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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무슨 빠라는 단어를 참 싫어하지만 굳이 거기에 비유하자면 민노당원이었다가 진보신당 당원이었다가 오늘 통합진보당원이니 저는 심상정빠 노회찬빠가 되겠군요.
야권연대가 결렬(?)됐다는 기사들이 올라온 이후로 정말 맘이 아픕니다. 오늘 7회를 듣고 리뷰라는 이름으로 글을 올리게 된 것은
통합 진보당원들의 생각이 모두 같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분이 계시다면 유대표님 노대변인님께서도 알아
주셨으면 하는 바램에서 일 겁니다.
며칠 전 오마이뉴스에 올라 온 야권연대 결렬에 대한 기사를 보고 분노한 제가 해당 기사를 쓴 기자분께 공개 답변을 요구하는 댓글을 올리고 인터넷으로 기사 검색을 하느라고, 환자를 진료해야 하는 제가 밤을 거의 꼬박 새우다시피 했음에도 출근하자마자
오마이 뉴스에 전화를 해서 해당 기자님과 연락할 방법을 물었던 일이 있었습니다. 물론 그 담 날에도 전화를 드렸지만 결국 해당
기자님과는 통화를 할 수 없었고, 상사이신 분의 연락을 받았을 때 조중동에서나 봄직한 기사 제목과 내용에 제가 얼마나 큰 분노를 느꼈는지 말씀 드리긴 했습니다. 오늘까지도 그 감정이 가시질 않아, 아주 유치하게도 10만인 클럽 가입도 취소하고 김수영 다시 읽기 강좌 신청한 것도 취소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연대가 되지 않았다는 사실도 물론 슬펐지만 그 기사에는 통합진보당에서 민주당을 당선시킬 순 없어도 떨어 뜨릴 수 있으면 60석 정도는 떨어 뜨릴 수 있다는 말을 했다고 적혀 있었고 그 기사에 달린 수 백개의 댓글에는 통합진보당을 욕하는 글들로 거의 도배가 되다시피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인터넷을 검색해서 야권연대 결렬에 대한 기사 모두를 찾아 보았습니다. 네이버를 안 보는 터라 다음에서만 검색을 했는데 무척 의아하게도 다음에서는 되려 민주당을 욕하는 댓글들이 훨 많았다는 겁니다. 통합진보당원이 제가 당연하게 기뻤을 거라고 생각하시겠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본인이 통합진보당을 지지하는 사람임을 내세운 많은 분들의 댓글이 민주당을 욕하고 있었지만 그 내용의 대부분은 노무현을 핍박했던 민주당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왜 그런지는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국민참여당원이었던 분들,, 적어도 노무현이라는 이름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가슴에 커다란 상처를 짊어지고 사시는 분들일 거라는 걸 쉽게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오마이뉴스의 기사에 딸린 댓글들 중 대부분은 통합진보당을 욕하긴 하지만 아주 구체적으로 유대표님을 욕하는 글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유대표님을 받아 들인(?) 것만으로도 이미 너희는 진보가 아니다!라는 해괴한 글들도 무척 많았죠.
민노당을 탈당할 때도 무척 슬펐습니다.. 진보신당을 탈당할 때는 정말 주저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도무지 국민참여당과 내가 같은 곳을 바라본다고 생각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오해하실까 적지만 저는 노무현을 싫어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심지어 민노당원인 제가 초창기 노무현 팬클럽에 가입했고 실제로 노사모에서 지역을 맡아서 일도 했었습니다. 물론 이라크 파병을 찬성하셨을 때 ,노사모 회원분들이 이회창이라면 안되겠지만 노짱이니까 지지하자고 하셨을 때 저는 아무런 주저없이 노사모를 탈퇴했고 노짱 재임 기간 동안에도 그 분이 하시는 행동들에 대해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게 많았지만 , 적어도 그 분을 그렇게 돌아가시게 한 인간 쓰레기들에 대해서는 저 또한 결코 용서할 순 없을 겁니다..
하지만...그렇다고 해도 제가 바라는 세상으로 가는 길에 과연 유대표님으로 대변되는 참여 정부의 일원과 또한 그 지지자들을 마음으로 받아 들이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적어도 제게는 노무현의 FTA와 이명박의 FTA가 그렇게 크게 달라 보이지 않고 오늘 유대표님께서 노대통령은 해군기지를 화순항으로 하려다가 반대에 부딪히자 다른 곳으로 바꿨다고 하시지만 제주가 고향인 제게는 그 또한 하나도 다르게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보신당을 탈당한 것은 그만큼 연대가 절박함을 느꼈기 때문이며, 아무리 제가 노짱에게 서운하고 안타까운 게 많았다고 하더라도 그 분을 이명박과 비교한다는 건 안된다는 걸 알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아직도 목에 무언가 걸린 느낌을 가지고도 저는 통합진보당원이 된 것입니다.
유대표님이나 국민참여당원이었던 분들은 억울하실 수 있을 겁니다. 제가 당신들 때문에 더욱 더 연대가 어려워지는 것 같고 마치 통합진보당이 친노를 표방하는 곳인 양 하는 것도 노동자들에게 그리 유쾌한 게 아니라고 말하면 정말 억울하실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정말 한 가지만 알아 주십시오..적어도 우리가 하나라는 이름으로 오늘 같이 있게 되기까지 누가 상처를 많이 받았냐고 재보는 게 유치하겠지만 누가 상처를 많이 받았는지 재보지 않아도 아실 겁니다. 또한 유대표님이 오늘 말씀 중에 원죄를 언급한 진중권씨에게 난 잠시 몸 담았던 거라고 하셨지만 저희에겐 여전히 참여정부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십니다. 지금 저 짬뽕 같은 민주당 울타리에서 그들과 하나가 되셨던 분이시고 그들을 지지했던 분들이 국민참여당원인 것은 부정하실 수 없을 겁니다.
