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에서 돈봉투를 살포하고 8억여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어 있는 송영길 전 더민당 대표가 옥중에서 창당을 선언했는데 당명이 “소나무당”이라고 합니다.
소나무가 의미하는 바를 모르는 국민은 별로 없을 것 같은데 정작 송영길 전 대표는 모르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는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혐의로 검찰에 소환돼 13시간 동안 조사받고 나와 말하기를 “전당대회는 훨씬 비난 가능성이 작고 자율성이 보장된 당내 잔치입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런 잔치에서 돈봉투를 돌린 것이 뭐가 문제냐는 의미 같았습니다.
“비난 가능성이 작다” “자율성 보장” “당내 잔치” 이런 말은 ‘우리 당 동지들끼리 도타운 정을 나누며 벌인 일이니 당 바깥에 있는 검찰이나 언론은 당최 왈가왈부하지 말았으면 한다’는 뜻으로 당당하게 주장한 것 같습니다. 즉 ‘당내 잔치’를 벌일 때는 으레 돈 봉투가 오가는 오랜 미풍양속이 있었으니 제3자가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라는 주장이었습니다.
송영길은 국회의원을 다섯 번 하고, 인천 시장을 지내고, 당 대표를 하고, 서울 시장에도 출마했던 사람입니다. 송영길은 “그 정도 액수 가지고 지금까지 검찰이 수사한 역사가 없다”는 말도 했다는데. 3억 원(뒤에 8억 원)이 넘는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고, 당 대표 경선에 뿌린 돈이 9400만원이라는 의혹에 휩싸인 그가 ‘그 정도 액수’라니 그간 대한민국의 야당 대표 선출에 어떠했는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 소리입니다.
돈봉투에 자기 돈을 넣고 그런 소리를 했다면, 그래도 제 돈 제가 쓰는 것이니 그런 소리할 만하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것은 다 남의 돈으로 생색을 낸 것입니다.
남의 것을 받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거지 근성’은 끝이 없을 겁니다. 그것도 정치인이 그런 거지 근성을 가지고 있으면 뇌물 봉투가 끊이지를 않을 것이고 결국 그 돈은 뇌물을 주는 사람의 후원금이 아니라 그 이상의 국민 혈세가 빠져 나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공천 파동 뉴스에 묻힌 감이 있지만, 요즘 정말 경각심을 갖고 주시해야 하는 야권의 움직임은 더불어민주당이 반미친북 성향 세력에 최소한 10석의 국회 비례대표 의석을 할애해주기로 했다는 뉴스다.
민주당은 총선용 비례대표 위성정당을 만들면서 진보당, 새진보연합, 연합정치시민회의 후보 10명을 당선 안정권에 배치키로 했다. 진보당은 해산된 통진당의 후신이고, 연합정치시민회의는 반미친북 활동가들이 만든 급진 좌파 단체다.
정상적인 대의민주 시스템에선 대표권을 갖기 힘들 반체제 성향 인사들이 면책특권 등 수백 가지 의원 특권을 등에 업고 국가 기밀과 정책 형성 과정에 깊숙이 접근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장면이 예고된 것이다.
국가 안보에 미칠 영향과 더불어 이들의 국회 진출이 우려되는 또 하나의 대목은 나라 금고에 미칠 폐해다. 사람은 누구나 공짜를 좋아한다. 회사 탕비실 디저트를 보면 가져가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자제한다. 마음속에 셀프 경계령이 내려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랫동안 지켜본 결과 정치권의 경우 그 셀프 자제의 강도가 좌우파 간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우파는 크게 한탕 해먹을지언정 좀스럽고 치사하게 보일 일은 자제하고 조심하는 경향이 있는데, 좌파는 자기 권리를 찾아먹고 공짜를 챙기는 데는 남을 의식하지 않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강하다.
대표적인 게 조국 전 장관이었다. 나라를 뒤흔든 논란 끝에 2019년 10월 14일 결국 경질되자 사직서 결재 22분 만에 서울대에 복직신청서를 냈다. 복직 신청 기한이 한 달이나 되는데도 챙길 수 있는 건 남의 눈 의식하지 않고 먼저 타먹는다는 뇌 구조다.
이재명 대표 부부의 경기지사 시절 법인카드 사용 행각도 상상을 초월한다. 누구나 법카를 사적으로 쓰고 싶은 욕구를 때로 느끼겠지만 일제 샴푸를 사오게 하고 집에 초밥을 시켜 먹는 걸 다반사로 하는 대담함은 상상조차 어렵다. 섣부른 일반화의 위험성을 경계하면서도 ‘좀스러운 거지 근성이 상대적으로 좌파에서 더 심하다’는 추론을 떨치지 못하게 만드는 화룡점정의 얘기를 최근 들었다.
2022년 5월 정권 교체 시기에 청와대 업무에 관계했던 인사는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청와대를 떠나면서 관저의 집기와 가전제품은 물론 접시 수저 등 식기까지 다 가져갔다”고 전했다. 지난해 봄 전언식으로 돌았지만 설마 그랬을 리가 있을까하고 반신반의했던 일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해외 주재 대사관에 물어봤다. 대사가 바뀌면 대사관저 접시 한 개까지 다 재고목록에 기재해 인수인계한다고 한다. 전임자가 비품을 한 개라도 들고 가면 총무담당자가 배임으로 처벌받는단다. 대사관 관계자는 “만약 서방국가에서 퇴임하는 총리나 대통령이 관저 물품을 가져갔다면 사회 전체가 난리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에 근무할 때 장면이 생각난다. 2009년 6월 백악관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그해 봄 취임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오찬을 했다. 당시 국무장관은 경선 라이벌이었던 힐러리 클린턴이었다. 대통령이 돋보이게 하려는 배려에서인지 시종 뒤편에서 조용히 따라다니던 클린턴 장관은 테이블 위 접시들을 들어 바닥을 살피며 고개를 끄덕였다.
