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견마지양(犬馬之養)
개나 말의 봉양이라는 뜻으로, 부모를 봉양만 하고 경의(敬意)가 없다는 말이다. 봉양만 하는 것은 효도가 아니라는 의미이다.
犬 : 개 견(犬/0)
馬 : 말 마(馬/0)
之 : 어조사 지(丿/3)
養 : 기를 양(食/5)
출전 : 논어(論語)
견마지양(犬馬之養)이란 개나 말을 기를 때에도 먹이기는 한다. 부모를 모시는 데 먹는 것이나 돌보고 만다면 개와 말을 기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즉 부모를 소홀히 대접하고 공경하지 않음을 뜻함이다.
견마지양은 효도할 마음은 없는데 부모의 재산을 보고 효도하는 척하거나 사람들의 이목이 두려워 억지로 개나 말처럼 부양해 드린다는 뜻이다.
부모를 공경하는 마음이 없으면 효도가 아닌 부양이며 견마지양(犬馬之養)과 같다는 공자(孔子)의 孝에 대한 가르침이다.
아내를 여의고 홀로 사는 노인이 있었다. 그는 한평생을 근검 절약하며 열심히 일했다. 그러나 불운이 겹쳐 빈털터리가 된데다 노약해서 더 이상 일할 수 없게 되었다. 시력도 약해지고 두손이 떨려 제대로 끼니를 지을 수도 없었다.
그에게는 결혼한 아들이 셋이나 있었지만 제 각기의 살림에 바빠 일 주일에 한번쯤이나 그것도 돌아가며 아버지와 저녁을 같이 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아버지는 차츰 기력마저 떨어졌다. 노인은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가 곰곰 궁리했다. 드디어 한 생각이 떠올랐다.
해가 밝자 그는 목수를 찾아가서 큰 궤를 하나 짜 달라고 부탁했다. 그 다음 자물쇠를 만드는 사람을 찾아가서 자물쇠를 하나 달라고 부탁했다. 이어 유리 가계에 가서 깨진 유리조각을 얻어 왔다.
노인은 궤짝을 집으로 가져와서 그 속에 깨진 유리조각을 채우고 난 후 단단히 잠을 쇠를 채웠다. 그리고는 그것을 부엌 식탁 밑에 놓았다.
며칠 후에 아들들이 찾아와서 저녁을 먹다가 발에 걸리는 궤를 발견했다. “궤속에 무엇이 들어 잇습니까?” 라고 아들들이 물었다. 별것 아니라고 노인은 말하면서 끝내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밝히지 않았다.
아들들은 손으로 밀어 보았지만 어찌나 무거운지 움직이지 않았다. 그들은 이번에는 발로 차 봤다. 그러자 그 속에서 뭔가 달랑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버지가 한평생을 두고 몰래 저축해 온 금화로 가득차 있는 게 틀림없다. 이렇게 세 아들은 서로 수근 그렸다.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까지 그 보물 궤를 지켜야겠다고 생각한 세 아들은 번갈아 가며 아버지와 함께 살기로 했다.
첫주에는 작은 아들이 와서 살면서 아버지를 돌봐주고 둘째 주에는 가운데 아들이, 그리고 셋째 주에는 큰 아들이 돌봐주며 궤를 지켰다.
드디어 아버지는 병들어 죽었다. 이제부터는 돈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세 아들은 호화로운 장례를 치렀다.
그들은 장례식이 끝나자 마자 아버지 집으로 달려와서 열쇠를 찾았다. 그리고 궤를 열어 봤으나 그 속에는 깨진 유리조각들 뿐이었다.
우리를 이렇게 감쪽같이 속여 오다니 아버지도 너무 하셨다 이렇게 큰 아들이 소리를 질렀다.
그제야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 시작한 둘째 아들이 형에게 말했다.
아버지는 그럴 수밖에 없지 않았어? 만약에 이 궤가 없었던들 우리 모두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까지 돌봐 드릴 생각을 하지 않았을게 아냐!
