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의 어느 라면(拉面) 가게에 등장한 라이스 버거(米堡)
북경 의 “마란라미앤(馬蘭拉面)”으로 불리는 이 라면 가게는
중국 전역에 400 여 개의 체인점을 두고 있는
중국식 “라미앤(拉面 - 손으로 길게 잡아 당겨 뽑아낸 국수로, 수타면과 비슷하답니다)”을 전문으로 하는
패스트푸드 체인점입니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중국 서북 지역의 전통 수타면을 기본으로 하여 맛과 영양,
그리고 품질 면에서 표준화를 꾀하고,
중국 전통 먹거리를 보다 대중화된 현대식 패스트푸드로 탈바꿈시켰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참, 사실 한국에서 말하는 봉지나 일회용 그릇에 든 인스턴트 “라면”을
중국에서는 “팡비앤미앤(方便面 - 말 그대로,
‘간편함을 추구한 국수’ 정도로 해석이 되겠네요)”이라고 부른답니다.
이러한 “팡비앤미앤(方便面)”은 대체로 뜨거운 물을 부어 간편하게 익혀먹는 인스턴트 라면을 말하다가,
최근에는 한국식의 끓여먹는 라면도 그 범주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럼, 중국식의 전통 “라미앤(拉面)”은 어떤 국수를 말하는 걸까요?
“라미앤(拉面)”은 “잡아당기다, 끌어당기다”라는 의미의
“라(拉)”와 “밀가루 혹은 국수”를 의미하는 “미앤(面)”의 합성어로,
“손으로 길게 잡아 당겨 뽑아낸 국수”를 말합니다. 하지만
발음상의 유사함으로 인해, 간혹 어떤 분들은 중국식 “라미앤(拉面)”과 인스턴트 “라면”을 혼동하기도 합니다.
중국에서 “라미앤(拉面)”은
서북(西北) 지역의 감숙성(甘肅省)에 위치한 “란조우(蘭州)” 지방이 아주 유명하답니다.
전에도 말씀드린 것처럼,
기후와 지리적인 환경조건으로 인해 중국의 북방 지역에서는
주식으로 쌀보다는 밀가루 음식을 더 즐겨먹습니다.
특히, 서북(西北) 지역에서는 국수를 즐겨먹고 그 종류도 매우 다양해,
지역마다 특색이 있는 국수를 선보이고 있답니다.
예를 들면, 섬서(陝西) 지역에서는
“차오미앤(炒面 - 볶음면)”과 “싸오즈미앤(臊子面 - 잘게 다진 고기를 넣은 국수)” 등이 유명하고,
산서(山西) 지역에서는 “따오시아오미앤(刀削面 - 도삭면, 즉 중국식 칼국수)” 등이 유명한 것처럼 말입니다.
물론 지금은 북경에서도 이 지역의 국수들을 모두 맛 볼 수가 있지만,
원조의 맛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지는 장담할 수 없답니다.
이처럼 “란조우(蘭州)” 지방 역시
그 지역만의 특색을 간직한 맛있는 “라미앤(拉面)”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습니다.
특히, “란조우(蘭州)” 지역은 돼지고기를 금기시하는 회교(回敎), 즉
이슬람교(伊斯蘭敎)를 믿는 회족(回族)들이 많아 단백질 공급원으로 소고기나 양고기를 즐겨먹습니다.
그래서 “라미앤(拉面)” 역시 소고기로 담백한 국물을 우려낸 “니우로우라미앤(牛肉拉面 - 소고기 라면)”이
더욱 유명해지게 되었지요.
그리고 주로 회족(回族)들이 운영하는 “칭쩐관(淸眞館 - 회교도가 경영하는 음식점)”에서
원조 소고기 라면을 맛 볼 수가 있답니다. 하지만
위에서 소개해 드린 “마란라미앤(馬蘭拉面)” 체인점에서도
“칭쩐(淸眞 - 이슬람)” 풍미의 “니우로우라미앤(牛肉拉面 - 소고기 라면)”을 맛 볼 수 있어,
북경의 많은 서민들이 즐겨 찾고 있습니다.
자~담백한 소고기 국물로 맛을 낸 따끈따끈한
“니우로우라미앤(牛肉拉面 - 소고기 라면)” 한 그릇. 맛보실래요!?
중국 서북지역에 위치한 “란조우(蘭州)” 지방 특색의 “니우로우라미앤(牛肉拉面 - 소고기 라면)”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패스트푸드 체인점 “마란라미앤(馬蘭拉面)”의 외부 전경입니다.
북경과 천진 지역에만 해도 100 여 개 가까이의 체인점이 성업 중에 있다고 합니다.
