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을 둘러보고 경복궁을 나오니 배가 출출했다.
그땐 박물관도 광화문 안 경복궁 앞 오른쪽에 있었다.
영국에서 온 공급사 사장인데 점심으로 불고기를
권하기는 좀 그렇고, 같이 동업하던 친구 섭이와 나는
경복궁 옆으로 나오면 길 건너편에 바로 보이던
이태리 음식점에서 피자를 대접하기로 결정하고
공급사 사장에게 어떻냐고 물어보니 흔쾌히 좋다 하였다.
삼십몇 년 전 그날이 친구와 내가 처음 피자를 먹어본
날이었다.
고교 동창이었던 우리들은 음식 취향도 비슷해서
만나면 주로 분식을 즐겨 먹었고, 특별한 날이래야
오징어나 아나고회 정도 먹으면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해했었다.
영국 계측기를 수입해서 공급하는 오퍼상을 같이
운영했지만, 우리들의 식습관은 변치 않아 여름이면
주로 냉면이나 콩국수를 즐겨 먹었고, 겨울이면
뜨끈한 손칼국수나 명동칼국수 집을 즐겨 찾았다.
그러니 피자나 스파게티 같은 것은 우리들의 음식
목록에는 그때까지 없었던 음식이었다.
영국에서 귀한 손님이 오셨으니 잘 대접은 하고 싶고
쩨쩨하다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아 주문을 받으러 온
웨이터에게 메뉴 연구를 끝낸 우리 둘은 호기롭게
외쳤다.
"핏짜 라지로 세 판, 맥주 세 병~!"
웨이터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알겠다는 듯
주문을 받고 돌아서려던 찰나!
공급사 사장 마틴이 샛노래진 얼굴로 손사래를 치며
너무 많다고 두 판만 시키라고 사정을 했다.
뭔가 잘못 됐나...?
친구 섭이와 나는 그러면 그렇게 가져오라고 하며
주문을 마쳤다. ㅎ
그날, 마틴은 피자 라지 한 판 중 여섯 조각을 엄청
힘들어하며 먹었고, 섭이와 나는 라지 한 판을 둘이서
나누어 먹었는데도 둘 다 한 조각씩을 남기고 말았다.
그 공급사 사장과는 이십 년 넘게 좋은 사업 관계를
유지했는데... ㅎㅎ 일 년에 한 번 정도씩 만날 때마다
그날 이야기를 하며 웃곤 했었다.
물론 우린 그날이 피자를 처음 먹던 날이었다고
일찍 이실직고를 했었고, 마틴은 자기도 배가 터질
것 같았는데, 접대받는 입장이라 최대한 많이 먹으려
애를 썼다고... ㅎㅎ
난 지금도 피자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트럭들이 쉬어가는 트럭스탑 주유소의 주 메뉴가
피자인데, 오늘 새 길에 나선 지 이틀 째, 주유소에
들렀다가 피자를 보며 옛 생각이 났다.
동쪽으로 가는 길 풍경입니다.
서쪽으로 가는 길과는 사뭇 다른 풍경입니다.
첫댓글
동쪽으로 가는 길,
뭔가 멋있어 보이지 않나요.
양길 옆으로 쭉 뻗은 가로수가
숲길 같습니다.
새로운 길에 솔메이트 새벽이와 함께
길위를 가고 있네요
피자 라지 세판~ ! ! !
영국에서 오신 마틴이란 분도
두고두고 이야기 꺼리가 되겠습니다.^^
지금 창밖으로 보이는 파아란 하늘이
맘님이 가시는 동쪽 하늘과 같습니다.
하늘이 참 맑았군요.
동쪽으로 난 길, 오랜만에 달리는데
산 넘고 언덕 넘으며 숲길을 오래 달리니
건강이 막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새벽이도 기운차게 잘 달리구요. ㅎ
피자 한판이 그렇게나 컷는지 몰랐나 봅니다
충성 우하하하하하
몰랐습니다. ㅎㅎ
처음이라 아무 것도 몰랐습니다.
제가 피자를 첨 접한 날이 1990년 정도.
지금도 베프인 내 친구의 남친을 소개 받던 날.
나와 또 다른 친구는 우아한 카페에서 친구의 남친을
소개 받았고, 그 남친이 우리에게 사준게 피자였어요.
동성동본인 그 둘은 결국 헤어졌지만..
몇 년 전 어떤 자리에서 그 분을 보았을 때..
"ㅇㅇ씨. 나 그때 피자 첨 먹어봤어요...".
라고 정겹게 말을 붙여 볼 수 있었던 ....
'피자' 하나에도 각자의 추억들이 있네요.
늘 운전 조심 하시고..
글 잘 읽었습니다.
ㅎㅎ 그런 일이 있었네요.
추억은 펼쳐두면 점점 그 살이
불어나서 참 좋습니다.
ㅎ 피자 처음 먹어보는 티를 너무 내셨군요.
저도 피자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출출할 때 라면 보다는 낫더군요. ㅎ
젊은 사람들은 피자 먹는 양도 대단하니
그들의 먹성이 부럽기도 합니다. 젊은이들의 음식이지 노인네들은
설렁탕 등이 최고지요. ㅎ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건강하세요.
