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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마지로(犬馬之勞)
개나 말의 하찮은 힘이라는 뜻으로, 임금이나 나라에 충성을 다하는 노력 또는 윗사람에게 바치는 자기의 노력을 낮추어 말할 때 쓰는 말이다.
犬 : 개 견(犬/0)
馬 : 말 마(馬/0)
之 : 갈 지(丿/3)
勞 : 힘쓸 로(力/10)
(유의어)
견마지성(犬馬之誠)
견마지심(犬馬之心)
견마지역(犬馬之役)
구마지심(狗馬之心)
구치(驅馳)
분골쇄신(粉骨碎身)
진충갈력(盡忠竭力)
견마지로(犬馬之勞)란 본래는 개나 말 정도의 하찮은 힘 또는 수고를 가리키는 말이었으나, 후에 임금이나 나라를 위해 바치는 자신의 노력을 겸손하게 이르거나, 또는 주인이나 나라를 위해 충성을 다하는 것을 비유하는 관용어로 굳어졌다.
견마(犬馬)는 신분이 낮거나 미천한 사람을 가리키는 용어로, 개나 말 같은 비천한 사람을 가리켜 견마지류(犬馬之類)라고 하는 데서도 알 수 있다.
같은 뜻을 지닌 한자어에는 견마지성(犬馬之誠), 견마지심(犬馬之心)이 있고, 유사한 표현에는 한마공로(汗馬功勞), 한마지로(汗馬之勞)가 있다.
한마공로나 한마지로는 모두 전쟁에서 세운 큰 공로나 탁월한 업적을 비유하는 말로, 나라를 위해 전장에서 땀을 흘리며 충성을 다한다는 뜻이다.
전자는 사기(史記) 소상국세가(蕭相國世家)에, 후자는 한비자(韓非子) 오두편(五蠹篇)에 나온다.
다음은 한비자 오두편의 내용이다.
한비자는 학자, 논객, 협사, 측근, 상공인 등 다섯 부류의 사람들을 나라를 좀먹는 벌레와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고, 그들을 오두(五蠹)라는 말로 불렀다.
한비자가 그들을 오두라고 단정하였던 근거는 오두편에 마지막 부분에 다음과 같이 요약되어 있다.
其學者(기학자)
則稱先王之道(즉칭선왕지도)
以籍仁義(이적인의)
盛容服而飾辯說(성용복이식변설)
以疑當世之法(이의당세지법)
而貳人主之心(이이인주지심).
학자는 선왕들의 도리라고 하며 인의를 빙자하여 겉모습을 화려하게 꾸미고 교묘한 말솜씨로 당세의 법을 미혹케 하고 군주의 마음을 혼란하게 한다.
其言古者(기언고자)
爲設詐稱(위설사칭)
借於外力(차어외력)
以成其私(이성기사)
而遺社稷之利(이유사직지리).
옛 것을 말하는 논객은 거짓말과 간사한 칭송으로 다른 나라의 힘을 빌어 자신의 사리를 이루고 사직의 이익을 내버린다.
其帶劍者(기대검자)
聚徒屬 立節操(취도속 입절조)
以顯其名(이현기명)
而犯五官之禁(이범오관지금).
칼을 차고 다니는 협객이라는 자들은 무리를 모아 자신들의 절개와 지조를 지키며 자신들의 이름을 드러내고, 나라에서 금하는 법령을 어긴다.
其患御者(기환어자)
積於私門(적어사문)
盡貨賂(진화뇌)
而用重人之謁(이용중인지알)
退汗馬之勞(퇴한마지노).
군주의 측근에서 있는 자들은 자신의 집에 사재를 쌓아가며, 온갖 뇌물을 다 받고 권세있는 자들의 청탁은 들어주면서도, 전쟁터에서 말에게 땀을 흘리게 하며 수고한 사람들의 공적은 물리쳐 버린다.
其商工之民(기상공지민)
修治苦窳之器(수치고유지기)
聚弗靡之財(취불미지재)
蓄積待時(축적대시)
而侔農夫之利(이모농부지리).
