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에 창립 30주년을 맞은 이태리의 라스(Las) 사는 헬멧 전문 제작사이다. 전에 소개한 이 회사의 제품 스쿠알로(Squalo)는 가격 대 성능비가 좋은 헬멧이라고 할 수 있다. 스쿠알로의 시판 가격이 14만 원이란 적지 않은 가격이므로 여기서 가격 대 성능비라 함은 다른 상위권 헬멧과 비교할 때의 얘기다. 다시 말하면, 우리 나라에서 가장 잘 알려져있고 또 사랑받고 있는 메트 사의 2005년 신제품 스트라디바리우스 II의 소매가가 22만 원인 것을 고려할 때 거의 같은 성능에 디자인도 멋진 헬멧이 그보다 8만 원이나 싸다고 하면 이건 분명 가격 대 성능비가 높은 제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핵시얼(Haxial)은 라스 사가 만든 최고급의 헬멧인데, 이 헬멧은 다른 회사의 제품들과 비교해도 가히 최고급이라 불러 손색이 없다. 아래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디자인도 좀 특별한 구석이 있다.
- 측면에서 본 핵시얼. 특별한 디자인이라는 것은 헬멧의 정수리에 뭔가 특별한 장치가 덧붙어 있다는 것이다. 거기 디자인된 무늬도 예사롭지 않다.
- 앞에서 본 핵시얼. 헬멧의 정수리 부분에 알루미늄으로 만든 상단 통기장치(upper ventilator)가 있다.
- 정면에서 본 상단 통기장치. 저 알루미늄 통기장치와 헬멧의 정수리 부분 사이에서 공기의 유통이 더 빨라진다고 한다.
이 통기장치는 원치 않으면 떼어낼 수도 있는 것인데, 이것은 헬멧 위를 지나는 공기의 흐름을 훨씬 더 빠르게 하는 장치이므로 굳이 떼어낼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차 하위 제품인 스쿠알로(이태리어로 "상어/shark"를 의미)의 경우는 풍동(wind tunnel) 시험을 통하여 헬멧 정수리에 상어의 지느러미(shark's fin) 같은 것을 설치하여 공기의 흐름을 촉진시킨 제품인데. 최상위 제품인 핵시얼은 헬멧 위에 통기 촉진 장치를 덧붙인 것이다.
- 정면 위에서 본 핵시얼.
이 알루미늄 통기장치에 그려진 그림이 예사롭지 않은데, 이것은 이 제품이 한국 버전임을 의미하고 있다. 이건 태극무늬를 형상화해 넣은 것이기 때문이다. 원래 라스 핵시얼 헬멧의 2005년 카다로그에는 상단 통기장치에 그려진 다음과 같은 국가별 무늬가 있다.
- 핵시얼에서 제공하는 몇 나라의 국기 문양. 태극 무늬의 통기장치 사진은 다음해부터 라스 카다로그에 등재될 것 같다.
이 헬멧을 쓴 모양은 아래와 같다. 근데 아래 사진의 김애경 씨는 XS(엑스트라 스몰) 사이즈를 사용해야 할 만큼 머리가 작은 사람인데, 내가 사용하는 큰 사이즈의 헬멧 끈을 줄여서 썼다.(그래서 버섯돌이처럼 보일지도 모른다.-_-) 이 헬멧은 53-62의 유니버셜 사이즈로 사용할 수 있다. 헬멧의 무게는 265g이며, 상단 통기장치 무게는 35g이다. 물론 통기장치는 가중 보호효과(extra protection)를 가진다.(스쿠알로의 무게는 260g)
핵시얼의 사이즈 조절장치 벨록스(Velox) 시스템이라 불리는 아래와 같은 것으로서 다이얼식으로 만들어진 스쿠알로의 조절장치와는 다르다. 스쿠알로의 것보다는 훨씬 더 고급스러운 느낌이 있다.
- 손잡이를 빨간 화살표 쪽(위쪽)으로 당기면 조절장치가 조여진다. 조절장치를 끄르려면 중앙의 빨간 버튼을 누르면 된다.(release lock) 실제 헬멧을 머리에 쓴 상태에서 사용해 보니 스쿠알로의 다이얼식이 모양은 이보다 못 하지만, 더 편했다.
- 높이 조절 장치. 벨록스 시스템의 일부인 이 장치는 아주 쉽게 벨록스의 높이를 헬멧 안팎으로 조절해 준다.
