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횡단 '하늘길'에 몸이 붕~ 주택가 통과구간서 헤매기도
북한산 둘레길 하늘길 구간(서울 은평구 불광동)에 있는 '스카이워크' 다리를 등산객이 걷고 있다.
북한산 내 계곡 위에 설치돼 산의 하단 지역을 60m가량 횡단하는 이 다리는 인근 전망대로 이어지며
주변 시가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게 한다.
사진 제공 국립공원관리공단
북한산 둘레길(길이 44km)이 31일 개방된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4월부터 추진해온 서울 강북구 우이동~성북구 정릉~은평구 은평뉴타운~경기 고양시 북한산성
~고양시 효자동을 잇는 둘레길 공사가 최근 끝나 일반에 개방한다"고 밝혔다.
북한산 둘레길은 고지대로 올라가는 산행문화로 인한 자연 훼손을 막고
노인, 여성 등 누구나 쉽게 북한산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든 산책로다.
동아일보는 국립공원관리공단 구기분소 손재원 둘레길 팀장(46), 북한산 등반 23년 경력의 등산 마니아 김기주 씨(65)와 함께
21일 개방을 앞둔 북한산 둘레길 중 최고 명소로 꼽히는 '하늘길' 구간과 '성너머길' 구간 중 3km가량을 현장 답사했다.
■ 탁 트인 경관에 하늘에 붕 뜬 기분
21일 오후 3시.
탐방팀은 서울 은평구 불광동 내 대호지킴터(북한산 족두리봉 방향)에서부터 시작되는 북한산 둘레길 입구에 도착했다.
불광동 주택가 언덕을 따라 10분가량 올라가야 입구가 나왔지만 아직 이정표 등이
주택가 길목에 세워져 있지 않아 입구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입구를 지나자 곧 산 기슭에 나무로 된 밤색 계단과 다리가 보였다.
일명 '스카이워크'로 불리는 이 다리는 은평구 구기터널 상단지역의 계곡을 60m가량 횡단하는 길이다.
다리 위 평지를 걸으면서도 주변 경관이 한눈에 내려다보이자 하늘에 몸이 붕 뜬 듯 기분이 상쾌했다.
계단, 다리에는 걷다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골이 파여 있었다.
다리를 지나자 전망대가 나타났다. 북한산 둘레길 산책로에는 총 전망대 9개와 벤치 등 쉼터 35개가 있다.
특히 수유지구 빨래골 구간에 마련된 높이 12m의 구름전망대에서 바라본 경치가 뛰어나다는 평이다.
■ 안내표지, 편의시설 더 설치해야
둘레길을 따라 500m 정도를 걷다 보니 아파트 단지가 보이기 시작하고 불광동 진흥로 주택가가 나왔다.
북한산 둘레길은 방대한 지역을 한 선으로 연결하다 보니 중간에 주택가를 통과하는 곳이 존재한다.
주택지 담벼락이나 전봇대에는 둘레길을 표시하는 표찰과 이정표가 붙어 있었다.
은평구 구기터널 앞 도로 신호등을 건너 성너머길 구간에 진입했다. 이곳은 경사가 가팔라서 등산화가 필요했다.
산책보다는 등반에 가까웠다. 30분가량 올라가자
비봉, 보현봉, 문수봉 등 북한산의 유명 봉우리가 한눈에 보이는 전망대가 나타났다.
손 팀장은 "북한산 둘레만 돌다 보면 정작 북한산 전경을 볼 수 없어
북한산 본류에서 약간 떨어진 산자락에도 둘레길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성너머길 구간에도 계단 등 시설물이 일부 설치됐다. 하지만 일반 등산로와 차이가 없었다.
북한산 둘레길의 70%는 기존 등산객이 다니던 샛길을 이용했다.
예산 문제, 자연 훼손, 사유지 문제 등으로 새 길을 만들지 못하다 보니
불가피하게 오르막 내리막이 심한 구간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
둘레길 일부 구간은 비가 많이 올 경우 움푹 파일 수 있어 목재나 돌계단 설치 등 보완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 씨는 "산속 둘레길에서 나와 마을 둘레길을 거쳐 다시 산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찾기가 쉽지 않다"며
"둘레길 주변에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더 마련하면 좋겠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