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처럼 아름다운 섬 선유도
신반 중 26회 안 순자
작은 섬 외길 바닷가에 빨강 우체통이, 섬마을 풍경이,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이해 주는 것 같았다. 미운 정, 고운 정이 든 이웃과 함께 북적대는 도심을 벗어나 아름다운 섬 선유도에 설렘으로 봇짐을 풀고 풍경 지킴이 검둥이를 따라 걷는 길은 설렘의 연속이었다.
작은 숨소리조차도 숨 죽여야 될 것 같은 고요 속에 노을 진 서해바다 선유도! 출렁이는 동해의 울산 정자바다와는 또 다른 풍경이다
떡밥도 없는, 그저 갯지렁이 한 마리에도 순박한 숭어, 우럭, 학꽁치는 덥석 덥석 잘도 물어준다. 낚시에 흠뻑 취한 일행은 일탈한 해맑은 모습으로 모두들 동심으로 돌아갔다.
살짝 냉동시킨 숭어, 숫불 학꽁치, 우럭 매운탕은 혀끝을 녹여오고......... 한 잔의 소주에 고요한 섬마을 풍경은 오십을 바라보는 "줌"마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멸치잡이 배를 두려워하며 서로 서로 손 꼬옥잡고 곤히 잠든 남편들에 감사하며, 아름다운 섬 선유도를 밤이슬 맞으며 밤새 돌아 다녔다. 첫 밤을 설렘으로 하얗게 지새고도 새벽 전경 놓칠세라 동네 한 바퀴로 아침을 맞이했다. 섬과 섬을 연결하는 대장교, 장자대교, 선유대교, 마치 손에 손잡고 강강술래라도 하는 듯, 서로 서로 외롭지 않게 의지하는 모습의 작은 섬들! 많은 것을 생각케 하였다.
교통수단이라고는 3톤이하의 소형 승용차, 오토바이, 리어카, 자전거가 전부이지만 미소가득 머금은 해맑은 섬사람들의 표정에 행복이 가득하다.
모두들 아침밥을 먹고 생전처음 경험하는 갯벌체험 채비를 했다. 허벅지까지 오는 노란 장화에, 밀짚모자, 늘어뜨린 수건 모두들 서로의 모습에 박장대소하며 만반의 준비를 하고 갯벌에 도착하였다. 갯벌이 단단하여 모두들 슬리퍼 차림이었다.
황당할 정도로 비슷한 우리들의 모습에 일행들 찾기는 참 좋겠네하며 스스로 자만하며 맛쏙잡이에 나섰다. 송송 구멍에 맛소금을 뿌리니 쏘옥 머리 내미는 맛쏙잡는 맛에, 동작빠른 꽃게, 꼭꼭 숨어있는 바지락까지 잡느라 정신없이 두 시간이 흘러갔다
많은 것을 탐하는 인간의 심리를 자연은 알고 있었는가 보다
오늘 먹을 양 만큼만 가져가라고 ……. 어느새 저만치 밀물이 밀려오고 있었다. 모두들 아쉬움을 뒤로하고 맛쏙, 바지락, 꽃게에 함박미소까지 가득 담아 저녁식사 준비를 했다. 맛쏙은 데쳐 초고추장에, 꽃게는 달달 볶고, 바지락은 해금을 위해 소금물에 잠시 담가두고…….
노동의 댓가로 땀 흘려 얻은 양식이 그 어떤 진수성찬과도 바꿀 수 없었기에 우리는 그 맛에
또 한 번의 자축을 하며 아쉬운 마지막 밤을 맞이했다.
아침 해는 어김없이 솟아올라 우리들을 재촉했다. 11시발 군 산행 배를 타야 된다고…….
짧은 순간 많은 체험으로 아쉬움은 남아도 후회는 없었다.