장사꾼들과 공인들은 형편없는 물건을 만들고, 좋지 않은 물건들을 사 모아 두었다가 때를 기다려 농부들의 이익을 가로챈다.
此五者(차오자)
邦之蠹也(방지두야).
人主不除此五蠹之民(인주부제차오두지민)
不養耿介之士(부양경개지사).
則海內雖有破亡之國(칙해내수유파망지국)
削滅之朝(삭멸지조)
亦勿怪矣(역물괴의).
이 다섯 부류의 사람들은 나라의 좀벌레여서 군주가 이 다섯 부류의 좀벌레 같은 자들을 제거하지 않고 정도를 지키는 지사를 부양하지 않는다면 천하에 패망하는 나라, 멸망하는 왕조가 끊이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옛날에 한 사람이 길을 가다가 병에 걸려 죽어가는 강아지를 한 마리 보았다. 그 사람은 그 강아지가 너무도 불쌍해서 집으로 데려와 치료해 주고 잘 먹이고 잘 키워 커다란 개로 키웠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사람의 집에 도둑이 들고 도둑이 모든 재산을 훔쳐 도망가려는 순간 그 개와 맞닥뜨려 개는 사투를 벌여 도둑을 쫓고 재산을 지켰다. 개를 키워준 그 사람은 개의 덕분에 재산을 보전할 수 있었다.
그 사람은 개가 너무도 고마워 이렇게 얘기했다. “개야 내가 네 덕분에 모든 재산을 잃을 뻔 한 것을 지킬 수 있었구나. 네 功이 크니 네가 큰 賞을 주고 싶단다. 무엇을 바라느냐?” 라고 물었더니 개는 이렇게 대답했다. “멍” “멍” “멍”
사람의 말로 옮기면 “주인님 제가 어려서 죽어가고 있을 때 저를 살려 주시고 이렇게 크게 키워 준 것은 다 주인님의 덕분입니다. 제가 도둑을 막아 功을 세운 것은 賞을 받아야 할 일이 아니라 제가 주인님을 위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을 뿐입니다.” 라고 대답했다.
다른 얘기도 마찬가지 길에서 죽어가고 있던 망아지를 훌륭한 말로 키우고 농사를 지을 때 말의 도움으로 밭 갈고 추수하여 농사를 편히 잘 지었다.
말도 역시 자신의 功을, 수고를 주인에게의 보답으로 얘기하고 자신의 功을 낮추었다.
견마지로(犬馬之勞) 다시 말해 개와 말의 수고라는 뜻은 큰 功을 새운 사람이나 수고를 한 사람이 자신의 功이나 수고를 겸손히 낮추어 얘기할 때 쓰는 말이다.
그런데 윗사람에게 아부나 아첨을 위해 손바닥을 비비며 얘기하는 경우도 당연히 있다.
적당히 겸손하여 자기의 功을 맞추는 것은 미덕이 되겠지만 아부나 아첨을 위한 겸손은 악덕이다.
