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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 13.
평소 짐을 가지고 산비탈을 오른 것이 한이되어 어떻게 하든 밭의 진입로 잡초를 정리하고 차량진입 시도 하였으나 경사로 진입이 되질 않는다. 앞바퀴가 제자리를 돌며 바닦의 흙을 파내고 만다.
에라이! 차라리 내가...
집에 오니 애 엄마는 왜 처음부터 4륜구동차를 사지 않았느냐고...귀하가 뭘 알어? 차에 대해서...내 인생에 대해서, 내가 언제 농사지를 줄 알았어? 내 마음을 나도 모르는데...
집으로 돌아오며 올해부터 직원들과 시작한 주말농장 예정지(논)를 둘러보았다.
2. 19.
주말농장 현지모임을 갖기로 하였다. 바쁜 일상으로 몇몇 회원이 불참하고 6명의 회원들이 참가했다. 모두들 기분이 좋다. 야외로 나와 농장을 할 것이라 생각하니 벌써부터 보지 않아도 즐겁고, 먹지 않아도 배부르다.
농장 아래 위에는 배나무 단지가 있고, 입구엔 작은 대나무들이 여름철 그늘을 만들어 줄 것 같다. 이따끔씩 뒤편 자동차 전용도로를 지나는 차량소리가 적막을 깨긴 하지만 우리들이 모여서 활동하기엔 매우 안성마춤인 곳이다.
우리들은 영농계획을 논의한 뒤 삼겹살과 막걸리로 간단한 파티를 열었다. 봄볕이 내려쬐는 논둑에서 삼겹살을 굽고 막걸리잔을 기우리는 모습을 상상해 보시라.
너무 마음편하고 살아있음에 대한 행복감을 느낀다. 이 시간이 여기서 멈추어 서버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소 미안한 애기지만 우리가 바라는 것은 바로 이런 모습도 포함한다는 것을...
3. 05.
밭 가장자리를 정리하고 아래편에 작은규모의 밭을 일구었다. 올해는 검은 콩을 키워볼 생각이다.검은 콩은 작년부터 사다먹는데 내가 직접 재배하여 먹고 싶어졌다. 콩의 효능은 노화방지에도 좋고 각종 암예방에도 좋다고 하니...
주변에다 호박구덩이 10개를 만들고 밑거름을 조금 주었다. 작년엔 그래도 열 대여섯개의 호박을 따서 일부를 나누어 주었다. 호박은 밑거름만 해주면 키우기가 쉬운 농사 중의 하나이다.
마늘밭의 잡초를 매었다. 씨알이 큰 것들은 거의 대부분이 발아를 하여 제법 자라고 있는데, 씨알이 작은 것들은 발아율도 낮고, 잘 자라지도 않는다.
에이! 시장에서 마늘을 팔던 할머니가 얄미워진다. 왜 작은 것을 사라고 권했을까? 요즘의 우리 할머니들은 순수하지가 않았다. 일제와 동란을 거치면서 속고 못살아서 그런 것일까?
시금치와 쪽파를 조금 캐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3. 06.
지난번에 왔을 때 보니 논에 물이 잘 빠지지 않아 주말농장지에 물이 차서 포크레인으로 배수구 작업을 하였다. 포크레인 작업을 하기 시작하자 같혀있던 물이 아래로 흘러내린다.
회원들과 약속한 주말농장인데 마음의 부담이 되었다. 그러나 지난해와 올해의 그 심한 추위로 산과 밭이 얼어 예전에 비하여 물기가 많다는 것이다.
천재지변인데 어떡하랴! 회장님의 성의가 갸륵한데 무엇을 다 바랄 것인가? 어서 우리가 바라는 봄이 기다려진다.
봄아! 어서오렴.
3. 17.
시내를 지나가다 흥농종묘에서 우선 씨감자 8kg(20,000원)을 구입했다. 벌써 묘목들이 많이 나와 있다. 그러나 채소 모종은 아직은 이른가 보다. 시장통을 한바퀴 돌다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오니 감자를 너무 많이 샀단다. 고민 할 것은 없다 남으면 요리해 먹으면 되기 때문이다. 된장국에도 넣어 먹고, 채로 썰어 볶아 먹기도 하고.
나는 언제나 시장을 돌아보면 재미를 느낀다. 이 감자로 몇배의 수확을 올려 볼거나.
세상의 모든 농업들이 잘 되어 기아로 굶주리는 사람이 없이 다 같이 배부른 세상이 오면 얼마나 좋을까?
뭐라고? 그럼 세계의 농업국가에서 식량 못 팔아 먹는다고...
3. 19.
오늘은 할일이 많게 느껴졌다. 오전엔 문산농약사에 들러서 킬토충(토양소독제) 1봉지(7,000원) 멀칭(배색) 1롤(12,000원)을 구입했다.
그리고 주말농장 근처에서 퇴비 20포대를 가져다가 그 일부를 토양소독제와 함께 뿌리고, 잘라서 재를 뭍힌 씨감자 6kg을 멀칭한 곳에다 심었다.
다들 아는 사실이지만 일반적으로 열매를 심는 경우는 심은 것에 비하여 수확량의 승수가 매우 크지만 뿌리작물의 경우에는 그 배수가 적은 편이다. 예를 들면 마늘은 5∼6배, 감자는 ? 고구마는 순으로 심으니까 더 많다.
점심시간이 되니 K회원님이 점심밥을 싸왔다고 주말농장으로 건너오라는 연락이 왔다. 반찬이 한두가지가 아니고 그것도 별난 것들이다. 정말 맛있는 점심을 먹고서는 주말농장 회원들과 이랑작업을 하고, 구역도 나누었다.
작년에 농사를 짓는답시고 산 장화를 끼어 신고, 삽과 괭이와 갈쿠리를 멘 나의 모습을 보고 혼자 피식 웃음을 웃는다. 농부티를 내어 보지만 어째 조금은 세련되 보이지 않으니 말이다. 그래도 점차 세월이 가면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우리는 공동작업을 통하여 만든 공동구역에다 상추며 들깨 등의 채소 씨앗을 뿌리고 흙으로 덮었다. 흥농(흥이 나는)과 풍농(풍성한)을 기대하면서...
3. 20.
올해는 완두콩 종자가 귀하다. 몇 군데 농약상을 둘러보다 못 구하였다. 올해 꼭 심고싶은 품목중의 하나다. 식물들은 씨뿌리고 심는 시기를 놓치면 안되니까 서둘러 종자를 구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행이 흥농종묘에 들렀더니 있어서 완두콩 큰것 1포(6,000원)를 구입하면서 곁들여 취나물 씨앗 1포(2,000원)를 같이 구입했다. 취나물 씨앗을 밭 언덕에다 심으면 해마다 봄이면 새큼한 취나물 맛을 볼수 있을 것인지...
3. 26.
애 엄마가 오디나무 타령을 하여 누구에게 한두나무 얻어 볼까 생각했는데, 나무를 구하기가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마침 시내를 지나치다 흥논종묘에서 오디나무 2그루(10,000원)과 들깨씨앗 1포(2,000원)을 구입했다. 누군 1년후면 오디가 열린다고 하지만, 그래도 무슨 식물이든 3년은 지나야 하는 것이다.
