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2004.8.19중앙일보 분수대중에서)
세상 어려운 줄 모르고 흥청망청 돈을 써대던
서울의 대학생 아들에게 사람만들어 보겠다며
시골 아버지가 꼬박꼬박 부치던 용돈을 끊었다.
아들은 아버지에게 전보를 쳤다.
"당신아들 굶어 죽음"
아버지의 답전은 이랬다.
"그래, 굶어 죽어라"
분노한 아들은 아버지와 인연을 끊었다.
연락도 끊었다.
아들은 이를 악물고 일을 했다.
세월이 흘러 결혼하고 자식을 낳은 아들은
"굶어 죽으라"는 아버지의 전보가 자기 인생의
전환점이 됐음을 깨닫는다.
그 해 추석, 고향집을 찾았더니
아버지는 이미 세상을 떠났다.
유서 한 장이 있었다.
"아들아, 너를 기다리다 먼저 간다.
너를 한번도 잊어본 적이 없다.
네가 소식을 끊은 뒤 하루도 고통스럽지
않은 날이 없었구나. 내가 보낸 전보는
네 인생의 분발을 자극하기 위해서였다.
너를 사랑했다. 아들아...
(아버지의 아들을 향한 사랑을 느끼게 하는 글이다.
모질지 못해서 말로만 다그치고 훈계하지만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서 돌아오는것이 자식을 야단치는
부모들의 형편이리라..
사랑은 내리 사랑이라는 것을 실감나게 느끼고 있다.
무덤덤할 것 같았던 마음이 얼굴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애써 외면하며 걸어들어가던 병관이의
모습에서 왈칵 눈물을 쏟아내고 말았다.
남들은 그만하면 잘 키웠다고 하지만 늘 미안한
마음이 병관이에게 빚을 진것 같은 심정이다.
정확히 29년전 논산으로 입대할 때 부모님의
마음을 그때는 몰랐으니 이제야 알게 되었으니
참으로 나는 불효자식이요 못난 아버지이다.
사랑하는 교회의 아들들이 건강히 다녀오기를
소망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