이 말을 들으면서 막내 아들은 눈물을 흘리기만 했다.
그래도 큰아들은 혹시나 해서 궤속의 유리조각들을 모두 쏟았다. 그랬더니 밑바닥에 너의 부모를 공경하라고 적힌 쪽지가 붙어 있었다.
진심으로 공경하는 마음이 없이 그저 부양만 하는것을 공자(孔子)는 견마지양(犬馬之養)이라 했다. 집에서 개나 말을 기르는 것과 같다는 뜻이다. 돈만 있다고 효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어느 중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다. 옆자리에 있는 친구의 도시락 속에는 늘 머리카락이 들어 있었다.
도시락이 미어지도록 꾹꾹 눌러 담은 밥알 사이로 머리카락이 빠져 나와 있어도 친구는 조금도 얼굴을 찡그리거나 싫은 표정이 없었다.
그는 마치 귀한 것이라도 가려내는듯 정성스럽게 머리카락을 골라내고 먹는 것이었다.
때로는 돌을 깨문 듯 아작 소리가 났다. 그럴 때면 그는 돌이 들어있는 밥을 그냥 꿀꺽 삼키기도 했다. 그리고는 목이 메어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런 친구를 볼 때마다 불결한 그의 어머니를 연상해가며 그를 딱하게 여겼다.
나는 그 친구와는 허물없이 지내는 매우 가까운 사이였다. 그렇지만 그는 자기 집에 가서 놀자는 말을 한번도 한적이 없었다. 나는 그것을 가난한 탓으로 돌렸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자기 집에 가자고 했다. 산비탈 달동네를 올라 다 쓸어져가는 문을 열고 들어서면서 친구는 “어머니! 친구를 데리고 왔어요.” 라고 소리내어 어머니를 불렀다.
그러자 어두운 방안에서 그의 어머니가 더둠 거리며 나오면서 반겼다. 그 어머니는 내 손목을 잡아보고 머리도 쓰다듬으면서 우리 아이 한 테서 내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친구의 어머니는 눈이 어두운 분이였다. 그제야 나는 왜 친구가 돌이 섞인 밥을 그냥 삼켜먹고 왜 머리카락이 들어 있어도 괘념치 않았는지 알 수가 있었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사람들은 孝를 하는지, 또 무엇이 孝인지 아리송할 때가 있다. 가난이 효자를 만드는 것은 아닐 것이다.
돈 있다고 해서 가 필요 없지도 않다. 그러나 왠지 부잣집보다는 가난한 집에 효자가 더 많다.
한말(韓末)의 논객 장지연(張志淵)이 쓴 유사일사(逸士遺事) 책에 어머니의 좌표가 제시되어 있다.
효종(孝宗) 때 판서인 김좌명(金左明)의 몸종 중에 최수라는 아이가 있었다. 과부 자식이지만 어미가 뜻을 세워 기르고 글을 가르쳤기로 상전이 호조판서(戶曹判書)가 되면서 호조서리(戶曹書吏)로서 특채됐다.
팔자를 고친 데다가 명문 재상의 비호를 받는 것을 기화로 한 부잣집에서 최수를 사위로 삼았다.
처가에 살면서 상류층에서 만 먹는 뱅어국도 맛이 없어 못 먹겠다는 말이 어머니 귀에 들렸다.
이 이야기를 들은 최수의 어머니는 김좌명 대감을 찾아갔다.
“비천한 몸으로 과부가 되어 자식 하나를 연명 시키고자 품을 팔아도 끼니를 못 잇다가 대감께서 잘 보시어 월급을 받게 되어 그로써 모자가 밥을 먹게 된 것을 만행으로 생각했습니다. 한데 지금은 뱅어국도 맛이 없어 못 먹겠다 하니 그 사이에 사치스런 마음이 그 지경일진대 나라의 곡간을 지키는 몸으로 범죄를 안 저지를 수 있겠나이까. 어찌 자식이 형(刑)받고 옥살이하는 것을 차마 볼 수 있겠습니까. 대감께서 버리시지 안겠으면 굶어 죽을 정도가 아닌 자리로 내려앉게 하옵소서.” 했다.