어릴적 입가를 시커멓게 물들이며 오디 따먹던 생각이 난다. 배고플 땐 배가 부르도록 먹기도 하였는데 동네 후배는 오디나무 올라가려다 독사에게 물려 한동안 고생을 한적도 있긴 하였었다.
그땐 무한리필 공짜였는데 요즘은 오디가 엄청 비싸다고...
오디나무를 밭둑에다 심고, 고추밭 이랑과(멀칭), 고구마밭 이랑작업(멀칭)을 하였다. 비닐 멀칭 작업을 하는 일도 쉽지가 않다. 어느 농사일인들 쉬운 것이 있으리오마는 바람이 불면 혼자서 작업하는 것이 어렵다.
그런데 언제쯤이면 오디나무에다 그네매고 그 그늘속에서 낮잠을 즐겨 볼거나.
3. 27.
완두콩을 작은 밭에다 심고(멀칭) 마늘밭 김매기를 하였다. 이젠 날씨가 따뜻해져 잡초가 머리를 들고 일어서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느 회원님이 검정콩 씨앗을 준다고 하여 부지를 미리 확보해 두기로 하였다. 가을엔 검정콩이 주렁주렁 달리는 꿈을 꾸어야지.
집에서 싸 가져온 점심을 먹었다. 멀리 들판을 바라다 보며 혼자먹는 밥맛도 괜찮은 편이다. 가끔씩은 홀로 있는 즐거움도 느끼는 것도 좋겠다.
그 기분 로빈손크루소는 그껴 보았을라나?
점심을 먹고 주말농장으로 건너가니 회장님댁에선 감자를 심고 있었다. 나는 만들어 준 이랑에다 감자(멀칭)와 완두콩을 각각 2이랑씩 심었다. 완두콩은 그래도 남아 밥위에 얹어 먹기로 하였다. 완두콩 심은 뜻은 --이걸 쌀위에다 얹어 밥을 해 놓으면... 이름은 콩밥이라?고 이상하게 생각되지만 그래도 그 맛, 안 먹어 본 사람은 모른다니까.
4. 03.
물이 귀하여 지난해 더운 여름에 도랑에서 물을 퍼서 많으면 여일곱번을 오르내리면 땀이 흐르고 이게 뭐하는 짓거리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래서 그때 산비탈을 수없이 오르내린 것을 생각해서 올해는 조금이나마 고생을 들어볼까 하여 고무물통 1개(17,000원)를 구입하여 비탈에다 대자리 주운 것을 깔고 그 위에다 장판지를 얹어 빗물이 쏠려 내려와 통에 들어가도록 배치했다. 먼저번 2개가 설치되어 있어 합이 3개나 되었다.
작년엔 순전히 깡다구로 버티었다고나 할까.
산 아래엔 두채의 단독주택과 몇몇 고물상들이 자리잡고 있다. 기차가 지나가고 자동차 전용도로와 국도가 나란히 있어 차량통행이 많은 편이다.
동네 사람들이 뭐하려 그렇게 힘들게 맨손으로 농사를 짓느냐?고 말하길래 운동삼아 한다고는 하였었지만, 때론 내 인내의 한계를 시험하는 듯 하였었다.
그래도 내가 좋아서 하는 일. 예전 주말에 짜투리 시간내어 뒷산을 가던 것을 농사일로 바꾸었으니. 이곳은 어느새 나의 작은 놀이터가 되고 말앗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스트레스는 받지 않도록 하여야 겠다. 다 잘 살아보자고 하는 짓이니 말이다. oh god!
4. 10.
흥농종묘에서 고추모 1판(12,000원)과 호박, 단호박, 박을 섞어서 24포기(12,000원)를 구입하여 밭에다 심고 물통에 고인 물을 주었다. 작년보다 시기가 보름이상 이른 편이다.
집에 돌아오며 주말농장을 둘러보았다. 엇거제 많은 비로 물기가 많은데 먼저 뿌린 씨앗이 파랗게 돋아났다.
먼저 번에 가져다 놓은 물통에 물도 조금 차 있었고, 내을은 새벽에 비가 온다고 하니 기분이 좋다. 만물이 소생하는 4월이라. 먼저번에 심었던 완두콩싹이 파랗게 솟아나와 있음을 보았다.
부산을 다녀오는데 뒷좌석에는 두명의 40대 중년여인들이 앉았었는데, 그녀들의 말투가 너무 험했다. 목소리도 적지 않는데 툭하면 dog새끼 소리를 쉽게 하였다. 옆에 개가 있었으면 당장 물어 버렸을 것 아닌가.(ㅋㅋ) 그녀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별 수 없이 시골 출신 같은데 말이다.
버스에서 내릴때 곁눈질해보니 짙은 화장에다 야한 옷차림...분명 가정주부같은데 에구 겁나라. 그래도 제잘난 맛에 산다니까 누가 어찌하오리...
집에 돌아와 텔레비젼을 보니 내일 새벽엔 남부지방에 비가 내린단다. 오늘은 조금 바쁜 하루였지만 그래도 고추모와 호박을 심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모종들이 나오기 시작하였으니 다음 주에도 무었인가를 더 심어야겠다.
4. 16
도서관에 있는데 회원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농장에 안갈거냐고? 당연히 가야지...
도서관을 나와 회원님과 서부시장으로 향했다. 흥농종묘에서 각종 모종을 샀다.(고추 1판 12,000원, 가지모, 오이, 참외, 수박 등 섞어서 13,000원)
우선 지난주 심다 남겨진 나의 고추밭 조성지로 가서 고추모를 더 심기로 하였다. 밭에 도착해서 지난 주에 심었던 고추모와 호박을 살펴보니, 호박은 거의 다 얼어죽었고, 고추모도 잎과 옆구리에 상처를 입었다. 쯔쯔 애비 잘못 만나 가지고...그러나 완두콩은 비닐 사이로 파랗게 잎을 내밀고 있었다.
감자는 몇 포기가 싹이 솟아났는데 비닐에 닿은 부분은 녹았다. 하는 수 없이 이곳 저곳에다 바람구멍을 내 주었다. 오후에 다른 회원님의 이야기를 들으니 내가 잘못 심은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심은 부위를 낮게 하여 싹이 비닐에 닿지 않도록 하여야 하는데 그렇지를 못했다. 무엇이든 경험이 중요한 것이다.
호박과 고추가 언 것은 이번 주 초 아침기온이 너무 낮게 내려간 탓이다. 심는 시기가 조금 일러 우려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나 일교차가 20도나 되니 이곳의 기온이 농민들에을 매우 힘들게 한다.
'된서리를 맞았다.'라나 뭐라나 그런 기분이다. 어쩌면 고추모는 살아 날 가능성이 있어 보이고 호박은 하는 수 없이 다음에 다시 심어야겠다.
가져간 고추모는 이랑이 조금 남을까 생각했는데 한 그루의 여유도 없이 꼭 맞다. 같이 간 회원님은 어떻게 그렇게 정확하게 조절을 잘 하느냐고 한다. 자로 재지도 않았는데...
