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의 사랑으로 되살린 건물은 그 의미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진주성이나 촉석루에는 단순한 유적이 아닌 삶과 풍류가 깃든 문화의 공간이라는 의미가 덧입혀진다. 오스트리아 빈의 오페라하우스는 파리의 오페라하우스, 밀라노의 라 스칼라와 더불어 유럽의 3대 오페라 극장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폐허가 된 빈을 재건할 때 시민들은 투표를 통해 시청사나 국립의사당을 제치고 오페라하우스를 1순위로 꼽았다. 빈 오페라하우스는 이후 시의 상징이자 빈을 방문하는 이방인들의 로망으로 자리를 굳혔다.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대변하는 르네상스풍의 오페라하우스 역시 2차 세계대전 때 소실됐지만 시민들의 뜻으로 70여 년 만에 원형대로 복원된 뒤 꾸준하게 사랑받고 있다.
옛 전투의 상흔이 서린 진주성과 촉석루가 진주 시민뿐 아니라 이방인들에게도 진주의 상징으로 추앙받는 데는 역사, 풍광과 함께 문화적인 의미도 짙게 배어 있기 때문이다. 진주성은 매년 유등축제가 열리는 아름다운 공간으로도 인상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