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박하 런던미술관여행기8
영국을 대표하는 동시대미술관 헤이워드갤러리
이번에 여행할 갤러리는 워털루역 근처에 있는 헤이워드 갤러리(Hayward Gallery)예요.
피프틴에서 식사를 못하고 시간이 어정쩡하게 남아서 약간 무리수를 두고 다음 계획에 있던
워털루역에 헤이워드갤러리로 발걸음을 부지런히 옮겼어요. 사우스뱅크 건물이 높게 있어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어요. 처음에 그 건물 자체가 모두 콘크리트였다가 나중에 리모델링을 해서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고 해요. 갤러리 앞쪽은 모두 속이 보이는 유리건물로 대중에게
좀더 다가가고자 하는 의도같아 보였어요. 모든 미술관이 6시 정도엔 문을 닫는지라 부지런히 표를 사러 들어갔는데 티켓팅 줄만해도 엄청 길었어요. 촉박한 심정이라 넘 안타까웠고 40분밖에 관람을 못할 거 같아 아쉬운 마음에 농담조로 매표원에게 전시 볼 시간이 넘 짧다고 푸념을 했더니 그럼 낼 관람할 표를 끊으라는거예요. 농담을 다큐로 받는 사람들 전세계 어디나 있나봐요, 맞는 말이지만 힘들게 왔고 낼 올거면 그 긴 줄을 섰겠냐구요, 암튼 기분도 상하고 입장료도11파운드씩이나 하는데, 그리고 전시 보는 내내 주변에 제복입은 청원경찰같은 분들이 곳곳에 서있어서 불편했어요. 나중에 전시 시간 얼마 안남았다고 빨리 보고 접겠다는 그런 안내까지 하더라구요. 이런 저런 상한 마음을 다 치유하고도 남을 제임스터렐의 작품을 만나게 되어
그나마 다행이었어요.
1. 헤이워드갤러리의 라이트쇼
헤이워드갤러리는 1968년에 개관해서 영국을 비롯 국제 근현대 미술의 흐름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공공 미술 기관으로 자리를 잡았어요. 고전과 현대 음악, 무용, 문학 등 여러 예술기관들이 모여있는 복합문화예술공간인 사우스뱅크 센터(Southbank Centre)내에 위치한 헤이워드는 매년 서너차례의 기획전시를 열고 있어요. 여느 미술관처럼 영구 소장품을 가지고 있지 않고 현대미술의 중요한 흐름과 이슈를 반영하는 기획전이 헤이워드갤러리의 특색을 나타내는 유일한
통로이기도 해요. 2008년에 열렸던 사이코빌딩전에서는 우리나라 서도호 작가의 작품도 나왔어요. 기와집이 빨간 서양벽돌집에 반쯤 쳐박혀 부숴진 형상 설치작품요. 서양과 동양의 문화적 충격을 표현한 작품이었어요. 이 외에도 댄 플래빈(Dan Flavin), 안토니 곰리(Antony Gormley), 레베카 혼(Rebecca Horn), 에드 루샤(Ed Ruscha) 같은 현대미술의 기라성 같은 작가들의 개인전을 열었어요.우리나라에도 방문한 적이 있는 랄프루고프 관장이 2006년 부임하면서 갤러리
프로그램들이 더욱 혁신적이고 고객 지향적으로 탈바꿈하게 되요.
2013년 작년 박하가 방문했을때는 'Light Show'전시가 열리고 있었어요.
빛에 매료되어 빛을 미디엄으로 하는 아티스트들의 빛과 공간에 대한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이는
환상적인 전시였어요. 1960년대 초부터 빛의 힘에 이끌려 있는 그대로의 빛과 인공적인 빛들을 이용한 작품들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이번 전시에서는 오늘날 빛이란 무엇이고, 그 빛을 심리,신체,시각적으로 어떻게 느끼고 바라보는지에 대한 해석과 사유들이 22명 작가의 25개 작품들을 통해 선보였어요.
특정한 공간에서 온몸으로 바라보고 체험하는 경험은 매우 독특한 경험이었어요. 특히나 한국에서도
만났던 제임트터렐의 작품은 정말 대단했어요. 아래는 전시 참가했던 작가들의 이름이예요.
올라퍼엘리아슨, 댄플래빈,제니홀져, 콘라드,제임스터렐 등 낯익은 작가들이 있지요.