마늘밭의 잡초도 매고, 가져간 도시락을 같이 먹었다. 멀리 혁신도시 건설현장과 건너편 산에 핀 벗꽃나무를 바라다 보며 먹는 밥맛이 좋았다.
점심을 먹고 주말농장으로 향하였다. 지난 주에 왔을때는 비온 뒤라 땅이 질퍽그렸는데 오늘은 제법 까칠해서 기분이 좋다. 공동경작지에 덮어 두었던 비닐을 걷어내니 상추와 함께 잡초가 유난히도 파랗게 솟아나 있다. 손으로 잡초를 뽑아 보았지만 상추가 어려 같이 뽑일 것 같아 어렵다.
우선 개인별로 만들어 놓았던 이랑을 다시 정리하여 가져간 모종을 심기로 하였다. 나는 뒤편의 배수구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자 한명, 두명씩 화사한 얼굴의 회원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관리기로 이랑도 더 만들고, 모종도 심고, 씨앗도 뿌린다. 일찍 일을 마친 여유로운 회원님들은 미나리 캐기에 나서고 쑥과 쑥부쟁이도 캔다. 배나무 밭을 거니는 그들의 모습이 무척이나 아름다워 보인다.
농사일이 결코 쉬운일이 아님에도 다들 열심히 일하였다. 어릴적 부모님의 일손을 조금 거들어 본 적도 있긴 하지만 언제 삽이나 괭이를 제대로 잡아 보았던가? 그래도 새로 자신의 농기구를 사오고 논이랑에 들어서 능숙해 보이는 모습으로 할일을 척척 해낸다.
농장 아래위엔 과수원으로 하얀 배꽃이 피어 열심히 노력하는 회원들의 농심을 더해 준다. 호젓하고 평화로운 들판에서 우리들은 인간의 원초적 생산욕구를 맛보기에 여념이 없었다. 내가 다른 생명을 가꿈에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느끼면서...
개별 구역에 대한 모종심기와 이랑만들기가 끝나가자 부지런한 회원님이 읍내로 나가 막걸리와 간단한 안주거리를 사왔다. 배나무 아래 자라를 펴고 풍농을 기원하며 건배를 한다. 다들 땀흘린 보람으로 기분이 상쾌해 보인다.
다음 주엔 남은 토지에다 호박과 수박, 그리고 참외 등을 심기로 하였다. 아마도 올 여름엔 이곳이 우리들의 원두막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가족들과 아는 사람들이 몰려와 우리가 가꾼 과일들을 따 먹는 즐거움을 만끽하게 될것이다.
다들 운전을 하여야 하는 관계로 막걸리는 한두잔에 끝나야 했다. 그리고 다음 주엔 이곳 배꽃핀 농장에서 우리들의 모임인 '신농회 영농축제'를 갖기로 하였다. 뭐라더라? '이화에 월백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차를 몰아 집으로 향했다. 서로가 차례를 양보해가며, 마음속에 파라다이스를 그려보며...
4. 23
아침에 회원님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오늘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는것이 그렇다. 당연히 일을 하여야 할 것인란 생각이 들었다.
9시가 조금 넘어서 서부시장으로 향했다. 2주전에 심었던 호박모종이 얼어죽어 보식을 하기로 하였다. 호박, 단호박, 박을 섞어서 10,000원어치를 샀다. 자주가다보니 종묘상에선 힘없는 모종 한두개를 덤으로 준다.
병원에 들러 문병을 하고 밭으로 향했다. 그러나 이게 웬일? 내가 가꾸는 밭과 밭사에엔 자동차가 올라간 길이 났다. 글쎄 이건 아닌 것 같았다. 말도없이...기분이 나빴다. 내가 놓아두은 물통도 다른 곳으로 옮겨지고, 주변을 돌아보다 같이 농장을 가꾸는 분에게 전화를 하였다.
어떻게 혹시 알고있는 일이냐고?
그사람은 이야기를 들었단다. 참기로 하였다.마찰을 일으키기가 그냥 싫었다.
흩트러진 주변 정리를 하고 솟아난 감자밭의 멀칭에 구멍을 내어주고 검정콩을 심을 장소에 멀칭을 시작했다. 바람이 거세다. 그래도 내가 배운대로 비닐을 펼치니 쉽다는 생각이 든다. 농사도 요령을 알아야 할 것 같다.
멀칭 작업이 중반에 이르니 회장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점심을 같이 하잔다. 회장님이 올라오고 둘이서 남은 이랑에 대한 멀칭작압을 끝내었다. 올핸 내가 먹을 검정콩이 주렁주렁 열리기를 기대해 보면서...
점심을 먹고 문산읍으로 모종을 사려 갔었더니 먼저온 회원 두사람이 모종을 사가지고 가려다 우리들을 보고 기다린다. 우리는 공동으로 심을 호박, 오이 등을 잔뜩사서 농장으로 향했다.
농장에 도착하여 개인별 심을 것과 공동으로 심을 것들을 구분하여 심었다. 그래도 수박과 참외 등 과일류는 아직 날씨가 덜 풀려 모종이 나오지 않았단다. 다들 열심히 일한다.
이번주에 주말농장에 심을 모든 작업을 끝내려고 하였었는데 어제 비가 많이 온 탓으로 작업도 힘들고 모종도 다 구하기지 못하였다. 하는 수 없이 다음 한주를 기다려야겠다.
모종을 심을 구덩이를 파놓았다. 총무님은 다음 기회에 관기기를 이용하여 이랑을 더 만들겠다고 하였다. 아직 영농에 참여하지 못한 회원님들을 위한 배려이다. 회장님과 총무님은 직접 이곳 농장에서 영농을 하지 않으면서도 다른 회원들을 위하여 봉사를 한다. 정말 고마운 일이다.
이제야 정말 농장의 모습이 되어 가는 것 같다. 나는 농장을 빌려준 회장님의 성의를 보아서라도 우리가 배정받은 농토를 아름답게 가꾸어야겠다고 이야기를 하였다.
4시경에 작업을 마치고 헤어지기로 하였다. 그런데 그냥 헤어지는 것도 쉽지 않다. 하는 수없이 또 다른 세상살이를 경험해 보기로 하였다. 다 아는 내용이긴 하지만...
다들 마음을 터 놓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토해낸다. 뭐 인생 별거 있나 싶다. 무용담도 아니고 세상사람들에게 하소연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 우리들의 모습들이 너무나 진지하다. 우리들끼리니 가능하다고나 할까? 마냥 좋았다.
우린 우리들의 농장이 영원하기를 기원하며 술잔을 기우렸다. 자연과 함께하는 우리의 삶이 세상사람들이 부러워하는 또 다른 삶이기를 바라면서...
4. 30(토)
아침부터 비가내린다. 일기예보에선 오늘과 내일에 걸쳐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하였다. 아침밥을 먹고 우두커니 앉아있다가 도서관을 향하였다. 어느새 비가 그쳤다. 언제 또 내릴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하늘이 조금 개인다.
책을 빌려 계단을 내려오는데 회원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오후에 농장에 갈 것이냐고. 갈 것 같으면 같이 가자고 한다. 일단 생각을 해보고 전화를 하겠다고 하였다. 잠시 후 통화를 하여 오늘은 아무래도 습기가 많으니 회장님과 같이 했던 말도 있고하여 다음으로 미루기로 하였다.
