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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공화상[誌公和尙] 불이송[不二松]
[1] 菩提煩惱不二 : 보리와 번뇌는 둘이 아니다
衆生不解修道 便欲斷除煩惱 : 중생은 도 닦는 것을 알지 않고 번뇌를 끊으려고만 하나
煩惱本來空寂 將道更欲覓道 : 번뇌는 본래 비고 고요한데 도로써 다시 도를 찾으려하는도다.
一念之心卽是 何須別處尋討 : 한 생각 마음이 즉 그것인데 어찌하여 따로이 찾아헤매이는고.
大道皎在目前 迷倒愚人不了 : 대도는 바로 눈 앞에 있거늘 미혹하고 어리석은 자는 깨닫지 못하네.
佛性天眞自然 亦無因緣修造 : 불성은 저절로 그러한 참이거늘 인연도 아니요 닦아서 만들어가는 것도 아닌 것.
不識三毒虛假 妄執浮沈生老 : 삼독이 헛된 거짓임을 알지 못하고 허망함에 집착하여 생로병사에 빠져 떠다니네.
昔時迷日爲脫 今日始覺非早 : 예전 미혹했을 때가 해탈이었는데 오늘 비로소 깨달으니 이른 것이 아니라네.
[2] 持犯不二 : 지킴과 범함이 둘이 아니다
丈夫運用無碍 不爲戒律所制 : 장부는 운용함에 걸림이 없으니 계율에 얽매이지 않고
持犯本自無生 愚人被他禁繫 : 지키는 것과 범하는 것은 본래 없는 것인데 어리석은 이들은 거기에 매이는구나!
智者造作皆空 聲聞觸途爲滯 : 지혜로운 자는 짓는 일이 모두 공하나 성문은 하는 일 마다 막힌다.
大士肉眼圓通 二乘天眼有翳 : 보살의 육안(肉眼)은 원만하게 통해있지만 이승의 천안(天眼)에는 가리운 것이 있으니
空中妄執有無 不達色心無碍 : 공한 중에 허망하게 있음과 없음에 집착하고 물질과 마음에는 서로 막힘이 없음을 요달하지 못하네.
菩薩與俗同居 淸淨曾無染世 : 보살은 세속에 함께 살아도 청정하여 속세에 물듦이 없으니
愚人貪着涅槃 智者生死實際 : 어리석은 사람은 열반을 탐내며 집착하지만 지혜로운 이는 생사가 곧 그대로 구경(究竟)이라.
法性空無言說 緣起略爲玆偈 : 법성은 공하여 말이 끊어졌고 연기로 이 게송을 간략하게 짓게되니
百歲無知小兒 小兒有智百歲 : 백살이라도 지혜가 없으면 어린 아이요 어린 아이라도 지혜가 있으면 백살이라.
[3] 佛與衆生不二 : 부처와 중생은 둘이 아니다
衆生與佛無殊 大智不異於愚 : 부처와 중생은 서로 끊어진 자리가 아니요 큰 지혜와 어리석음도 서로 다르지 않네.
何須向外求寶 身田自有明珠 : 어찌하여 밖으로 보배를 구하려고만 하는가! 몸의 밭에 스스로 밝은 보주가 있건만.
正道邪道不二 了知凡聖同途 : 바른 도와 그릇된 도가 다름이 아니요 범부와 성인이 같은 길임을 명백히 알아라.
迷悟本無差別 涅槃生死一如 : 미혹과 깨달음은 본래 차별이 없으니 열반과 생사가 같음이라.
究竟攀緣空寂 惟求意想淸虛 : 구경에는 인연에 응하는 모든 것 텅 비고 고요한데도, 오직 의식으로 생각하여 깨끗하고 빈 것을 찾는구나.
無有一法可得 翛然自入無爲 : 한 법도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요 자유자재히 스스로 무위에 들도다.
[4] 理事不二 : 이치와 현상이 둘이 아니다
心王自在?然 法性本無十纏 : 마음 바탕은 저절로 걸림없이 자유자재하며 법성은 본래 열(十) 번뇌가 없다.
一切無非佛事 何須攝念坐禪 : 일체가 부처님 일 아님이 없는데 어찌하여 생각을 거두어 들이기를 기다려 좌선만 하고 있는가!
