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꺼
부산에 와타나베 다이고 선수가 와서 상당히 기뻤는데
이 선수에 대해서 좀 써달라는 분들이 계셔서 짤막하게 써봅니다. (너무 늦었군요)
원래 좌우 사이드하프, 공격형 미드필더가 가능한 선수로서
가장 오랫동안 뛴 포지션은 사이드하프지만 (사실상 4-2-2-2 포지션으로서 공미도 겸함)
스프린트가 그리 빠른 편은 아닙니다.
그의 최대 장점은 이불킥.
오미야의 10번을 달고 전담 키커를 맡으면서
2015년 J2 어시스트 랭킹 공동 9위를 달성.
(근데 같은 순위랑 상위권에 오미야 선수가 4명이나 있다능... 사기팀)
부산에서도 전담 키커를 맡을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인플레이 상황에서도 정확한 킥을 이용한 얼리크로스와
머리만 노리는 크로스가 아닌 창의적인 패스도 가능하기 때문에
K리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클래시컬한 윙어와는 거리가 멉니다.
그리고 가운데로 컷트인하거나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는 공간침투도 가능한 선수라서
연계플레이가 가능한 전천후 공격수와 콤비를 형성하면 좋은 공격 옵션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사이드에 있기에는 아까운 선수라 생각됩니다.
수비력은 좀 아쉽지만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세우면
최전방으로 침투하거나, 힘보다는 정확도로 노리는 중거리슛 등의 골 찬스가 많이 생길 겁니다.
그러나 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조건이 필요한데
1. 한국의 압박축구에 적응
이건 뭐 해외에서 오는 모든 선수들에게 해당되는 거지만
J2의 투박하고 느린 축구에 1년동안 적응한 선수라...
특히 가운데에서 주세종 선수의 대체자원으로 뛴다고 가정하면 거의 필수요소겠지요.
다이고 선수는 몸이 호리호리하지만 몸 자체는 딴딴한 편입니다.
(오미야의 쫄쫄이 유니폼을 입기 위해서 트레이닝을...?)
일본인 선수 중에서 한국의 압박축구에 빠르게 극복한 케이스로 마스다, 다카하기 선수가 있는데
다카하기 선수는 호주에 이적한 이후부터 플레이스타일이 바뀌었습니다.
철저한 공미였던 그가 호주와 한국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뛰기 시작했죠.
마스다 선수야 원래 몸이 딴딴하고 헌신적인 선수라 잘 적응했지요.
압박축구 적응에 실패한 일본인 선수로는 마사(오오하시 마사히로), 시마다 유스케 선수가 있습니다.
두 선수 모두 킥과 패스는 일가견이 있어서 초반에 쏠쏠했지만, 피지컬과는 거리가 먼 선수들이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플레이가 간파당해서 압박에 고전하고 부상도 자주 당하면서 결국 오래 뛸 수는 없었죠.
2. 많이 움직여주는 전천후 공격수
다이고 선수는 일반적인 크로스도 정확하지만, 진짜 매력은 '일반적이지 않은 크로스 또는 스루패스'에 있습니다.
적절한 위치에서 언제든지 슈팅이 가능한 공격수가 있으면 그의 능력이 빛을 발하겠지요.
그리고 위에도 적었지만 컷트인 할 때의 연계플레이도 꽤 잘 먹혀들 겁니다.
그리고 제가 이 선수를 좋아하는 또 한가지 이유는
참으로 인성이 좋고, 팀을 위해 헌신적으로 뛰는 멘탈이 갖춰진 선수입니다.
그래서 오미야 써포터들은 다 그를 좋아합니다.
게다가 2013년, 오미야가 8연패 중일 때, 다음 상대팀은 당시 리그 1위였던 요코하마 F 마리노스.
이 경기에서 날개 없이 추락하던 오미야가 마리노스를 1:0으로 꺾는 대이변을 연출하였습니다.
그것도 와타나베 다이고 선수의 결승골로!!
당시 눈 시뻘건 상태에서 울먹이며 인터뷰하던 장면을 아직도 잊을 수 없네요.
(근데 이 경기 이기고 또 8연패함...)
와타나베 다이고의 베스트 골 중 하나...
↑ 교토 시절에는 감독이 "지금 당장 대표팀에서 뛰어도 될 만한 선수다" 라고 극찬한 적도 있었죠ㅋ
많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써포팅에 살고 써포팅에 죽는 케이티였심더.
첫댓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부산이 433 포메이션을 쓸 거라고, 최영준 감독님이 인터뷰에서 말했는데, 사이드에서 뛰기엔 그 쪽 자원이 넘쳐서.. 아마 미드필더 쪽에서 뛰게 될 것 같아요.
패스 마스터가 필요했는데, 킥이 강점이라니 기대됩니다 ㅎㅎ
역시 대단한 글이예요~
근데 전부터 궁금하던건데...
인사말이랑 마무리말만 사투리로 쓰는건
어떤 특정한 의미가 있는거예요=_=???
별 의미는 없습니다만, 그냥 '내가 쓴 글' 이라는 걸 남기고 싶어서 쓰게 된 것 같습니다.
일종의 서명(signature)이랄까요...
지금이야 뭐 써포팅에 살고 죽지도 않는 평범한 축덕임ㅋ
@KTKIM 어렴풋이 그런거 아닐까 싶긴했는데
궁금했었어요ㅎ 답변감사.
오미야 시절에 사이드이미지가 강해서 중앙에서 뛰는걸 부정적으로 봤었는데 한번 지켜봐야겠네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부산 입장에서야 임대생 이영재를 억지로 키울 필요는 없겠죠. 다분히 서브의 롤이 주어질걸로 보이는데요.
감사합니다
KT행님 잘지내시지몌 갈갈행님이보고파함요ㅋ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