점심을 먹고 그냥 있자니 마음이 불편하여 견딜 수 없어 차를 몰고 밭으로 향했다. 우선 문산에 있는 종묘상으로 갔더니 고구마순이 다 팔려버렸단다. 내일 12시까지 오면 된다고 하는데 내일은 시간이 여의치 않다.
밭으로 올라와서 감자밭의 싹이 나오지 않았던 곳의 이랑을 파보니 싹이 나오다가 녹아버린 것이다. 며칠전 회장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올해는 날씨가 변동이 심하여 아무래도 싹이 녹아버린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였었는데 그 말이 사실로 나타났다.
싹이 난 곳의 멀칭을 뚫어주지 않은 곳을 살펴주고, 검정콩을 심기로 하였다. 아직은 조금 이르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조바심이 나는 것이다. 내가 평소 검정콩을 좋아한다고 하였더니 총무님이 검정콩 종자를 주었던 것이다.
아침에 두어시간 물에 담가 두었더니 껍질이 허물거린다. 괜히 물에 담갔었나? 아직 철이 늦지도 않는데... 그래도 경험삼아 심어보기로 하였다. 실패도 해가면서 한가지 한가지 읶혀가는 것도 재미가 있지 않을까?
미리부터 이랑을 만들어 놓은 곳이라 비닐을 손가락으로 뚫고 한 구덩이에 두알씩을 집어넣고 흙으로 덮었다. 준비해둔 이랑을 다 심고도 씨앗이 남는다. 하는 수 없이 감자싹이 나오지 않은 곳과 언덕밑에도 심었다.
마지막으로 마늘밭의 잡초를 매어주고 지나는 길에 주말농장에 들렀더니 습기가 생각보다는 많지 않았다. 내일 오후쯤 일을 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5. 1(일)
새벽에 잠을 깨었더니 창밖의 빗소리가 심상찮다. 많은 비가 쏟아질 것 같았다. 주말농장의 일도 일이려니와 멀리 친척의 결혼식장을 가야하는데 빗길 운전도 걱정이 된다. 다행이 아침이 되니 비가 그친다. 그러나 지금까지 온 비로 인하여 아무래도 농장일은 힘들것 같았다.
결혼식장에 도착하여 몇몇 회원님들께 문자를 보냈다. 아무래도 다음주를 기약해야겠다고...
5. 5(목)
어린이 날이다. 집안 형제들 모임이 있어 하동읍을 들렀다가 서포로 향하였다. 비토섬으로 가는 횟집에서 모이기로 되어있었다. 점심을 먹고나자 부산사람들은 차가 밀릴것 같다면서 길을 나선다.
나는 차를 몰아 문산읍으로 와서 지난번 모종을 구입하였던 종묘상을 찾았다. 고구마 순을 구입하려니 한 꾸러미밖에 없었다. 더구나 이젠 앞으로 고구마순을 팔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하는 수 없이 남은 것 한꾸러미(100포기, 5,000원)를 사서 밭으로 향하였다.
이랑을 만들어 놓은 곳에다 심는데 고구마 순이 모자랄 것 같다. 하는 수 없이 긴 순을 반으로 잘라 심기로 하였다. 어차피 죽어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당초 마늘을 캐나고 나면 그곳에다 고구마를 심으려고 마음 먹었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시기가 맞지 않는 것 같다.
너무 계산적으로만 농사일을 하지 말아야겠다. 괜한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노는 땅이 있으면 그 시기에 가서 고민을 해 볼일이다.
고구마 순 심기를 마치고 주말농장지로 향했다. 토양을 비교적 물기가 많이 빠져있었다. 그런데 작물의 생육상태는 활기차지가 못하다. 공동경작지의 채소류는 드문 드문하게 싹이 나있고, 개별 경작지의 작물들은 아직 발착이 되지 않았다. 어째든 세월이 약이 되고 말겠다.
토요일엔 공동작업을 하려고 하는데 날씨가 어떨지 모르겠다. 요즘 일기예보는 신뢰가 가지 않는다. 전반적인 이상기후에 작물 재배가 점점 어려워진다. 잘 맞지 않는 예보지만 보다 국지적이고 시간대별로 세분된 예보를 해 주었으면 좋겠다. 토요일엔 모종심기가 마무리 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5. 7(토)
아침 일찍 서부시장 종묘상에 들러 고구마순을 사기로 하였다. 지난주엔 호박고구마 한꾸러미를 심었는데 밤고구마를 더 심기 위해서이다.
마침 장날이라 종묘상 주변에서 할아버지 한분이 고구마순을 팔고 계신다. 밤고구마가 세종류인데 한꾸러미에 7,000원씩이란다. 지난 주에 호박고구마순은 5,000원을 주었는데 값이 비싼것인지, 순이 좋은 것인지 알수가 없다.
그 중 한가지를 골라 10,000원을 드렸더니 6,000원을 주신다. 내가 7,000원이라던데 하고 이야기를 하였더니 다시 계산을 해 주시면서 고맙다며 농사를 잘 지으라고 하신다.
아침밥을 먹고 애 엄마와 함께 밭으로 향했다. 벌써 이웃밭에는 부부가 와서 잡초를 매고 땅을 파고있었다.
고추밭과 감자밭의 잡초를 매고 시금치를 키웠던 곳에 남은 시금치를 캐내고 이랑 만드는 작업을 하였다. 오늘따라 날씨가 매우 덥다. 땅을 파고 이랑을 만들어 멀칭을 하는데 등에 땀이 배인다.
가져온 고구마순을 70포기 정도 심으니 더 이상 심을 곳이 없다. 조금은 남겨 먼저번에 심은 곳에 죽으면 보식을 하기 위해 묻어 두고 조금은 주말농장에 시험삼아 심어보기로 하였다.
문산읍 식다에서 밀면을 시켰는데 맛이 별로 없다. 그냥 주린 배를 채우는 역활밖에는...
회원님을 만나 주말농장으로 향했다. 먼저번 심어 놓은 농작물 중 공동경작지에는 작물의 발아상태가 별로 좋지 못하다. 추위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별 구역에는 죽지는 않았지만 아직은 활착이 다 되지 않았다. 머지 않아 땅기운을 받고 힘차게 하늘을 향해 두팔을 펼칠 것이다.
잡초를 매다 회원님들이 다 오자 의논끝에 모종을 더 심기로 하고 문산읍의 종묘상에서 대파, 배추, 수박 모종을 샀다.
부지런한 황부자네는 오전 일찍 와서 잡초를 매고, 지주를 세운 뒤 고향에 어머니를 보려 갔단다. 회장님도 오전부터 토란을 심고 있었단다.
남은 이랑에 대파와 배추를 심고, 먼저 파 놓았던 구덩이에다 거름을 넣고 비닐을 덮은 뒤 수박을 심었다. 그리고 뒤에 온 회원님이 다른 곳에서 파가지고 온 부추도 심었다. 제대로 잘 자라면 올여름 이곳에다 마음속의 원두막을 세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장님이 심다남은 토란도 심었고, 아무튼 힘이 들지 않는 일이 없었지만 서로가 먼저 나서 일을 하려고들 하니 마음이 훈훈하였다. 이만하면 많은 종류의 채소들을 심었고 모양새도 나서 마음이 풍족하다.
