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사진기 하나 둘러메고 유럽 여행
정년퇴직 후 사진기 하나 들고 유럽 여행,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버킷리스트가 아닐까. 이 책은 평생 신생아 진료에 매진해 온 소아과 의사가 일을 훌훌 벗어던진 후, 가벼운 마음으로 유럽의 길을 거닐며 찍은 사진과 그에 대한 단상을 모은 포토 에세이다. 로마와 시칠리아, 스페인, 프랑스, 그리스 여행지를 걸으며 만나는 아름다운 자연과 탄성을 자아내는 건축물들, 여행자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소소한 풍경들을 사진에 담았다.
여행은 그 장소에 담긴 역사와 이야기를 알수록 더욱 풍성해진다. 이 책에서 저자는 유럽 여행지 곳곳에 녹아 있는 예술인과 문화의 흔적, 영화 이야기, 건축 이야기, 종교 이야기를 역사적 배경과 함께 유려하게 풀어 놓으며 독자들로 하여금 꽉 찬 유럽 여행을 맛보게 한다. 예술과 인생의 향기를 느끼고, 역사적인 의미를 되돌아보며 유럽의 풍경 속으로 걸어 들어갈 수 있다.
저자 소개
이철
평생 진료하면서 한 번도 자신의 환자와 대화할 수 없었던 우리나라 1세대 신생아 진료 세부전문의이다. ‘미숙아에 새 생명 주는 신의 대리인’으로 신문에 소개되기도 했다.
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석사를 마치고 온누리교회 서기장로로 세브란스 병원을 기독교 병원으로서 정체성을 회복시킨 크리스천이며, 14년간 10만 평에 달하는 병원 신축에 참여한 건축 행정가, 미술관 같은 병원을 만든 문화 경영자이다. 손씻기를 위하여 직접 연극까지 하며 환자안전을 최우선으로 실천, 감염관리 기본원칙을 솔선수범한 병원장이자 20년 전 신생아 호흡부전 치료제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던 경험으로 세브란스 특허박람회를 병원계 최초로 개최한 산학협동 선구자이다.
말을 할 줄 모르는 미숙아를 대화가 아닌 세심한 눈과 마음으로 치료하는 노(老)의사이면서, 나그넷길에서 만나는 많은 사물들을 사랑의 눈과 마음으로 촬영하는 아마추어 사진사이다.
-하나로의료재단 명예원장
-전 세브란스병원장/연세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전 대한신생아학회장
출판사 서평
발걸음 가벼운 은퇴자의 여행길,
사진 속에 담긴 순간의 기록들
이 책의 작가는 정년퇴직한 소아과 의사로, 신생아 진료 세부전문의이다. 더불어 전 세브란스 병원장, 하나로 의료재단 원장이었다. 평생 신생아 치료에 매진해 왔던 의사로서 치열한 인생 1막을 기억 속에 접어 두고 이제 아마추어 사진사이자 작가로 다시 태어났다. 그동안 학회 틈틈이 또는 퇴직 후 여행에서 찍어 둔 유럽의 풍경을 한 권의 책으로 모아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작가의 사진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의과대학 사진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동물실험실 한 구석 암실에서 통금시간도 잊은 채 직접 인화하던 기억이 의과대학 시절의 추억으로 남아 있다. 사진반에서는 무의촌 의료현장, 인턴방 24시와 같은 주제로 해마다 사진전을 열었다고 한다. 이때부터 시작된 사진이라는 취미는 의사 생활 내내 어디든 다녀올 기회가 생기면 꼭 사진기를 챙겨 다니는 습관으로 이어졌다. 사진을 전문적으로 배우기 위해 대학 사진학 과정을 듣기도 했다. 그렇게 틈틈이 필름과 사진 폴더를 차곡차곡 채워 오다가 퇴직 후 찾았던 유럽 여행길에서 원 없이 사진을 찍어 올 수 있었다.
이 책에는 학회 중에 잠깐 들른 로마로부터 시작해, 은퇴 후 본격적인 여행을 즐겼던 스페인, 시칠리아, 프로방스, 그리스 여행을 모았다. 여행 전문가가 함께하여 안내한 여행이어서, 유명 관광지와 개성 있는 소도시 여행이 어우러진 그야말로 모두가 꿈꾸는 유럽 여행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여정이다. 무거운 사진기를 들고서 몇천 장에 이르는 사진을 찍었고, 여행지에서 느낀 감동도 담담하게 기록했다.