어머니의 남다른 자식 사랑에 감동해 최수는 좌천되고 말았다.
한양 성 밖에 사는 가난한 과부인 김학성(金學成)의 어머니 이야기도 전한다.
삯품팔이로 아버지 없는 두 자식을 키우든 어머니는 어느 날 처맛 물소리가 닿는 곳에 쇠소리 나는 것을 들었다. 수상하게 여겨 파 보았더니 금은보화가 가득한 가마솥 하나가 나왔다.
예전 난리통에 이 집의 주인이 땅에 묻고 피난을 갔다가 이 사실을 후손에게 알리지 못하고 죽어간 것이였을 것이다.
김학성의 어머니는 고민 끝에 솥을 다시 묻고 이사해 버렸다.
그후 두 아이들은 과거에 급제하여 잘 살게 되었고 어머니는 노쇠하여 몸져 눕게 되었다.
남편 제사날을 당해 어머니는 두 아이를 앞에 두고 그 이야기를 비로소 했다.
財(재)는 災(재)인지라 너희가 먹고 사는데 궁색한 것을 모르면 공부에 소흘 할 것이요. 마땅히 궁핍함이 있어야 얻으려 하고 얻으려 함이 있어야 근면한 법 인지라 거금을 땅에 묻고 이사해 버린 것이라 했다.
맹자(孟子)의 어머니, 한석봉(韓石峯)의 어머니, 이율곡(李栗谷)의 어머니 모두 훌륭하지만 훌륭함에도 시대에 따라 달라지게 마련이다.
이름없는 이 두 서민의 어머니야말로 오늘의 물질 과보호에서 어머니들의 정확한 좌표를 잡아 준 것이라서 얘기꺼리로 삼는다.
칠십 평생을 희로애락을 함께 해 온 남편이 임종을 앞두고 뭔가 마지막 말을 하려고 애쓸 때 병석을 지키던 아내는 자기를 찾는 줄 알고 남편의 얼굴에 귀를 대었다고 한다.
그러나 남편이 숨을 거두면서 겨우 발음한 말은 당신이 아니라 어머니였다고 한다.
죽음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어머니를 찾는다는 것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전쟁터에서 죽어 가는 병사들이 한결같이 찾는 사람은 어머니라고 한다.
왜? 어머니를 통해서 이 세상에 왔으니 죽는 순간 다시 어머니의 태로 돌아가는 것이여서 일까?
집에 노인이 안 계시면 빌려서라도 모셔라는 서양 격언이 있다. 노인의 권위와 지혜를 소중히 여기라는 뜻이다.
오늘날 우리는 이러한 격언을 잊고 있다. 노인의 풍부한 경험에서 우러난 삶의 지혜가 존경받기는 커녕 젊음을 방해하는 쓸모없는 존재로 생각되고 있다.
어른을 모르는 사회는 문명사회가 아니다. 주변에 어른이 있다는 것을 자랑으로 여겨야 할 것이다.
효도와 견마지양
오늘날 급속한 핵가족화로 인한 노인복지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특히 효도를 물질 위주로만 여겨, 부모의 의식주를 해결 해줌으로서 효도를 다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옛날에는 이러한 물질 위주의 효도를 견마지양이라고 하여 孝의 범주에 넣지 않았다. 왜냐하면 개나 말과 같은 가축도 배불리 먹이는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도 출생률 저하와 평균수명 연장으로 빠른 속도로 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다.
자주 신문이나 TV 매체를 통해서 알려지는 패륜의 소식을 접하면 노인에 대한 공경 못지 않게 孝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절실한 시기이다.
일찍이 중국에서는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24명의 효자가 있었다.
