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이 끝나면 2차 드래프트가 시행됩니다. 2차드래프트는 2년에 한번씩 열리는 제도로, 각 구단에서 40명 보호선수 명단을 짜고 그 밖의 선수를 다른팀에서 데려갈 수 있는 제도입니다. 이 제도가 생긴 이유는 [2군에서 오랜기간 기회 못 받는 선수들의 앞날을 터주자]는 것이죠. 예를 들어 1루수 이승엽의 그늘에 가려 10년 넘게 2군에만 있어야 했던 2000년대 초반 삼성의 김승관 같은 선수처럼 말입니다.
위 취지를 생각하면 구단도 기쁜(?)마음으로 선수를 보내 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죠. 2군에 유망주 자원이 풍부한 삼성이나 두산 같은 팀들은 미처 채 키우지도 못한 어린 선수들, 그러니까 아직 긁어보지도 못한 복권 같은 선수들을 다른 팀에 빼앗기곤 합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2차드래프트의 이슈는 '누구의 앞날을 터줄 것이냐'가 아니라 [구단 전력을 어떻게 하나라도 더 보호할 것이냐]로 관심이 모입니다.
모창민이 NC에서 비교적 잘하고 있습니다. 선수 개인에게는 아주 좋은 일이죠. 하지만 SK와이번스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SK팬들이 이 문제로 당시 감독을 굉장히 비판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오늘 등록된다는 김용주 그리고 하주석의 케이스처럼 말입니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해 구단에 FA영입을 적극적으로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팀 전력에 도움이 될만한 FA라면 여전히 적극적으로 영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FA를 영입하면 [20인 보호선수 외 1명]을 내주어야 하고, 2차 드래프트에서 또 [40인 보호선수 외] 여러명을 내주어야 합니다. 김용주와 하주석을 올 시즌 5경기 쓰자고 등록하면, 연말에 보호선수 짤 때 그만큼 보호해야 할 선수가 많아지는 것이죠.
한화는 선수층이 얇아 보호선수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물론 삼성이나 두산과 비교하면 그렇습니다. 하지만 최근 2년 사이 FA 5명이 보강되면서 우리도 보호선수 명단을 짜는 것이 과거보다 어려워졌습니다. 아래 이름을 한번 보시죠.
투수 : 권ㅡ혁 박정진 윤규진 배영수 송은범 송창식 안영명 정대훈 김기현 김민우 박성호 박한길 장민재 김용주
포수 : 조인성 허도환 정범모
내야 : 정근우 송광민 신성현 강경학 한상훈 하주석 주현상 권용관
외야 : 이용규 김경언 정현석 최진행 이성열
FA김태균을 빼고 지금 당장 생각나는 멤버들의 이름을 적어보았습니다. 김용주와 하주석을 더하니 벌써 30명입니다.
김회성 이동걸 이종환 장운호 임준섭 김범수 송주호 박노민 김태완 고동진만 하면 벌써 40명이구요
이렇게만 얼핏 생각해보아도 정재원 허유강 구본범 송창현 엄태용 박한결 같은 이름이 빠집니다. 물론 군입대 선수 등이 있으므로 몇 명 더 빠질 수 있겠죠. 하지만 문제는 합법적인 방법으로 보호선수 1~2명을 더 묶을 수 있는데 왜 5경기를 위해 김용주와 하주석을 등록해야하느냐 입니다. 설령 남은 5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어 와카전에 진출하고 가을야구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고 해도, 이것이 장기적으로 팀에 도움이 될 것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하주석은 20인 명단에, 김용주도 40인 명단에는 들어야 할테고 그러면 2명을 보호하지 못하는데 말입니다.
[최선을 다하는 것]은 운동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영역에서 당연히 지켜야 할 소중한 가치입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것에도 일정 부분의 한계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어진 상황, 그리고 미래에 대한 고려 말입니다. 2015년의 이글스가 5위 자리를 되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2016년의 이글스, 2017년의 이글스, 심지어 2020년과 2025년의 이글스도 중요합니다. 어쩌면 그 이후의 이글스가 더 중요할 수도 있고요. 이런 부분에서의 고려를 좀 더 많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15이글스는 그저 이글스의 긴 역사 중 한 조각에 불과한 시즌이니까 말입니다.