사진을 추리고 글을 정리하며 책의 주제는 ‘길’이 되었다. 인생 후반기에 접어든 은퇴자의 발걸음 가벼운 나그넷길이다. 최희준의 노래 <하숙생>에서처럼,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인생길을 돌아보며 ‘길’에서 만나는 즐거움을 기록했다. 책의 제목인 ‘라 스트라다(La Strada)’는 이탈리아어로 ‘길’을 의미하며, 순수한 젤소미나의 모습과 애잔한 트럼펫 연주가 인상 깊었던 옛 영화의 제목이기도 하다.
역사, 종교, 건축, 영화, 미술, 음악 이야기가 노의사의 여행기를 풍성하게 채워 주고 있다. 이 책의 길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사랑했던 예술가와 위대한 인물들의 흔적을 마주친다. 바르셀로나에서 만나는 가우디, 아를에서 만나는 고흐, 무쟁에서 만나는 피카소, 그리고 아피아 가도와 몰타 섬에서 만나는 사도 바울. 앞서 길을 걸었던 치열한 인생들의 고뇌와 삶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추천사를 쓴 박기호 사진작가는 이 책의 사진들에 대해, 자신만의 호기심과 생각이 담겨 있는 사진이라고 평했다. 상업 사진과 같이 보기에 화려한 사진보다 자기만의 이야기를 담은 사진이 감동을 전해 줄 때가 있다. 편안하게 함께 여행하는 느낌이 들게도 한다. 직접 가 볼 수 없어도 이 책을 통해 유럽의 곳곳을 함께 유유자적 거닐어 볼 수 있다.
책 속에서
여행을 하다 보면 어떤 곳에서 ‘나를 찍어 주세요, 내 이야기를 들어봐 주세요’ 하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이런 느낌은 제가 그곳의 역사나 설화 같은 것을 모르는 상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디까지나 주관적이지요. 여행지에서는 이런 느낌을 자주 받습니다. 어느 곳이나 360도는 물론 위아래로 보이는 장면 중에서 꼭 저장하고 싶은 장면이 있습니다. _p.8-9
교황의 여름 별장 카스텔 간돌포(Castel Gandolfo)의 언덕에 위치한 작은 마을입니다. 자그마한 골목길을 따라 아주 예쁜 카페들이 있는 조용하고 매력적인 마을입니다. 별장에서 발길을 밑으로 옮기면 알바노(Albano) 호수에 다다릅니다. 사람으로 발 디딜 틈이 없는 로마를 떠나 이곳에 오면 정말 아름다운 경치와 고요함에 정신이 맑아집니다. 특히 영화 〈두 교황〉을 촬영한 교황의 별장 앞에 서면 숙연한 평온함이 몸에 와 닿습니다. _p.34
골목을 지나다 보면 톨레도 대성당이 나타납니다. 좁은 골목길이 재미도 있고 볼거리가 많습니다. 걷다 보면 어느덧 대성당이 불쑥 나타납니다. 여느 도시 대성당과 달리 골목길을 걷다가 갑자기 앞으로 다가옵니다. 그래서 감동이 더 큽니다. 물론 이때부터 수많은 관광객과 부딪치게 됩니다. 그래도 서로서로 같은 입장이라 즐겁고 여유들이 만만합니다. 여행객들의 공통점은 살던 각박한 현실을 떠나 여유를 즐기고 있기 때문에 그냥 반갑습니다. 어지간한 불편도 이해하고 화냄도 사라지고 통과 통과입니다. _p.59
연두색과 파란빛이 주된 스테인드 글라스는 해가 뜨는 동쪽에 두어 점점 밝아지면서 탄생과 생명을 나타내며 성당을 푸른빛으로 비추게 됩니다. 점점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해가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붉은 스테인드 글라스를 통하여 붉은빛으로 변하고, 이는 죽음을 비유하는 것입니다. 이런 건축가의 뜻을 이해하면서 관람을 하려면 하루해도 모자랄 지경입니다. 중세의 성당처럼 금이나 귀금속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성당, 그것이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며 가우디의 사상입니다. _p.77