눈밭에서 죽순을 구했다는 맹종(孟宗), 얼음장을 체온으로 녹여 잉어를 잡아 병상의 계모에게 바쳤다는 왕상(王祥), 어머니가 때리는 회초리가 아프지 않차 어머니의 기력이 쇠진함을 알고 통곡한 한백유(韓伯愈) 등을 효자의 표본으로 삼고 있으나 그중 대표적인 효자는 역시 노래자(老來子)이다.
춘추전국시대의 혼란을 피해 몽산에서 은거한 그는 칠순 나이에 때때옷을 입고 재롱을 부려 노부모를 즐겁게 했다.
효도는 대단한 것이 아니다. 그저 부모를 정성껏 모시고 마음을 기쁘게 해드리는 것이다.
孝라는 글자를 보면 자식이 노인을 업고 있는 형상이다. 이런 뜻에서 볼 때 부모를 위해 단지(斷指)를 한다던지 임당수에 몸을 던진 심청이처럼 극단적인 살신 행위는 진정한 효도라고 할수 없겠다.
부모에게 받은 몸은 머리털 하나라도 함부로 상하지 않는 것이 효도의 시작이라는 전통적 관념을 떠나서라도 자식을 팔고 희생시켜 안락을 추구할 부모는 없기 때문이다.
언젠가 이런말이 유행한 일이 있었다. 부모가 돌아가신 후 호화 분묘를 하고 진수성찬 제상을 차리는 것보다 생전에 짜장면 한그릇 사 드리는게 났다는 말이 떠돌아 다녔었다.
부모가 돌아 가시면 아무것도 해 드릴수 없다. 그러니 우리들은 부모님이 안 계시면 생전의 부모님과의 아름다웠던 추억을 생각하며 이웃 노인들을 공경(恭敬)하고 살아계신 분들은 노래자같이 부모님 앞에서 재롱을 부려 부모님을 즐겁게 해 드리면 어떨까.
▶️ 犬(개 견)은 ❶상형문자로 犭(견)은 동자(同字)이다. 犬(견)은 개의 옆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한자는 그것의 제일 두드러진 곳을 강조한 것이다. 소와 양은 뿔을, 말은 갈기를 개는 짖는 입을 각각 특징으로 본뜬 자형(字形)이다. 犬(견)은 다른 글자의 변이 되면 개사슴록변(犭=犬; 개)部로 쓴다. ❷상형문자로 犬자는 '개'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갑골문 이전의 문자라고도 하는 도문(陶文)에도 犬(개 견)자가 발견될 정도로 개는 인류와 매우 친숙한 동물이었다. 그래서인지 갑골문에서는 마치 재롱을 피우듯이 꼬리를 추어올린 개가 그려져 있었다. 犬자는 이렇게 꼬리가 강조된 개를 그린 것으로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개'나 '개의 행동', '짐승'과 관련된 뜻을 전달한다. 犬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犭자로 바뀌기도 하며 狐(여우 호)자나 狼(이리 랑)자처럼 개와 비슷한 부류의 동물을 뜻하기도 한다. 