8년 전 백악관 안주인 자리를 떠나면서 인계해 주고 간 그 접시들인지 살펴보며 반가워하는 모습이었다. 문 전 대통령 부부처럼 다 가지고 떠난다는 건 아프리카 독재국가에서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설령 100% 다 사비로 산 것이라 치더라도 그렇다면 입주할 때 있었던 기존 비품을 다 인계해 주고 가야 한다. 사용연한이 지나 폐기했다면 폐기 처분 기록이 있어야 한다.
김정숙 여사의 옷 최소 178벌과 장신구들도 특수활동비로 구입한 게 있다면 국가 재산으로 반납돼 있어야 한다. 이런 행태가 어떻게 가능한지 심리학자에게 물었더니 “아웃사이더 심리에서 비롯된 주인의식의 결핍 탓”이라 분석했다. 즉 공짜를 좋아하고 조금이라도 손해 보는 걸 견디지 못하는 성격에, 공동체에 대한 불신이 가미됐다는 설명이다.
오너가 회삿돈을 펑펑 쓴다고 여기는 직원이 탕비실 음식을 왕창 가방에 넣으며 상대적 보상심리를 느끼듯, 친일매국세력의 나라에서 어차피 기득권자들이 다 해먹는데 나는 이거라도 챙겨 손해를 일부 만회하겠다는 본능이 작용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 나랏돈, 공공 재원을 아까워하고 소중히 여기는 심리가 실종된다는 것. 나랏돈을 임자 없는 돈으로 여기고, 한발 늦으면 나만 바보된다는 인식을 가진 이들이 국회와 지자체에 진출했을 때 쏟아져 나오는 결과물이 온갖 선심성 사업과 내 편 지원이다.
박원순 서울시장 시절 시민·민주 등의 수식어를 붙인 단체가 급팽창하더니 서울에서만도 2016~2020년 3339곳의 단체가 7111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았다. 평생을 제도권 밖에서 활동해온 골수 좌파 인사들이 권력에 접근할 경우 이런 행태는 극에 달할 것이다.
이에 맞설 유일한 방법은 진실 공개와 법적 통제다. 관사 물건을 다 들고 갔다면 심각한 범죄 행위일 수 있는데도 왜 지금까지 공식 문제 제기가 안 됐을까. 대통령실은 문 전 대통령 부부의 행태에 개탄하면서도 이를 문제 삼는 것은 좀스러운 일이라고 판단해 법적 대응을 하지 않고 넘어갔다고 한다. 이해는 되지만 그렇게 묻어버릴 일이 아니다.
좀도둑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문 전 대통령은 소상히 내역을 설명하고, 감사원은 청와대 재산 관리 실태를 조사해 문제가 있다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 명명백백히 드러내는 것은 좀스러운 일도, 정치 보복도 아니다.
상상 초월 수준으로 공인(公人)의식이 결핍된 이들의 권력 진출은 우리 진영·지역 출신이라면 무조건 밀어주는 묻지 마 투표의 산물이다. 국가권력이라는 거대한 논에 어느 쪽 물을 댈지를 결정하는 투표에 앞서 저수지 물속 성분을 면밀히 살피는 것이 유권자의 책무다.>동아일보. 이기홍 대기자
출처 : 동아일보. 오피니언[이기홍 칼럼], 문재인·이재명 부부가 상징하는 좌파의 公人의식 수준
‘무슨 일을 하든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일을 처리하려고 하는 성질’을 “거지 근성” 이라고 합니다. 공짜 좋아하고 남의 것을 제 것처럼 생각하는 것도 그렇습니다.
유발 하라리의 『싸피엔스』에 의하면 사람들이 음식점이나 뷔페 등에서 걸신 들린 것처럼 먹어대는 것은 조상들이 굶주림에 시달리다가 먹을 것을 보면 무조건 먹어치우던 근성에서 온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뷔페에 가면 어떤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먹나 유심히 보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저는 그래도 음식 앞에서 체면을 차릴 줄은 안다고 생각하면서 저의 조상이 거지는 아니었을 거라는 위안을 삼습니다.
제가 요즘 스스로 ‘거지 근성’이라고 반성하는 것은 카페나 음식점에서 갈색 휴지를 보면 자꾸 주머니에 넣는 일입니다.
제가 비염이 심해서 콧물이 자주 나오다보니 휴지만 보면 주머니에 챙겨 넣는 안 좋은 습관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이게 항상 주머니에 휴지가 있어도 카페에 가면 또 챙기게 됩니다. 바로 거지 근성입니다. 집사람이 그러지 말라고 해서 알았다고 하면서도 이게 쉽게 고쳐지지 않으니 부끄러울 뿐입니다.
부자가 절약하는 것을 욕하는 사람도 있지만 절약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기 것이 아닌 것을 아낄 줄 모르거나 남의 것을 탐하는 것은 비판을 받아 마땅할 것입니다.
송영길, 조국, 이재명부부, 문재인 전 대통령부부 참 역겹습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