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쓴 걸 그대로 가져와서 존대를 하지 못했네요.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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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 기준?
그런 걸 적어봐야 어차피 리스트로 바로 넘어가는 사람이 많을테고 리스트를
보면 기준 같은 거야 대략 알 수 있으니 생략.
10. 해변의 여인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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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계에 홍상수가 없었다면?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영화전공 학생들은 자신들의 단편영화를 박중훈표 코미디나 <쉬리>의 어설픈 BBBBB급 영화로 도배했을지 모른다.
수많은 학생 단편영화에 모범을 제공한 문제적 데뷔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이후, 특유의 2중구조를 쪼물락대며 연달아 걸작을 적어나가다가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로 방전의 기미를 보이더니 <극장전>으로 부활해 이 작품으로 40대의 대한민국 남자도 에릭 로메르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줌.
9. 추격자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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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가 아니었다면, 그 추운 날, 그 아침에, 그녀의 방에서, 그녀의 집 앞 극장으로, 시린 손을 맞잡고 룰루랄라 걸어나가지 않았을 것이다.
후반부, 러닝타임을 고려한 삭제로 인해 카리스마 여형사를 개념없이 더위먹은 신참으로 전락 시켰지만 그녀와 본 영화 중 그녀가 가장 재밌어했다는 것과 그 해 남우주연상을 독식한 김윤석보다, 어느 정도 선으로 표현해야할지 애매했을 캐릭터를 현실화 시켜준 하정우의 연기에 경배를.
4885의 뒷 번호를 가졌던 모든 핸드폰 유저에게도 심심한 위로를.
8. 봄날은 간다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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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 그 또는 그녀와의 관계가 변할 뿐.
7. 잘 알지도 못하면서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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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계에 홍상수가 없었다면? 우리는 아직까지 고현정의 스크린 데뷔를 보지 못했을지 모른다. 2009년 최고의 여배우 미실은 그노무 미실이 아니어도, 홍상수와의 두번째 만남인 이 작품으로 인해 올해 최고의 여배우였을 것이다. <마더>의 김혜자 선생님이 여배우가 아니고 남배우임을 전제해야 가능한 얘기지만.
2009 한국영화 최고의 라스트 씬인 이 영화의 마지막은 유부녀나 유부남을 사랑하여 그녀 또는 그를 구원해주려 애쓰는 모든 남녀에게 던져주는 홍상수의 TIP.
"그 사람 당신보다 나은 사람이에요"
몰랐다.
6. 친절한 금자씨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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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는 나의 것>과 <올드 보이>를 한데 모으고, 온갖 예쁜 것들과 추악한 것들을 뒤섞고, 이질적인 것들을 익숙한 것들로 재창조해서, 엄청나게 배부른 디저트를 맛보게한, 박찬욱 式 영화의 정점.
그는 여기까지만 하고 벽지를 교체했어야 했다.
5. 오! 수정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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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계에 홍상수가 없었다면? 이 리스트의 세자리는 <소름>과 <올드 보이>와 <마더>로 대체됐을 것이다.
최근에 연일 하이킥을 날려대며 상종가를 치고있는 쥬얼리 정이 부서지기 쉬운 심리상태를 가진 부잣집 외동아들 연기 뿐만 아니라 하이킥의 쥬얼리 정도 될 수도 있음을 예고했고 故 이은주의 향후 캐릭터를 규정지어버린 걸작.
여기서도 홍상수의 TIP은 제공되는데,
"내가 가진 모든 결점들 목숨걸고 고칠께요. 약속해요."
그것도 몰랐다.
알아도 할 수 없다는 조롱에 불과하지만.
4. 밀양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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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에게 구원받을 수 있다고 믿는 모든 이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
신은 그저 이야깃거리를 만드는 장난꾸러기일 뿐 구원 같은 거 안한다.
자꾸 다른 데 정신 팔려있는 신을 귀찮게 하지마라.
인간이 벌인 일은 인간이 해결하고 구원 같은 건 인간끼리 서로 권해봅시다.
3. 살인의 추억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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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추억> 이니까.
요런 멘트 한 번 해보고 싶었다.
슬램紙 선정 역대 최고의 농구선수 50인 리스트를 보면 1위에 Michael Jordan 이 올라있고 그 밑 설명에 그저 한 마디 "Because" ("마이클 조던이니까" 정도로 해석됨) 라고 되어있다.
비록 이 리스트의 제일 윗자리는 아니나 10년간의 한국 영화 중 3위라는 대단한 위치와 굳이 뭐라 말할 필요없는 대중적 인기를 누린 이 걸작에 이 정도 멘트면 족할 것이다.
<살인의 추억>이니까.