그래서 犬(견)은 ①개(갯과의 포유류) ②겸칭(謙稱), 자신(自身)이나 자식(子息)을 낮춤 ③하찮은 것의 비유 ④남을 멸시(蔑視)하는 말 ⑤서쪽 오랑캐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개와 말을 견마(犬馬), 송곳니를 견치(犬齒), 개가죽을 견피(犬皮), 개와 고양이를 견묘(犬猫), 개와 원숭이를 견원(犬猿), 개가 짖음을 견폐(犬吠), 주인에게 충실한 개를 충견(忠犬), 사냥 때 부리는 매와 개를 응견(鷹犬), 군사 목적에 쓰이는 특별히 훈련된 개를 군견(軍犬), 사나운 개를 맹견(猛犬), 사랑하는 개를 애견(愛犬), 이름난 훌륭한 개를 명견(名犬), 개끼리 싸움으로 붙임 또는 거기에 쓰이는 개를 투견(鬪犬), 개와 원숭이의 사이처럼 매우 사이가 나쁜 관계를 일컫는 말을 견원지간(犬猿之間), 개나 말의 하찮은 힘이라는 뜻으로 임금이나 나라에 충성을 다하는 노력 또는 윗사람에게 바치는 자기의 노력을 낮추어 말할 때 쓰는 말을 견마지로(犬馬之勞), 개와 토끼의 다툼이라는 뜻으로 양자의 싸움에서 제3자가 이익을 봄을 이르는 말을 견토지쟁(犬兔之爭), 개나 말이 주인을 위하는 마음이라는 뜻으로 신하나 백성이 임금에게 충성을 다해서 몸을 바치는 자기 마음을 겸손하게 이르는 말을 견마지심(犬馬之心), 자기 나이를 낮추어 일컫는 말을 견마지년(犬馬之年), 개나 말의 정성이라는 뜻으로 임금이나 나라에 바치는 정성 또는 남에게 자기가 바치는 정성을 아주 겸손하게 일컫는 말을 견마지성(犬馬之誠), 개나 말이 하는 일없이 나이만 더하듯이 아무 하는 일없이 나이만 먹는 일 또는 자기 나이를 겸손하게 이르는 말을 견마지령(犬馬之齡), 개나 말이 하는 일없이 나이만 더하듯이 아무 하는 일없이 나이만 먹는 일 또는 자기 나이를 겸손하게 이르는 말을 견마지치(犬馬之齒), 개나 말의 봉양이라는 뜻으로 부모를 봉양만 하고 경의가 없음 또는 봉양만 하는 것은 효도가 아니라는 뜻을 이르는 말을 견마지양(犬馬之養), 개와 토끼의 다툼이라는 뜻으로 두 사람의 싸움에 제삼자가 이익을 봄을 이르는 말을 견토지쟁(犬兎之爭), 개의 어금니가 서로서로 맞지 않는 것같이 국경선이 볼록 나오고 오목 들어가 서로 견제하려는 형세를 일컫는 말을 견아상제(犬牙相制), 원래의 뜻은 동쪽 닭과 서쪽 개가 우는 소리가 들린다는 뜻으로 닭 우는 소리와 개가 짖는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린다 하여, 인가가 잇대어 있음을 이르는 말을 계견상문(鷄犬相聞), 폭군 걸왕의 개도 성왕 요임금을 보면 짓는다는 뜻으로 윗사람이 교만한 마음을 버리고 아랫 사람을 진심과 믿음으로 대하면 아랫사람은 자기 상관에게 충성을 다하게 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걸견폐요(桀犬吠堯), 고을 개가 무리지어 짖는다는 뜻으로 소인들이 남을 비방함을 이르는 말을 읍견군폐(邑犬群吠), 가라말이 울고 개가 짖는다는 뜻으로 들을 가치가 없는 이야기나 보잘것없는 문장을 이르는 말을 여명견폐(驪鳴犬吠) 등에 쓰인다.