▶️ 犬(개 견)은 ❶상형문자로 犭(견)은 동자(同字)이다. 犬(견)은 개의 옆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한자는 그것의 제일 두드러진 곳을 강조한 것이다. 소와 양은 뿔을, 말은 갈기를 개는 짖는 입을 각각 특징으로 본뜬 자형(字形)이다. 犬(견)은 다른 글자의 변이 되면 개사슴록변(犭=犬; 개)部로 쓴다. ❷상형문자로 犬자는 '개'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갑골문 이전의 문자라고도 하는 도문(陶文)에도 犬(개 견)자가 발견될 정도로 개는 인류와 매우 친숙한 동물이었다. 그래서인지 갑골문에서는 마치 재롱을 피우듯이 꼬리를 추어올린 개가 그려져 있었다. 犬자는 이렇게 꼬리가 강조된 개를 그린 것으로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개'나 '개의 행동', '짐승'과 관련된 뜻을 전달한다. 犬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犭자로 바뀌기도 하며 狐(여우 호)자나 狼(이리 랑)자처럼 개와 비슷한 부류의 동물을 뜻하기도 한다. 그래서 犬(견)은 ①개(갯과의 포유류) ②겸칭(謙稱), 자신(自身)이나 자식(子息)을 낮춤 ③하찮은 것의 비유 ④남을 멸시(蔑視)하는 말 ⑤서쪽 오랑캐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개와 말을 견마(犬馬), 송곳니를 견치(犬齒), 개가죽을 견피(犬皮), 개와 고양이를 견묘(犬猫), 개와 원숭이를 견원(犬猿), 개가 짖음을 견폐(犬吠), 주인에게 충실한 개를 충견(忠犬), 사냥 때 부리는 매와 개를 응견(鷹犬), 군사 목적에 쓰이는 특별히 훈련된 개를 군견(軍犬), 사나운 개를 맹견(猛犬), 사랑하는 개를 애견(愛犬), 이름난 훌륭한 개를 명견(名犬), 개끼리 싸움으로 붙임 또는 거기에 쓰이는 개를 투견(鬪犬), 개와 원숭이의 사이처럼 매우 사이가 나쁜 관계를 일컫는 말을 견원지간(犬猿之間), 개나 말의 하찮은 힘이라는 뜻으로 임금이나 나라에 충성을 다하는 노력 또는 윗사람에게 바치는 자기의 노력을 낮추어 말할 때 쓰는 말을 견마지로(犬馬之勞), 개와 토끼의 다툼이라는 뜻으로 양자의 싸움에서 제3자가 이익을 봄을 이르는 말을 견토지쟁(犬兔之爭), 개나 말이 주인을 위하는 마음이라는 뜻으로 신하나 백성이 임금에게 충성을 다해서 몸을 바치는 자기 마음을 겸손하게 이르는 말을 견마지심(犬馬之心), 자기 나이를 낮추어 일컫는 말을 견마지년(犬馬之年), 개나 말의 정성이라는 뜻으로 임금이나 나라에 바치는 정성 또는 남에게 자기가 바치는 정성을 아주 겸손하게 일컫는 말을 견마지성(犬馬之誠), 개나 말이 하는 일없이 나이만 더하듯이 아무 하는 일없이 나이만 먹는 일 또는 자기 나이를 겸손하게 이르는 말을 견마지령(犬馬之齡), 개나 말이 하는 일없이 나이만 더하듯이 아무 하는 일없이 나이만 먹는 일 또는 자기 나이를 겸손하게 이르는 말을 견마지치(犬馬之齒), 개나 말의 봉양이라는 뜻으로 부모를 봉양만 하고 경의가 없음 또는 봉양만 하는 것은 효도가 아니라는 뜻을 이르는 말을 견마지양(犬馬之養), 개와 토끼의 다툼이라는 뜻으로 두 사람의 싸움에 제삼자가 이익을 봄을 이르는 말을 견토지쟁(犬兎之爭), 개의 어금니가 서로서로 맞지 않는 것같이 국경선이 볼록 나오고 오목 들어가 서로 견제하려는 형세를 일컫는 말을 견아상제(犬牙相制), 원래의 뜻은 동쪽 닭과 서쪽 개가 우는 소리가 들린다는 뜻으로 닭 우는 소리와 개가 짖는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린다 하여, 인가가 잇대어 있음을 이르는 말을 계견상문(鷄犬相聞), 폭군 걸왕의 개도 성왕 요임금을 보면 짓는다는 뜻으로 윗사람이 교만한 마음을 버리고 아랫 사람을 진심과 믿음으로 대하면 아랫사람은 자기 상관에게 충성을 다하게 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걸견폐요(桀犬吠堯), 고을 개가 무리지어 짖는다는 뜻으로 소인들이 남을 비방함을 이르는 말을 읍견군폐(邑犬群吠), 가라말이 울고 개가 짖는다는 뜻으로 들을 가치가 없는 이야기나 보잘것없는 문장을 이르는 말을 여명견폐(驪鳴犬吠) 등에 쓰인다.