妄想本來空寂 不用斷除攀緣 : 망상이 본래 공적한 곳이니 마음의 작용을 애써 끊으려거나 없애려 힘쓰지 마라.
智者無心可得 自然無諍無喧 : 지혜로운 사람은 얻고자 하는 마음이 없으니 저절로 다툼도 시끄러움도 없으리라.
不識無爲大道 何時得證幽玄 : 무위의 큰 도를 모르고 언제 깊고 현묘한 이치를 증득하리요.
佛與衆生一種 衆生卽是世尊 : 부처와 중생이 한 씨앗이며 중생이 곧 세존이나
凡夫妄生分別 無中執有迷奔 : 범부는 망상으로 분별하여 없음 속에서 있음에 집착하여 미혹에 바쁘다.
了達貪瞋空寂 何處不是眞門 : 탐욕과 성냄이 공적한 줄 요달한다면 어느 곳이 진문(眞門)이 아니겠는가!
[5] 靜亂不二 : 고요와 어지러움은 둘이 아니다
聲聞猒喧求靜 猶如弃麵求餅 : 성문은 시끄러움을 피하고 고요함을 구하니 밀가루를 버리고 떡을 구함과 같다.
餅卽從來是麵 造作隨人百變 : 떡은 밀가루에서 왔으나 만드는 사람에 따라서 여러 가지로 달라지고
煩惱卽是菩提 無心卽是無境 : 번뇌가 곧 보리이며 마음이 없으면 경계가 없구나.
生死不異涅槃 貪嗔如?如影 : 생사가 열반과 다르지 않고 탐욕과 성냄은 아지랑이와 그림자와도 같다.
智者無心求佛 愚人向外馳騁 : 지혜로운 자는 부처를 구하려는 마음이 없으나 어리석은 자는 밖으로 바삐 찾아 헤매네.
徒勞空過一生 不見如來妙頂 : 공연히 수고로이 일생을 헛되이 보내니 여래의 묘한 정수리를 보지 못하리라.
了達婬怒性空 鑊湯鑢炭自冷 : 음욕과 노한 성품이 공한 줄 안다면 확탕지옥이 저절로 식으리라.
[6] 善惡不二 : 선과 악은 둘이 아니다
我自身心快樂 修然無善無惡 : 내 몸과 마음이 유쾌하고 즐거우니 선도 없고 악도 없음으로 저절로 다스려지니
法身自在無方 觸目無非正覺 : 법신은 자재하여 어디에도 없고 눈길 닿는 곳 모두가 정각이 아닌 곳이 없고
六塵本來空寂 凡夫妄生執着 : 육진은 본래 텅비어 고요하건만 범부가 망령되이 집착을 하는구나.
涅槃生死平等 四海阿誰厚薄 : 열반과 생사는 평등할 뿐 사방의 바다에(온 세상) 어떤 것이 과하고 부족함이 있겠으며
無爲大道自然 不用將心晝度 : 무위는 대도라 저절로 그러하게 있으니 어찌 마음을 쓸 필요가 있을 손가!
菩薩散誕靈通 所作常含妙覺 : 보살은 흩어지고 태어남 없이 영통하여 짓는 일 마다 묘각을 머금고 있는데
聲聞執法坐禪 如蠶吐絲自縛 : 성문은 법에 집착하여 좌선을 하니 누에가 실을 토해 스스로 묶이는 것과 같다.
法性本來圓明 病愈何須執藥 : 법성은 본래 원만하고 밝으니 병이 나았는데 어찌하여 약에만 집착하는가!
了知諸法平等 ?然淸虛快樂 : 모든 법이 평등한 줄 꿰뚫어 안다면 자유자재하고 맑고 텅 비어서 유쾌하고 즐겁다.
[ 7 ] 色空不二 : 색과 공은 둘이 아니다
法性本無靑黃 衆生謾造文章 : 법성은 본래 푸르거나 노란 것도 아닌데 중생이 다만 문장을 지어서
吾我說他止觀 自意擾擾顚狂 : 아집으로 남에게 지(止)와 관(觀)을 말하지만, 스스로 뜻을 지어 시끄럽고 어지럽게 미쳐 날뛰니
不識圓通妙理 何時得會眞常 : 원만하게 통한 묘한 이치를 모르고 언제 참되고 항상한 뜻을 얻으리요!