간혹 어떤 중국 친구들은 진짜 원조의 “라미앤(拉面)” 맛을 즐기려면,
이곳보다 “마화라미앤(馬華拉面)” 가게로 갈 것을 권유하기도 합니다.
가게의 로고를 보니, 라면 그릇 위에 소뿔이 달려 있네요.
“마란라미앤(馬蘭拉面)” 가게의 음식을 주문하는 카운터의 모습입니다.
여느 패스트푸드점처럼 셀프로 음식을 주문하고, 직접 테이블로 가져다 먹습니다.
간혹 음식이 늦게 나올 경우나 다 먹은 빈 그릇을 치울 때에는 종업원들이 대신해서 날라다 줍니다.
주문을 받는 카운터 뒷면에 걸린 메뉴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곳에는 “니우로우라미앤(牛肉拉面 - 소고기 라면)” 외에도
수 십여 가지의 간편한 요리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대체로 일상 가정식 요리들로,
바쁜 현대인들이 빠른 시간 내에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허판(盒飯 - 도시락)”이나 “까이판(盖飯 - 덮밥)”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비교적 깔끔한 위생 상태를 보이고 있는 “마란라미앤(馬蘭拉面)” 가게의 실내 전경.
우리 블로그 부부가 조금 이른 시간에 방문을 해서 그런지,
아직은 손님들이 자리를 채우지 않고 있네요. 하지만 점심이나 저녁 식사 시간이 다가오면,
앉을 자리가 부족해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합니다.
“마란라미앤(馬蘭拉面)” 가게 실내의 한 쪽 벽면에는
“니우로우라미앤(牛肉拉面 - 소고기 라면)”의 특징과 장점을 멋들어진 글씨로 자세히 써놓은
고급스러운 액자가 걸려 있습니다.
주문한 라면을 기다리는 동안에 한 번 쓰윽 읽어보니, 대체로 다음과 내용을 담고 있네요.
“마란라미앤(馬蘭拉面)” 가게에서 판매하는 “니우로우라미앤(牛肉拉面 - 소고기 라면)”은
소고기와 소뼈 등으로 맑은 국물을 우려내 30 여 가지 천연식물 재료로 맛을 내고,
직접 손으로 길게 뽑아낸 탱탱한 면발 위에 무(蘿卜), 콩나물(豆芽), 풋마늘(靑蒜), 향채(香菜) 등이
고명으로 얹어져 나옵니다. 그리고 그 위에 붉은 고추를 다져 만든 매운 고추기름을 얹어먹으면,
그야말로 속이 확 풀리는 얼큰한 “해장 라면”이 됩니다.
그래서 “마란라미앤(馬蘭拉面)”의 맛과 색감을
“탕칭(湯淸 - 맑은 국물)”, “루오뽀바이(蘿卜白 - 흰 무)”,
“라즈요우홍(辣子油紅 - 붉은 고추기름)”,
“샹차이칭쑤안뤼(香菜靑蒜綠 - 초록색 향채와 풋마늘)”,
“미앤티아오황(面條黃 - 노르스름한 면발)”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일청(一淸), 이백(二白), 삼홍(三紅), 사록(四綠), 오황(五黃) 등의 특징으로 표현하고 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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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마란라미앤(馬蘭拉面)”의 유래와 관련해서 다음과 같은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915년에 “마바오즈(馬保子)”라는 회족(回族 -
중국 소수민족의 하나로, 이슬람교를 믿는 민족) 사람이
처음 “니우로우라미앤(牛肉拉面 - 소고기 라면)”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답니다.
훗날 “란조우(蘭州)” 지역으로 옮겨가 정착하게 되었고,
그 지역에서도 점차 이름을 떨치게 되었답니다.
특히, 소고기는 물론 소간과 양간(羊肝)을 함께 넣어 우려낸
“칭탕(淸湯 - 맑은 국물)”을 “라미앤(拉面)” 국물로 사용해 많은 사람들에게 더욱 환영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란조우(蘭州)”하면 많은 사람들이 “라미앤(拉面)”을 떠올리게 되었고,
“라미앤(拉面)”하면 “니우로우라미앤(牛肉拉面 - 소고기 라면)”을 최고로 여겼답니다.
그래서 “마란라미앤(馬蘭拉面)”은 “라미앤(拉面)”의 창시자 격인
“마바오즈(馬保子)”의 성(姓)인 마(馬)와 “란조우(蘭州)”의 첫 글자인 란(蘭)을 본 따서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네요.
특히, 회족(回族)들 사이에서 가장 흔한 성씨인 마(馬)씨를 내세워 이슬람 풍미임을 더욱 강조하였답니다.
게다가, 마침 감숙성(甘肅省) 일대에서 잘 자라는 감국(甘菊)이라는 식용식물도 “마란(馬蘭)”이라고 부른다네요.
