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2년전 사진이네.
오늘 책장 청소하다가 발견한 옛날 사진 몇 장 올려본다.
위 사진은 시흥에 군서 초등학교 사택에서 살았을 때 찍었던 사진이다.
위 검은색 개가 내가 키우던 개인데 좀 재미 있어서 올려본다.
1996년과 1997년 2년동안 시흥 군서 초등학교에서 근무했는데 그야 말로 하루에 차가 5번만 들어오는 외진 곳이였다. 지금은 완전 산전 벽해가 되어 버렸는데 내가 오기전에는 학교앞이 모두 염전이였던 곳이였다. 당시에 모두 매립하여 집들이 여기저기 들어서고 있었고 갯뻘이였던 지역이라 전봇대같은 길다란 기둥을 여기저기서 박아대는 소리가 요란했었다.
집을 그냥지으면 무른 땅위에 짓는 꼴이라 기울어 진다. 그래서 건물을 올리려면 수백개의 전봇대 같은 기둥을 박아야 한다.
저 검은색 개가 보다시피 코, 털, 발톱, 눈까지 온통 검정색이라 밤에는 눈에 잘 띄지 않았다.
이상하게 꼬리 끝 부분만 살짝 흰색이였다.
캄캄한 밤에는 운동장에 이리저리 어리럽게 보이는 흰점을 보면 어김없이 이놈이였다.
당시에 학교에 급식을 시작한지 2년되던 해였는데 생선뼈나 뼈다귀가 남으면 모두 이놈 몫이 되었다.
나는 학교 입구에 컨테이너 한칸짜리 사택에서 살았는데 밤이되면 주위에 민가도 없고 온통 사방이 캄캄했었다.
밤이 되면 나의 벗은 컴퓨터와 라디오였는데, 내가 쓸쓸해 보였는지 학부모 한분이 강아지를 내게 주셨네.
이 강아지를 자식 같이 키우며 정이 들었다.
또 다른 이유는 밤에 잠을 자는데 컨테이너 철판을 손톱으로 긁어대며 아기울음 소리 내는 것을 듣고 자지러지게 놀란 적이 있었다.
뒤에 안 사실인데 고양이가 발정이 나거나 늙으면 아기 소리 비슷한 소리를 낸다고 들었다. 이러한 이야기를 학부모 한 분이 전해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강아지를 얻게된 것 같다. 강아지를 키우니 밤에 철판을 손톱으로 긁는 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좋았다.
퇴근 후에 이 강아지와 놀아 주는 것이 나의 유일한 낙이였다.
학교운동장에 있는 미끄럼틀이 있었는데 계단을 이놈과 같이 올라가서 미끄럼을 몇 번씩 타고 내러 오면서 훈련을 시켰다.
그런데 며칠 후에 이놈이 스스로 미끄럼틀 계단을 올라가서 미끄럼을 타고 내러 오는 모습을 보고 얼마나 신기하고 웃기던지.....
하루는 결재를 맡으러 2층에 있는 교장실에 갔는데 깜짝 놀랐다. 글쎄 이놈이 계단을 잘 타게 되어 2층 계단을 올라와서 교장실 소파에 편한자세로 누워서 검은 눈동자로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교장선생님 아시기 전에 당장에 목줄을 찾아서 사택에 묶어 놓았다. 2년후에 시흥에서 다시 부천으로 학교를 옮길 때 가장 큰 고민이 이 개였다. 복날에 눈독들이는 사람도 많았고 검은색 개가 맛있다는 소리와 약으로 쓰겠다는 사람들...... 모두 뿌리 치고 개를 죽을때까지 잡아 먹지 않겠다는 분을 수소문해서 잘키워 달라는 부탁과 함께 개를 맡겼다.
지금도 이 개가 생각난다.
위 사진은 정말 발령 초기때 사진이다. 장소는 부천 원미산 정상에서 찍은 것 같다. 스카웃트 학부모 한분과 선생님들인 것 같다.
스카우트 캠프갔을때 찍은 사진이다.
요즘은 컵스카우트라고 해서 걸스카우트와 보이스카우트가 통합되었지만 당시에는 걸스카우트와 보이스카우트들 구분했었다.
첫댓글 흑구와의 스토리를 보니 벽지학교에서 외로웠을 니 모습이 떠오른다.
수영장사진에 너 식스팩도 보이네...우우
첫 발령지가 넘 외진곳이라 외롭고 고독했었구나 고향 떠나 촌구석에서 제자 사랑이라 나름 의미도 있었겠지만 젊은 시절 아까운 청춘이었네 젊은시절에 고생은 사서라도 한다지만 고생한 만큼 보람도 있었게구먼 슬림한 몸에 다부진 근육질 쥑인다 근디 그 외로운 곳에서 견디게 해 준 힘이 어디서 생긴거여 솔직히 말햐~ 밤마다 별을 헤면서 낭만적인 사랑을 나눈거지 누구여 궁금햐~~
당시에는 기회만 되면 부산으로 내러 갈려고 했었다. 일년 후에 부산 발령이 되었으나 내 반쪽을 만나는 바람에 도교육청까지 가서 상황설명하고 눌러 앉았다. 식스팩? 일주일에 윗몸일으키기 500 번씩 두번만하면 생긴다. 아직 지워지진않았다. ㅎㅎ
대단하다!
끊임없이 새로워 지고 노력하는 니 모습 존경스럽다.
식스팩이 맘에드는데 빨리걷기하는 울신랑도 생길라나..ㅋㅋㅋ
반쪽을 만난곳이라 잊지못할 추억이있는곳이네~~날씨가 참좋다 요즘도 잘지내지?
여기도 이제 나뭇가지에 푸르름이 더해가고 있다. 주말에는 다시 날씨가 뜨거워진다고 한다. 이제 여름이 성큼 다가 올 것 같다. 남쪽에는 아카시아 꽃이 만발하겠다. 여기는 이제 아카시아 잎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우리 여자 친구들은 모두 날씬한 편인데 남자들은 좀 관리를 해야겠더라. 유열이만 빼놓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