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일제강점기에서 해방이 된 후 남북은 3년 동안 통일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다가 결렬되자, 결국 유엔 총회의 결의에 의하여 1948년 5월10일 가능한 지역만의 민주선거로 대한민국 최초의 보통, 직접 선거에 의해서 구성된 국회에서 제헌헌법을 제정한 날, 제헌절이다.
제헌절은 삼일절, 광복절, 개천절과 함께 우리의 4대 국경일은 공휴일이지만, 삶의 질 향상이라는 주5일제 근무를 시행하면서 공휴일 재조정으로 국경일이지만 공휴일에서는 제외되었다.
아무튼 1905년 5월 25일 경부선 철도 대전역이, 그리고 9년 뒤인 1914년 3월 22일 호남선 철도 서대전역이 각각 세워지면서 대전역과 서대전역을 잇는 도로변을 중심으로 상가가 형성되면서 신도시로 급성장하게 된 한밭 대전은 조선시대의 회덕현, 진잠현, 유성현을 포함한 지역이다.
특히 1989년 1월 대전시로 편입된 지금의 유성구는 조선시대 유성현을 비롯하여 진잠현(鎭岑縣), 덕진현(德津縣) 등 세 고을이 있던 지역으로서 백제시대에 노사지현(奴斯只縣)이 신라의 삼국통일 이후 경덕왕 17년(678) '유성'으로 개칭된 이래 지금까지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그밖에 진현현(眞峴縣)은 통일신라시대에는 진령현(鎭嶺縣)이었다가 고려 초 진잠현(鎭岑縣)으로 바뀐 곳이고, 소비포현(所比浦縣)은 통일신라시대에 적오현(赤烏縣)으로 바뀌었다가 고려 초기에 덕진(德津)으로 바뀌었는데, 조선후기에 폐현되었다(2013.06.12. 유성온천 참조).
인공연못 반도지 |
유성현은 논산시
벌곡면 수락리의 대둔산(877m) 수락골 암자 터 부근의 "신선 샘"에서 발원하여 수락계곡 선녀폭포를 내려와서 벌곡천, 두계천, 매노천과
합류하고, 대전에 들어와서는 진잠천, 유등천과 합류하는 장장 107.7km에 이르는 갑천으로 회덕현과 경계를 이루었지만, 유성 지역이 대전시로
편입된 이후에는 서구와 유성구의 경계선이 되었다. 갑천은 대전시의 중심하천이 되어 1993년 여름 이 일대에서 대전 EXPO박람회가 개최되기도
했다.
2012년 3월 유성구청은 주민센터 등을 통해서 주민의 추천을 받은 19곳을 대상으로 6월 18일부터 7월 3일까지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2012년 7월 엑스포다리 야경, 국립 대전현충원, 충남대 벚꽃길, 유림공원, 유성온천 야외 족욕체험장, 유성 5일장, 수통골, 국립중앙과학관 등 관광명소 8곳을 새로이 선정했는데, 이것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관광의 본질과 시민들의 변화된 인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대전의 신도심인 둔산에서 호남고속도로 유성 나들목으로 통하는 한밭대로 중 갑천을 건너는 갑천대교에서 유성구청으로 통하는 제방도로 양쪽에 조성된 유림공원(裕林公園)이다.
유림정(왼쪽)과 전망대. |
유림공원은 대전 지역의 유력한 기업인 계룡건설(주) 이 모 명예회장이 자신의
희수(喜壽)를 맞아서 사회환원사업의 일환으로 사재 100억 원을 출연하여 2007년 갑천의 삼각주 약 5만 7592㎡에 만든 공원으로서, 공원의
이름은 이 모 회장의 아호 유림(裕林)을 취한 것이라고 한다.
착공 2년만인 2009년 6월 28일 개장한 유림공원은 안면송, 속리산송,
은행나무, 벚나무, 백송 등 교목류 70종 2000여 주를 비롯하여 영산홍, 철쭉, 황매화, 회양목 등 관목류 26종 7만 5000여 주,
그밖에 백일홍, 튤립, 관상용 양귀비꽃, 패랭이꽃 등 108종 25만 5000여 본 등을 심은 유림공원은 유성구청으로 통하는 도로 위를 가로지른
무지개다리를 기준하여 하류인 동쪽과 상류인 서쪽으로 나눌 수 있다.