저는 유대표님이나 국민참여당원이었던 분들을 비난하려고 글을 쓰는 게 아닙니다. 제발 우리가 하나된 것이 작은 연대였다면 보다 더 큰 연대를 위해서 민주당원분들과 노무현의 이름을 걸고 이전투구하는 모습들을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통합진보당은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정당이 아닙니다. 이 땅의 노동자와 농민..핍박받고 버려지는 사람들을 사랑해야 할 의무와 또한 그런 권리를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변에서 사람들이 많이 비웃습니다. 조금 지나면 국민참여당과 서로 생각이 달라서 또 쪼개질 거라고..하지만 전 그렇게 믿고 싶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되는 일은 제가 정말로 존경하는 심상정 노회찬 이 두 분에게 더 할 수 없는 상처를 안기기 때문이며 진보 세력이 또 한 번 이용 당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 정도의 신뢰는 유대표님께 드리고 싶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조금 다른 길을 걸어 왔기에 새로 가는 길에서는 상대를 더 인정하고 배려해 주는 여유로운 모습을 가질 수도 있다고 긍정적으로 믿고 싶습니다. 진보신당을 탈당하고도 통합진보당에 합류하지 못 한 분들이 왜 주저하는지를 한 번 더 생각 해 주십시오.
오늘 진중권씨가 패널로 나온 이유로 방송 자체를 거부하는 분들이 계실 정도로 반감이 컸습니다. 저 또한 진중권씨의 날카로운 풍자에 고개를 끄덕이는 일이 많지만 어쨌거나 요즘의 발언들을 보면 트윗에서도 그렇고 방송에서도 그렇고 제대로 된 타깃을 잡지 못 한 독설이 얼마나 역한 냄새만을 풍길 수 있는지를 보여 주시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합니다..
오늘 방송에서 진중권씨가 해 주신 말씀들은 누구나 공감할 만한 것일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오늘날 반 MB라는 주제만으로 우리가 모인다면 누군들 틀린 말을 하겠습니까.. 다만 진중권씨는 그 반 MB를 위해 가는 사람들에게 느닷없이 태클을 겁니다. 마치 니들이 다 너무 우매해서 선동에 놀아나고 있다는 듯..게다가 자신이 비꼬는 나꼼수를 헐뜯기 위해 중앙일보의 김진보고 잘했다고 칭찬하는.. 아마도 7회 녹음하실 때는 트윗에서 벌어진 진중권씨의 어이없는 행동에 대해선 전혀 모르셨을 수 있겠지만..제가 굳이
어느 한 개인에 대해서 이런 말까지 적는 이유는..
저공비행은 저처럼 통합진보당원만 듣는 게 아닐 거란 생각에서 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인기에 영합해서 대중들에게 좋은 이야기 듣는 게스크만 모셔오자는 것도 결코 아닙니다. 김종인씨 나왔을 때는 되려 너무 잘 하셨다 생각했지만 실제 서로 다른 시각에 대한 처절한 토론이 없어서 실망을 했어도 어느 누구도 김종인과 두 분이 한 편이라고 생각하진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진중권씨의 경우는 조금 다른 거 같습니다. 요즘처럼 사람들이 정보에 많이 노출되어 있고 특히나 SNS 나 팟캐스트등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는 때 , 같은 진보신당 당원이었던 저 조차도 진중권씨를 보면 고개가 갸웃거려지는데 그렇지 않은 분들에게 과연 오늘 가카 특별방송의 패널이 꼭 그 분이었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정치라는 게 대중의 인기만을 위해 가식적이고 일관성이 없어서는 결코 안되지만 이제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다라는 걸 알리기 위해서 그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부분도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공비행이 시작됐을 때 박수를 보내기도 했구요.. 휴우.. 개인적으로 진중권씨를 비난할 맘은 조금도 없는데도 이런 글까지 올리게 되는 군요..
주절주절 두서 없이 너무 길게 글을 쓴 거 같습니다. 내일 휴가라서 새벽 4시가 다 되어가는 이 시간까지 깨어 있을 수 있네요.
두 분 모두 수고 많이 하시는 거 알고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유대표님께는 심상정 노회찬을 절대로 배신하면 안된다는 부탁을 다시 한 번 드립니다.(죄송합니다) 명품 정치인을 얻기 위한 노력을 제가 너무 소홀한 거 같아 이번엔 제대로 심상정 대표님과 노회찬 대변인님께 쏘겠습니다!!
이 땅에 제대로 된 왼쪽 날개가 자랄 수 있게 우리가 왼쪽 어깨일수만 있어도 좋겠습니다..
첫댓글 귀한 말씀 잘... 읽었습니다. 깊은 고민의 단면을 엿볼 수 있군요.. 반론을 제기하기 보다는 경청하고 싶군요..
7회는 진중권을 홍보하는 축하파티,그힘을 업고 박은정이 양심고백당했다고 악담하는 진가를 유대표는흐뭇하게 느꼈는지 답답하네요! 유시민을 좋아하고 존중했는데 정떨어지는 내마음 어쩔수 없지!
동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