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3332
명심보감-113
제6 안분편
동봉
장수와 요절은 운명 아님이 없고
궁하고 통함은 제각기 때가 있다
길을 잘못 들면 노력이 헛되지만
편안한 분수라면 그게 곧 편의다
--- 격양시 ---
격양시왈擊壤詩曰
수요막비명壽夭莫非命
궁통각유시窮通各有時
미도공역역迷途空役役
안분시편의安分是便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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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분安分'을 펼쳐 놓은 채 분석해 볼까
편안 안安 자는 '편안하다'의 뜻이다
안安 자는 집 면宀 자와 더불어
여자 여女 자가 합한 글자다
옛 갑골문의 편안 안安 자도
편안 안安 자는 가정주부의
다소곳한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편안하고 안정적이라는 의미이다
다시 보면 여자女가 차분하게 앉아
깍지 끼어 신神을 섬기는 모습이다
갓머리宀 부 그림새가 지붕 마루 위
하늘의 신을 모시는 성스러운 곳으로
으레 편안함安을 한껏 표현하고 있다
나눌 분分 자는 편안 안安 자와 함께
뜻모음 문자, 곧 회의會意문자다
분分 자는 나누다, 베풀다라는
매우 아름다운 뜻을 가진 글자다
나눌 분分 자는 여덟 팔八 자와
칼 도刀 자가 만나 하나가 되었다
다시 말해 나눌 분分 자를 파자하면
팔八 자는 사물이 갈라진 모습이며
사물이 나누어진 모습을 그린 八자에
칼 도刀 자와 합쳐 나눌 분分 자가
아름다운 나눔을 자연스레 표현한다
셈 수數 자는 '셈 수' 외에 '자주 삭'과
나아가 '촘촘할 촉' 자로 풀이한다
수數는 셈하다, 계산하다처럼
매우 다양한 의미를 지닌 글자다
수數는 끌 누婁 자와 칠 복攵 자가
결합한 모습이 은근히 드러나고 있다
셈 수數 자에 여자 여女 자가 있음은
여성이 계산에 뛰어나다는 방증이다
여자 여女 자가 세로 겹쳐진 모습이다
그러나 글자의 조합은 큰 의미가 없다
한자에서 끌 루婁 자는 다락 루樓 자나
여러 누屢 자처럼 서로서로 겹친다는
매우 독특한 뜻을 전달하고 있다
이렇게 겹침을 뜻하는 루婁에
칠 복攵 자를 붙인 게 셈 수數 자다
숫자 一 二 三과 같이 막대기를 겹쳐
셈한다는 뜻을 드러내기 위해서다
옛사람은 셈에 막대기를 사용했고
이 막대기를 '산가지'이라 이름하였다
마디目 있는 대나무竹를 중시廾했으며
이를 한자 셈 산算 자로 표현하였다
목숨 수壽 자와 일찍 죽을 요夭 자를
장수壽와 일찍 죽음夭으로 표했다
목숨 수 자는 목숨, 수명과 함께
'장수長壽'의 의미를 간직한 글자다
묵숨 수 자는 선비 사士 가 부수다
선비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듯싶으나
목숨 수壽 자 금문金文을 놓고 보면
논밭을 가리키는 노인老人 모습이
아주 그럴싸하게 잘 그려져 있다
이는 밭에 나와 이것저것을 참견하던
농가農家의 어르신을 그린 것이다
목숨 수壽 자는 어르신을 위해
만든 글자로 노령老齡을 뜻하며
어르신이며 또는 노인老人이었다
그러나 후에 노인과 관련된 뜻이
널리 확대되면서 오늘날에는
목숨, 수명, 장수의 뜻으로 쓰인다
목숨 수壽 자에는 다양한 뜻이 있다
수壽는 사농공상士農工商을 뜻한다
목숨 수壽 자에 담긴 뜻은 이러하다
맨 위에는 선비 사士 자가 놓였다
선비는 국민을 위한 공직자다
사士 아래 덮을 멱冖이 있는데
왼쪽이 열린 '반 덮을 멱冖' 자다
반 덮을 멱이 곧 상품의 겉모습이다
반 덮을 멱 아래 장인 공工 자가 있다
공업과 더불어 기술자에 관한 표현이다
장인 공工 자 아래 한 일一 자가 있다
모든 인류가 살아가는 땅一의 뜻이다
지구촌一 에는 교육자口가 있으며
그 바탕에 마음寸을 다스리는 이로써
이른바 성직자聖職者가 자리하고 있다
요즘은 잘 먹히지 않는 시詩지만
격양시를 다시금 음미해 보자
운명運命에 걸리지 말고
무시無視도 하지 말고
분수分數라 하는데
뭐가 분수지?
격양시
장수와 요절은 운명 아님이 없고
궁하고 통함은 제각기 때가 있다
길을 잘못 들면 노력이 헛되지만
편안한 분수라면 그게 곧 편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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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부도, 깨어있는 부도/사진 동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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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2/2024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