▶️ 馬(말 마)는 ❶상형문자로 말의 모양으로 머리와 갈기와 꼬리와 네 다리를 본떴다. 개는 무는 것을, 소는 뿔을 강조한 자형(字形)이지만 말의 경우에는 갈기를 강조하고 있다. 부수로 쓰일 때 말과 관계가 있음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馬자는 ‘말’을 그린 글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馬자를 보면 말의 특징을 표현하기 위해 큰 눈과 갈기가 함께 그려져 있었다. 그러나 소전으로 넘어오면서 머리와 갈기는 간략화 되었고 해서에서는 다리가 점으로 표기되면서 지금의 馬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말은 고대부터 사냥과 전쟁에 이용되었지만 주로 먼 거리를 달리는 용도로 쓰였다. 그래서 馬자가 부수로 쓰인 글자들은 주로 ‘(말을)타다’나 ‘가다’, 말의 행위, 동작과 관계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馬(마)는 (1)성(姓)의 하나 (2)말 등의 뜻으로 ①말(말과의 포유류) ②벼슬의 이름 ③산가지(수효를 셈하는 데에 쓰던 막대기) ④큰 것의 비유 ⑤아지랑이 ⑥나라의 이름, 마한(馬韓) ⑦크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마구간을 마사(馬舍), 말의 똥을 마분(馬糞), 말을 타는 재주를 마술(馬術), 말이 끄는 수레를 마차(馬車), 말을 부리는 사람을 마부(馬夫), 말을 타고 떼를 지어 다니는 도둑을 마적(馬賊), 말의 몇 마리를 마필(馬匹), 말의 다리를 마각(馬脚), 말을 매어 두거나 놓아 기르는 곳을 마장(馬場), 경마할 때에 파는 투표권을 마권(馬券), 말을 타고 나감으로 선거에 입후보함을 출마(出馬), 수레와 말을 거마(車馬), 자기가 사랑하는 말을 애마(愛馬), 타는 말이나 말을 탐을 기마(騎馬), 걸음이 느린 말이나 둔한 말을 노마(駑馬), 걸음이 썩 빠른 말 한마를 준마(駿馬), 말에서 떨어짐을 낙마(落馬), 말이 빨리 달리는 것을 겨룸을 경마(競馬), 말을 탐으로 사람이 말을 타고 여러 가지 동작을 하는 경기를 승마(乘馬), 대나무를 가랑이 사이에 끼워서 말로 삼은 것을 죽마(竹馬), 기차를 말에 비유한 일컬음을 철마(鐵馬), 말의 귀에 동풍이라는 뜻으로 남의 비평이나 의견을 조금도 귀담아 듣지 아니하고 흘려 버림을 이르는 말을 마이동풍(馬耳東風), 말의 다리가 드러난다는 뜻으로 숨기려던 정체가 드러남을 이르는 말을 마각노출(馬脚露出), 말의 가죽으로 자기 시체를 싼다는 뜻으로 옛날에는 전사한 장수의 시체는 말가죽으로 쌌으므로 전쟁에 나가 살아 돌아오지 않겠다는 뜻의 마혁과시(馬革裹屍), 말이나 소에 의복을 입혔다는 뜻으로 학식이 없거나 예의를 모르는 사람을 조롱해 이르는 말을 마우금거(馬牛襟裾), 달리는 말은 말굽을 멈추지 않는다는 뜻으로 지난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더욱 발전하고 정진하자는 뜻의 마부정제(馬不停蹄), 말도 갈아타는 것이 좋다는 뜻으로 예전 것도 좋기는 하지만 새것으로 바꾸어 보는 것도 즐겁다는 말의 마호체승(馬好替乘) 등에 쓰인다.