네. 초짜라는 것이 금방 드러나고
말았지요. ㅎㅎ
여긴 피자 뷔페들이 있어 젊은이들은
그곳에 가서 양껏 먹더라구요. ㅎ
길 위의 평온함이 느껴지는
풍경입니다.
각 한 판씩 드시려고
피자 라지 세 판을 외치는 그
남정네 너무 웃깁니다.ㅋㅋ
저는 지금도 피자 두 조각이면
한 끼 식사가 되거든요
저도 웃지못할 추억이 있습니다.
빕스라는 스테이크전문점을 찾아
광주까지 점심 원정을 갔지요.
촌아짐 4명이서 스테이크 4인분 시키고
샐러드바를 이용하니
이미 샐러드바 이용으로 배가 차서
고기는 먹지도 못하고
돈*랄만 했던 적이 있답니다.
그 이후로는 스테이크 노노~
샐러드바만 이용하지요.
ㅎㅎ 돌아볼 때마다 저도 웃습니다.
마틴이 얼마나 우스웠을까... 싶기도
하고. 그가 꾸역꾸역 많이 먹던 모습도.
샐러드바에서 먹는 것은, 저는 지금도
배가 불러도 식사라는 생각이 안 듭니다.
ㅎㅎ
냉면 콩국수 명동칼국수 저도 좋아하고 잘 먹는 목록이네요.
명동칼국수 김치 참 맵고 맛있었는데 지금은 수십년 전 그 맛이 아니랍니다.
피자 두 조각은 아주 맛있게 먹는데 세 조각 부터는 느끼 울렁해져서 도저히 못먹습니다.
그래서 라지로 세 판 읽는데 갑자기 속이 느끼해지는 현상이 ㅎ
새 길 달리시는 마음님
안전한 길 행복한 길 되시기 바랍니다.
아, 헤도네님도 국수 좋아하시는군요.
저는 모든 국수와 라면, 스파게티까지 면으로 만든 음식은 다 좋아하는데 그 중 손칼국수와 냉콩국수가 으뜸입니다. ㅎ
안전하게 잘 달리겠습니다.
ㅎㅎㅎ
일인 일판으로 생각하셨던
모양입니다.
저는 피자를 언제 처음 먹었는지
기억이 없습니다.
피자를 안 좋아해서요.
사진이 답답한 가슴을 뻥
뚫어 주네요.
넘 멋진 길입니다.
맞습니다. 일인 일판.
이왕이면 큰 거로. ㅎㅎ
저는 치즈를 별로 안 좋아해서
피자가 별로입니다. ㅎ
이제 돌아가는 길입니다.
ㅎ 나는 밀가루 음식은 소화가 잘 안되지만. 피자는 좋아합니다.
지금도. 해외에서 적당한 음식 찾기 어려우면 피자를 선택합니다
저는 해외출장 중에 음식 잘 모를 때는
치킨볶음밥을 주로 먹었습니다. ㅎ
어느 나라든 거의 다 있더군요.
이제 우리들의 입맛도 많이 서구화되어 저역시 어쩌다 먹는 피자를 좋아합니다. 희안한게 피자나 햄버거는 꼭 콜라랑 곁들여야 제맛이 납니다. 몇년전 북유럽 3개국을 여행갔을때 스웨덴 고속도로휴게소에서 키오스크로 햄버거를 주문하는데 계속 실패하여 3번을 시도했는데도 결국 못먹고 관광버스를 타야했습니다. 근데 집에오니 신용카드 청구서에는 3개값이 그대로 찍혀 있던군요.. 피자얘기하다가 생각이 났습니다.
주문은 실패했는데 청구는 다 되다니...
많이 억울하셨겠어요.
뭐가 잘못 되었을까요?
지난날의 에피소드..
이른 더위를 날려줍니다.
저는 아직 피자를 안먹어 봤습니다만..
아무래도 까다로운 취향인가 합니다..ㅎ
아... 아직 피자 안 드셔본 경우도
드물 것 같습니다. ㅎㅎ
한번 한 조각이라도 맛은 보시지요.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
마음자리님이 동쪽으로 가시는 까닭은 ?
동쪽으로 가는 길이 곧고 초록의 나무가 우거져 있으니
보는것만으로도 기분이상쾌해 집니다 .
저는 피자가 있으면 두조각 정도는 먹는데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는 아닙니다 .
차라리 김치전이 더 입맛에 맞아요 ㅎㅎ
ㅎㅎ 달마가 나오니 거창해집니다.
달마나 저나 동쪽으로 난 길이 더
멋있어 보였던가 봅니다. ㅎ
저도 파전이나 김치전을 훨씬 더
좋아합니다.
@마음자리 언제 캘리포니아 오시면
IN - N - OUT 햄버거
한번 드셔 보세요 .
저는 영월에서 노총각시절 3살 아래인 여인이 피자가 먹고 싶다고 했는데
사줬는지는 기억에 안남습니다. 그때까지 피자를 먹어본적이 없었습니다
우리 젊을 땐 피자가 정말 아주 낯선 음식이었습니다. ㅎㅎ
그 돈이면 파전에 막걸리나 먹지 싶을. ㅎ
마트에 피자
한번씩 먹어요
피자는 전문집에 가야 제데로 입디다
양산 부산대 의대 근처
이탈리아인 셰프 십니다
아이들이 피자를 좋아해서
한번씩 먹는데, 저는 한조각이면
충분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