自病不能治療 却敎他人藥方 : 자신의 병도 고치지 못하면서 남에게 약을 처방해 주고 있으니
外看將爲是善 心內猶若?狼 : 겉으로는 착한 듯이 보이나 안으로는 마음이 늑대나 이리와 같다.
愚人畏其地獄 智者不異天堂 : 어리석은 사람은 지옥을 두려워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천당과 다르지 않으니
對境心常不起 擧足皆是道場 : 경계를 만나도 마음이 항상하여 일어나지 않고 가는 곳 마다 바로 도량이로다.
佛與衆生不二 衆生自作分張 : 부처와 중생이 둘이 아닌데 중생이 스스로 나누어 어그러뜨리는구나!
若欲除却三毒 迢迢不離災殃 : 삼독을 제거하려한다면 재앙을 벗어나기 멀기만 하리.
智者知心是佛 愚人樂往西方 : 지혜로운 자는 마음이 곧 부처인 줄 알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서방정토에 가기를 좋아한다.
[ 8 ] 生死不二 : 생과 사가 둘이 아니다
世間諸法如幻 生死猶若雷電 : 세상의 모든 법은 허깨비와 같고 삶과 죽음도 천둥 번개와 같다.
法身自在圓通 出入山河無間 : 법신은 자재하고 원만히 통하여 산과 강을 출입함에 틈이 없구나.
顚倒妄想本空 般若無迷無亂 : 뒤 바뀌고 망령된 생각이 본래 공하니 반야는 미혹도 어지러움도 없으며
三毒本自解脫 何須攝念禪觀 : 삼독도 본래 그대로 해탈인데 무엇 때문에 생각을 거두어 선관(禪觀)을 행하나?
只爲愚人不了 從他戒律決斷 : 단지 알지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을 위한 것인데, 계율을 따라 결단한다.
不識寂滅眞如 何時得登彼岸 : 적멸의 진여를 알지 못하고 언제 피안에 이를 것인가!
智者無惡可斷 運用隨心合散 : 지혜로운 사람은 끊어야할 악도 없으며 자재로이 운용하여 마음을 따라 합하고 흩게 하는도다.
法性本來空寂 不爲生死所絆 : 법성은 본래 공적하고 생사의 얽매임을 삼지 않으니
若欲斷除煩惱 此是無明癡漢 : 번뇌를 끊고 없애려고 한다면 이가 바로 무명에 어리석은 자라.
煩惱卽是菩提 何用別求禪觀 : 번뇌는 곧 보리이니 어찌 선관(禪觀)을 구할 필요가 있을 것인가
實際無佛無魔 心體無形無斷 : 마음의 진실한 구경에는 부처도 없고 마구니도 없으며 마음의 본체에는 형상도 없으며 끊을 것도 없어라.
[ 9 ] 斷常不二 : 끊어짐과 영원함이 둘이 아니다
* 단견 : 세상만사가 무상하듯 사람도 한번 죽으면 몸과 마음이 모두 없어져 공무(空無)로 돌아간다는 그릇된 견해
* 상견 : 세계나 모든 존재, 인간의 자아가 실재로 영원히 존재한다고 고집하는 그릇된 견해
丈夫運用堂堂 逍遙自在無妨 : 대장부는 당당하게 부리어 쓸 줄 알며 자재롭고 걸림없이 노닌다.
一切不能爲害 堅固猶若金剛 : 일체 능히 해치지 못하고 금강과 같이 견고하니
不着二邊中道 ?然非斷非常 : 두 끝이나 중도에도 집착함도 없고 얽매임 없으니 끊어짐도 아니요 항상함도 아니라.
五欲貪瞋是佛 地獄不異天堂 : 오욕과 탐과 성냄이 곧 부처이니 지옥과 천당이 다르지 않거늘
愚人妄生分別 流浪生死猖狂 : 어리석은 자는 망상으로 분별을 내고 삶과 죽음을 흘러 다니며 어지럽게 미쳐 날뛰네.
智者達色無碍 聲聞無不恛惶 : 지혜로운 자는 현상(色)에도 걸림없이 달해있으나 성문(聲聞)은 혼란스럽게 헤매고 있다.
法性本無瑕? 衆生妄執靑黃 : 법성은 본래 조금의 허물이나 가림이 없으니 중생이 망령되이 집착하여 푸르다, 노랗다 하네.