▶️ 之(갈 지/어조사 지)는 ❶상형문자로 㞢(지)는 고자(古字)이다. 대지에서 풀이 자라는 모양으로 전(轉)하여 간다는 뜻이 되었다. 음(音)을 빌어 대명사(代名詞)나 어조사(語助辭)로 차용(借用)한다. ❷상형문자로 之자는 ‘가다’나 ‘~의’, ‘~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之자는 사람의 발을 그린 것이다. 之자의 갑골문을 보면 발을 뜻하는 止(발 지)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발아래에는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발이 움직이는 지점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之자의 본래 의미는 ‘가다’나 ‘도착하다’였다. 다만 지금은 止자나 去(갈 거)자가 ‘가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之자는 주로 문장을 연결하는 어조사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之(지)는 ①가다 ②영향을 끼치다 ③쓰다, 사용하다 ④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⑤어조사 ⑥가, 이(是) ⑦~의 ⑧에, ~에 있어서 ⑨와, ~과 ⑩이에, 이곳에⑪을 ⑫그리고 ⑬만일, 만약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이 아이라는 지자(之子), 之자 모양으로 꼬불꼬불한 치받잇 길을 지자로(之字路), 다음이나 버금을 지차(之次), 풍수 지리에서 내룡이 입수하려는 데서 꾸불거리는 현상을 지현(之玄), 딸이 시집가는 일을 지자우귀(之子于歸), 남쪽으로도 가고 북쪽으로도 간다 즉, 어떤 일에 주견이 없이 갈팡질팡 함을 이르는 지남지북(之南之北) 등에 쓰인다.
▶️ 勞(일할 로/노)는 ❶형성문자로 労(로)의 본자(本字), 劳(로)는 통자(通字), 劳(로)는 간자(簡字)이다. 勞(로)는 뜻을 나타내는 힘 력(力; 팔의 모양으로 힘써 일을 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𤇾(형, 로)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勞자는 ‘일하다’나 ‘힘들이다’, ‘지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勞자는 火(불 화)자와 冖(덮을 멱)자, 力(힘 력)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또는 熒(등불 형)자와 力자가 결합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熒자가 ‘등불’이나 ‘밝다’라는 뜻이 있으니 勞자는 밤에도 불을 밝힌 채 열심히 일하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勞자에서 말하는 ‘일하다’라는 것은 매우 열심히 일하거나 과도하게 일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勞자에는 ‘지치다’나 ‘고달프다’라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그래서 勞(로/노)는 ①일하다 ②힘들이다 ③애쓰다 ④지치다 ⑤고달프다 ⑥고단하다(몸이 지쳐서 느른하다) ⑦괴로워하다 ⑧근심하다(속을 태우거나 우울해하다) ⑨수고롭다 ⑩위로(慰勞)하다 ⑪치사하다 ⑫수고 ⑬노고 ⑭공로(功勞) ⑮공적(功績)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수고로울 로/노(僗), 일할 길(拮),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부릴 사(使)이다. 용례로는 노무자와 고용주를 노사(勞使), 마음과 몸을 써서 일을 함을 노동(勞動), 노동에 관한 사무를 노무(勞務), 힘을 들이어 일함을 노력(勞力), 애쓰고 노력한 수고로움을 노고(勞苦), 매우 수고로운 노동을 노역(勞役), 노른하고 고달픔을 노곤(勞困), 정신적으로 애씀을 노심(勞心), 일정한 시간 동안 일정한 노무에 종사하는 일을 근로(勤勞), 고달픔을 풀도록 따뜻하게 대하여 줌이나 괴로움이나 슬픔을 잊게함을 위로(慰勞), 정신이나 육체의 지나친 활동으로 작업 능력이 감퇴한 상태를 피로(疲勞), 어떤 목적을 이루는 데에 힘쓴 노력이나 수고를 공로(功勞), 지나치게 일을 하여 고달픔이나 지나치게 피로함을 과로(過勞), 보람없이 애씀이나 헛되이 수고함을 도로(徒勞), 마음을 태우고 애씀을 초로(焦勞), 아이를 낳는 괴로움을 산로(産勞), 마음을 수고롭게 하고 생각을 너무 깊게 함을 노심초사(勞心焦思), 애를 썼으나 공이 없음을 노이무공(勞而無功), 일을 하면 좋은 생각을 지니고 안일한 생활을 하면 방탕해진다는 노사일음(勞思逸淫), 효자는 부모를 위해 어떤 고생을 하더라도 결코 부모를 원망하지 않는다는 노이불원(勞而不怨)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