엑스포 공원 쪽인 갑천 하류에는 3000평 규모의 잔디광장과
야외공연장, 갑천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는데, 잘 가꿔진 잔디광장에서는 각종 야외공연은 물론 축구 등 경기를 할 수 있고,
야외공연장에서는 매주 말마다 무료공연이 열린다.
한편, 갑천과 유성천이 합류하는 상류의 유성 쪽에는 중앙의 만남의 광장을 중심으로 주보행로에 벚나무, 은행나무, 메타세콰이어, 이팝나무 거리가 있고, 특히 한반도 모양의 2000평 규모의 인공연못 반도지(半島池)가 있다.
반도지에는 정자 유림정(裕林亭)을 짓고, 물레방아, 분수대 등을 만들었으며, 그밖에 주보행로 곳곳에 체력단련시설이 설치되어 있어서 도시민이 편리하게 산책하고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전과 유성을 찾는 외지인들에게 신선한 이미지를 갖게 해준다.
메타세콰이어 숲. |
그렇지만,
유림공원은 적잖은 문제점도 노출하고 있다.
우선, 주차시설이 없어서 공원을 찾는 시민들이 무질서하게 주차된 상황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물론, 유림공원은 도심공원으로서 시민들의 도보산책을 의도해서 주차시설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주말이면 수많은 인파가 몰려와서 공원
주변 도로는 불법주차와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현실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 최근에는 교통의 편리성, 지리적 접근성 등의
이점으로 크고 작은 행사가 많이 열리고 있어서 주차난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둘째, 유성구에서는 대전의 도심하천 중 처음으로 유림공원
전망대가 있는 지점에서 서구 월평동 갑천 둔치 산책로를 연결하는 보도교는 갑천 건너 서구 지역 주민들의 유림공원 접근을 용이하게 해주는 한편,
무엇보다도 KAIST 등 유성구와 서구 사이에서 차량을 이용하지 않는 주민들이 지하철이나 버스로 쉽게 갈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그러나
길이 100m, 폭 4m 규모인 갑천 보도교는 사람과 자전거 이외에 차량은 통행할 수 없고, 또 보도교 가드레일은 장마나 홍수 등으로 갑천이
넘치면 물의 흐름을 크게 방해하여 커다란 수해를 가져올 위험이 있다.
셋째, 유성구청 앞 하천에 어린이들이 물장구치고 멱을 감을 수 있는 길이 300m, 폭 50m 규모의 야외 물놀이장을 만들었는데, 대전시에서는 이곳을 생태하천 복원사업의 하나로 깨끗한 수질을 유지한다고 많은 예산을 투여했다. 즉, 유림공원 건너편 갑천에 흐르는 물이 바닥의 모래자갈층을 통해서 지하에 스며들면서 자연정화 되도록 여과시설을 만들고, 정화된 물을 집수정에 모아 다시 퍼 올려서 하천에 방류한다고 한다.
대전시는 하상 여과시설로서 하천수를 정화하는 야외 수영장은 국내 최초이며,
자동 수위조절로서 여름철에는 수영장, 겨울철에는 스케이트장으로 이용한다고 하지만, 환경단체에서는 수영장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인위적으로 수로와
보를 설치하는 것은 반환경적이고, 또 날로 혼탁해지는 하천의 여과효과에 대해서 커다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넷째, 지역 기업인의 사재출연
형식으로 조성된 유림공원은 도시계획사업의 하나로 인가된 만큼 정식으로 준공을 받아야 하지만, 아직까지 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한다. 따라서
엄밀히는 공원 내 수목이나 모든 시설물은 여전히 계룡건설 소유이지만, 대전시에서는 정식으로 준공도 되지 않은 이곳에 개장과 함께 공원관리사업소
직원을 배치하고, 시비를 투입해서 관리하는 등 불투명한 공원관리 문제에 비판하는 목소리가 많다.
또, 노거수를 다량 식재하여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과 시민들의 운치 있는 정서를 안겨줄 계획이었으나, 식재된 거목들이 고사한 뒤 보식하지 않은 채 작은 나무들과 초화류로 대체된
아쉬움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