아그리젠토 신전의 계곡에 지천으로 널려 있는 것이 올리브나무입니다. 올리브나무 밑에 양이 두 마리 한가롭게 놀고 있습니다. 주인은 저 멀리 보이는 마을에 사는 것일까요. 왜 양을 여기다 모셔 놓았는지 궁금합니다. 멋진 뿔, 꼬불꼬불한 뿔이 특이합니다. 뿔이 왜 저렇게 꼬였을까요. 여행을 다니다 보면 의문도 많이 생기지만 한 번도 명쾌한 답을 얻은 적이 없습니다. _p.149
루시용 채석장의 황토밭에 찍힌 수많은 발자국을 보십시오. 내 발자국도 저기 어딘가에 있겠지만 다음 사람들의 발자국으로 나의 발자국은 금방 없어지겠지요. 나그네 인생인 모든 이들도 예외 없이 잠시 세상에 흔적을 남겼다가 금방 잊혀 버리겠지요. 우리 인생 여정처럼, 황토밭에 새겨진 신발 밑창 모양도 같은 모양이 하나도 없습니다. 크기도 다 다릅니다. 이렇게 각양각색의 사연을 가진 인생들이 어우러져 사는 것이 지구촌인 것 같습니다. _p.232
아라호바 마을은 골목들이 많습니다. 높은 산에 있는 마을이라 골목들이 경사의 멋이 있습니다. 마침 저녁 장사를 준비하는 노천 카페가 눈에 들어옵니다. 가로수가 이발을 하였는지 멋쟁이 가로수입니다. 저녁 손님을 위해 나무에 조명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곳의 전통주인 치푸로(Tsipouro)에 부드러운 맛과 향기가 인기 만점인 아라호바 마을의 전통 그리스식 치즈 포르마엘라(Formaela)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찾겠지요. 저녁 가로등 불 아래 한잔의 와인과 좋은 치즈, 꿈 같은 얘기입니다. _p.308
추천사
해박함을 바탕으로 한 이철 원장님의 따듯한 시선과 유려한 문장이 오늘도 나그넷길을 걷고 있는 독자들에게 예상치 못했던 위로와 희망을 줄 것이라 믿습니다.
-김진아(연세의료원 미디어홍보센터 소장)
사진 속에 들어가 마치 거기 있는 것처럼 행복합니다. 그곳에 가지 못해도, 가서 볼 시간과 기회가 없어도, 보고 또 보는 예술적이고 감동적인 사진으로 유럽 여행을 전개합니다.
-박규형(아트파크 대표)
이철 원장님의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때로는 그의 고민도 보이지만 본인만의 호기심이 가득 차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진들은 우리에게 편안한 마음을 전해 줍니다.
-박기호(사진가)
여행 내내 망원렌즈가 장착된 무거운 카메라로 사소한 곳까지 놓치지 않고 렌즈에 담아 내는 모습이 예사롭지는 않다는 생각이었으나 이를 모아 한 권의 포토에세이를 완성하신 걸 보고 이철 박사의 섬세하고 깊이 있는 감성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박인희(자유여행가)
소아청소년과 교수이시자 세브란스 병원을 세계적인 글로벌 병원으로 성장시킨 행정가로서의 평생의 삶을 이번 사진책에 투영하고 있음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현장에 있는 듯하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입니다.
-이경률(SCL그룹 회장/연세대학교 총동문회장)
우리들의 버킷 리스트 속에 있음직한 여행지들을 사진 속의 장소와 연결된 역사, 영화나 예술 그리고 기독교 선교 역사까지를 해박하고 유려하게 써 내려가 마치 우리가 현장에 있는 것처럼 생생한 공감을 불러일으키게 합니다. 자, 이 책과 더불어 슬슬 유럽 여행을 떠나 보시지요.
-이남식(재능대학교 총장/전 서울예술대학교 총장)
차례
시작하며
추천의 글
낯선 길 위에서 _ 로마
Viva la Vida _ 스페인
신화와 영화가 공존하는 곳 _ 시칠리아
향기와 색깔이 있는 여행 _ 프로방스
한 번쯤 만나고 싶은 풍경 _ 그리스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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