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안 가물었던 지난 겨울과 봄을 생각하면 반갑기는 해도
장마라면 조금은 껄쩍지근한 면이 없지 않으니 이제 시작인데
무슨 불평불만이냐는 자문 자답에도 육십을 훌쩍(?) 넘긴 모질한
나이에도 싫다 좋다에 방점을 찍고 앉았으니 한심할 노릇이다
사시사철이 뚜렷한 날씨로 변화무쌍함을 오래도록 관리하고
기록하고 교시를 내릴 정도로 정밀하게 만들어진 절후표를 보면
12시중에 네 계절을 두고 열 두달 스물네 절기에 칠십 오 절후로 나누어
닷세면 바람이 바뀌고 열흘이면 비가 내린다는 사자성어까지 등장하니
우리 선조들의 일기에 관하여서 만큼은 어디에 내 놔도 일가견을 갖추고
있었으니 빛나는 조상님의 얼이 아닐 수 없다
일 년 삼백육십 오일은 양력이니 해를 기준으로 할 때에도 원주율만큼이나
정미하게 남는 날을 가지고 윤 일을 두었지만 삼백오십 사일로 끝나는
음력을 양력과 맞추기 위해서는 꽤나 복잡한 계산을 해야 하고 이에 걸맞게
윤달을 두어야 농삿일 뿐만 아니라 먼 길 나서는 사람들에게는 요긴하게
쓰였으니 멀리로는 하은주 이전부터라니 기나 긴 세월 정미하게 맞추어
써 온 달력이니 만큼 지금도 요긴하고 미래에도 변함이 없으리니
도리라 나도 좋고 남도 좋고 과거에도 좋았고 미래에도 좋아야 한다는
안개 가득 꿉꿉한데 낮은 구름이 몰려오는 걸 보니 또 한 둘금 쏟을 모양이다
일기예보로는 저녁늦게 비라더니 하늘의 변화무쌍은 수퍼컴도 에이아이도
서툰지 내 눈앞에 예견이 틀리려는지...
어릴적 우리동네 어르신들 말씀이
제비가 낮게 날고
개미가 집 언덕을 높이고
동산 하늘에 구름이 흩어지고
서쪽 산허리 나뭇닢이 뒤짚히면
영락없이 비라고
비설거지 하라던데...
개일라는가 하늘이 밝아진다 ㅎ
첫댓글 五風十雨로 순조로운 기후라지요?
요즘 정치판도 그랬음 싶게 파주사는 제가 두럽다는 생각이 들곤 한답니다.
엄청난 강수량이 남도에 물폭탄으로 터졌으니 이젠 물 걱정 없이 됐지만 너무나 넘치니까요.
높은 습도가 제일 싫습니다.
시시때때 습도 제거에 신경 곤두 세우고 산답니다.
한 동안 뜸하시길래 이생각 저생각 괜한 걱정(?)에 오지랖이라더니 제가 좀 그렇지요 ㅎㅎ 그래도 오풍십우처럼 순조로운 모습으로 인사를 건네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동네에도 습도가 얼마나 높은지 방바닥이 미끄러울 정도여서 아예 창문 닫고 군불을 좀 넣었더니 또 더워 죽겠다고 난리이니 이도저도 참을성없는 것이 병인줄 모르고 이핑계 저핑계로 세월타령이랍니다 ㅎㅎ
@cham 한강 옆 동네인 이곳의 습도는 까무라칠 정도랍니다.
매일 틀고 버리고 전기가 아우성이거든요.
저고리 오지랖이 서늘해지면 오그라들어 자꾸 둥글게 반대로 말아 펴곤 하는데도,
여름엔 모시만한 옷이 없어서 입고 사니 겉만 부지런한 척이어도 맨날 여비가 아프네 저기가 아프네로 기승전결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