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편에 이어 이번주에도 달라스 축제 소식이 계속 이어집니다. 가을의 문턱인 9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는 각도시별, 문화별, 인종별 축제가 겹겹이 몰려 있기에 이 기회를 절대 놓치면 안되죠. 그래서 저희 가족은 매년 이맘 때면 힘이 들어도 되도록 많은 곳을 찾으려 노력합니다. 가족이 함께 하는 시간을 좀 더 알차게 보낼 수 있을 뿐더러, 예원이에게는 여러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교육의 장도 되니까요. 남의 문화를 이해하고 먼저 귀를 기울여주는 것. 그 것이 21세기를 살아가는 가장 중요한 지혜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주에 찾아간 곳은 올해로 54년째를 맞는 그리스 음식 축제입니다. 달라스 인근에서는 이만한 역사를 가진 축제도 드물죠. 특히 이민자들이 가꾸어 온 축제로 달라스의 명소가 된 것은 거의 유일무의 하죠. 늘 그렇지만, 이런데 오면서 드는 생각은 '왜 우리는 못할까?' 하는 겁니다. 일본축제도, 중국축제도 있는데 왜 한국 축제만 없는 것인지.... 문화가 경쟁력인 시대입니다. 패러다임을 바꾸지 못하면 도태되는거죠. 암튼.....험험!! 지금부터 그리스 음식 축제의 현장을 소개합니다. 축제의 시작은 역시 줄서서 들어가는 차량 정체에서부터 시작하죠. 주차요금은 길 건너가 5달러. 행사장 입구쪽은 10달러입니다. 올해로 54년째를 맞는 유서깊은 축제. 대형 빌보드가 한달 전부터 군데군데 들어서 있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자 광장을 가득메운 인파와 음식부스들. 사실 여기는 그리스 교회입니다. 이 자리를 매년 9월에는 행사의 장소로 사용하는거죠. 그리스식 건물과 행사가 조화를 이루어 그럴듯한 풍광을 만들어 냅니다. 첫번째 부스들은 모두 페스트리 부스들입니다. 그리스의 대표 음식이 패스트리라는데, 반죽을 얇게밀어 겹겹이 레이어를 만들어 굽는 것이 이 빵의 특징이죠. 사실 이 축제는 입장료가 있었습니다. 성인 6달러, 12세 미만은 무료. 특정 문화권 축제에서 입장료를 받는 것이 심히 불쾌했었는데, 대신 음식가격은 아주 착하군요. 그마나 다행인 듯... 특이할 부분은 여기서 파는 모든 패스트리들은 모두 이 교회에 다니는 어머니들께서 며칠씩 고생해서 만드신 거라고 하네요. 공장제가 아닌 손으로 직접만든 고행의 음식을 선본이고 있는 겁니다. 중요한 대목이죠. 교회라고 이름은 붙어있는데, 정교회나 카톨릭 같은 분위기가 많았습니다. 오! 가운데 예원이 보이네요. ㅋㅋㅋ '언제 거기에 앉았어~~~' 교회 앞마당에서 맥주를 마시는 모습이 왠지 아슬아슬하게 어울려 보이는 것은 제가 한국인이기 때문이겠죠.... 우리와는 교회문화가 많이 다른 듯 보였습니다. 전통의상을 맞춰 입은 아빠와 아이. 잔잔히 부슬비가 내리고 있었는데, 인파는 꿈쩍을 난더군요. 계속해서 늘어나는 사람들... 중앙무대에서는 아이들의 전통무용 공연이 있었습니다. 사실 예원이가 오는도중 차 안에서 영화를보다가 멀미를 했었습니다. 어느 분 말이 멀미기를 없애는데는 다른 데 정신을 팔게 하는 게 특효라고 해서 일부러 들어간 모래 장식품 부스. 엄마와 함께 모래 장식에 몰두한 예원이. 한동안 저러더니 정말 멀미기가 사라져 버린... 저 모래들이 참 곱던데, 지중해쪽 해변에서 체취한 거라고 하더군요. 