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진중권 계보를 이을 사람으로 한윤형씨를 주목하고 있었으나,
안타깝게도 시답잖은 사건에 휘말려 재기 불능 상태에 빠졌었죠.
남자만 일방적으로 죄인 취급하는 어떤 풍토에 휘말려.
날카롭고 재치 있는 언변이 일품이었는데 언젠가부터 거의 절필 수준으로까지 빠지셨지요.
그나마 요즘 볼만한 이론을 갖추고 글을 생산하고 있는 게 박가분이지만,
예전 강준만이나 진중권이 차지하고 있던 위치나 영향력에는 도달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쓰는 글들의 질만 따져보면 이 분이 그들만 못할 이유는 없으나, 요즘에는 다들 약아져서 이런 유의 글에는
익숙해진건지 아니면 다들 수준이 상향평준되어서 그렇나 그런 생각은 듭니다.
혹시 아마 변희재가 중간에
흑화하지만 않았다면, 정말 진중권 말따나마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는 직업만 먼저 가지고
활동했다면 흑화하진 않았을 것 같은데.....
변희재. 한윤형. 참 안타까운 한 시대의 재주 있는 지식인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그야말로 진중권 전성기 때 김어준은 진중권 앞에서 오금도 못 폈다는 게,
진중권 선생 말대로 딱히 빈말은 아니었습니다. 그때는 정말로 그랬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진중권씨가 전성기였을 때 얘기고. 김어준은 계속계속 폭넓은 독서와 은인자중으로
스스로를 업데이트하면서, 속된 말로 초식과 내공을 갈고 닦은 게 보이는데
진중권씨는 아직 초식을 갖추지 못한 이들 많았을 때 초식만으로 내노라 하는 강호의 고수들
대가리 깨고 다니던 시절에 도취하여, 어느 시점부터 정체하지 않았나 그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도 진중권 선생은 스타일 구겨지게 아 옛날이여 식으로 추억이나 얘기를 하시니.... -_-
다만 정말 안타까운 건 강준만 선생입니다. 진중권보다는 꾸준히 독서와 사색은 하시는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쓰시는 글들의 퀄리티가 언젠가부터 상향을 멈추고 꾸준히 하향새입니다.
정말이지 두뇌 스포츠라는 바둑도 나이에 따라서 실력이 갈리던데, 정치평론계도 혹시 그러한가
하고 머리를 갸우뚱 해봅니다.
첫댓글 어쩌면 예전보다 소위 '지식인'들의 사회적 영향력이 전반적으로 줄면서 생기는 일들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대중에게는 지식인의 칼럼을 대체할 많은 수단들이 생겼으니까요.
물론 더 따지자면, 진보권이 대학 사회에 가지는 영향력의 쇠퇴도 꼭 거론해야할 일이겠습니다. 이들이 지식인들의 주요 독자층이었다 봅니다.
@준족 다만 젊은 진보측 대학생들이 전반적으로 갈수록 지적 능력이 퇴화되어간다는 생각은 듭니다. 다름아닌 진중권씨가 전성기 때 그 당시 대학생들더러 "상당히 무식해졌다"라고 일갈할 때는 '뭐라는 거여? 지가 뭔데?' 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사실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진보권 젊은 분들은 아무래도 예전 분들만 못하다는 생각이 자꾸 들고요. 꼬꼬맹이 중고딩한테도 깨질 메갈옹호론이나 떠들고 다니면서 SJW 짓이나 해대는데 참 그..... 자기네가 메갈 관련 담론으로 일베충도 논파하지 못하는 주제에 그건 자기 지적 능력의 부족으로 돌리긴커녕 그저 일베충이 저열해서 그렇다 혹은 나를 비판하는 놈들은 다 일베충이다라고 욕질이나 하고 자빠진 게 현 상황입니다. 예전에는 없던 현상입니다.
@마법의활 무거운 주제군요. 대학권에서 진보권의 학문적 전통이라고 해야할까요, 제가 조사해본 바로는 그런 점이 2010년도 전후에 들어 거의 궤멸 상태로 빠졌습니다. NL운동에 크게 치우쳐있던 구태연한 대학 운동권에 대한 반발이기도 합니다만, 이제는 정말 소위 '좌파'적인 사고를 전수받을 수 있는 기회 자체가 대학권에 없습니다.
이전에 그런 수단이 되었던 동아리, 학회들은 선배들을 통해 배우던 내용을 모두 상실했고, 보수적인 한국 주류 학계에서는 사회주의가 아니더라도 진보 냄새가 나는 교수들을 채용하지 않았지요. 천천히 말라가는 형국입니다. 다만 미국 기준 리버럴 쪽이라 볼 수 있는 교수분들은 있지만 이전의 논객들이 가진 자유로운 사회 비판을 유지해주기엔 역부족이 아닌듯 싶습니다.