라스 헬멧의 특징은 썼을 때 머리 깊이까지 들어가 안착(安着)하는 느낌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스쿠알로와 핵시얼을 쓰고 비교해 보니 거의 비슷하지만 내게는 스쿠알로가 약간 더 잘 맞는 느낌이었다.(스쿠알로는 지로나 OGK 헬멧을 쓸 때 정도의 안착감을 준다. 핵시얼은 스트라디 정도.)
요즘 좋은 헬멧들이야 어느 게 안 그럴까 만은 이 제품도 소위 인몰딩(inmolding)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대개의 인몰딩 방식은 바깥의 폴리우레탄 쉘과 내부의 폴리스티렌 거품이 한꺼번에 사출되면서 접합되는 직접 방식이고, 그것이 생산 단가를 싸게 만드는 저렴한 방식이다. 하지만 간접 인몰딩 방식(indirect inmolding method)은 바깥 쉘과 내부 쉘을 독립적으로 만든 후에 이를 함께 녹여 붙이는 방식으로 고가의 방식이며, 라스의 상위 제품들은 모두 다 이 인디렉트 인몰딩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 후자가 충격에 견디는 힘도 훨씬 강하다고 한다.
- 고급 헬멧이니 만치 인몰딩 방식으로 만들어졌는데, 접합부를 보면 한치의 실수도 없이 만들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고급 제품 중에도 이런 접합부가 의외로 거친 것들이 많다.
핵시얼은 고급 제품인 만큼 라이너(liner/안감)도 대단히 특별하게 만들어져 있다. 헬멧 외부에서도 그걸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 헬멧 정면에서 앞부분의 구멍을 보면 벌레 등이 들어가지 못 하면서도 공기의 유통을 위하여 알루미늄 망이 설치되어 있다.
아래는 알루미늄 망을 안에서 본 것이다. 알루미늄 망 이외에도 라이너 전체가 거의 다 쿨맥스(CoolMax) 소재의 망(net)으로 이뤄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핵시얼의 안감은 거의 전체가 일체형의 망으로 만들어져 있다. 이의 장점은 역시 일체형 라이너의 스쿠알로와 마찬가지로 두건 등을 미리 헬멧 안에 쓰지 않아도 머리가 헝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케이팅을 하고 나면 머리가 망가진다고 헬멧을 쓰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좋은 소식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라이너는 새니타이즈드(Sanitized) 제품을 사용하고 있어서 박테리아를 방지하고, 냄새도 안 나게 하는 소재를 사용한다.(세탁할 때는 라이너 전체를 떼어내어 물세탁할 수 있다.)
이 제품은 23개의 앞뒤로 긴 통기구(vent holes)들이 있는데, 실제 이를 사용할 때 보면 라이너의 차이 때문인지, 통기구의 숫자가 29개인 스쿠알로에 비하여 더 시원한 느낌이 있다. 이는 복합적인 이유 때문인데, 상단 통기장치와 통기구의 배치, 그리고 그물망식의 라이너 때문이라고 한다.
핵시얼은 헬멧 주머니(pouch)가 제공되며, 조절할 수 있는 턱끈에는 벨벳(velvet) 처리가 된 목쓸림 방지용의 부드러운 나일론으로 커버가 있어서 줄인 끈 위에 벨크로로 고정하게 되어 있다.
핵시얼의 가격은 26만 원으로서 메트에서 스트라디의 상위 제품인 제5원소와 경쟁하는 제품이다.(제5원소는 24만 원으로 알고 있음.) 제품의 질은 높으나 가격이 최고의 단점이라 할 수 있다.
www.lashelmets.com
라스 사는 올해로 31주년을 맞은 회사이나, 우리 나라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간은 자전거 분야에서 저가형의 헬멧만 수입되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회사의 기술개발력과 디자인력은 대단한데, 아이스 숏트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공인을 받은 제품은 단 한 가지 뿐입니다. 바로 라스의 "미스트랄-아이스"라는 숏트랙 전용 헬멧이 그것입니다.
'설마, 숏트랙에서 공인받은 헬멧이 단 한 가지라니? 그럴 수가 있겠어???'라고 생각지 마십시오. 진짜입니다.^^ 우리 나라 국가대표건, 미국 대표건, 캐나다 대표건 모두 쓰는 헬멧은 단 한 가지입니다. 라스의 미스트랄-아이스.
라스는 그런 기술력을 가진 회사입니다. 독보적인...
근데 숏트랙용 헬멧은 아무리 봐도 모양이 영 별로입니다.-_- 인라인용이 훨씬 멋집니다. 숏트랙용은 무슨 유치원애들 아이스 스케이팅 훈련 시에 쓰는 헬멧 같은 모양이군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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