그래서 중국 서북 지역의 소수민족 문화를 상징하는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합니다.
주문한 라면이 좀 늦게 나온다며 앉아서 기다리라고 합니다.
손님이 주문한 즉시 직접 손으로 면발을 뽑으려면 아마도 시간이 좀 걸릴 듯싶습니다.
테이블 위에는 “라즈요우(辣子油 - 붉은 고추기름)”과 “추(醋 - 검은 중국식 식초)”가 양념으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 사진은 예전에 다른 “라미앤(拉面)” 가게에서 직접 면을 뽑아내는 장면을 촬영한 것입니다.
밀가루 반죽을 길게 늘여 몇 번 손으로 잡아당기면, 잡아당기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면발도 점점 가늘어 집니다.
참고로, “마란라미앤(馬蘭拉面)”은 면발의 굵기에서도 다양한 종류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대체로 어린아이와 여성들이 좋아하는 “마오시(毛細 - 털처럼 가느다란 면발)”,
“시미앤(細面 - 보통으로 가느다란 면발)”과
사내 장정(壯丁)들이 즐겨 먹는 “지우예즈(韮葉子 - 부추 넓이 정도의 면발)”,
“콴미앤(寬面 - 넓적한 면발)”, “피따이(皮帶 - 허리띠 넓이 정도의 면발)”등으로 나뉜답니다.
그 외에도, 위의 다섯 가지 면발을 응용한
다양한 굵기의 면발을 손님들이 원하는 대로 이렇게 즉석에서 뽑아 줍니다.
손님들이 원하는 굵기대로 뽑아져 나온 면발은 먼저 이렇게 펄펄 끓는 물에 삶아집니다.
잘 삶아진 국수에 따로 우려낸 맑은 소고기 국물을 붓고,
그 위에 소고기 편육, 무, 풋마늘, 향채 등의 고명을 얹어 매운 고추기름을 뿌려 먹으면 됩니다.
우리 블로그 부부가 주문한 면발은 “시미앤(細面 - 보통으로 가느다란 면발)”입니다.
“마란라미앤(馬蘭拉面)”의 가격은 그릇의 크기에 따라 각 기 다르게 책정이 되어 있습니다.
현재, “시아오완(小碗 - 작은 그릇)” 라면의 가격은
6위안(약 780원), “따완(大碗 - 큰 그릇)” 라면의 가격은 8위안(약 1,000원)입니다.
때때로 행사기간에 맞추어 방문을 하게 되면, 라면 한 그릇 당 생수를 한 병 무료로 주거나,
1위안(약 130원)을 할인해 주기도 합니다.
사실, 우리 블로그 부부가 5 년 전에도 즐겨먹던 “마란라미앤(馬蘭拉面)”의 가격이
3위안(약 390원)이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해마다 알게 모르게 인상이 되는 라면 값이 그다지 저렴하게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라면과 함께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시아오차이(小菜 - 간단한 반찬)”으로,
“빤하이따이쓰(拌海帶絲 - 다시마 줄기 무침)” 이 있습니다.
가격은 6위안(약 780원)으로, 푸짐한 라면 한 그릇도 6위안(약 780원)인 점을 감안한다면, 조금 비싼 것 같네요.
또 다른 “시아오차이(小菜 - 간단한 반찬)”인 “빤하이자오(拌海藻 - 미역 무침)” 입니다.
역시, 가격은 6위안(약 780원)이네요.
하얀 포장지에 싸여 있는 이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얼마 전, “마란라미앤(馬蘭拉面)” 패스트푸드 체인점에서 출시한 해산물로 만든
“미바오(米堡 - 라이스 버거)”입니다. 마치 입을 살짝 벌리고 웃고 있는 것 같네요.
따끈하게 구워져 나온 “라이스 버거”가 그런대로 찰지고 맛이 있었습니다.
속에는 “샨뻬이(扇貝 - 가리비 조갯살)”, 새우, 오징어 등
다양한 해산물과 채소가 들어가 있어 영양 면에서도 뒤지지 않을 것 같지만,
가격에 비해 양이 너무 적어 성인 남자가 최소한 5개 이상은 먹어야 배가 찰 것 같습니다.
가격은 4위안(약 520원)으로, 라면 가격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것 같네요.
중국에는 서민들이 즐겨먹는 간단한 먹거리 하나에도
이렇게 재미난 이야기와 “지앙지우(講究 - 염두에 둘만한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단순히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함이 아니라,
그 음식이 담고 있는 좀 더 깊은 문화적 가치를 함께 맛 보는 의미 있는 행위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오늘 어떤 음식에 담긴 의미를 맛보셨나요?
흐르는 곡은 慕容晓晓의 爱情买卖(애정매매) 입니다.
유랑아제-펴뮤니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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