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엔 광주라는 지역이 두 군데가 있다.
이 두 지역을 사람들은 '전라도 광주', '경기도 광주'라고 구분한다.
하지만
'전라도 광주' 광주광역시가 도시 규모나 유명세에서 워낙 압도적이라,
'광주'라고 하면 99%이상은 호남쪽 광주를 떠올린다.
아마 경기도 광주를 먼저 떠올리는 사람은 지역민 + 이천, 여주, 성남, 하남 등 몇몇 주변지역밖에 없을 것이다.
교통쪽도 이런 도시의 영향을 어느정도 받는 것일까.
국내 최대 버스업체인 'KD'의 본거지임에도 꽤 긴 시간동안 터미널조차 없었으며,
터미널이 개통한지 1년이 지난 지금도 상당수의 사람들이 성남, 서울에서 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대한민국 부동산의 상징 강남과 분당의 뿌리이자 '광주대단지'의 유명세와는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빈약한 교통망.
대형 버스업체의 본고장치고는 너무나도 작은 터미널인 것 같다.
경기광주터미널의 모습.
최근 개통한 터미널들의 추세를 따라 상업시설과 같이 지어졌다.
여기 역시도 할인매장에 터미널이 딸려있는 수준으로 얼핏 보면 터미널이 있는지 알아보기 힘들다.
광주를 들릴때마다 느끼는거지만 이렇다할 상권이 없어보여도 은근히 시내가 넓은 것 같다.
터미널 앞 도로도 무척 넓고 주변 건물들도 정비가 잘 되어있다.
시 승격 이후로 정말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걸까...
유동인구도 생각보다 많고 대기하는 택시도 상당하다.
깔끔하게 정돈된 거리에 예쁘게 화초를 심어놓고,
건물 안쪽에도 패스트푸드점, 커피숍, 편의점까지 없는게 없다.
단순히 여기만 보면 서울의 한 거리라해도 믿겨질만한 광경이다.
구터미널이 없어진 이후 버스터미널 공사는 오랫동안 지역주민들의 숙원사업이었다.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공사를 시작해 2009년 9월 드디어 문을 열게 되었는데,
오랫만에 생긴 교통센터인만큼 지역주민들의 기대는 굉장히 컸다.
눈에 보이는 시설은 기대 이상이었다.
이마트와 연계해 개통한만큼 굉장히 크고, 화려하고, 깔끔했다.
건물 1층 일부만을 차지하는 대합실조차도 굉장히 넓고 시원시원하게 뚫려있을 정도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처럼 화려하지 않았고, 의외로 부실한 구석이 많았다.
10년전 구터미널 시절보다야 나아졌지만, 여전히 외지로 나가는 버스는 많은 편이 아니다.
버스 노선은 열약한데 내부는 넓고 번듯하니 오히려 더 썰렁해보이는 것 같다.
광주에서 크게 멀지않은 단거리 시외노선은 서너개 정도다. (이천-장호원-충주 3회, 동두천-의정부-이천-장호원 5회)
타 터미널들에 비하면 단거리노선이 상당히 적은 편이다.
지방에 비해 시내버스가 발달해 상대적으로 시외버스 이용률이 떨어져 운행해도 크게 수요가 없기 때문에 적은게 아닌가 싶다.
그래도 인천, 수원, 안산, 안양, 부천 등 제법 수요가 있는 지역과,
용인, 양평 등 이웃 도시로의 시외버스조차 없는건 조금 심한 것 같다.
장거리 시외버스는 생각보다 노선 수가 많다.
무려 논산처럼 조그만 동네행 노선도 있을 정도니 나름 준수한 편이다.
하지만 하루 10회이상이 없을 정도로 횟수가 적고, (대전 7회, 청주 5회, 광주 4회, 춘천 4회, 경주-포항 2회, 원주-강릉 2회, 논산 1회)
거의 대부분 하남에서 출발하여 중간 경유하는 것들이다.
그나마 논산행조차도 광주행(2회→4회)과 맞교환되어 하루 3회에서 1회로 줄었다.
크게 나쁜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좋은편도 아닌 정도다.
유일하게 횟수가 많은 과천-사당-김포공항-인천공항 노선.
한시간에 한대 정도로 꽤나 많은 편이지만,
광주-공항수요보다는 과천, 사당쪽 수요를 잡으려는 성격이 강한 노선이다.
오죽 수요가 적으면 일부는 판교로 단축시켰을까..
시내 구터미널이 폐쇠된 후 몇 년이 지나서야 다시 신축한 경기광주터미널.
동두천과 과정이 상당히 비슷하지만 약간 사정이 다르다.