如來引接迷愚 或說地獄天堂 : 여래는 미혹하고 어리석은 자를 가르치고 인도하기 위해 간혹 지옥과 천당을 설하신 것일 뿐
彌勒身中自有 何須別處思量 : 몸에 미륵이 저절로 있는데 어찌 다른 곳이 있어 생각하고 헤아릴 수 있겠는가!
?却眞如佛像 此人卽是顚狂 : 진실한 그대로의 부처의 모습을 버리는 이런 사람이 잘못되어 미친 것이로되
聲聞心中不了 唯只?逐言章 : 성문은 마음을 요달하지 못하고 오직 말과 글만 좇는구나.
言章本非眞道 轉加鬪諍剛强 : 말과 글은 본래 진실한 도가 아니며 싸움만 더욱 거세게 만든다.
心裏蚖蛇蝮蝎 螫著便卽遭傷 : 마음 속에 살모사와 독사가 있으니, 쏘는 즉시 상처를 입으리.
不解文中取義 何時得會眞常 : 글 속의 뜻을 취하여 알 수 없으면 어느 때에 항상한 진리를 알 수 있으리요.
死入無間地獄 神識枉受?殃 : 죽음 후에 무간지옥에 들어가 정신과 의식이 재앙을 받게 되리라.
[ 10 ] 眞俗不二 : 참과 속됨이 둘이 아니다
法師說法極好 心中不離煩惱 : 법사의 설법은 지극히 좋은데 마음은 번뇌를 떠나지 않아
口談文字化他 轉更增他生老 : 입으로 문자를 말하여 교화하려하나 다시금 그의 생로만 더할 뿐이라.
眞妄本來不二 凡夫?妄覓道 : 참됨과 망령됨이 본래 둘이 아닌데 범부는 망령됨을 버리고 도만 찾으려는구나.
四衆雲集聽講 高座論議浩浩 : 사부대중 모여 법문을 들으려 하나 높은 자리에선 논의가 끝이 없으니
南座北座相爭 四衆爲言爲好 : 남쪽 자리 북쪽 자리 서로 다투고 사부대중은 좋다고 떠든다.
雖然口談甘露 心裏尋常枯燥 : 비록 입으로는 감로로 말하나 마음은 언제나 바싹 메말라 있을 뿐
自己元無一錢 日夜數他珍寶 : 자기에게 돈이 한 푼 없으나 낮밤으로 남의 보물만 세고 있으니
恰似無智愚人 棄卻眞金擔草 : 마치 지혜없는 어리석은 사람이 진짜 금을 버리고 지푸라기를 짊어지는 것 같네.
心中三毒不捨 未審何時得道 : 마음 속 삼독을 버리지 않으니 어느 때에 도를 얻을지 알지 못하누나.
[ 11 ] 解縛不二 : 해탈과 속박은 둘이 아니다
律師持律自縛 自縛亦能縛他 : 율사는 계율을 지키며 스스로 속박하니 스스로 속박하면서도 남도 속박하네.
外作威儀恬靜 心內恰似洪波 : 밖으로는 편안하고 고요한 듯 움직이지만 안으로는 마치 큰파도와 같다.
不駕生死船筏 如何度得愛河 : 생사의 나룻배를 타지 않고 어찌 애욕의 강을 건널 수 있으리요.
不解眞宗正理 邪見言辭繁多 : 참 종지의 바른 이치를 몰라서 소견은 잘못되고 말은 더욱 많아지네.
有二比丘犯律 便却往問優波 : 두 비구가 율을 범하고서 우바리 존자를 찾아 물으니
優波依律說罪 轉增比丘網羅 : 우바리 존자가 율에 의해 그 죄를 설하자 오히려 전도되어 그 비구들은 더욱 죄에 갇히게 되었네.
方丈室中居士 維摩便卽來呵 : 방장실의 유마거사가 와서 바로 꾸짖었고
優波默然無對 淨名說法無過 : 우바리는 입을 다물고서 대답을 못하니 유마거사의 설법은 잘못됨이 없음이라.
而彼戒性如空 不在內外娑婆 : 계의 성품이 공함이므로 안이나 밖이나 사바에도 있지 않으니
勸除生滅不肯 忽悟還同釋迦 : 권하노니 생멸을 제거하는 것을 긍정치 말라 문득 석가와 같은 깨달음이 올것이다.