그래도 걱정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우리가 농사를 잘 짓는다고 농민들이 울상을 짓거나 하루 아침에 시내 농작물 가격이 폭락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튼 우리가 바라는 것은 수확물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좋은 공기를 마시며 활동을 하고 마음이 여유로워지는 것이다.
회원님 중 농장 현지회계를 정하여 지금까지 들인 공동 부담하기로 한 농사밑천을 계산해 보니 간식비를 제외하고 대략 종자 구입비 50,000원, 거름 구입비 50,000원 정도이었다. 거름은 회장님이 농협에서 구입하여 절반가격이고 가져다 사용한 것도 더 되지만 적당히(? ..적게) 계산하기로 하였다.
작업을 다 마치고 나니 기분이 상쾌했다. 이제 남은 것은 잡처제거와 수확물을 맛보는 것이다. 비록 아직 가뭄과 장마가 남아있어 그 결과를 예측하기가 쉽진 않겠지만 그래도 우리들이 정성껏 심은 농작물들이 보란듯이 잘 자라기를 기원해야겠다.
올핸 처음이니 큰 기대는 처음부터 하지 않기로 하였다. 여름엔 무, 배추를 심고 가을엔 마늘도 심어 갈수록 농사에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풍진 세월을 그냥 지나치기가 아쉬워서 끝내는 세월이 남는 회원 몇몇이 시내로 들어와 뒤풀이를 하고서야 헤어졌다.
정말 행복한 하루였다.
5. 15(일)
중국집에 들러 자장면을 시켜먹고 밭으로 갔다. 지난주에 비가 몇일 계속해서 온 탓으로 밭엔 습기가 많았다. 고추는 이제 자리를 잡기 시작하여 다음주 쯤에는 지주를 세워야 할 것 같다. 그리고 감자는 대체적으로 많이 자랐다.
고추밭과 감자밭의 잡초를 뽑아주고 먼저 번에 고구마를 심은 것을 살펴 보았다. 2주전에 심은 호박고구마는 줄기를 잘라서 심은 탓에 죽지는 않았지만 잎이 모두 떨어진 곳이 있고, 지난 주에 심은 밤고구마는 대체로 잘 살아 날것 같은 느낌이다. 남겨두었던 밤고구마순을 호박고구마 이랑에다 보식을 하였다.
완두콩 밭은 마을사람이 도로를 내는 바람에 지난 비로 조그만 산사태가 나서 완두콩 밭이 피해를 입었다. 호박을 심은 것도 몇구덩이가 없어져 버렸다. 항의를 하고 싶었지만 참기로 하였다.
이젠 제법 큰 마늘의 쫑을 뽑아주고 올해 심은 오디나무를 보니 벌써 열매가 제법 열렸다. 참으로 기특한 녀석이다.
차를 몰고 주말농장으로 향했다. 먼저 온 회원님은 잡초를 뽑고 잇었다. 지난 주에 심은 것들을 살펴보니 수박은 잘 자랄 것 같고, 대파도 그런대로 견디고 있으나 배추는 멀칭을 한 이랑에 심은 것은 좋은데 평지에 심은 것들은 계속된 비로 물에 잠겨 녹아 없어지고 있었다.
좀더 수고를 하더라도 이랑을 만들어 심었더라면 하는 생각과, 역시 농사는 정성이라는 현실에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작물과 토질과의 적합여부, 비료의 사용여부 등 고려할 사항이 많고 아무래도 올해는 첫 걸음부터 만족스런 결과를 가져 오고자 하는 것이 아니므로 좋은 경험으로 받아 들여야겠다.
5. 22(일)
10시가 넘어서 집을 나섰다. 우선 문산읍의 종묘상에서 고추나무의 지주를 세우기 위하여 지주 50개(20,000원)과 노끈 1타래(4,500원)을 샀다.
밭을 둘러보니 고구마는 죽은 것이 조금 있고, 감자는 매우 잘자라고 있었다. 그리고 고추는 이제 활착이 제대로 되어 곁가지가 생겨나기 시작헀다. 가벼운 바람이 부는데도 나무가 휘청거린다. 지주세우기를 마음먹기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주를 양쪽 끝자락에다 하나씩 박고 노끈을 팽팽하게 당겨 묶은 뒤 다시 노끈으로 고추나무를 엮어나갔다. 잎사귀에는 작은 벌레들이 많이 붙어있다. 약을 처야 하지만 농약은 치지 않기로 하였으니 고추들이 잘 버텨주기를 바랄뿐이다.
감자밭과 고구마밭의 잡초를 제거하고 돌아오다 감정콩 심은 곳을 보니 잡초로 인하여 비닐 안에서 콩이 녹아 없어져 버렸다. 올해는 실패했다. 다음해엔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산을 내려왔다.
문산읍에서 점심을 먹고 2시 가까이 농장으로 향했다. 호박은 자리를 잡고 줄기를 뻗으려고 하고 있고, 수박은 거름기가 모자라는 듯 하다. 아무래도 비료를 조금 주어야 할 것 같다.
조금 있으니 회장님과 회원님 한사람이 와서 배나무 분양 받을 곳으로 이동했다. 배나무 단지가 엄청나게 넓었다. 그중에서 우리는 맨 아래 입구에 있는 10여그루의 배나무를 무료분양 받자고 하였다.
다시 차를 타고 감나무밭으로 갔다. 요즘은 감나무 열매를 속아주어야 하는 시기라서 서툰 솜씨들이지만 열매속기 작업에 참여했다. 우리들이 돌본 감나무가 가을엔 탐스런 열매를 맺을 것이라는 생각에 힘든 줄도 몰랐다.
이런 것이 보람이고 노동의 즐거움이다. 6시가 넘어 헤어졌다. 따로 또 같이. 그냥 헤어지기가 아쉬운 사람들의 모습은 따로 상상해 보시길...
5. 24(화)
시내에 볼일이 있어 오후에 휴가를 내었다. 점심을 먹고 도서관을 다녀오다 서부시장으로 향했다. 지난번 심은 검정콩이 모두 죽어버려 마음이 상햇던 것이다. 마침 아는 집에서 검정콩 반되를 샀다. 밭으로 가서 구추나무에다 가루약을 뿌렸다.
작년에는 약은 커녕 비료도 못하게 하던 애 엄마가 작년의 실패를 거울 삼은 것인지 아니면 올해 고추농사가 잘 될 것 같아선지 약을 치라고 하지 않겠는가? 참 별일이다 싶다.
고추에 약을 치고나서 콩밭으로 향했다. 콩이 나온 것은 몇개 없고 거의 다 비닐 안에서 녹아 버렸다. 비닐을 찟고 잡초를 매기 시작했다. 순전히 오기다.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를 하는 것 같았다. 풀이 비닐안에 가득하다. 어째든 풀을 다 뜯어내고 다시 시장에서 산 것 중 절반정도(3,500원)의 검정콩을 심었다.