첫댓글 공감합니다. 무리한 선택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정말 이번 만큼은 큰 불만 입니다 투수운용에 대한 불만 외에는 감독님 여타 코치들을 믿어 보려 했지만 이번 선택은 이해가 가지를 않습니다
김성근감독은 이 시즌이 전부인 것 처럼 행동하고 있습니다. 그 분의 성향이 그래서가 아니라 정말 그래야하는 절박한 이유가 있지 않나 싶네요. 김용주, 하주석을 5게임 쓰려고 올렸다가,,아니 김용주는 오늘 선발이니 오늘이 마지막 등판일 수도 있겠네요. 그렇다면 오늘 하루 김용주쓰고 내년에 타팀에 보내는 시나리오를 짜신것은 아닌지 모르겠네요. 잘하면 트레이드에 써먹고, 못하면 보호명단에서 빼고..이런것 아닐까요? 도무지 신뢰할 수가 없으니 답답합니다.
분명 효율적인 선택이 아닐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프로세계에서 누구도 다 끌고 갈 수 없는 노릇입니다. 무한 경쟁인데,,
프로선수는 그 상황에 살아 남아야 하는것이구요. 역으로 하주석,김용주 선수는 보호 될 확률이 높은 상황이고,
다른 선수가 보호 받지 못하는 것인데.. 프로선수가 보호 받냐 못받냐는 선수의 능력에 문제이지, 프로세계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보여지네요. 팬들에게 비판과 비난을 많이 받을 선수일수록(실력이 부족하니 비판과 비난을 받았겠죠) 보호 받지 못할 확률이 크겠네요.
전 님 의견에 공감합니다 프로에서 겪는 당연한 상황이라 생각합니다
몇경기 뒀다가 내년 시즌에 등록하면 우리 선수 보호할수있는 선수가 2명이나 느는거죠. 무한경쟁인데 다른 팀에 줄 선수 좀더 보호하면 안됩니까? 안그래도 매번 선수없다고 선수없는 타령인데 왜 이런선택을 했는지 이해불가이네요. 혹시 저 임탈된 채기영 조정원선수가 범법을 저질렀다면 이해가 되겠네요.
보호받지 못한 선수가 안타깝고 불쌍함을 얘기하는게 아니잖아요. 한화이글스의 선수 자원이 불필요하게 없어짐을 비판하는겁니다.
그러니 김성근감독의 선택이 한화라는 팀의 전력을 상승시키려고 하는게 아니라 본인 임기만 생각하는 느낌이 드네요.
차라리 5강이 빨리 결정되는게 낫지 싶습니다. 가을야구를 위해 마지막까지 모든 수를 썼다라는 기사를 보게 될 것만 같은 이 기분은 뭘까요.
군 제대 선수는 정말 포함하지 않길 바랬는데ㅡ
휴~~ 좀 마니 답답하네요;;;
미래가 아닌 현재만 생각하는듯 해서 안타깝습니다....쯥~
매출과 이익과 같이는 명확한 숫자의 개념이 아니고선 효율적인가를 판단하는건 각자의 시각에 따라 다르겠죠.
전 팀의 뎁스를 조금이라도 깊게 만드는 관점 vs. 올해의 5강이라는 선택지라면
전자입니다.
이번 감독님의 선택은 참 아쉽네요.....
그냥 어이가 없어서 말문이 막힌...
설마 했는데...진짜로 바로 로스터에 넣다니...휴...
참 이해 못 할 무리수 두네요~
내일생각 안하시는 분께 미래의 팀을 생각하라고 하는것 자체가 무리수인듯 싶네요..
2차 드래프트에서 우리팀의 풀이 다른팀보다 좋다고는 보지않습니다. 빼앗기고 빼앗아오겠죠. 2명의 전역생. 남은 5경기동안 부족한 전력에 +알파가 된다면, 전 코칭스태프의 판단을 지켜보겠습니다. 상식적이고 희생없는 전력상승을 꿈꾸기엔 우린 너무 꼴찌스러운 팀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