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팥, 개구리팥이려니 뽑기도 하고 놔두기도 하다 심지도 않은 그 놈을 알아보니 새팥이다.
만지면 톡하고 터지며 스스로 씨앗을 멀리 퍼뜨린다. 신기하다.
톡하고 터지는 것이 녹두 말릴때와 비슷하지만 자라는 모양이며 열매의 꼬투리는 팥에 가깝고
색은 알록달록 검거나 회색빛 돌멩이같다.
스스로 자생하는 야생의 콩이며 팥은 놀랍기만한데, 심지 않고 거두는 것도 묘하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고 따지도 않는데 밭에서 스스로 살고있으니 진정한 밭의 주인이리라.
콩밭에 조용히 한 자리 차지하고 있는 새팥은 자기 때에 맞게 그렇게 자라며
아주 옛날부터 지금껏 살아내는 모습이 대견스럽다.
텃밭에서 키우는 작물은 자생성이 없다.
우수한 종자로 개량한 씨앗과 좀 더 빨리, 좀 더 많이 생산하기 위해 키워 낸 모종,
그리고 사람의 필요에 의해 재배하며 길들여진다.
긍정적이기도 하지만 병에 약하고 약이 되는 성분도 줄어든다.
그만큼 야생의 꽃과 들풀, 나물들, 약초들은 스스로 개척하고 살아가는 자연의 주인이다.
살다보면 스스로 개척하는 일이 드물어진다.
돈으로만 해결하다보니 무엇하나 스스로 주체적으로 하는 것이 어색할 정도다.
식, 의, 주부터 시작해서 문화에 이르기까지 많은 혜택을 누리며 살지만,
들여다보면 무엇하나 만들 수 없는 하찮은 존재이며 지구를 오염시키는 자연의 훼방꾼이다.
새팥을 거두는 것조차 자연의 섭리는 거스르는 것 같이 내 손에서 톡톡 터지는 새팥을 보며
나는 얼마나 자생하며 농사짓고 있는지 묻게된다.
오늘, 새팥에게 한 수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