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회지 150호
강남국(본회 회장)
이번 달로 《활짝웃는독서회》 회지가 150호를 맞았습니다. 지난 2005년 8월 독서회를 창립하면서 첫 호를 내기 시작한 후 12년 하고도 몇 개월이 흘렀군요. 올 8월이면 156호를 발간하게 되는데 만 13년이 되지요. 처음에 시작할 땐 독서회를 이렇게 오랫동안 이끌게 될 줄 몰랐고 회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창간호는 8쪽으로 시작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지금은 40여 페이지에 이르고 있지요. 그러다 보니 할 일이 그만큼 불어났고요. 매달 혼자서 그것 만들다 보면 한 달이 훌쩍 가곤 하더라고요. 이런저런 사연 또한 많지만 그래도 기쁨과 행복이 제일 많습니다. 단 한 사람에게라도 좋은 책과 문학의 향기를 전하겠다는 마음은 창간당시나 지금이나 마찬가집니다. 이웃의 몸이 불편한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전하지 못해 알지 못하는 문향(文香)의 향기가 너무 많았습니다. 생명 같은 책은 또 어떻고요. 저들에게 단 한 편의 시와 한 권의 책만 제대로 소개할 수 있다면 싶었지요. 그래서 “독서를 통한 자기계발과 내적 성숙의 실현”이라는 목적을 갖고 지금껏 순항을 계속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오늘 150호를 편집하면서 참 많은 것을 느끼게 하고 머리를 숙이게 하네요. 이 한권의 책자가 독자의 손에 들어가기까지는 많은 분들의 ‘곳간 채움’이라는 은혜를 입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기에 말입니다. 생각하면 정말 뭐라고 말을 할 수 없을 정도지요. 물질 소중하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지요. 그럼에도 이만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매달 광을 채워주시는 후원자님들의 이름을 기억합니다. 솔직히 저들의 사랑이 없다면 여기까지 오는 것은 불가능했고 앞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기에 한편으로는 마음의 부담 또한 없지 않지요. 세상에서 빚지는 것을 제일 싫어하고 못 견뎌 하는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사랑의 빚만은 계속지고 있으니 말이지요.
오늘은 오후에 용산에 가서 또 한 대의 프린터에 무한잉크를 달고 충무로에 가서 인쇄용지를 구입해 왔습니다. 인쇄소에 맡길 형편이 되지 못하기에 당분간은 계속 이런 형태로 회지를 만들 수밖에 없지만, 이 모든 과정이 기쁘고 행복해요. 생각하면 지난 13년간 회지 150권을 만들다 보니 다 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군요. 매달 그렇지만 매 페이지에 청죽의 땀과 혼을 담고자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다 보면 아쉬운 부분이 눈에 띄고 그럴 땐 몸 둘 바를 모를 때가 한두 번이 아니지요. 얼마 전엔 <신인코너>에서 시인 한 분을 소개하면서 정작 이름은 빼놓고 인쇄를 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뒷장 <편집후기>에 이름을 올리긴 했지만 이런 실수를 다 했더라고요. 이 자리를 빌려 주인공께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런저런 흠이 없지 않으나 이 작은 책 한 권에 나름 매달 한 달을 꼬박 익히고 삭혀 세상에 내놓지요. 욕심이라면 회지를 받은 후 좀 읽어주십사는 건데 그거야 청죽의 영역은 당연히 아니군요. 또 큰 바람이면서 욕심이라면 이 책을 240권까지는 만들고 싶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건강인데 앞으로 7년을 어떻게 더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네요. 하지만 아직은 생을 사랑하는 불덩이 하나 가슴에 있으니 단 한 사람이라도 찬찬 훑어봐주시는 분이 계시다면 멈추지 않겠습니다. 매달 글을 써주시는 분들께도 감사드리며 더 좋은 회지를 위해 매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