 중상류 및 귀주, 운남 등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이곳들은 중국의 오지로 습기가 많고 산지이기 때문에 식품의 저장을 생각해 절임류가 발달하였다.
사천요리는 고추조미를 운용하여 파촉 시기에 형성한 "尚滋味", "好辛香"의 조미전통을 발전시켜왔다. 연회요리, 便餐요리, 家常요리, 三蒸九요리, 风味小吃 등 다섯 가지로 구성된 지방 요리이다. 대표적인 요리로는 <锅巴三鲜 쌀밥누룽지에 여러 가지 재료를 넣어 걸쭉하게 만든 소스를 식탁에서 끼얹어 먹는 요리>, <回锅肉 삶은 돼지고기를 사천풍으로 다시 볶아낸 요리>, <麻婆豆腐 두부와 갈은 고기를 두반장에 볶은 요리>가 있다. '맛하면 사천(味在四川)'이라는 영예를 가지고 있다.
▲홍샤우치에즈(紅燒茄子) '쓰부'의 박 사장이 우리를 위해 메뉴판에 없는 이 요리를 마지막으로 만들어 주었다. 紅燒茄子는 튀겨 낸 가지를 라조기처럼 볶은 후 육수를 첨가하고 중국간장으로 색을 내고 전분을 약간 버무려 만든다. 홍사오(紅燒)’의 사오(燒)는 ‘양념을 넣어 조린다’는 뜻이다. 홍사오는 간장을 넣어 가지(茄子)를 조려서 붉은 빛이 난다는 뜻이다. 부드러운 식감으로 우리에게 마지막 '쓰부'의 맛을 남겨 주었다.
◆'쓰부'를 나서 北星이 커피를 테이크 아웃하고 와 근처에에 있는 홍제천에 내려가 밤바람을 쐬며 마셨다.
식당이름인 쓰부(師傅)는 요리사를 뜻하는 영어 쉐프(Chef)를 광동어 발음으로 한자를 차용한 것입니다. 중국사람들은 영어를 한자음으로 표시하면서 나름 신경을 씁니다. 우리가 흔히 싸부라고 웃기듯이 말하는 師傅는 자기를 가르쳐 이끌어 주는 사람, 즉 스승을 뜻합니다. 이처럼 중국인들은 외국어를 자기 나라 언어로 바꾸면서 재주를 부립니다. 한자가 뜻글자이기 때문에 音을 빌리는 동시에 뜻도 알맞게 붙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중국사람들이 외국어를 중국 이름으로 바꾸어 붙이는 아이디어는 다른 나라 사람들을 감탄하게 하고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사례는 아마 코카콜라일 것입니다. 중국인들은 Coca Cola를 可口可樂로 표기했습니다. 중국어 발음으로는 ‘커커우커러’입니다. 입맛이 좋아서 즐겁다는 뜻이 됩니다. 한글은 소리글자(表音文字)이므로 '코카콜라'라는 소리를 내게 하는 기능에서 끝납니다. 우리 한글로는 이 단어에 더 이상의 뜻을 담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중국인들은 마치 제품명에 광고 카피를 담고 이름 자체로 판촉 활동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에 질세라 다름 음료들도 그럴싸한 중국어를 차용하였습니다. - 펩시콜라 - 百事可樂(바이써커러 : 백 가지 일이 다 즐겁다) - 환타 - 奔達(풘다 : 향기로운 근대-식물 이름) - 스트라이프 - 雪碧(슈에삐 : 희다 못해 푸른기가 도는 맑고 시원함) - 7Up - 七喜(치시 : 기쁨이 7개나 되니 마냥 즐겁다) - 코코아 - 可可(커커 : 그래그래)
이날 호스트인 친우 담우재가 모시고 온 명주 '國粹' 이야기
四川變臉은 경극의 한 종류로 중국 사천성 지역에서 발전된 연극이다. 화려하고 신비하여 중국에서는 우슈(武術), 중의(中醫), 서예(書法)와 더불어 '국수(國粹)’라고 칭하고 있다 .극 중에 가면으로 표정을 바꾸는 변검연기는 화려하고 힘차다. 가지각색의 가면을 재빠르게 바꿔 관중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澹愚齋가 가져 온 명주 '國粹'의 술병에는 이 변검의 가면들이 그려저 있다.
동영상을 보시려면 상단 중앙의 배경음악은 잠시 꺼주세요. 변검연기(變瞼演技)
배우가 신속하게 얼굴 표정 가면을 바꾸는 변검(變瞼)은 사천지방의 전통 지방 경극(京劇)인 천극(川劇)의 특이한 기법의 하나다. 변검(變瞼)은 '아주 먼 옛날 변변한 무기가 없던 시절 사람들이 사나운 짐승을 쫓기 위해 만들어 낸것'이라고 전해진다. 당시 사람들은 야수와 만났을 때 살아남기 위해 얼굴을 여러가지 모양으로 단장했는데 훗날 사천극이 이로부터 힌트를 얻어 "변검"이라는 독특한 연기 기법을 만들어 냈다고 한다. 변검은 빠른 연희기술로 극중인물의 속마음을 보여주는 낭만적 표현수법의 하나다, 관객들의 눈앞에서 순식간에 얼굴 모양을 바꾸는 마술에 가까운 연기 기법인 것이다. "변검"에 대해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어떻게 그렇게 짧은 시간 내에 많은 얼굴을 연출할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변검은 대체적으로 '말검(抹瞼), 취검(吹瞼), 차검(嵯瞼), 운기(運氣)변검'으로 나눈다. 이에 대한 설명은 전문적인 영역이라 생략한다. 경극(京劇)은 중화민족의 예술보물로 2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청(清)나라 건륭(乾隆) 55년(1790년) ‘4대 휘반(徽班: 徽劇을 하는 극단)’이 베이징에 들어가 진강(秦腔), 한조(漢調), 곤곡(昆曲), 경강(京腔) 등의 장점들을 끊임없이 받아들여 수십 년의 변화를 거쳐 경극이 형성되었다. 경극의 배우는 주로 생(生), 단(旦), 정(淨), 축(醜) 네 종류가 있으며, 이것을 4대 행당(四大行當)이라고 한다. 인물성격과 화장에 따라 검보(臉譜)가 달라지는데, 예를 들면 빨간색 臉譜는 충의와 경직을 상징하고, 검정색 검보는 엄숙하고 무(武)에 힘이 있으며 털털하고 호탕하며, 노란색 검보는 힘이 세고 잔혹하며, 흰색 검보는 음흉하고 교활한 악인을 상징한다. 경극의 대표작에는 <패왕별희(霸王別姬)>, <백사전(白蛇傳)>, <귀비취주(貴妃醉酒)>, <팔선과해(八仙過海)>, <착동풍(借東風)>등이 있으며, 현재까지도 끊임없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
첫댓글 친절한 요리 소개, 그리고 덤으로 변검 소개와 연기 동영상까지. 셰셰.
여러모로 6월은 담우재가 수고하는 계절이군!
덕분에 맛있게 잘 먹었네...
재린이의 결혼을 거듭 축하하네!
요리에자세한설명에감사 늦은저녘 홍제천의분위기는짱이었슴
그 날 커피 덕분에 맛있게 마셨습니다!
재미있었겠네! ^^^^참석하지 못해 미안^^^^
식이요법한다고 동내방내 소문내며 다녀도 이처럼 맛있는 요리앞에서는 여지없이 허물어지는 이식탐을 어이할까나!...
암튼 감사히 잘먹고 왔습니다,요즘 윤사장 커피 서비스또한 감사!!
잘 먹어지믄 조은거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