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소방서 소방관 여러분, 감사드립니다.
※ 이 글은 전남소방본부 자유게시판 (https://www.jnsobang.go.kr/?r=home&c=2/14&uid=11094) 에 올린 글입니다.
예상보다 많은 비가 와서 한시름 놓은 아침입니다. 엊그제(6/25 일요일) 험한 길을 마다않고 생활용수를 공급해 준 전남 고흥군소방서 소방관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운행하며 3리터 물탱크를 가득 채워 주셨습니다.
산골에 사는 저희 가족은 연중 흐르는 작은 계곡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젓가락만큼 줄어든 물줄기가 며칠 전부터는 한 방울도 들어오지 않더니, 일요일 아침 모터펌프가 헛돌았습니다.
10년 넘게 살면서 마을에서 물을 길러온 적이 두 세 차례 입니다. 그러나 올해처럼 초여름 가뭄은 처음입니다. 물을 옮기는 고생도 그렇고, 모내기 직후라 물 귀한 시기에 얻어 오기도 난감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고흥군 소방서에 전화했더니 두말없이 주소와 물탱크 용량을 묻고 출동하겠다고 하셨습니다. 호수를 잡고 물통에 물을 채우는 동안, 고마운 감정이 밀려왔습니다.
두 번째 물을 받으러 소방차를 타고 오가는 동안 의용소방대 후배로부터 소방관 여러분의 근무 현실에 대해 들었습니다.
인원이 부족해 농촌지역은 주민 의용소방대에 의존하는 곳이 많고, 정식 근무하는 곳도 2명 2교대라 혼자 출동해 호수 끄집어다 놓고 돌아와 물 틀고 다시 가서 화재진압 하는, 수압이 세고 기기조작이 서툰 주민의 도움은 사고 부담이 있는, 현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소방관 등 필요 공무원을 늘리려는 새 정부의 정책을 순식간에 찬성하게 하는 경험이었습니다.
장관인사 조직개편 추경예산을 문제 삼는 국회의원들도 염려되는 바가 있어 그러겠지만, 새 정부가 일단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허용해 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새 정부의 계획처럼 부디 독립된 소방청도 신설되고 처우도 개선되길 바랍니다.
"AI업무 매진 공무원 사망“ 소식이 있는 반면에,”타들어가는 농심 등지고 해외연수 간“ 농촌 군수들 소식도 들립니다. 아직 나라다운 나라는 멀었습니다만,
소방관은 여타 공무원에 비해 사고위험 높고, 우선 몸으로 뛰는 직무입니다. 고흥소방관 여러분, 전국소방관 여러분!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