시기적으로 그렇게 늦진 않지만 요즘은 콩도 자연산이 더물어서 잘 날런지 모르겠다. 아는 사람이 권하는 것인데 한번 믿어 보기로 하였다.
그리고 고구마 뿌리에서 순이 난 것은 그대로 심어야지 줄기를 잘라 심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5. 27(금)
오늘은 배나무 열매솎기를 하기로 한 날이다. 근무를 마치고 7명의 회원들이 모였다. 2명은 바쁜 일이 있어 참석이 어렵고 한명은 먼저 가 있기로 하였다. 농장에 도착하니 낮에 내린 비로 땅이 질퍽거리고 배나무엔 온통 물기가 있어 옷이 다 젖어든다.
주렁주렁 열린 과일 열매를 솎아 내려닌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야 남은 과일들이 튼실해 지는 법이니 하는 수가 없다. 맨 위에 열매는 무조건 따 주어야 한단다. 가지를 뻗는데 지장이 있기 때문이고, 위나 아래로 난 순도 떼어주어야 한단다. 작업에 지장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시기를 맞추어 일을 해야 하므로 다들 열심히 한 탓으로 7시 반가량에 작업을 다 마쳤다.
다음 주 6월 6일엔 봉지 씌우기를 하기로 계획을 잡았다. 농장의 창고옆에서 손과 신발을 씻고 저녁을 먹기 위하여 시내로 가서 저녁을 먹고 헤어졌다. 올 가을엔 풍성한 배 수확을 기대하면서...
5. 28(토)
아침 일찍 밭으로 향했다. 오후엔 양산에서 친구들과의 모임이 있어 고추나무 가지를 골라주기 위해서였다. 고추는 잘 자라고 있었다. 아래편에 솟아난 가지를 잘라주어야 위편의 세력이 좋아져서 좋은 열매를 맺기 때문이다.
때낸 고추잎을 살짝 데쳐서 무쳐먹으면 맛이 좋은데 지난 주에 약을 쳐서 기분이 찜찜하여 그냥 버리기로 하였다. 밭 주변의 잡초를 매어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6. 4(토)
어제 서울을 갔었다가 돌아오니 세시가 넘었다. 옷을 갈아입고 밭으로 향했다. 날씨가 어느 새 여름기온 같이 후덥지근하다. 고추밭과 고구마밭에 잡초를 매었다. 모두가 잘 자라고 있다.
그런데 고구마는 늦게심은 밤고구마는 잘 자라는데, 일찍심은 호박고구마는 줄기가 잘 나가지 않는다. 원래 생김새도 밤고구마는 호박고구마에 비하여 줄기가 잘나가게 생겼다. 그리고 잘 죽지도 않는 편이다.
콩을 심은 곳을 보니 싹이 많이 올라오는데 벌레가 잎을 먹어 치운다. 콩밭을 매고 가루약을 조금 뿌려주었다.
주말농장으로 갔더니 비료를 주지 않은 탓으로 작물들마다 잘 자라지 않는다. 그래도 호박과 수박은 줄기가 제법 나가기 시작하니 기대를 해 볼 수 있으려나.
하는대로 해보고 가을을 기대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6. 6(월)
회원님들과 배나무 봉비씌우기 작업을 하였다. 8시부터 5명이 작업을 하였고 회장님이 도왔다. 삼겹살에 상추쌈, 그리고 삼마늘 등 맛있는 반찬과 곁들이는 막걸리 한사발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 오후 2시가 조금 넘어 회장님 작업장으로 가서 매실따기 작업을 하였다. 가는 도중 아는 분에게서 배추를 많이 얻었다. 오후 6시가 넘어 작업을 마치고 저녁을 먹고 헤어졌다. 나는 어제도 매실따는 작업을 하였었다.
6. 12(일)
어제는 산악회에서 단양의 도락산을 다녀왔다. 점심을 먹고 밭으로 향하였다. 오늘은 마늘 수확을 하기로 하였다. 가는 길에 회원님 한사람을 태웠다.
밭에 도착하니 날씨가 제법 무더웠다. 애엄마와 회원님은 마늘을 뽑고 나는 고추밭과 감자밭 주변의 풀을 베고 고구마 밭에 잡초를 제거 하였다. 마늘은 다섯접 정도나 되려나.
마늘뽑기를 마친 사람들은 완두콩 수확을 하는 동안 나는 콩밭으로 향했다. 콩은 벌써 두번째 심었는데 발아 상태가 별로 좋지 않다. 그것도 싹이 나자마자 벌레가 먹은 곳이 많다. 어릴때 보았던 기억으로 콩은 아무데서나 잘 자라는가 싶었는데 그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마늘과 완두콩은 조금씩 나누었다.
문산읍에서 수박을 사다 나누어 먹고 주말농장으로 향했다. 벌써 한 회원이 와서 잡초를 매고 있었다. 우리는 같이 잡초제거를 하였다. 수박과 호박은 이제 함차게 줄기를 뻗고 있다. 다음 주엔 수박의 줄기자르기를 해 주어야겠다.
일을 거의 다 마쳐가는데 회장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매실 따기를 마치고 집에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 네사람은 술잔을 나누고 헤어졌다.
6. 18(토)
도서관을 다녀와서 점심을 일찍 먹고 밭으로 향했다. 덥지만 집안의 갑갑한 공기보단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추밭 이랑사이엔 잡초가 무성하다. 괭이로 파내는데 땀이 나서 온통 옷이 젖는다.
콩은 토끼가 거의 다 먹어 치운다. 고구만 순도 먹고 작년엔 안 오던 토끼가 올해는 극성이다. 아무래도 콩은 포기해야 할 것 같다. 내년엔 다른 곳에다 심어야겠다.
비가 와야할텐데 너무 가물다. 4시가 가가워져서야 회장님과 만나서 주말농장을 돌아보고 집으로 돌아왔다.
6. 19(일)
오후에 다슬기 잡이를 나섰으나 가뭄으로 강물이 적어 포기하고 강가에서 놀다 밭으로 가서 고추나무 등에 물주기를 하였다.
작년엔 5월에 가뭄이 심하고 6월엔 비가 많았는데, 올해는 그 반대인 것 같다. 며칠 후엔 장마비가 온다지만 요즘 일기예보 믿고 농사짓다가는 큰일 내고 만다. 믿을 걸 믿어야지...
7. 2(토)
어제 신동회 회원들과 신수도를 갔다가 저녁 늦게(3시)까지 재미있게 놀다가 아침에 일어나 라면을 끓여먹고 아침 8시 30분배로 나왔다. 당초는 해변을 거닐며 조개잡이를 할 예정이었으나 물때가 맞지 않았었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 모두들 해변을 산책하고 돌아왔다.
진주에 와서 해산을 하며 내일 비가 온다고하니 오후 5시에 농장에 가서 일을 하자고 하였다.
나는 버스를 타고 3시경에 밭으로 갔다. 2주일만에 와보니 잡초가 장난이 아니다. 전부 뽑을 수는 없고 가장자라만 낫으로 풀을 쳐 내었다. 그리고 구추밭을 보니 지난번 태풍으로 고추나무가 비스듬이 누워 땅에 닿을 것만 같았다. 고구마는 토끼녀석이 순을 먹었지만 그런대로 잘자라고 호박은 줄기뻗음이 시원찮다. 감자도 순이 말라져 캘 시기가 된 것 같다.