시원했던 저녁과는 달리 아침 햇살은 곱게 단장한 얼굴에 얼룩자국을 냈다. 모두들 귀찮은 표정들이었지만 추억 만들기에는 사진밖에……. 짝짝이 줄 세워 두고 배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향해 소리를 쳤다. 저……누구…… 여기에 사진 한 장만 찍어주실래요? 일행 중 누군가의 한마디. 아줌마는 용감하다고. "찰칵 찰칵" 기념촬영을 마지막으로 우리는 그렇게 2박 3일의 "섬 여행의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었다.
비워도 비워도 자고나면 차고 자고나면 채워지는 그 마음 한 부분을 순박한 섬 선유도에
살포시 내려놓고 왔다. 아무도 몰래……. 그런데 자고나니 빛바랜 줄 알았던 화선지에 또 그려지는 그림이 있다. 정든 이웃과 함께했던 아름다운 섬 여행의 그림이.
이름: 서예가 안 순자 (신반중학교 26회)
3학년 2학기에 진주 선명여자 중학교로 전학.
주소: 울산시 남구 삼산동
전화: 010-9932-7831
프로필.
-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
- 전국 서도민전 초대작가
- 신라 미술대전 초대작가
-경남미술 대전 초대작가
- 울산광역시 미술대전 초대작가
첫댓글 입산 초교 25회 안 순자(안 귀산)의 글입니다. 이웃과의 여행에서 느낀 감정을 잔잔하고 감칠맛나게 표현했습니다. 여러분들도 이글을 읽으면서 마음의 여행을 함께 떠나보세요. 여행은 영혼을 살찌우게 합니다. 그래서 저도 여행을 참 즐겨 떠납니다.
순박한 어촌의 모습이 눈에선할정도로 섬세하게 표현해줬네요~~~갯벌체험 안가도 다녀온듯합니다 프로필을보니 화려하네요~~ 입산을 빛내주신 선배님들이 계시기에 입산인의 자부심을 가집니다~~~
미야공이 이번엔 정말 컸다. 수고 많았어. 미야 덕분에 울 후배들 글을 세편이나 받게 됐어. 선배들 글도 좀 받았으면 좋았을텐데....
저야 한게있어야죠 언니가 애마니 쓰시네요~~책나오면 볼수잇을래나? ㅎㅎㅎ
주소록이 아직 명확하지 못해 거의 부림초교 동문만 받아보게 될 것 같더라. 짱난다!! 책 받아보고 싶은 사람은 네가 좀 정리해서 신반중(신반여중) 기수와 이름 글고 핸펀번호 기재 요렇게 명확히 쫙 해가꼬 내 멜로 보내주면 2월 21일까지 내가 가서 명부정리하는 사람한테 추가로 넣으라할게. 니가 좀 애써봐. 주변 사람이라도...
귀산은 성격이 조용하고 정적이면서 형제중에서도 유달리 말 하기 보다 듣기를 좋아하는 사람인데 글 역시 조용하고 사색적인 맛이 있구나. 문선배님 덕으로 잘 읽고 갑니다.
말은 많이 하는 사람보다는 많이 들어주는 사람이 더 훌륭한 사람인데 ..... 난 그걸 잘 지키지를 못한다우. 귀산인 천상 여자같아요. 글을 보면 여성스러움이 글 속에 묻어있어요.
웬지모르게 조용한 성품이 묻어나와요~ 한번도 뵌적없지만 글만봐도 성격을알수잇을거같아요~~
책받고싶은사람 주소남기라 하면안될까요?
내가 날짜 잘못 적었다. 2월 21일까지 내 멜로 신반중 또는 신반여중 몇회인지 그리고 이름 또 핸펀 번호 정확한 사람만 명단 넘길게. 넘 많으면 그 분야 담당자가 또 일이 많아지면 내가 좀 부탁하기 그려. 한 이삼십십명 정도는 괜찮을 것 같은디..
오빠도 서예를 하던데 온 집안 식구가 서예가네요
난 한국에 있을때 섬 이란곳은 한번도 몾가봤어요
귀산씨 글 보니 섬에 한번 가보고 싶어지네요
귀산씨 몰랐는데 프로필이 대단 합니다
선후배님 덕분에..... 창간호에 글도 다 실어보고 고맙습니다. 그저 부끄러울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