2. 복수는 나의 것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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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아만 양산한 이 영화는 역시 매니아를 양산한 같은 해 최고의 드라마 <네멋대로 해라>에서 '복수는 내 꺼' 라는 낙서로 제목이 인용되어 역시나 마이너리티들끼리는 서로 알아본다는 걸 증명했다.
<공동경비구역 JSA>로 10년간의 충무로 앵벌이에서 벗어나 충무로 고정 출연자 자리에 오른 이후, 어쩌면 박찬욱 자신이 은근히 바랬을지 모를 관객의 철저한 저주를 받으며서도 그를 문화권력의 중심으로 진입하게 만든 걸작이자 괴작.
그리고 2002년은 많은 걸 변화시켰다.
1. 오아시스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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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력의 모든 것. 작법의 모든 것. 연기의 모든 것.
숭고함의 모든 것. 잔인함의 모든 것.
그리고 인간성의 모든 것.
첫댓글 제가 좋아하는 영화들이 많네요. 전 살인의 추억이 1위지만...^^
홍상수식 영화를 상당히 좋아하시는 분인듯...ㅋㅋㅋ
목표지점에 제대로 도달한 영화들을 좋아합니다. <아바타>도 벌써 두번이나 볼 정도로요 ^^
오아시스는 극장에서 입을 헤~~~벌리고 본 기억이 나네요. 제 개인적으로는 밀양이 최고였고 2위가 오아시스, 3위가 살인의추억
홍상수 영화는 진짜 흥미있어요...일상적인 모습...요즘은 A급배우들을 써서 그런지 리얼한 정사씬이 없어진게 조금 아쉽지만...생활의 발견은 진짜....개인적으로는 이윤기감독의 멋진하루도 굉장히 재미있게 봤습니다.홍상수풍 같으면서도 조금더 대중적이랄까...물론 대부분 주위사람들은 하품을 연발하지만...조만간 맥주한잔 하시죠 형님...
오케이~!
아~ 왠지 두분이 마주하고 맥주마시는 모습을 상상해보니 유희열+정원관이 생각나는군요~ 날씨가 좀 따땃해지면 저도...ㅎㅎ
나야 뭐 유희열 도플갱어 소리 진작에 들었지만 루드 정원관.. ㅋㅋㅋ 얼추 비슷
살찌니 정원관 말랐을땐 박진영...
영화보는 눈이 미국식에 길들여져서 그런지 홍상수 영화는 영 안들어오더라구요. 그래도 농구생활님의 선정 리스트니깐 언제 시간나면 챙겨봐야겠네요.
오아시스는 정말 걸작..하지만 두 번은 보기 힘든 영화....
송강호는 2.3.4 연속으로 나오시네요~
오아시스는 아무리 봐도 문소리보다는 설경구의 연기에 주목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홍상수 감독은 너무 일상을 자연스럽게 표현해서 그런지 저랑 거리가 좀 너무 멀어여. 영화는 역시 자연스러운 일상에 첨가를 해야 맛이난다는 생각이 찌들어 있는 상업영화 매니아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뭔가를 우회적 또는 첨가해서 극대화 시킨후 와닿게 해야 느끼는... 깨달음이 모자람이 있는 인간이라 그런가 봐여. 홍상수 영화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표현,구성,시나리오중 하나의 색깔들이 굉장히 강한 영화들이네여.
뭔가 주제가 선명한걸 좋아하시는군요... 거의 다 좋은 영화네요.. 전 홍상수님 영화 별로라서 ^^;; 보고나면 왤케 우울해 지는지..
선정기준은 '내 머리와 심장'인가요?
ㅎㅎㅎ 그거 좋은데요.
홍상수 감독 영화 본다본다 하다 계속 못봤었는데 이번 연휴 이용해서 꼭 봐야겠네요 ㅎ~ 농구생활님 추천해주신거 위주로 섭렵하겠습니다~~
갠적으로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은 아니지만.
주관적으로는
김기덕의 빈집,봄여름가을겨울그리고 봄
허진호의 봄날은 간다.외출
박찬욱의 친절한 금자씨,사이보그지만 괜찮다.
등이 생각나네요
이중 최고는 빈집이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영와 보는 눈이 없어서
화면같은거는 잘 모르고
텍스트 적인 요소와 이를 이끄는 편집,연기
로 영화 감상을 하는데
단연코 빈집은 최고였습니다.클라이막스에서 나도 모르게 눈물 한줄기라 흘러나오데요.
10위의 '해변의 여인' 은 못봤네요. 나머지 작품들은 전부 2번 이상씩 본 나름대로 한국영화의 수작이라 생각하는 영화들이네요. 저도 홍상수감독님의 영화를 좋아하는 편인데 요즘엔 좀더 대중적으로 접근하시는 듯 해요. 초기작들은 친구넘들에게 추천해줬다가 재미없다고 욕먹었었는데 요즘엔 반응이 꽤 좋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