4시가 조금 넘어 주말농장으로 향했다. 총무님이 먼저와 들깨밭을 매고 있었고, 조금 후 회원님과 회장님이 오고 잡초를 매기도 하고, 예초기로 주변의 잡초들을 베어냈다. 감자를 캐보니 그래도 조그맣게 알이 들었다. 수박과 호박은 작으나마 제법 열린 것이 기특해 보인다.
7. 3(일)
점심을 먹고 회장님댁에 액기스용 매실을 따고 밭에서 고추대 세우기와 감자를 캐기로 하였는데
9시가 넘어니 비가 세차게 내린다. 중부지방엔 호우주의보가 내렸지만 남부지방엔 저녁에나 비가 온다고 하엿는데 벌써 오는 것일까?
12시가 넘어서니 날씨가 좋아지기 시작하였다. 회원님 2명과 함께 회장님 농장으로 향했다. 빨갛게 익은 자두를 따먹고, 액기스용 매실을 잔뜩 따고나서 자두도 땄다.
회원님들과 같이 다시 밭으로 향하였다. 밭에서 고추나무 지주를 다시 세우고 감자를 캐었다. 고추가 매우 많이 열렸다. 빨간 고추가 되면 다 어떻게 말릴 거냐고 걱정들이다.
감자는 씨알이 매우 굵었다. 잡초와의 싸움으로 고생을 많이 하였지만 그래도 농사를 짓는 보람을 느꼈다. 다들 땀을 흘리면서도 쉬지않고 일을 하였다. 이제 밭에 남은 것은 고추와 고구마이다. 콩는 두번째 심었지만 벌레와 토끼녀석이 차례로 먹어치워 포기를 해야겠다.
내년에 이곳에는 토끼가 먹지않는 품종들만 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자, 고추, 고구마(먹지만 그래도), 땅콩나 심어볼까. 매실과 고추, 감자 등 수확한 것들을 적당히 나누어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내년에는 좀더 농사를 잘 지어야지 생각하며...
항상 배려하는 회장, 총무님과 자신의 몸 아끼지 않는 회원님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7. 10(일)
어제는 등산을 다녀왔다. 점심을 먹고 밭엘 가려니 비가 내린다. 그것도 계속해서 오는 것이 아니라 오다 말다 사람의 신경을 돋군다.
버스를 타고 밭에 도착하니 잡초는 제 세상인양 무성하고 물통을 두었던 곳은 어제내린 많은 비로 인하여 언덕이 무너져 내려 물통하나와 다른 것들을 덮어 버렸다.
고추밭은 병충해가 오는 듯하였다. 주변의 잡초를 베어준 후 콩을 심은 곳으로 가보니 엉망이다. 그래도 수확보다는 농민의 기본 양심상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잡초를 매어 주었다.
4시가 넘어 회장님과 회원님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오늘은 배나무 밭의 풀을 베기로 한날이다. 배나무 밭에 도착하니 풀이 무성했다. 과수원 주인은 풀을 베었는데 우리가 가꾸는 곳에만 무성하다. 잠시 낫으로 풀을 베다 다음날 날잡아 와서 일하기로 하고 대곡으로 향하였다.
대곡에서 농장을 꾸민 회원님은 그 무성하던 숲을 정리하고 반듯하게 밭을 일구고, 입구를 포장하여 켄테이너 박스를 들여놓은 후 전기와 인터넷 선까지 연결을 마친 상태였다.
우리는 그곳에서 가져간 삼겹살과 낙지, 그리고 고구마와 밭에서 따낸 옥수수 등을 안주삼아 술잔을 기우렸다. 멀리 도심의 끝자락이 보이고 한적한 산아래라 술맛이 더하는 것 같았다. 한참동안 자연을 벗삼아 그렇게 지내다 하늘에 달이 뜬 이후에야 집으로 돌아왔다.
7. 15(금)
일과를 마치고 배나무밭으로 향하였다. K회원님이 먼저 기계를 준비 놓고 있었다. 저마다 풀깍는 기술을 발휘하여 일찍 작업을 끝낼 수 있었다. 물론 더위로 온몸이 온통 땀으로 얼룩졌지만...
간단하게 맥주를 한잔하고 헤어졌다.
7. 16(토)
아침에 H회원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오후에 주말농장을 가기로 하였는데 너무 더우니 오전에 가자는 것이었다. 서둘러 준비를 하고 농장으로 나갔다. H회원님이 먼저와서 풀을 매고 있었다.
계속되는 비로 땅은 질퍽거리고 풀이 무성하다. 우선 작물이 서있는 곳을 중심으로 풀을 베어냈다.
둘이서 밭으로 향했다. 고구마밭은 주변이 온통 잡초로 둘어쌓여 있고, 고추밭 가운데도 잡초가 자라나 생육에 지장을 줄 것 같다. 낫으로 풀을 베어내는데 더위가 정말 지독하다. 작업을 하는데 조금 있으면 머리가 핑돌정도로 햇볕이 따갑다.
겨우 어느정도 잡초를 제거하고 고구마밭 주위는 손을 쓰지 못하고 밀았다. 올핸 왜 이리 비가 자주오고 강수량도 많은지 농사 짓는일이 정말 쉬운일이 아니다.
감나무밭에 약을 친다던 회장님과 연락을 하여 문산읍내 식당에서 밀면을 먹고 돌아왔다.
7. 30(토)
부산에 계시던 어머니가 잠시 와 계시다가 오늘 내여 가신다고 하셨다. 내가 모셔다 드라려 하였더니 작은 여동생이 아홉시가 조금 넘어 와서 같이 가시게 하고 밭으로 향했다.
밭에 도착하니 잡초가 무지하게 잘 자라고 있다. 고구마를 심은 곳을 중심으로 가장자리의 풀을 베었다. 더위가 장난이 아니다.
고추밭으로 올라가니 아니구! 이게 웬일이야. 계속된 비에 고추가 물러져 버렸다. 병이 들어버린 것이다. 올해는 고추농사를 너무나 잘 지었다고 흐뭇해 하였는데...
빨간 고추를 따 내는데 기분이 엉멍이다. 다음부턴 고추농사를 접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병든 것을 다 따내버리려해도 그게 일이다.
날씨는 무덥고 기진맥진 할 정도다. 이삭 줍듯 그럭저럭 비료부대 두부대정도를 따서 차가에다 맡겠다. 두주일만에 이렇게 허망하게 변해버리다니...
8. 06(토)
아침밥을 먹자마자 밭으로 향했다. 내일부터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 비가 온다니 병든 고추일망정 붉은 것을 따기 위해서였다. 밭에 들어서는 순간 깜짝 놀랐다. 누군가가 고구마밭을 헤집어 놓았다. 자세히 보니 산돼지의 짓이었다.
순간 이제 밭농사도 다 지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토끼에 이어 고라니, 그리고 산돼지까지 출몰하니 뭐 하나 제대로 될수가 없을 것 같다.