@준족 반대로 소위 비진보 보수라고 할 수 있는 계열들은 적어도 젠더 관련 담론에선 나름의 작은 승리감을 맛보고 있을거란 걱정이 있습니다. SJW들은 니들도 우리처럼 남페 되어 남녀평등 이루면 된다고 헛소리나 하는데 이건 일단 제끼고.....
이것들 나름 잘난체는 하는데 까보니까 별 것 아니다 라는 인식이 은근히 보이던데 사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라서 더욱 암담해집니다.
@마법의활 씁쓸한 일입니다. 결국 소위 '학술 운동권'이라 불리던 사회적 움직임의 한계가 이런 결과로 다가온 것 같기도 합니다...
메갈에 대해서는 그래도 비판적이어서 페미쪽으로 심한수준으로 뇌절하지는 않았던걸로 기억하는데
조국관련건 기점으로 심하게 맛이 갔던걸로 기억이나네요
그것도 이제 옛날 얘깁니다. 적어도 젠더 관련 논점에 한해선 강준만과 함께 맛이 간지 오랩니다. 뭐가 그렇게 그들을 돌게 만들었는지 사실 이해가 안 되는 건아니지만 -정말이지 한국전 이후 가정교육 베풀 여력이 없어서 그간 한국사회에서 개저씨들과
막장 애비놈들이 꽤 양산되긴 했던 듯 - 그래도 이건 아니다 싶습니다.
전 김어준이란 사람이 유명하던 당시에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몰랐는데, 오히려 최근에는 기사로 자주 봅니다.
사람들이 관심있을만한 소재로 인터뷰를 꾸준히 하는데 현 대중매체의 유튜브침공 사태와 맞물려 오히려 주가가 올라가지 않을까 싶네요.
이제 전통언론인은 신속함보다는 신뢰도와 전문성으로 승부를 봐야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외국 언론처럼 전문가를 직접 불러 설명하는 뉴스를 만드는 방식이 현시대에 맞는 방식이란 생각이 듭니다.
김어준씨가 옛날 딴지일보 처음 만들 때의 그 김어준이 아닙니다. 또 10년 전 그 김어준도 아니고요. 말은 한량같이 하고 다니지만, 실제로는 많은 독서를 비롯한 자기단련에 게으르지 않은 듯 합니다.
진중권이 게으르다는 것은 예전에 변희재와의 토론때 준비안해간거 보고 눈치챘었죠. 게을러서 몰락하는거야 동정의 여지가 없지만, 강준만 선생은 열심히 읽으시는거 같은데도 영 ... 안타깝기만 합니다.
박가분이 볼만하고, 김어준이 계속 자기단련을 한다는 평가에는 격하게 동의합니다.
쉽고,간단하고,간편하면서도 실행활에 도움되게 해주는 양반들이 많아졋는데 철학적담론따위 읊어봐야...
한창 밀덕질 하던시기 진중권이 안보관련토론 나왓을때 그 처참한수준은 차마......(한창 잘나갈때)
이것도 어떻게 보면 새로운 환경에서 나오는 세대교체라고 봅니다. 다만 그 정도의 파워를 가진 신인이 잘 없어서 그렇지...
요즘 인생에 도움을 주는 선배의 대세가 더이상 강연하는 김제동이 아니고 예능의 서장훈인 걸 많이 느낍니다. 우열을 가리는게 아니라 그냥 말의 느낌을 통해서요.
대학생들의 수준이 무식해지고 있다는 말은 맞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적 능력이 열화되고 있다기 보다는 대학생활 동안 시간을 쏟는 대상이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예전에는 취업이 지금처럼 힘들지는 않아서 정치 등 교양 쌓을 여유가 눈꼽만큼이나마 있었지만 청년실업이 장기화된 지금은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토익이다 공모전이다 이것저것 스펙쌓기 바쁘죠. 실제로 2000년대 이후 취업시장에서 학점이나 토익점수는 점점 상향평준화되고 있어요. 근데 그만큼 교양에 쏟을 시간은 줄어드니까 이 사단이 난거죠.
확실히 요즘은 '카리스마' 있는 지식인들이 눈에 잘 안 띄죠. 고수는 보여도.
그들이 활약하는 시기에 사짜들도 틈새시장 공략으로 시장질서가 어지럽혀졌고 sns와 유튜브의 보급으로 더이상 1인이 잘난 머리 믿고 입터는 사람들의 말을 사람들이 듣지를 않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