David Batchelor / Jim Campbell / Carlos Cruz-Diez / Bill Culbert / Olafur Eliasson / Fischli & Weiss / Dan Flavin / Ceal Foyer / Nancy Holt / Jenny Holzer / Ann Veronica Janssens / Brigitee Kowanz / Anthony McCall / Francois Morellet / Ivan Navarro / Philippe Parreno / Katie Paterson / Conrad Shawcross / James Turrell / Leo Villareal / Doug Wheeler / Cerith Wyn Evans
Leo Villareal 의 작품이에요. 이번 전시 포스터에 나오는 작품으로 전시장 중앙에 위치해 있었어요
팜플릿에는 우리나라 아모레퍼시픽 뮤지엄에 콜렉션이 있다고 나와요. 보신분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Doug Wheeler 의 작품인데요, 빛이 온몸을 휘감는 느낌과 공간 전체가 3차원을 뛰어넘는 어떤 신세계를 경험하게 했어요.
음...어디가나 게이커플들이 많았어요, 여기 전시장에서도 많이 봤어요. 둘이 손잡고 전시보는 모습 이젠 신기하지도 않은
딱 보면 아시겠죠
댄플라빈 작품이예요. 그냥 형광등 몇개 ㅎㅎ
제니홀저의 대형작품예요. 사람들이 유명한 작가 작품에는 많이 몰려있더라구요
올라퍼엘리아슨의 작품인데요 실제론 저게 깜빡여요. 보였다 안보였다 해서 사진찍기 어려웠어요
빛의 점멸에 따라 물이 보여지는데 실제 보면 엄청 화려하기도 하고 엄숙하기도 하고 묘한 감동이 오는 작품이었어요
약간은 숙연해지기도 하고
화장실이 아니라 작품볼라고 줄 서 있는 모습예요
Ivan Navarro 의 작품으로 한사람씩 줄서서 들어가게 되어 있어요. 방안에 빛과 거울들이 사방에 있어 무한대의 확장을 경험할 수 있어요.
터렐 작품은 안에서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어요, 구글에 찾아보니 작품과 비슷한 사진이 있어서 가져왔어요.
컴컴한 터널을 통과해서 전시안내자의 친절한 안내에 따라서 저 작품이 있는 방에 옴닥옴닥 사람들이 모여앉았어요.
세계 어딜가나 반응이 비슷해서 혼자 엄청 웃었어요. 어떤 커플이 하는 대화 '뭐? 뭐가 특별한게 있는거야? 지나간거야 뭐가?
'자기야 뭐하는건데 저거' '아우 그냥 봐' '아이 뭐야 저거 아무것도 안나오잖아 나가자' 이런 어이없다는 류의 대화가 여지없이
흘러나왔어요. 웃기기도 하고, 못참고 나가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저처럼 감동에 입을 다물고 빠져있는 사람들이 계속 남아 있었어요. 공간을 압도하는 빛, 빛으로 다시 창조되는 공간, 그 경이로운 경험, 전율이 오는 감동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낯선 나라에서 전시 보느라 총총 거렸던 피로함도 헤이워드갤러리 촉박한 시간 들어올때 서운했던 불친절함 모두 모두 다 상쇄되고도 남을 만큼 만족스러웠어요^^ 이런 치유의 능력, 진정 예술의 힘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느낌아시죠? ㅎㅎ
2. 소울푸드 야시장을 경험하다
전시장을 나오니 어느덧 해는 지고 갤러리 아래에 천막들이 어느새 쳐져 있고, 각종 먹거리들을 파는 야시장이 열렸어요.
주말 저녁에만 열리는건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현지 서민생활을 느껴보고 가자해서 구경해보기로 했어요.
커다란 솥에 알 수 없는 음식들이 보글 보글 먹음직스러워 보여요
문구 자체도 소울푸드라니, 영혼의 음식, 뭔가 무척이나 맛이 있을것 같지요
영국요리들이 별루 안 유명하기도 하고 갤러리 다니느라 샌드위치만 먹다 이때다 싶어 알 수 없는 커레같은 걸 한 접시 주문했어요. 컴컴해서 잘 안 보이기도 하는데 맛이 어떨지 모르겠어요.
시장을 구경하니 온갖 치즈나 빵을 파는 사람도 있고, 음료, 과일, 여러가지 음식들이 있었지만 바로 즉석에서 한 음식을 파는 가게들이 사람이 많았어요. 여자친구들 끼리 온 사람에 저 같은 동양인들도 보이고, 이 동네 사람인지 학생들인지 도지 알 수 없는 무리들이 삼삼오오 음식과 맥주를 시켜서 주변에서 앉아서 수다를 떨고 있어요.
보기에도 맛있어 보이죠? 아웅 실제론 넘 맛이 없었어요. 제가 웬만하면 음식 잘 먹는데 반도 못먹고 버렸답니다.
숙소가서 아마 라면을 다시 먹었을거예요.