▶️ 馬(말 마)는 ❶상형문자로 말의 모양으로 머리와 갈기와 꼬리와 네 다리를 본떴다. 개는 무는 것을, 소는 뿔을 강조한 자형(字形)이지만 말의 경우에는 갈기를 강조하고 있다. 부수로 쓰일 때 말과 관계가 있음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馬자는 ‘말’을 그린 글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馬자를 보면 말의 특징을 표현하기 위해 큰 눈과 갈기가 함께 그려져 있었다. 그러나 소전으로 넘어오면서 머리와 갈기는 간략화 되었고 해서에서는 다리가 점으로 표기되면서 지금의 馬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말은 고대부터 사냥과 전쟁에 이용되었지만 주로 먼 거리를 달리는 용도로 쓰였다. 그래서 馬자가 부수로 쓰인 글자들은 주로 ‘(말을)타다’나 ‘가다’, 말의 행위, 동작과 관계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馬(마)는 (1)성(姓)의 하나 (2)말 등의 뜻으로 ①말(말과의 포유류) ②벼슬의 이름 ③산가지(수효를 셈하는 데에 쓰던 막대기) ④큰 것의 비유 ⑤아지랑이 ⑥나라의 이름, 마한(馬韓) ⑦크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마구간을 마사(馬舍), 말의 똥을 마분(馬糞), 말을 타는 재주를 마술(馬術), 말이 끄는 수레를 마차(馬車), 말을 부리는 사람을 마부(馬夫), 말을 타고 떼를 지어 다니는 도둑을 마적(馬賊), 말의 몇 마리를 마필(馬匹), 말의 다리를 마각(馬脚), 말을 매어 두거나 놓아 기르는 곳을 마장(馬場), 경마할 때에 파는 투표권을 마권(馬券), 말을 타고 나감으로 선거에 입후보함을 출마(出馬), 수레와 말을 거마(車馬), 자기가 사랑하는 말을 애마(愛馬), 타는 말이나 말을 탐을 기마(騎馬), 걸음이 느린 말이나 둔한 말을 노마(駑馬), 걸음이 썩 빠른 말 한마를 준마(駿馬), 말에서 떨어짐을 낙마(落馬), 말이 빨리 달리는 것을 겨룸을 경마(競馬), 말을 탐으로 사람이 말을 타고 여러 가지 동작을 하는 경기를 승마(乘馬), 대나무를 가랑이 사이에 끼워서 말로 삼은 것을 죽마(竹馬), 기차를 말에 비유한 일컬음을 철마(鐵馬), 말의 귀에 동풍이라는 뜻으로 남의 비평이나 의견을 조금도 귀담아 듣지 아니하고 흘려 버림을 이르는 말을 마이동풍(馬耳東風), 말의 다리가 드러난다는 뜻으로 숨기려던 정체가 드러남을 이르는 말을 마각노출(馬脚露出), 말의 가죽으로 자기 시체를 싼다는 뜻으로 옛날에는 전사한 장수의 시체는 말가죽으로 쌌으므로 전쟁에 나가 살아 돌아오지 않겠다는 뜻의 마혁과시(馬革裹屍), 말이나 소에 의복을 입혔다는 뜻으로 학식이 없거나 예의를 모르는 사람을 조롱해 이르는 말을 마우금거(馬牛襟裾), 달리는 말은 말굽을 멈추지 않는다는 뜻으로 지난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더욱 발전하고 정진하자는 뜻의 마부정제(馬不停蹄), 말도 갈아타는 것이 좋다는 뜻으로 예전 것도 좋기는 하지만 새것으로 바꾸어 보는 것도 즐겁다는 말의 마호체승(馬好替乘) 등에 쓰인다.
▶️ 之(갈 지/어조사 지)는 ❶상형문자로 㞢(지)는 고자(古字)이다. 대지에서 풀이 자라는 모양으로 전(轉)하여 간다는 뜻이 되었다. 음(音)을 빌어 대명사(代名詞)나 어조사(語助辭)로 차용(借用)한다. ❷상형문자로 之자는 ‘가다’나 ‘~의’, ‘~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之자는 사람의 발을 그린 것이다. 之자의 갑골문을 보면 발을 뜻하는 止(발 지)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발아래에는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발이 움직이는 지점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之자의 본래 의미는 ‘가다’나 ‘도착하다’였다. 다만 지금은 止자나 去(갈 거)자가 ‘가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之자는 주로 문장을 연결하는 어조사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之(지)는 ①가다 ②영향을 끼치다 ③쓰다, 사용하다 ④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⑤어조사 ⑥가, 이(是) ⑦~의 ⑧에, ~에 있어서 ⑨와, ~과 ⑩이에, 이곳에⑪을 ⑫그리고 ⑬만일, 만약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이 아이라는 지자(之子), 之자 모양으로 꼬불꼬불한 치받잇 길을 지자로(之字路), 다음이나 버금을 지차(之次), 풍수 지리에서 내룡이 입수하려는 데서 꾸불거리는 현상을 지현(之玄), 딸이 시집가는 일을 지자우귀(之子于歸), 남쪽으로도 가고 북쪽으로도 간다 즉, 어떤 일에 주견이 없이 갈팡질팡 함을 이르는 지남지북(之南之北) 등에 쓰인다.