고추 읶은 것들을 골라 따고 고구마를 몇이랑 캐어보았으나 아직은 씨알이 적다, 캐버리자니 알이 적고 두자니 산돼지 좋은 일 시키고 참으로 사는게 장난이 아니다. 나야 농가꾼이 아니니 그렇지 농민들은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9. 03(토)
5명의 회원님이 논을 빌려서 배추 5판(50,000원), 600포기와 무 2봉지(10,000원)를 심고 물을 주었다. 오전 시간이 남아 강에서 천렵을 하여 논치를 많이 잡아 점심때 밀가루를 발라 기름에다 튀겨먹었다.
배나무 밭의 배정리 작업을 조금 도와주고 배나무밭 잡초제거와 동시에 배따기를 하였다. 태풍에 조금 떨어지고 봉지를 다 씌우지 않아 수확량이 많지 않았다. 그래도 수확의 기쁨은 좋았고, 비료대, 약치는 대가로 40만원을 주어야겠다고 의논을 하였다. 배는 15Kg상자에 28상자를 따서 나누어 가졌다. 신고 4그루를 남겨두고 다음을 기다리기로 하였다.
돌아오며 다시 배추밭에 물을 주고 헤어졌다.
9. 04(일)
점심을 먹고 바랍도 쏘일겸 중산리를 향해가다가 덕산 장터에 들렀다. 작년에 마늘 종자구입을 늦게 하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어서 미리 봐두자는 것이었다. 마침 차에서 파는 마늘이 있었다. 1접에 35.000원 하는 마늘종자를 3접을 샀다. 어머님의 말씀을 들으니 올해도 마늘 값이 비싸다고 하셨다.
주말농장 회원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퇴근길에 배추심은 곳을 가보니 말라 있다고 하면서 물을 주고 가겠다는 거이다. 고맙다는 말을 하고 정말 소중한 회원님이라고 생각했다. 내일은 한번 들러 보아야겠다는 마음과 함께...
9. 13(화)
어제가 추석이었다. 집에서 하루종일 빈둥대는 것보다도 마음을 굳건히 한다는 의미로 밭에서 일일 하기로 하였다. 밭에 도착하니 먼저번 산돼지가 왔다간 이후로 아직은 오지 않은 듯하다. 고추밭으로 올라가니 잡초가 벌써 고추나무를 모두 덮었고, 고추는 모두 병들어 버렸다.
그곳에다 마늘을 심을 생각으로 지주를 뽑아내고 고추대와 잡초를 제거하는데 날씨가 너무 더웠다. 어제도 30도가 되었다는데 오을도 그 정도는 될 것 같다. 가져간 얼음물을 마셔가며 구름이 해를 가리면 조금 일하고, 햇볕이 나면 쉬를 반복하다 습도가 높아 숨이 턱 막혀 도저히 견딜 수 없어 밭을 내려왔다.
집으로 오는 길에 배추밭을 둘러 보니 중간중간에 죽은 것들도 있고, 벌레가 먹기 시작한다. 서둘러 보식을 하고 약도 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9. 24(토)
아침 8시가 넘어 애 엄마와 같이 주말농장 회원님과 마늘밭을 일구기 위하여 밭으로 향했다. 밭에가니 잡초가 무성하다. 나는 고춧대를 뽑아내고 풀을 베어 언덕에다 쌓았다.
마늘은 의논 끝에 4접 반정도를 심기로 하였다. 아직은 날씨가 더워 밭을 일구는데 땀이 많이 흘렀다. 회원님이 준비해온 점심도 맛있게 먹고 멀칭까지 마쳤다. 다음주엔 마늘을 심기로 했다.
돌아오는 길에 배추밭을 들러보니 배추가 많이 커 있었다. 엇그저께 다른 회원님들이 물을 주고 잡초제거를 하는 작업을 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모두를 정성을 다하니 좋은 결과가 있으리난 생각이 들었다.
10. 01(토)
주말농장 ㄱ 회원님과 마늘을 심기로 하였다. 내가 3접, 그리고 ㄱ회원님이 1접반의 마늘 종자를 가져왔다. 지난 주에 멀칭까지 해 놓은 밭인데도 심는 것이 쉽지가 않다. 마늘이 평균 7쪽 정도는 되니까 갯수로는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2시간 정도면 끝날까 싶었는데 열두시를 훨씬 넘겼다. 물을 주고 흙을 가볍게 뿌렸다. 간식도 맛있게 먹었다. 1시경에야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돌아오는 길에 배추 밭에 들렀다. 배추는 엄청 많이 자라있었다. 무밭에서 무를 솎았다. 그래야만 씨알이 긁어지기 때문이다.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10. 22(토)
ㅎ회원님과 지난번 배나무밭에서 따다남은 배를 마저 따려고 갔었다. 남은 배는 얼마 되지 않아 2박스를 조금 넘었다. 달리 나눌 방법도 여의치 않고 두 사람이 나누었다. 그리고 마늘밭으로 향했다. 마늘은 절반넘게 순이 나왔고 멀칭때문에 순이 제대로 나오지 못하는 것들을 위해 비닐창을 넓혀 주었다. 올해는 순이 얼마나 많이 나려는지 기다려 보아야겠다.
11. 04(금)
오후에 휴가를 내고 밭으로 향하였다. 먼저 배추밭을 들렀더니 배추벌레와 진딧물인지 모를 병충해가 많아 피해가 많을 것 같았다. 이웃에서 농사를 짓는분이 아무래도 약제를 살포해야겠다는 말에 회장님께 전화를 하여 일요일에 작업을 하자고 하였다.
마늘밭에 들어서니 기분이 좋았다. 마늘이 작년보다 더 좋은 발아율을 보이고 있었다. 간단히 풀도 매고 비닐에 덮힌 싹의 창을 뚫어 주었다. 파다남은 고구마밭을 보았더니 한쪽만 산돼지가 파먹은 줄 알았더니 완전히 다 파먹었다. 이삭줍듯 고구마를 수확했다.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내년부턴 멧돼지가 먹을만한 농사는 짓지 말아야겠다.
이렇게 이득도 없는 농사를 지으라고...정부는 농사를 짖지 않으면 자경농지가 아니라고 세금을 많이 부과한다니 뭔가 이론적으로 맞지 않는 정책이다. 예전에 내가 세무서에다 따진일도 있지만 공무원들인들 어쩌랴? 맨날 싸움질이나 하는 정치하는 x들이 이런 현실을 알고 각성해야지...
11.13(일)
점심을 먹고 K회원님과 같이 마늘밭으로 향하였다. 올해는 마늘이 작년에 비하여 싹이 많이 올라왔다. 거의 90%를 넘을 것 같았다. 날씨가 따뜻한 탓인지 작은 잡초들이 솟아났다. 잡초를 제거하고 비닐구멍을 제대로 찾지 못한 녀석들에게 하늘을 보게 해 주었다.
배추밭으로 건너갔다. 회원님들이 많이 나와 있었다. 올해 우리가 심은 배추가 너무 잘되었었는데 날씨가 덥고 습하여 병충해가 발생하였다. 약제를 살포하려도 시기가 맞지 않는단다. 노끈을 사다가 배추를 묶어주고 곁잎을 제거하는 작업을 하였다. 그리고 솎은 배추와 무를 나누어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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