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 남면농협(조합장 직무대행 김정길)이 판로가 막힌 농가의 건고추를 추가 매입까지 하면서 판매해주고 있다.
남면농협은 농가와 건고추 수매계약을 맺고 8월말 600g(한근)당 1만5550원에 1만20㎏(1만6700근)을 사들였다. 올해 폭염과 가뭄이 지속돼 고추 작황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돼 지난해보다 높은 값을 쳐줬다.
문제는 매입약정을 체결하지 않은 농가의 건고추 판로가 뚝 끊겼다는 점이다. 건고추 시세가 높게 형성되자 대량 수요처에 납품하는 업자들이 값싼 수입품을 선호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추 작황이 점차 호전돼 수확량이 늘어나면서 값이 떨어졌는데도 농가는 판로를 구하지 못하는 이중고를 겪었다.
이에 남면농협은 농가들이 원하는 물량을 전량 추가 매입키로 하고 9월초 9360㎏(1만5600근)을 600g당 9500원씩에 사들였다. 이 가격은 당시 시중 시세(600g당 7000~7500원)보다 높았다. 건고추 생산농가 박민교씨(62·신온리)는 “상인들의 발길이 뚝 끊겼고 그나마 주문이 들어와도 턱없이 낮은 값을 제시하는 상황에서 남면농협이 건고추를 높은 값에 사줘 농민들은 걱정거리를 덜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엔 남면농협이 추가로 사들인 건고추를 어떻게 판매하느냐가 문제였다. 임직원들은 고춧가루 가공공장 등을 찾아다니며 판촉활동을 하는 등 백방으로 뛰어 전량 판로를 확보했다.
김용구 남면농협 상무는 “건고추값 등락폭이 커지면서 약정 수매물량에서 수천만원의 손실을 입었는데도 농가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고자 추가 매입에 나선 것”이라며 “고춧가루 가공공장을 운영하는 농협 등에서 납품을 받아줘 추가 매입한 건고추도 제값을 받고 모두 소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