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그냥 산다. / 법륜 스님
행복도 내가 만드는 것이고,
불행도 내가 만드는 것이고,
진실로 행복과 불행 남이 만드는 것 아니다.
자기 성질대로 하고 싶으면 헤어지는 쪽으로 가면 되고,
같이 살고 싶으면 '나'라는 걸 버려야 합니다.
생각을 바꾸어 피해의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피해의식은 자신을 괴롭힐 뿐이니까요.
자기가 인생의 주인이라는 것을 잊어선 안 돼요.
서로 죽도록 사랑해야 하고
너 아니면 죽는다는 식의 환상과 기대를 가지고
결혼을 생각하기 때문에 인생이 불행해지는 겁니다.
인생이라는 것은 그냥 사는 것입니다.
서로 따뜻하게 해주다 보면 정이 들고 고맙고 눈물이 나고 해서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입니다.
덕(德) 볼 생각으로 결혼하면 평생 고생할 겁니다.
그러나 돕는다는 마음으로 살면
결혼하든 안 하든 아무 문제가 없을 거예요.
인생은 인연 따라 사는 게 좋다는 것이 제 인생관입니다.
내 삶도 제대로 못 챙기면서 왜 남의 인생을 걱정합니까?
그건 나나 남에게나 하등 도움이 안 되는 쓸데없는 걱정입니다.
마음을 가볍게 하고 살아야 합니다.
인생을 얼마나 산다고 하고 싶은 걸 못 하고 살아요?
하고 싶은 것 있으면 해 버리세요.
못할 이유가 뭐가 있습니까?
어떤 게 자유로워지는 길이냐?
저녁때면 그냥 잡니다.
아무 생각 없이 실컷 잡니다.
잘 때는 잠만 잡니다.
실컷 자고 일어나 하늘을 쳐다보니 안개가 자욱하게 끼었습니다.
오늘 날씨가 맑겠다 싶으면
'날씨 맑으면 뭐 하지?
응, 그래. 윗 논에 농약 쳐야겠다.' 하면서
농약 칠 준비를 하고,
가랑비가 보슬보슬 오면
'오늘 고추 모종내면 딱 맞겠다.
아래 밭에 고추 모종내야겠다.' 하면서 아래 밭으로 갑니다.
비가 장대같이 쏟아지면
'오늘 하루 종일 비가 오겠네.
아이고. 요새 며칠 쉬지도 못하고 일했는데
오늘은 막걸리나 한 잔 마시고 잠이나 자야겠다.' 이럽니다.
비가 오든 말든, 흐리든 맑든
도무지 자기 소견을 내세우지 않으면 자유로워집니다.
이게 대 자유, 대 해탈입니다.
여러분들은 내 생각대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되는 게
자유와 해탈이라고 생각하니까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고 합니다.
정신 나간 짓입니다.
그건 반쪽 자유입니다.
그건 범부 중생의 자유입니다.
그러면 늘 발목이 걸려서 넘어지지요.
하고 싶으면 하세요.
인생을 살 때는 원칙이 딱 있어야 합니다.
인생살이를 늘 헤매면서 계속 그렇게 가면 안돼요.
보기 싫으면 보지 말고 하기 싫으면 하지 마세요.
뭐 때문에 의무감을 갖고 사는지 모르겠어요.
집착을 놓으세요.
그러면 행복해지고 번뇌가 저절로 사라집니다.
문제의 근원을 살피지 못하고
그냥 노력만 하는 것은 해탈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모든 괴로움은 집착하기 때문에 생깁니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건 내 생각일 뿐,
다른 사람도 반드시 그래야 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그건 남의 인생에 간섭하는 것입니다.
일을 잘 하려면 괴롭지 않아야 하고,
괴롭지 않으려면 집착하지 않아야 합니다.
집착하지 않으면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고,
잘 되는 길을 더 빨리 찾게 됩니다.
내 인생만 소중한 게 아니라 남의 인생도 소중하고,
내 생각만 소중한 게 아니라 남의 생각도 소중합니다.
'좋은 일'은 내가 보기엔 '좋은 일'입니다.
그 일은 내가 열심히 하면 됩니다.
출처 : 〈답답하면 물어라〉
출처 : 지리산 천년 3암자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