▶️ 養(기를 양)은 ❶형성문자로 飬(양), 餋(양)은 통자(通字), 养(양)은 간자(簡字), 羪(양)은 동자(同字)이다. 養(양)은 뜻을 나타내는 밥 식(食=飠; 먹다, 음식)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羊(양)이 합(合)하여 기르다, 양육하다를 뜻한다. 羊(양)은 양의 고기로, 중국에서는 고급 요리이다. 食(식)은 식사를 하는 일이다. ❷회의문자로 養자는 '기르다'나 '먹이다', '봉양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養자는 羊(양 양)자와 食(밥 식)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글자의 조합으로만 보면 養자는 마치 양에게 밥을 먹이는 모습과도 같다. 그러나 養자의 갑골문을 보면 羊자와 攴(칠 복)자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목축업을 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후에 '기르다나 '번식시키다'라는 뜻이 파생되자 攴자를 食자로 바꾸게 되면서 지금의 養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養(양)은 어떤 명사(名詞) 어근(語根)에 붙어서 남의 자녀(子女)를 데려다가 길러 자기(自己)의 자녀(子女)로 할 때에 그 상호(相互) 관계를 나타내는 데 쓰는 말로 먹을 것을 주다, 양육하는 일의 뜻으로 ①(낳아서)기르다 ②(젖을)먹이다 ③(심어)가꾸다 ④수양(收養)하다(다른 사람의 자식을 맡아서 제 자식처럼 기르다) ⑤봉양(奉養)하다, 공양(供養)하다 ⑥가르치다 ⑦맡다, 관장(管掌)하다 ⑧치료하다, (질병을)다스리다 ⑨취(取)하다 ⑩숨기다, 은폐(隱蔽)하다 ⑪가렵다 ⑫즐기다 ⑬(시간적으로)길다 ⑭다스리다, 수양(修養)하다 ⑮땔나무 산지(山地)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기를 양(奍), 기를 육(育), 기를 사(飼)이다. 용례로는 가르쳐서 유능한 사람을 길러 냄을 양성(養成), 길러 자라게 함을 양육(養育), 영양이 되는 성분을 양분(養分), 가축을 기름을 양축(養畜), 인공적으로 길러서 번식시키는 일을 양식(養殖), 닭을 기르는 일을 양계(養鷄), 양아들을 양자(養子), 누에를 기름을 양잠(養蠶), 꿀벌을 길러 꿀을 채취하는 일을 양봉(養蜂), 물고기를 기름을 양어(養魚), 부모의 뜻을 받들어 지극한 효도를 다하는 일을 양지(養志), 양 아버지를 양부(養父), 학문과 식견을 넓혀서 심성을 닦음을 함양(涵養), 식물이나 미생물 따위를 인공적으로 가꾸어 기름을 배양(培養), 휴양하면서 치료하는 것 또는 그러한 치료를 요양(療養),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 갈 수 없는 사람의 생활을 돌봄을 부양(扶養), 범을 길러 화근을 남긴다는 뜻으로 화근을 길러서 걱정거리를 산다 스스로 화를 자초했다는 말을 양호유환(養虎遺患), 항상 부모의 뜻을 받들어 마음을 기쁘게 해드리는 효행을 이르는 말을 양지지효(養志之孝), 도를 좇아 뜻을 기르고 시세에 따라서는 어리석은 체하며 언행을 삼가야 한다는 말을 준양시회(遵養時晦), 아침 저녁으로 웃어른에게 인사를 드린다는 말을 조석공양(朝夕供養), 부담을 가볍게 하여 백성의 힘을 펴게 한다는 말을 민력휴양(民力休養)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