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3년 3월 6일 주세페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가 베네치아 라 페니체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라 트라비아타〉는 뒤마의 소설 〈춘희椿姬〉를 기초로 만들어진 오페라 작품이다. 춘희는 ‘동백椿 아가씨姬’라는 뜻인데, 주인공 마르그리트 고티에가 너무나 동백꽃을 좋아해 늘 가슴에 품고 다닌 일로 소설 제목이 되었다.
마르그리트 고티에는 〈라 트라비아타〉에 비올레타로 나온다. 젊은 귀족 알프레도가 파리 사교계의 꽃 비올레타를 보는 순간 사랑에 빠진다. 폐병 때문에 망설이지만 비올레타는 결국 그의 구애를 받아들인다. 알프레도의 아버지가 비올레타를 찾아와 아들과 헤어져달라고 부탁한다.
아들의 장래를 걱정하는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린 비올레타는 종적을 감춘다. 알프레도는 돈 때문에 비올레타가 자신을 떠났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흐른 후 비올레타를 만난 알프레도는 돈을 그녀에게 던지며 모독한다. 아버지가 사실을 밝히면서 아들의 결례를 꾸짖는다. 오해는 풀리지만 그 동안 폐병이 깊어진 비올레타는 결국 숨을 거두고 만다.
“충청북도와 경상북도 사이에는 제2금강이라고도 일컬을 만치 물 맑고 산 맑은 속리산이 있는데 (중략) 충북도지사 박중양이가 한번 발을 들여놓게 된 이후로 뜻하지 않은 불상사가 일어나는 동시에 여러 가지 아름답지 못한 풍설이 세상에 왁자하게 되었다. (중략) 사이토 총독 부처가 박지사의 안내로 (중략) 법당을 치워놓고 주연을 여는 동시에 2백여 명의 여승 중에서 가장 젊고 어여쁜 여승 여섯 사람을 뽑아서 (중략) 질탕하게 노는 중 (중략)
박 지사는 양순재의 손목을 잡은 채로 일어서가지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중략) 양순재는 그때 박 지사에게 끌려 나간 후로 (중략) 내닷새 쯤 되던 날 아늑한 승방 한구석에서 시체가 되어가지고 나타나게 되었다. (중략) 몸을 더럽히고 최후사지를 밟기에 이른 양순재의 생애! (동아일보 1924년 3월6일)”
“일본제국주의 조선식민통치 25년간 최고의 공로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평가(1935년판 《조선 공로자 명감朝鮮功勞者銘鑑》)” 받은 박중양은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의 수양아들(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로, 1959년 4월 23일 사망 직전 서울대병원에서 폐렴 치료를 받았다. 박중양이 폐에 병을 얻은 사실을 알면 비올레타는 몹시 마음이 언짢을 것이다.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 속에 스스로 삶을 마감한 속리산 여승 양순재야 말할 나위도 없는 일이고!