그 나마 카푸치노 한잔이 넘 맛나서 쌀쌀한 런던의 밤기운을 잠시나마 녹여주었어요. 토요일 엄청 쎈 일정으로 고생이 많았지만 뿌듯한 하루였어요.
다음은 일요일 아침 계획에도 없이 바로 가는 버스가 있길래 테이트브리튼으로 향하게 되요.
정말 영국스러운 곳이었어요.
보통 테이트모던은 가도 여긴 잘 안가게 되는 곳인데요. 거기 전시가 또 훌륭했어요.
벌써 8회인데 실제론 봄이 오려고 하네요. 부지런히 달려볼께요
낼은 박하의 모처럼 만에 오프 벙개가 있는 날이네요^^ 반가이 뵙겠습니다.
첫댓글 아웅~ 드뎌 1위로 댓글 달기 성공! 치고 올라왔네요.^^* ㅋㅋ..(따라쟁이 버전으로..)
오늘 카푸치노 한 잔 마시야 할 것같아요.!
행복한 만남 갖으시길요.^^ (살짝 벙개모임에 잠입하는 실례를 저질러도 될려나요?)
오신다고 댓글다신거 봤는데. 중간에 오심 여여님 왔다고 아는척해주세요. 그러잖아도 뭐 드릴거 있어요
여여님 달달하게 당보충했어요 감사해요
일정을 끝까지 함께하긴 어려울것 같아 얼릉 삭제 했어요. 그래도 박하님 벙개 참가하고 싶긴해서..ㅎ
저 빛 속에 들어가면 정말 황홀할것같네요 박하님 멋진여행기 잘 읽고 있습니다 꼭 완주 바랍니다^^
앗 윤우님 적절할 때 적절한 말씀주셨어요. 지금 살짝 권태기 같아서 힘든차였어요. 꼭 완주하도록 할께요 또 다른 도전도 같이 계속해서요
아모레퍼시픽 뮤지엄...찾아보니 상갈역에 있군요. 별루 멀지도 않으니 컬렉션이 있는지 함 가봐야 겠네요.
저 작품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전화로 확인하고 가보시면 어떨지, 저게 메인 포스터에 나온 작품인데 분명 아모레퍼시픽뮤지엄이라고 되있었는데 사진만 있는건지도 모르겠고 그게 활실치 않아요, 보고 오심 알려주셔요^^
@박하 수원통닭 번개치시고 아몰퍼픽 뮤지엄도 가고 그러면 좋겠는데용...
문제는 여기가 토일 휴관이라네요....ㅎㅎ
제임스 터렐...! 반갑네요! 우주를 품은 싸나이♥ 박하님~ 열심히 읽고 느끼고 있어요♥ 캄사해용~~♥♥♥♥
아는 사람나오면 반가워요 어딜가나 ㅎㅎ 명랑 발랄 긍정에너지 파랑새님 화이팅^^
아는 작가가 한명이네요.부지런히 전시도 다니고 듣고 보고 해야할것같아요.^^
뭔가 거대한 금맥을 발견한거 같아요. 박하님글읽을때마다 지도설명듣는듯해서 좋아요.
황금아~~~~쏟아져라!
옛날같지 않아요 저도 듣고도 잊어버려요, 스치듯 들으셨을 거 같아요^^
아 역시 지구력이 딸려서ㅎ
언제 싹싹 지나가버리셨죠? 여여님 숨차시죠^^
사진들이 박하님과 함께보는 느낌을 주어요
저 음식 맛없기도 힘들텐데 왜그랬을까요 ㅎ
재미나게 보고 따라갑니다^^
사진은 제임스 터렐관의 한 공간 지붕쪽
앗 여긴 한솔뮤지엄 거기 맞나요? 하늘에 구멍 뻥 뚫어놓고 그거 보라고, 터렐님이 날로 먹네 했었는데 ㅎㅎ 감동은 여전했어요^^ 제가 입이 짧다고 생각안했는데 그런가봐요, 중국 홍콩 쪽의 느끼한 음식들 도저히 못먹겠어서 고추장에만 비벼 먹었는데 입맛이 넘 촌스러워 해외여행다니려면 힘들겠다고ㅠㅠ 다음번 조용한 일욜 아침 런던 브리턴으로 갈께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박하 작가의 필력이라는 부분에대해 생각하게됩니다.힘 좋으신 '꽃보다 박하'작가님 ^^
@디아인 필력은 모르겠구요 ㅎ 미술관들 돌려면 체력이 달림 안되잖아요 열심히 운동하구 있어요^^제가 가족력이 있어서 언제 가실지 몰라요 ㅎㅎ
@박하 넵^^
와우 역시 사진이 대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