고운 색을 입혀 유리병에 담아 보관하는 장식품이었습니다. 먹거리 장터에선 음식을 담는 손길이 분주합니다. 역시 축제의 꽃은 음식이죠. 저건 기로 또는 가이로(Gyro)라고 불리는 것인데, 대개는 양고기로 만듭니다. 멕시코식 타고와 비슷한 모양새인데, 구운 밀 전병에 고기를 싸서 먹는 식이죠. 음식문화는 정말 돌고도는 듯... 소세지나 닭고기를 넣어서 먹기도 하나봅니다. 이건 또 뭐라고 부르는지... 목도 좀 축여줘야 하겠죠. 음료 값도 저렴했습니다. 2~3달러 수준. 역시나 패스트리가 대세. 어디가나 하나씩 들어서 있는 패스트리 부스들. 배고픈 영혼들이 끊임없이 줄을 서고.... 저도 줄을 서서 가까스로 하나 받았습니다. 이름하야. 10달러짜리 그리스 쌤플러. 오레가노 향이 벤 닭고기와 필라프, 그리스 셀러드, 밀전병 2 조각, 패스트리 2 개가 들어 있는 말 그대로 쌤플러입니다. 닭고기는 정말 맛있게 보였습니다. 음~~~~ 이대로 한입 베어물면 머릿 속에서 막 불꽃놀이가 시작되겠죠.... 패스트리도 좋고... 그런데 아내와 예원이는 한입씩 맛보더니 포크를 놓습니다. 향이 짙은데다가 올리브 오일이 정말 듬뿍~~~ 흐를정도로.... 간은 밋밋하고 향 외에는 특정한 맛이 없으니 더 이상 당기질 않더군요. 그래도 시장이 반찬이라.... 제가 다 먹어 버렸습니다. 돈이 아까워서리... 그런데 정말 그리스 음식에는 올리브가 많이 들어가더군요. 오일 뿐 아니라 모든 음식에 올리브가 보이는.... 하와이 사람들이 알로에를 만병통치약으로 맹신하는 것처럼 이들도 올리브에 그런 듯 보였습니다. 우리에겐 김치가 있듯이... 벌써 취한 사람들도 보입니다. 신나게 전통무용을 추시는.... 그리스식 관광버스 댄스군요. 무대에서도 쉬지않고 공연이 계속 됩니다. 저쪽 먼 조상들이 울 나라에 왔었던듯 싶네요. 강강수월레와 비슷한.... 특이했던 것은 저기 앞에 다다닥 붙어있는 아이들이었습니다. 물론 친구들이 나와서였기도 하겠지만 공연 내내 환호를 내지르던... 자기네 나라 무용을 정말 좋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우리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교차하더군요. 요것도 울 나라와서 배껴간듯.... 동동동대문을 열어라.... 남남남대문을 열어라.... 춤사위를 보니 모두 프로들은 아니고 행사를 위해 준비한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더 많은 갈채를 받았던... 공연하는 내내 자리를 뜨지 않고 바라보는 사람들. 물론 달라스 사람들도 있겠지만 태반이 그리스 이민자들일텐데, 참 진진하게 바라보더군요. 제가 보기엔 같은 춤인거 같은데, 음악만 바뀌면서 30분 정도를 쉬지않고 계속되는 공연. 예원이도 완전 몰입이 된 상태. 이게 은근히 중독성이 있는 듯.... 그렇게 1시간 남짓 공연은 끝이 납니다. 그리고 다시 사람들은 먹자촌으로.... 행사가 11시까지 계속 되기에 늦은 저녁인데도 인파는 끝없이 밀려 들더군요. 달라스에 이렇게 많은 그리스인들이 살고 있었는지 저도 많이 놀랬습니다. 이런 행사를 통해 커뮤니티의 힘을 보여주는 게 바로 이런 모습이죠. 어떻게 읽어야할지 이름도 생소한 음식들을 정말 맛나게도 즐기던 사람들.... 그리고 또 다시 이어지는 기타 공연. 생긴게 좀 특이하죠. 2편으로 계속됩니다. |
출처: 이실직고의 oN aIR~~~USA 원문보기 글쓴이: 예원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