전국 버스업체 서열 2위인 KD의 본고장인데다, 고속도로 등 기반시설도 일찌감치 자리잡힌 곳이기 때문이다.
훨씬 좋은 입지를 다졌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은 현실.
주변에 성남, 서울이라는 너무나 큰 존재가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KD가 자신의 고향을 너무 소홀히 한 탓일까.
시내버스밖에 보이지 않는 해질녘의 승차장이 유독 쓸쓸해 보인다.
첫댓글 터미널 기행 잘봤습니다 광주에서 출발하는 강릉행은 하남 출발이 아니라 성남이더군요 하지만 성남은 완행은 발매안되고 공차로 가서 하남 출발서부터 발권이 가능하더군요. 강릉에서도 그렇구요 그래서 경유지가 광주,원주,장평,진부,횡계이구요^^ 그래서 상하향 제일 오래걸리는 노선이죠^^
성남까지 공차운행이면 사실상 하남이 맞는거네요. 원주-강릉 사이 동네들을 전부 훑고 지나다니는 줄은 몰랐습니다. 어지간히도 시간끄는 노선이었군요 ㅋ
잘 보았습니다. 늘 수고가 많으시군요. *^^*
고맙습니다. 수고가 많긴요..^^;
용인은 경남여객에서 운행하는 20번 버스가 있고요 양평방면 버스는 전부 곤지암 착발로 바뀌었습니다. 20번은 시외완행이었는데 시내일반으로 형간전환되었고 구터미널 앞에서 회차합니다.
용인-광주간은 20번 시내버스가 원래 시외완행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굳이 용인들리는게 필요하진 않겠네요. 생각해보니 중부고속도로도 결국 경부쪽으로 이어지는군요...-.-;;
예전에 비해 이용하는 사람이 조금 늘긴 했는데 광주에서 여러명 타는 것은 아주 가끔이고 거의 1~2명 타는게 보통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노선과 승객 모두 지금보다 더 늘어나겠죠. ^^;
예전에 양평은 직행이 다녔지만 수요가 없어 폐선되었고 수원은 터미널 밖에서 60, 660번이 운행하고 있어서 직행 운행할 필요성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안산, 안양, 부천, 인천의 경우도 성남 모란역까지 3-1번이 환승하게 하는 듯 합니다.
역시 시내버스 노선이 잘 연결되어있어 굳이 노선확장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거군요. ㅎㅎ
인구도 그렇게 많지 않은데 적자를 감수해가며 노선 뚫을 필요는 없으니까요.
헐 KD의 본고장이 경기도 광주라는걸 오늘 처음 알았어요...ㄷㄷ...근데 전국버스업체 서열 1위는 어딘가요??;;
단연 금호입니다. 그러고보니 금호, KD모두 본거지가 광주네요 ㅋㅋ
광주가 서울과 상당히 가까운 위치에 인접해 있지만 한강 상수원보호구역에 묶여 있어 택지개발등이 안되어 사실 상권이나 유동인구가 과거와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거의 성남과 서울에 의존하는게 높고 지역토박이도 많은 편이라 사실 장거리 수요 창출은 힘들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그나마 아파트가 들어선 오포읍 일대는 광주시내의 왕래보단 분당/죽전 쪽 왕래가 더욱 많습니다.
경부축(용인,화성,평택)은 너무 개발이 많이되어 오히려 문제인데 동부권(광주,이천,여주)은 상대적으로 개발도 덜 되고 낙후되어 보이긴 하더군요. 그나마 서울, 성남보다 남쪽으로 내려가기 유리한 위치에 있으니 이걸 잘 활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좋은 글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근데 글 도입부에 갑자기 왠 '하지만'이..?
헉... 글을쓰다가 윗부분이 잘렸네요. 지적 감사합니다.
KD 고속이 경상권에도 잘 없는데다 조금 확보하면 꽉차지 않을까요? 외부에서 봤을때는 대전복합터미널처럼 깔끔하고 크고 좋아보이는데 비해 실내가 넓은데도 불구하고 조금 휑한 느낌이 씁쓸하네요~
확보의 문제가 아니라 광주라는 도시 특성상 수요가 많이 생길 수가 없기에 어쩔 수 없이 일부 노선만 중간경유 식으로 운행하는 것 같습니다. 주변에 서울, 성남이라는 거대 수요처가 있고 광주시의 인구도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노선을 만드는 데에 한계가 있죠. 그런걸 따지지 않고 지나치게 크게만 만들어놓은 것이 사실 이해가 잘 안되는 터미널입니다. ㅎㅎ
@Maximum 하긴광역버스도왠만큼 강남역 성남까지가니깐 크기만크고수요가 성남야탑터미널보다 실용도가적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