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전산장애에도 증권사 민원 오히려 줄어
적극적인 자체 대응 영향…공시 한계 지적도
지난 3분기 한국투자증권의 대규모 전산장애 사태 등으로 투자자 피해가 속출했지만, 증권사에 접수된 민원은 오히려 줄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이 피해 보상에 적극적으로 대처했다는 의견도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공시에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까지 올해 3분기 민원건수를 공개한 주요 15개 증권사의 민원건수는 196건으로 직전 분기보다 72건(26.9%) 감소했다.
증권사별 민원 감소 규모는 하나증권(35→12건), DB금융투자(21→5건), NH투자·대신증권(33→20건), 신한투자증권(55→48건), 미래에셋증권(14→8건), 카카오페이증권(7→3건), SK증권(6→3건) 순으로 나타났다. 유진투자증권(7→5건)과 하이투자증권(4→3건)도 상대적으로 민원 관리에 성과를 냈다.
삼성증권(9→13건), 한화투자증권(4→8건), KB증권(19→22건), 한국투자증권(17→20건), 이베스트투자증권(4→6건)의 경우 민원이 늘었긴 하지만 증가 규모는 크지 않았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지난 8월8일 오후 4시경부터 다음날 오전 7시15분까지 시스템 접속이 중단되는 장애가 발생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해외주식 거래 등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해졌다.
국내 주요 증권사 전산장애로 인한 투자자들의 피해액이 수백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3분기 민원건수는 전분기보다 3건 많은 20건에 그쳤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는 올해 국정감사를 앞두고 증권사들이 적극적으로 대처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한투증권은 지난 8월26일부터 또 한번 사과와 동시에 손실금액 안내와 동의 절차를 거쳐 같은달 30일부터 보상금을 지급하는 등 대부분 사태를 마무리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전산장애 직후 복구현황, 보상 절차 등 대안을 안내해서 민원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민원 공시 자체에 대한 한계라는 의견을 내놨다. 이번 4분기에도 카카오 사태로 대규모 피해가 양산됐지만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거래 증권사와 서비스 제휴사, 데이터센터 운영사 등 책임 소재를 가리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각각의 민원 건마다 상황이 다르므로 단순화해서 공시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며 "한 가지 민원이라도 증권사와 금융감독원, 법원 등에 동시에 할 때와 순차적으로 할 때 수치가 다르게 나타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대한경제신문] 2022.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