[ 12 ] 境照不二 : 경계와 비춤이 둘이 아니다
禪師體離無明 煩惱從何處生 : 선사의 체(體)는 무명을 여의었으니 번뇌가 어느 곳에 있겠는가!
地獄天堂一相 涅槃生死空名 : 지옥과 천당은 한 가지 모습이요 열반과 생사도 비었으니
亦無貪瞋可斷 亦無佛道可成 : 끊어야할 탐진치도 없고 이루어야할 불도도 없나니
衆生與佛平等 自然聖智惺惺 : 중생과 부처가 평등하여 그대로 성스러운 지혜는 또렷또렷하구나!
不爲六塵所染 句句獨契無生 : 육진에 물들지 않고 굽이굽이 홀로 무생(無生)에 계합되고
正覺一念玄解 三世坦然皆平 : 바른 깨달음에는 한 생각에 현묘한 뜻이 있으니, 과거 현재 미래가 모두 고르게 평등하다.
非法非律自制 翛然眞入圓成 : 법에도 매이지 않고 율에도 매이지 않고 스스로 주관하니, 자재하고 진실하게 원만한 깨달음의 세계로 들어간다.
絶此四句百非 如空無作無爲 : 사구(四句)와 백비(百非)를 끊으면 지어냄도 없고 의지함도 없는 공(空)과 같으리.
* 사구(四句) : 사구분별(四句分別) - 존재에 관한 네 가지 분류법. 사물의 존재방식을 나누는 네 종류의 범주. 有 (있다) 無 (없다) 亦有亦無 (있으면서 없다) 非有非無(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다)
* 백비(百非) : 수 많은 부정(否定). 사구(四句)를 근본으로 세워지는 비(非)의 범주. 또는 고정된 견해를 깨기 위해 끝없이 부정을거듭해가는 일. 영원한 부정.
[ 13 ] 運用無碍 : 운용에는 걸림이 없다
我今滔滔自在 不羨公王卿宰 : 나 지금 넓고 넓게 자재하여 왕공도 재상도 부럽지 않네.
四時猶若金剛 苦樂心常不改 : 사계절이 금강과 같고 괴로움과 즐거움도 마음이 항상하니 변함이 없다.
法寶喩於須彌 智慧廣於江海 : 법보는 능히 수미산 같고 지혜는 능히 넓은 강과 바다같으니
不爲八風所牽 亦無精進懈怠 : 팔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이끌리지도 않고 정진도 없고 게으름도 없다.
任性浮沈若顚 散誕從橫自在 : 성품에 맡기니 뜨고 가라앉음도 마치 정수리에 있는 것과 같고 흩어지고 태어남도 종횡으로 자유롭다.
莫遮刀劒臨頭 我自安然不采 : 칼날이 목을 겨누어도 나 스스로 편안하고 태연하여 움직임도 있을손가!
[ 14 ] 迷悟不二 : 미혹과 깨달음은 둘이 아니다
迷時以空爲色 悟卽以色爲空 : 헤맬 때에는 공(空)을 색(色)이라 여기지만, 깨달은 때에는 색을 공이라 한다.
迷悟本無差 色空究竟還同 : 헤맴과 깨달음이 본래 다름이 없으며, 색과 공이 결국 같은 것이다.
愚人喚南作北 智者達無西東 : 어리석은 사람은 남쪽을 부르며 북쪽이라 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동쪽과 서쪽이 없음에 통해있다.
欲覓如來妙理 常在一念之中 : 여래의 묘한 이치를 찾고자 하는가? 늘 한 생각 가운데 있도다.
陽焰本非其水 渴鹿狂趁怱怱 : 아지랑이는 본래 물이 아닌데, 목마른 사슴은 미친 듯이 쫓느라 바쁘고 바쁘다.
自身虛假不實 將空更欲覓空 : 스스로가 헛된 가짜에 의지하니, 공(空)을 가지고 다시 공을 찾고자 한다.
世人迷倒至甚 如犬吠雷哄哄 : 세상 사람들은 헤매고 뒤집힘이 지극히 심하여, 개짖는 소리가 우레와 같이 떠들석하고 떠들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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